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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폭우 속 고립, 그리고 잔혹한 거래

Penulis: yeye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14 14:46:17

전라북도  지방 도시 변두리 시골의 깊은 계곡 도로.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민 설 여왕이 탄 차량 행렬이 멈춰 섰다.

쿠궁-!

거대한 토사가 도로 앞뒤를 가로막았다.

경호원들이 급히 무전기를 잡았지만, 먹통이었다.

"전하! 통신이 완전히 차단되었습니다.

 지자체나 중앙 재난대책본부와도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안미소 비서실장의 얼굴이 차갑게 질렸다.

단순히 기상 악화로 인한 사고가 아니었다.

정교하게 설계된 인재(人災)이자 정치적 고립이었다.

차량 바닥으로 차가운 흙탕물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체온은 빠르게 떨어졌다.

민 설 여왕은 떨리는 손을 감추며 입술을 깨물었다.

'민 현 대공… 아니면 구지혁 총리인가?'

같은 시각, 완주군 인근의 지자체 비상 대기소.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구지혁 총리는

우비를 입은 채 냉정하게 상황을 지휘하고 있었다.

민 현 대공의 공작으로 재난 구호대가 늑장 출동하도록 조작된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일부러 사태를 방관하며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렸다.

여왕이 공포와 무력감의 극단에 도달할 때까지.

사태 발생 4시간 뒤, 체온 저하로 경호원들마저 지쳐갈 무렵,

굉음과 함께 KS그룹의 사설 구호 헬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밝은 탐조등 빛 아래, 완벽한 우비 차림의 구지혁 총리가

구호 요원들을 데리고 고립된 차 문을 열었다.

"그것 보세요. 세상을 책으로만 배운 어린 여왕님.

 비 좀 맞았다고 제법 여왕 흉내를 내던 그 기세는 다 어디로 갔습니까?"

구지혁은 흠뻑 젖은 채 자신을 올려다보는 민 설을 향해 차가운 비웃음을 날렸다.

민 설 여왕은 덜덜 떨리는 몸을 추스르며 지혁의 눈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구지혁 총리님… 이 비열한 판을 짜고 방관한 게 당신이었습니까?"

"방관이라니요. 구해준 사람에게 건네는 첫마디가 모함이라니...

 이거 상당히 섭섭하고 서운합니다, 여왕 전하."

지혁은 품에서 미리 준비해 온 서류 봉투를 꺼냈다.

[왕실 재정 및 주요 통치권의 총리실 위임 약정서].

"지금 이 폭우 속에서 당신을 살려 나갈 수 있는 건 오직 제 손길뿐입니다.

 언론에는 당신이 무모하게 민생 행차를 강행하다 사고를 쳤다고 나갈 예정이구요.

 하지만 이 서류에 서명하신다면,

 제가 완벽한 리더십으로 여왕을 구출해 낸 영웅적인 프레임을 짜드리겠습니다."

위기 상황을 이용해 자신을 완벽한 껍데기 군주로 만들려는

구지혁 총리의 예리한 두뇌 플레이였다.

민 설의 눈에서 분노의 불꽃이 파바박 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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