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재결합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재결합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By:  청산마루Completed
Language: Korean
goodnovel4goodnovel
17Chapters
21views
Read
Add to library

Share:  

Report
Overview
Catalog
SCAN CODE TO READ ON APP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남편 고윤재와 재결합한 지 3년째 되던 해, 이수연은 별생각 없이 참석한 동문 모임에서 남편의 충격적인 비밀을 알게 됐다. 그 비밀을 털어놓은 사람은 학창 시절 퀸카로 유명했던 정지안이었다. 누군가 살면서 가장 짜릿했던 일이 뭐냐고 묻자, 술기운이 오른 정지안은 손에 든 잔을 가볍게 흔들며 도발하듯 입을 열었다. “음... 윤재 선배의 숨겨진 애인으로 지내온 거? 더 짜릿한 건 선배 와이프는 우리가 헤어진 줄 철석같이 믿고 있다는 거야.” 정지안은 거리낌없이 말을 이어 갔다. “사실 우리 사이엔 아이도 있어. 난 지금도 선배가 사 준 한정판 슈퍼카를 몰고, 선배가 주는 생활비로 살고 있어. 선배가 마련해 준 별장에는 도우미들까지 따로 있고...” 폭탄이나 다름없는 고백이었다. 순식간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이수연에게 쏠렸다. 이수연이 바로 고윤재의 아내였으니까. 사람들은 이수연이 충격에 빠져 울음을 터뜨리거나 당장 정지안에게 따져 묻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이수연은 울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히 자리를 지켰다. 마침 웨이터가 빈 잔에 술을 따라 주자, 이수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요.”

View More

Chapter 1

제1화

동문 모임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 사람들은 하나둘 이수연의 변화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달라진 건 SNS였다.

이수연은 고윤재와 함께 찍은 사진부터 그동안 올렸던 게시물까지, 고윤재와 관련된 흔적을 하나도 남김없이 지웠다.

고윤재가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늘 불을 켜 둔 채 기다리던 습관도 며칠 만에 사라졌다.

그러더니 얼마 뒤에는 그토록 오랫동안 매달려 왔던 시험관 시술마저 중단했다.

이수연이 아이를 갖기 위해 얼마나 애써 왔는지는 주변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5년 전, 이수연은 고윤재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량이 충돌하는 순간, 이수연은 본능적으로 고윤재를 감싸안고 모든 충격을 받아 냈다.

덕분에 고윤재는 거의 다치지 않았지만, 이수연은 크게 다쳐 사흘 밤낮을 의식 없이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다.

겨우 의식을 되찾은 뒤에는 앞으로 임신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럼에도 이수연은 대를 이어야 한다는 고씨 가문 어르신들의 바람을 외면하지 못했다.

고씨 가문에 아이를 안겨 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매달 병원을 찾았고, 두꺼운 주삿바늘을 견디며 하루하루 아이가 생기기만을 바랐다.

그렇게까지 간절했던 아이였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미련 없이 놓아 버렸다.

시험관 시술을 중단한 뒤로는 고씨 가문의 크고 작은 일에서도 하나둘 손을 뗐다.

본가를 찾아 집안 어른들의 안부를 챙기는 일도 그만뒀고, 고윤재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에도 더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마치 고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기라도 한 사람처럼 일에만 몰두했다.

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가 밤늦게야 돌아오는 날이 이어졌다.

그런 변화가 하나둘 쌓이고 나서야 고윤재도 마침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날도 하던 일을 모두 마친 고윤재는 이수연의 작업실을 찾아갔다.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고윤재에게서는 성공한 사업가 특유의 여유와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묻어났다.

“수연아...”

문 앞에 선 고윤재가 다정하게 이수연을 불렀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이수연의 손이 잠시 멈췄다. 하지만 돌아보지는 않았다.

“무슨 일이야?”

나직하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예전 같았으면 고윤재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몸을 돌려 반갑게 맞았을 것이다.

재킷을 벗겨 주고 차갑게 식은 두 손을 감싸 쥔 채 입김까지 불어 가며 따뜻하게 녹여 줬을 터였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이수연은 고윤재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그 사소한 차이가 고윤재에게는 이상하리만큼 크게 느껴졌다.

고윤재는 문 앞에 선 채 이수연의 표정을 살피려 했다. 하지만 이수연이 살짝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에 얼굴이 가려져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먼저 들어가. 아직 한참 더 해야 해.”

