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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가장 조용한 칼은 웃음 너머에서 날을 세운다

Penulis: 데이지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8-11 09:34:06

그날 오후, 채향은 일부러 내의원 찬약실로 들었다.

겉보기엔 상한 진피를 교환하러 온 길.

하지만 그녀의 눈은 서랍 안쪽, 사용된 필묵과 잉크병을 하나하나 훑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하얀 융단 위에 살짝 묻어 있는 ‘담황색 꽃가루’를 다시 발견했다.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일부러, 그 잉크병을 살짝 기울였다.

약간의 묽은 액체가 쏟아졌고, 그 틈에서 다른 쪽지 하나가,

병 아래 눌려 있던 흔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 쪽지엔 글씨가 없었다.

다만 붓 끝으로 눌린 작은 음각 하나

‘민(珉)’ 그 글자 하나가,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같은 시각, 민소희는 한가롭게 국화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곁에 선 상궁이 조용히 말했다.

“마마, 내의원 인사에 손이 가고 있다 합니다.”

민소희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웃었다.

“그래서요? 내 손이 닿은 꽃잎 하나쯤, 그 아이가 지우겠답니까?”

“그 아이가, 알아챈 모양입니다.”

“그럼 더 빨리 지워야지요. 눈치 빠른 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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