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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Author: 강노을
사진 속 대세 영화배우 A는 흠잡을 데 없는 이목구비에, 눈빛은 깊고 분위기는 맑았다. 정말이지, 놀랄 만큼 잘생긴 얼굴이었다.

이람은 솔직하게 말했다.

“서 대표님이요.”

지영이 눈을 크게 뜨고 외쳤다.

“세상에! 그럼 우리 앞으로 배우보다 잘생긴 사람이랑 매일 같이 출근하고 일하는 거예요? 우리 회사 복지 죽여주네, 이거 너무 행복한 거 아니냐고요?!”

‘서하준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알면, 그런 말 못 하지.’

이람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출근 시간은 이미 지났지만, 하준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때, 남진이 이람을 불렀다.

“이람 씨, 잠깐 실장실로 올래요?”

남진은 책상 위에 놓인 문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 주 토요일 자선 만찬에 서 대표님이 참석하실 거예요. 이람 씨가 동행하게 될 거고요.”

“이건 초청자 명단이에요. 대표님 옆에 붙어 있다가 인사하러 오는 사람 있으면, 바로바로 정보 전달해 드려야 해요.”

“이번 자리가 서 대표님이 공식적으로 대외 활동에 처음 나서는 자리예요. 작은 실수 하나도 있어선 안 됩니다. 대표님이 곤란하거나 민망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해요. 알겠죠?”

어제 하준이 참석한 자리는 기술 분야 인사들만 모인 비교적 조용한 술자리였고, 공식적으로 SY그룹 대표이사 자격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도 아니었다.

부대표인 부연훈과 함께 간 자리라,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을 뿐.

그래서 참석자도 20명 남짓이었다.

하지만 이번 자선 만찬은 다르다.

대표이사라는 신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자리다.

기술 스타트업 대표부터 유명 인사, 예술가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일 예정이었다.

“실장님, 그렇게 중요한 자리에 왜 제가 가는 거예요?”

이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진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질문하지 마요. 업무 지시예요. 상사가 가라고 하면 이람 씨는 가는 겁니다.”

이람은 남진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결단력 있고 신중하며, 한번 내린 결정은 뒤집지 않는 사람.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면 SY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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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준은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다.마치 그가 진결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처럼.하준은 자신과 서주연의 관계에 대해, 본질적으로는 무관심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좋든 나쁘든,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준은 이람의 행동에 마음이 움직였다.이람은 아주 섬세하게 하준의 감정을 알아챘고, 그가 없는 사이에 녹두빙수를 만들어 두었다.그저 작은 행동 하나였지만, 그 안에 담긴 하준을 향한 배려가 분명히 느껴졌다.그 마음 씀씀이 하나만으로도, 하준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신경 쓰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그리고 그 감각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기분이 너무 좋은 하준은 이람에 대한 감정을 억제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이미 일방적으로 마음이 기울어 버렸고,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그 마음은 더 깊어지는 것 같았다.하준은 이람을 안고 싶었다.눈으로 가늠해 보니, 한 손이면 충분히 감싸질 만큼 가는 허리였다.그 허리를 끌어당겨 품에 가두고, 그다음엔... ‘하지 말아야 할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이람은 지금 이 순간의 하준이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이 남자의 생각이 얼마나 불순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이 모든 것은, 이람의 아주 사소한 행동 하나가 불러낸 것이었다.하준은 통제의 경계선까지 밀려 있었다.참는 것은 몹시 힘들었다.차라리 이람이 자신에게 차갑게 굴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도 있었다.그렇지만, 이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시선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하준은 무의식적으로 컵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어떻게 알았어요?”하준은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한 사람이었다.웬만해서는 티를 내지 않았다.“딱히 본 건 없어요. 그냥... 오늘 좀 평소랑 달라 보였어요. 어머니 얘기 나올 때, 조금 예민해진 것 같기도 했고요. 약간... 피하려는 느낌도 있었고요.”하준의 눈빛이 더 깊어졌다.“그 정도로요?”이람이 조심스럽게 되물었다.“제가 틀렸어요?”하준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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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요.”이람은 그저 가볍게 흘러나온 하준의 한마디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이렇게 담담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하준은 그런 이람의 표정을 보고, 갑자기 웃음이 터질 뻔했다.다행히 참고 넘겼고, 대신 목소리는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궁금한 거 있으면 그냥 물어봐요.”이람은 하준과 서주연 사이의 구체적인 사정을 알지 못했다.자칫 아무 질문이나 던졌다가, 모자간의 민감한 영역을 건드릴까 봐 조심스러웠다.그래서 화제를 자신과 직접 관련된, 비교적 안전한 쪽으로 돌렸다.“어머니께서... 저를 만나고 싶다고 하셨어요?”“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제가 안 된다고 했고요, 그러고는 그냥 가셨어요.”하준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람을 바라보며 덧붙였다.“내일 보고 싶다고 하시는데요. 이람 씨, 갈 거예요?”이람은 자신의 신분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만난다’는 말만으로도 적지 않은 부담이 느껴졌다.하지만 서주연 쪽에서 먼저 보자고 한 이상, 같은 H시에 있는 동안 언젠가는 마주치게 될 일이었다.피할수록 더 커질 문제라면, 차라리 일찌감치 정면으로 마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이람이 물었다.“하준 씨 어머니는... 대하기 쉬운 분이에요?”하준은 서주연에게 단 한 치의 체면도 남겨 두지 않았다.“쉽지 않아요.”“어느 정도로요?”“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워요. 저는 이람 씨를 혼자 보내지는 않을 거예요. 간다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조용히 앉아만 있으면 돼요.”하준은 이람이 이런 일로 마음 쓰게 둘 생각이 전혀 없었다.‘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말에... 이람은 오히려 더 놀랐다.걱정이 커지는 동시에 묘한 호기심도 생겼다.하지만 모든 걸 혼자 감당하려는 하준의 태도는 마치 단단한 버팀목 같았다.‘이 사람은 믿어도 된다’는 감각.의지할 수 있는 ‘산’이 주는 안정감에 이람은 어느새 아무 두려움도 느끼지 않게 되었다.“알겠어요. 그럼 가요.”그런데 하준은 오히려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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