말투는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차분했다.

그런데도 고윤재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며칠 전 동문 모임이 있던 날, 고윤재는 다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정지안이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도 나중에야 전해 들었다.

고윤재는 이수연이 갑자기 달라진 이유가 혹시 그날 일 때문인가 싶었다.

‘그렇다면 지안이가 술에 취해 아무 말이나 한 것뿐이라고 설명하면 돼.’

고윤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먼저 입을 열었다.

“수연아, 그날 일은 전해 들었어. 지안이가 술에 취해서 헛소리한 거야. 나랑 지안이는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야. 그냥 어려운 처지에 있는 동창을 도와주고 있었을 뿐이야. 지안이가 가진 돈이 하나도 없으니까...”

“맞아. 우리는 동문이잖아. 게다가 당신은 이제 성공한 기업가니까 평판을 생각해서라도 주변 사람들을 두루 챙길 필요가 있지. 나라도 당신처럼 도와줬을 거야.”

이수연은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정지안 SNS를 보니까 오늘 생일이던데. 생일 축하하러 안 가?”

예상보다 지나치게 담담한 반응에 고윤재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수연아, 나한테 화나서 이러는 거야? 오늘 너랑 같이 집에 가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온 거야.”

하지만 이수연은 여전히 책상 앞에 앉아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생일은 일 년에 한 번뿐이잖아. 안 갔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다녀와.”

고윤재의 목소리에 조금씩 짜증이 묻어났다.

“나는 며칠째 너랑 집에서 밥 한 끼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얘기도 제대로 못 했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윤재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정지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자, 수화기 너머로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나 실수로 생일 케이크를 떨어뜨렸어. 올 때 케이크 하나만 사다 주면 안 돼? 케이크가 없으면 생일이 너무 허전할 것 같아...”

고윤재는 귀찮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면서도 어느새 몸을 돌려 문 쪽으로 향했다.

문 앞까지 간 고윤재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이수연은 여전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작업을 이어 가고 있었다. 손끝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흐트러짐도 없어 보였다.

고윤재는 그런 이수연을 잠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수연아, 집에 가서 좀 기다려. 꿀물도 한 잔 준비해 주고. 애들이 오늘 같은 날 그냥 보내 줄 리 없으니까. 분명 술을 잔뜩 먹일 거야. 알았지?”

잠시 뜸을 들이던 고윤재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덧붙였다.

“아, 그리고 얼마 전에 경매에서 삼신할머니를 본떠 만든 옥패를 하나 낙찰받았어. 좋은 기운을 가져다준다고 하더라. 우리한테도 분명 예쁜 아이가 찾아올 거야.”

이수연이 대답하기도 전에 고윤재는 문을 닫고 떠났다.

문이 닫히자, 작업실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

한쪽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이수연의 조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 대표님이 어떻게 저럴 수 있어요? 언니가 예전에 고 대표님 구하려다가 이렇게 된 걸 뻔히 알면서... 다른 여자 생일 챙기러 가면서 어떻게 언니한테 아이 이야기를 해요?”

“괜찮아.”

이수연은 나직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과 달리, 눈앞의 스케치 용지는 이미 눈물 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몇 번이고 떨어진 눈물에 애써 그려 놓은 선마저 번져 엉망으로 뭉개져 있었다.

그런데도 이수연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휴대폰을 들었다.

작성해 두었던 이메일의 마지막 문장을 마저 입력하고 전송 버튼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도착했다.

[제 해외 디자인 스튜디오에 합류해 주신다니 정말 환영해요. 오래 기다렸어요.]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그제야 이수연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이제 7일만 버티면 됐다.

7일 뒤면 이수연은 이곳을 완전히 떠나 고윤재도, 정지안도, 두 사람과 얽힌 지난 시간도 모두 뒤로한 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Expand
Next Chapter
Download

Latest chapter

More Chapters

To Reader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No Comments
17 Chapters
제1화
동문 모임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 사람들은 하나둘 이수연의 변화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달라진 건 SNS였다.이수연은 고윤재와 함께 찍은 사진부터 그동안 올렸던 게시물까지, 고윤재와 관련된 흔적을 하나도 남김없이 지웠다.고윤재가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늘 불을 켜 둔 채 기다리던 습관도 며칠 만에 사라졌다.그러더니 얼마 뒤에는 그토록 오랫동안 매달려 왔던 시험관 시술마저 중단했다.이수연이 아이를 갖기 위해 얼마나 애써 왔는지는 주변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5년 전, 이수연은 고윤재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했다.차량이 충돌하는 순간, 이수연은 본능적으로 고윤재를 감싸안고 모든 충격을 받아 냈다.덕분에 고윤재는 거의 다치지 않았지만, 이수연은 크게 다쳐 사흘 밤낮을 의식 없이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다.겨우 의식을 되찾은 뒤에는 앞으로 임신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아들여야 했다.그럼에도 이수연은 대를 이어야 한다는 고씨 가문 어르신들의 바람을 외면하지 못했다.고씨 가문에 아이를 안겨 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매달 병원을 찾았고, 두꺼운 주삿바늘을 견디며 하루하루 아이가 생기기만을 바랐다.그렇게까지 간절했던 아이였지만 이제는 그것마저 미련 없이 놓아 버렸다.시험관 시술을 중단한 뒤로는 고씨 가문의 크고 작은 일에서도 하나둘 손을 뗐다.본가를 찾아 집안 어른들의 안부를 챙기는 일도 그만뒀고, 고윤재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에도 더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마치 고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기라도 한 사람처럼 일에만 몰두했다.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가 밤늦게야 돌아오는 날이 이어졌다.그런 변화가 하나둘 쌓이고 나서야 고윤재도 마침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그날도 하던 일을 모두 마친 고윤재는 이수연의 작업실을 찾아갔다.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고윤재에게서는 성공한 사업가 특유의 여유와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묻어났다.“수연아...”문 앞에 선 고윤재가 다정하게 이수연을 불렀다.책
Read more
제2화
이수연과 고윤재가 서로를 알고 지낸 지는 어느덧 30년 가까이 됐다.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집안끼리 왕래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학창 시절에는 같은 학교 선후배로 지냈다.어린 시절의 고윤재는 밥을 먹기 싫다고 떼쓰는 이수연을 달래 가며 한 숟갈씩 떠먹여 주던 다정한 옆집 오빠였다.학교에 다닐 때도 마찬가지였다. 중학생 때는 이수연을 괴롭히던 아이들을 혼내줬고 대학생이 된 뒤에는 캠퍼스 반대편까지 찾아와 패션디자인을 전공하는 이수연의 피팅 모델을 자처하기도 했다.고윤재는 언제나 그런 식으로 이수연을 아끼고 챙겼다.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한 두 사람이 결혼한다고 했을 때, 양가에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혼사라며 기뻐했다.이수연 역시 의심하지 않았다.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아껴 준 고윤재와 함께라면 결혼 생활도 별다른 굴곡 없이 행복할 거라고 믿었다.적어도 그 교통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교통사고 당시, 이수연은 고윤재를 보호하려다 크게 다쳤고 그 후유증으로 임신하기 어려운 몸이 됐다.고윤재는 자신 때문에 이수연이 그렇게 됐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한동안 술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고윤재는 우연히 이수연의 대학 동기였던 정지안을 다시 만났다.당시 정지안은 가진 돈 한 푼 없이 술집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다.정지안은 고윤재의 고민을 들어 주며 곁에서 위로해 줬다.그렇게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졌다.처음에 고윤재가 정지안에게 품었던 건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었다.가끔 작은 선물을 건네고,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아파트를 구해 주는 정도였다.하지만 두 사람은 어느새 보이지 않는 그 선을 넘고야 말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수연은 고씨 가문의 별장에서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 함께 있는 고윤재와 정지안을 목격했다.순간 이수연은 눈이 뒤집혔다. 정지안에게 달려들어 머리채를 움켜쥐었고, 두 사람은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다.정지안은 겁에 질린 얼굴로 황급히 고윤재의 뒤에 몸을 숨
Read more
제3화
이수연은 작업실을 나서기 전 이혼 관련 서류를 출력했다.집으로 돌아오니, 예상대로 고윤재는 정지안을 만나러 간 모양이었다. 넓은 집 안은 썰렁할 만큼 조용했다.거실 한가운데에는 고윤재가 경매에서 낙찰받았다는 삼신할머니를 본떠 만든 옥패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집사 차주원이 웃으며 이수연을 맞았다.“대표님께서 참 마음을 많이 쓰셨네요. 사모님께서 아이를 기다리시는 걸 아시고, 이렇게 뜻깊은 물건을 선물하셨나 봅니다. 어디에 두고 싶으세요?”예전 같았으면 이수연도 기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고윤재에게는 이미 정지안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있었으니까.‘나한테는 아이를 갖자면서 이런 것까지 선물하고, 가증스럽게 뒤에서는 다른 여자와 낳은 아이를 몰래 키우고 있었다니... 대체 언제까지 속일 생각일까.’아이를 점지해 달라는 의미가 담긴 옥패를 보고 있자니 기가 막혀 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그때 이수연은 무심코 휴대폰을 확인했다.공교롭게도 SNS 피드 가장 위에 정지안이 올린 게시물이 떠 있었다. 고윤재와 함께 찍은 생일 기념사진이었다.성공한 사업가가 된 뒤로는 늘 점잖은 모습을 유지하며 좀처럼 흐트러지는 법이 없던 고윤재가 정지안의 카메라 앞에서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두 사람의 품에는 아이가 안겨 있었다.누가 봐도 어린 시절의 고윤재를 빼닮은 얼굴이었다.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누구의 아이인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사진 속 생일 케이크도 평범하지 않았다.고씨 가문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디저트 브랜드에서 특별히 제작한 케이크였다.동문 모임에서 정지안이 자신은 ‘고씨 가문 사모님’이나 다름없는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다고 했던 말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었다.게시물 아래에는 후배로 보이는 동문 한 명이 축하 댓글까지 남겨 놓았다.[고 대표님이랑 사모님 정말 사이가 좋으시네요. 세 식구 너무 행복해 보여요!]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댓글은 황급히 삭제됐다.아마 사진 속 여자가 고윤재의 진짜 아
Read more
제4화
이수연은 정지안까지 아이를 따라 집에 들어올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했다.막상 이수연을 보자 정지안의 얼굴에 순간 불안한 기색이 스쳤다.동문 모임에서 이수연을 앞에 두고 큰소리쳤던 일이 마음에 걸렸다.“수연아, 나 정말 잠깐만 여기 있을 거야. 율이가 여기 생활에 적응해서 더는 내가 필요 없어지면 바로 나갈게!”남자아이는 긴장한 얼굴로 정지안의 손을 꼭 붙잡았다.“나쁜 아줌마! 우리 엄마 쫓아내지 마요! 엄마가 나가면 저도 따라서 나갈 거예요!”정지안은 난처하다는 듯 웃었다.하지만 이수연은 순간 정지안의 눈에 스친 도발 섞인 미소를 놓치지 않았다.이수연이 아이를 갖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애써 왔는지는 주변 사람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그런 이수연의 집에 고윤재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것은, 아물지 않은 상처를 헤집는 짓이나 다름없었다.하지만 고윤재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오히려 정지안과 아이를 바라보는 눈에는 애정이 가득했다.“율이 엄마를 왜 내보내겠어. 이제부터 여기가 우리 집이야.”세 사람이 한 가족처럼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던 이수연은 순간 자신이야말로 불청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더 지켜보고 있을 이유도 없었다. 이수연은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렸다.“수연아...”정지안이 이수연의 눈치를 살피며 뒤늦게 불러 세우려 했다.그러자 고윤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수연이는 요즘 돈도 안 되는 디자인 붙잡고 저러는 게 낙이야. 그냥 내버려둬.”그 말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이수연의 귀에 들어왔다.처음 결혼했을 때만 해도 고윤재는 이수연의 일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기꺼이 피팅 모델이 되어 주며 이수연이 디자인한 옷은 깔끔하고 고급스럽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씨 가문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국내외에 이름을 알리는 디자이너가 될 거라고 누구보다 자신 있게 말해 준 사람도 고윤재였다.하지만 결혼한 뒤 이수연은 자신의 꿈을 뒤로 미루고 가정에 충실했다.그렇게 하나둘 포기하며 뒷
Read more
제5화
고율의 몸에 난 상처와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본 순간, 고윤재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경호원들은 여전히 이수연의 양팔을 붙잡고 있었다.고윤재는 이수연이 아이에게 해코지하지 않는 이상 경호원들이 저렇게까지 막아설 리 없다고 생각했다.“수연아, 왜 이런 짓을 한 거야?”고윤재가 다그치듯 물었다.그러다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이수연의 눈과 마주친 순간, 알 수 없는 불편함이 가슴을 짓눌렀다.고윤재는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율이 몸이 온통 상처투성이잖아. 대체 왜 그랬어?”이수연은 조금 전 정지안이 고율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똑똑히 봤다.정작 이수연은 고율을 다치게 한 적조차 없는데, 정지안은 일부러 아이의 몸에 상처를 내고 그 책임을 이수연에게 뒤집어씌우고 있었다.“그건 정지안한테 물어봐. 정지안이 한 짓이니까.”정지안이 당황한 얼굴로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고윤재의 표정이 더욱 험악해졌다.“지안이가 너한테 누명이라도 씌웠다는 거야? 거짓말로 빠져나가려면 적어도 말이 되게 둘러대!”고윤재가 답답하다는 듯 몰아붙였다.“너는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됐잖아. 그래서 네가 율이를 키울 수 있게 하려고 지안이한테 부탁까지 한 거야. 그런데 대체 왜 이러는 거야?”또다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말이었다.하지만 이수연이 임신하기 어려운 몸이 된 건 애초에 고윤재를 지키려다 크게 다쳤기 때문이었다.이수연은 말없이 고윤재를 바라보다가 엉망이 된 서재로 시선을 돌렸다.정작 모든 것을 망가뜨리고 아이에게 상처를 낸 사람은 따로 있었다.그런데 고윤재는 이수연의 말보다 정지안의 말을 믿었다.고율에게는 무조건적인 믿음과 애정을 쏟으면서, 이수연에게는 처음부터 의심을 품었다.고윤재가 명령하듯 말했다.“사과해!”“내가 한 거 아니야.”이수연은 물러서지 않았다.그 순간 문득 결혼한 해에 떠났던 신혼여행이 떠올랐다.해외에서 누군가 이수연에게 물건을 훔쳤다는 누명을 씌운 적이 있었다.아무도 이수연의 말을 믿어 주지 않았지만, 고
Read more
제6화
고윤재는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깼다.눈을 뜨자 품에 꼭 붙어 잠든 고율과 그 옆에서 평온하게 잠든 정지안이 보였다.분명 행복해야 할 순간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자꾸만 밀려들었다.문득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다.‘내 옆에 있는 사람이 수연이와 수연이가 낳은 아이였다면 더 행복했을까.’하지만 현실은 달랐다.‘어쩔 수 없지. 요즘 수연이는 너무 예민해졌어. 지금 상태로는 율이를 맡겨 키우게 하는 것도 무리야...’고윤재는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결국 방을 나선 고윤재는 자연스럽게 아래층으로 향했다.집 안은 조용했다.주방에서 도우미가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려올 뿐이었다.고윤재가 기억하기로 요즘 이수연은 늘 일찍 일어났다.아침 식사가 준비되기도 전에 일어나 씻고,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그런데 오늘은 아래층 어디에도 이수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아직 안 일어났나?’고윤재는 이수연이 쓰기로 한 게스트룸으로 향했다.하지만 굳게 닫힌 문 앞에 서자 선뜻 손잡이를 잡을 수가 없었다.어제 이수연에게 이 방으로 옮기라고 한 게 은근히 마음에 걸렸다.‘갑자기 방이 바뀌어 잠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았을까.’그런 생각이 스치자, 고윤재는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자신의 선택이 당연하다는 듯 이유를 갖다 붙였다.‘지안이는 아이까지 데리고 있으니 작은 방에서 지내기 불편할 수밖에 없어. 수연이는 혼자니까 게스트룸이면 충분해. 이 정도면 딱히 홀대한 것도 아니야.’고윤재는 속으로 몇 번이나 그렇게 되뇐 뒤에야 문손잡이를 돌렸다.그런데 걱정과 달리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문을 열고 들어선 고윤재는 곧바로 걸음을 멈췄다.방 안에는 이수연이 없었다. 대신 급하게 옮겨 놓은 듯한 짐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뿐이었다.고윤재는 천천히 안쪽으로 들어갔다.침대도 손댄 흔적 없이 그대로였다. 이불에는 밤새 누군가
Read more
제7화
‘어떻게 이런 일이...’고윤재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서재로 향했다.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평소와 달라진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서재 한쪽이 눈에 띄게 비어 있었다.이수연은 예전부터 고윤재의 껌딱지나 다름없었다. 일할 때조차 떨어져 있으려 하지 않았다.고윤재가 서재에서 회사 업무를 보면 이수연도 옆에 자리를 잡고 디자인 작업을 하곤 했다.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재의 절반은 고윤재의 업무 자료로, 나머지 절반은 이수연의 디자인 원고로 채워졌다.두 사람 모두 다른 사람이 서재에 함부로 들어오는 걸 싫어했다.그래서 따로 지시하지 않는 이상 도우미들도 이곳에는 들어오지 않았다.고윤재는 텅 빈 공간을 한동안 바라봤다.그러다 문득 어제 일이 떠올랐다.‘수연이가 율이를 혼낸 곳이 서재였잖아. 설마 율이가 이렇게 만든 건가?’선뜻 믿기지 않았다.더 이상한 건 따로 있었다. 고윤재의 서류는 하나도 망가지지 않은 채 멀쩡했는데, 사라진 건 하나같이 이수연의 디자인 원고뿐이었다.‘아이가 장난을 쳤다면서 어떻게 수연이의 디자인 원고만 골라서 망가뜨린 거지?’고윤재는 곧바로 차주원을 서재로 불렀다.“어제 율이가 대체 얼마나 심하게 장난을 친 거예요? 서재에 있던 물건이 반이나 없어졌네요.”차주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율이 도련님이 사모님의 디자인 원고 절반가량을 망가뜨렸습니다. 남아 있던 원고는 사모님께서 전부 가져가셨고요.”차주원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덧붙였다.“이제 서재는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남은 원고라도 직접 챙겨야겠다고 하셨습니다.”고윤재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수연이가 서재를 더는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는 거잖아?’그제야 전날 엉망이 된 서재에서 자신을 바라보던 이수연의 얼굴이 떠올랐다.고윤재는 고율이 그렇게까지 심한 장난을 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더구나 망가진 건 단순한 종이 몇 장이 아니라 이수연이 지난 몇 년 동안 밤을 새워 가며 완성한 디자인 원고였다.
Read more
제8화
고윤재는 급한 업무를 어느 정도 처리한 뒤에야 서재에서 나왔다. 불과 반나절 만에 눈에 띄게 지쳐 있었다.고윤재는 곧바로 이수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몇 번을 시도해도 연결되지 않았다.결국 고율과 놀아 주고 있던 정지안을 찾아가 물었다.“율이랑 같이 수연이한테 사과하라고 했잖아. 메시지 보냈어? 수연이가 뭐래?”정지안은 일을 마치고 나온 고윤재가 자신을 찾아오자마자 이수연에게 사과했는지부터 물을 줄은 몰랐다.마음이 불편했다. 고씨 가문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뒤로 정지안은 어느새 이 집에서 자신의 자리가 확고해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런데 고윤재는 여전히 무슨 일만 생기면 이수연부터 찾았다.정지안은 고율을 슬쩍 앞으로 내세우며 변명했다.“그런데 율이는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더라고. 나 역시 율이가 장난기가 좀 많아서 그런 것뿐이라고 생각하고...”그러자 고율도 기다렸다는 듯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율이는 잘못한 거 없어요!”고윤재는 짜증을 억누르며 물었다.“수연 이모 물건을 망가뜨렸으면 사과해야지. 왜 잘못한 게 없어?”고율은 오히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대답했다.“서재는 아빠 거잖아요. 아빠는 율이를 사랑하니까 사과 안 해도 돼요.”정지안은 그런 고율이 귀엽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하지만 고윤재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건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이쯤 되자 고윤재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벌인 장난이었다면 수많은 물건 중 이수연의 디자인 원고만 골라 망가뜨렸을 리 없었다.게다가 고율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조금도 거리끼는 기색이 없었다.고윤재의 시선이 문득 정지안에게 향했다.‘혹시 지안이가 뒤에서 율이한테 무슨 말을 한 건가?’고윤재는 고율이 제멋대로 자라기를 바라지 않았다. 아무리 사랑하는 아들이라도 잘못까지 감싸고도는 건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잠시 후 차주원이 회초리를 가져왔다.고윤재는 고율의 손을 잡아 손바닥을 펼치게 하더니 회초리를 높이 들었다.
Read more
제9화
집사도 고윤재가 다쳤다는 사실을 오래 숨길 수는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고윤재의 부모님이 찾아왔다.두 사람은 고윤재가 정지안의 아들 때문에 다쳤다는 말을 이미 전해 들은 터라, 정지안을 만나기도 전부터 곱게 볼 수가 없었다.하지만 정지안은 그런 사정을 전혀 몰랐다. 오히려 이수연이 없는 지금이 기회라고 여겼다.이번 기회에 고윤재의 부모님에게 잘 보여 고씨 가문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굳힐 생각이었다.하지만 잘 보이려고 애쓸수록 결과는 정반대였다. 고윤재의 부모님은 정지안을 더욱 못마땅하게 여길 뿐이었다.소파에 앉아 있던 고윤재의 어머니 안지숙이 웃음기 없는 얼굴로 정지안을 바라봤다.“고씨 가문 핏줄을 낳았다고 해서 수연이를 밀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수연이가 아이를 낳기 어려워졌다고 해도, 윤재 아버지와 내가 며느리로 인정한 아이예요.”안지숙은 차갑게 말을 이었다.“고씨 가문 며느리 자리가 그렇게 쉽게 넘볼 수 있는 자리였으면 진작 아무나 들어왔겠죠.”면전에서 모욕을 당한 정지안은 반박 한마디 하지 못했다. 그저 억지로 웃으며 두 사람의 비위를 맞췄다.다만 고율을 바라보는 고태석의 태도는 조금 달랐다. 어린 시절의 고윤재를 빼닮은 손자에게는 아무래도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었다.고태석이 안지숙에게 말했다.“당신 말도 일리는 있어. 그래도 이미 태어난 아이를 이제 와서 어쩌겠어. 엄마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면 앞으로는 학교에 보내서라도 교육 시켜야지.”그러나 정지안을 향한 말에는 조금의 온기도 없었다.“지금 바깥 여론도 좋지 않으니 정지안 씨는 빨리 지낼 곳을 알아보세요. 더는 이 집에 머물지 마시고요.”자신을 내보내겠다는 말에 정지안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졌다.그때까지만 해도 정지안은 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태석의 비서가 인터넷에 쏟아진 기사들을 직접 보여 준 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세기의 잉꼬부부’ 고윤재 대표, 불륜 의혹... 상대는 술집에서 일하던 정 모
Read more
제10화
“뭐라고요? 이혼이요?”고윤재 역시 변호사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내가 언제 수연이랑 이혼을 진행했다고...’고윤재는 이 모든 게 오해거나 해프닝이길 바랐다.이수연이 실제로 이혼을 마무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화가 풀리면 언제든 마음을 돌릴 거라고 여겼다.하지만 변호사가 건넨 서류를 확인한 순간, 고윤재의 표정이 굳었다. 두 사람의 이혼은 이미 법적으로 마무리된 상태였다.“서류는 전달해 드렸으니 이만 가 보겠습니다.”변호사가 돌아서자, 고윤재가 다급히 앞을 가로막았다.지금 이 사람마저 보내면 이수연의 행방을 알아낼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수연이가 어디로 갔는지 알려 주세요. 전화도 계속 안 받고 있습니다. 대리인이면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을 거 아닙니까?”하지만 변호사는 고개를 저었다.“처음 의뢰하실 때부터 이수연 씨는 절차가 끝난 뒤에는 따로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이후 어디로 가실지에 대해서도 아무 말씀 없으셨고요. 저도 이수연 씨가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는 모릅니다.”고윤재는 멀어지는 변호사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에 들린 서류로 시선을 내렸다.그제야 모든 일이 하나씩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이수연은 화가 나서 잠시 집을 나간 게 아니라, 정말 고윤재의 곁을 떠날 생각이었다.아무런 설명도 없이 서명해 달라며 서류를 내밀었던 것 역시 충동적으로 벌인 일이 아니었다. 이수연은 그때부터 이미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런데도 고윤재는 이수연이 정말 자신을 떠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그저 화가 나 고집을 부리는 거라고 여겼다. 시간이 지나면 화가 풀릴 것이고 결국에는 제 발로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모두 고윤재 혼자만의 착각이었다.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마음이 다급해졌다.이수연을 정말 잃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다.이미 불륜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까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이혼 사실까지 세상에 알려진다면 파장은 더
Read more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