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안화: 나의 위태롭고 붉은 첫사랑

피안화: 나의 위태롭고 붉은 첫사랑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Por:  오필리아Actualizado ahora
Idioma: Korean
goodnovel16goodnovel
No hay suficientes calificaciones
6Capítulos
20vistas
Leer
Agregar a biblioteca

Compartir:  

Reportar
Resumen
Catálogo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지독한 학폭을 피해 도망치듯 전학 온 성진고. 어떻게든 조용히 지내려던 나의 계획은 학교를 주름잡는 절대적인 짱, 이시은의 전속 '빵셔틀'이 되며 무참히 박살 났다. 하지만 거칠고 무섭기만 하던 그녀와 엮일수록, 나는 가시 돋친 모습 뒤에 숨겨진 18살 소녀의 위태롭고도 낯선 진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늘 도망치는 데 익숙했던 소년과,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세상에 벽을 친 소녀. 서툴고 위태로운 두 청춘이 서로의 유일한 이해자가 되어가는 애틋한 구원 로맨스.

Ver más

Capítulo 1

제1화: 흙먼지 속의 난투극, 그리고 흠뻑 젖은 왼쪽 어깨

퍽-! 빠각!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매캐한 흙먼지가 뿌옇게 피어올랐다.

학교 뒷산 중턱에 있는 넓은 공터.

우리 학교 일진들과 옆 학교 패거리 수십 명이 뒤엉켜 패싸움을 벌이는 아수라장이었다.

"야, 빵셔틀. 쫄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잘 봐라. 우리 대가리가 싸우는 거 장난 아니니까."

내 목덜미를 거칠게 틀어쥔 일진 김태호가 낄낄거리며 귓가에 대고 이죽거렸다.

나는 그의 강압에 못 이겨 억지로 끌려와, 녀석들의 가방 더미를 껴안고 벌벌 떨고 있는 처지였다.

"비켜, 이 새끼들아!"

거친 욕설이 난무하는 전장의 한가운데.

흩날리는 갈색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짐승처럼 적진을 누비는 한 여학생이 있었다.

상대 남학생의 턱에 발차기를 꽂아 넣고, 뒤에서 달려드는 여학생의 머리채를 틀어쥐어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그녀.

우리 성진고의 절대적인 존재, 이시은이었다.

두려움에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흙먼지 속에서 거침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그녀의 압도적인 모습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때,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살피던 시은이와 정확히 눈이 마주쳤다.

항상 살기가 돌던 시은이의 눈동자가 순간 갈 곳을 잃고 크게 흔들렸다.

"김태호!!! 미쳤어?! 저 새끼를 여기 왜 끌고 와!!!"

전장을 울리는 시은의 날카로운 비명에 태호가 흠칫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

그녀가 나를 보고 당황하여 가드가 열린 그 찰나의 순간.

옆 학교 남학생 하나가 야비하게 시은의 등 뒤로 다가와 주먹을 치켜들었다.

"시, 시은아! 뒤에!"

내 다급한 외침에 시은이 반사적으로 몸을 틀었지만, 녀석의 주먹이 시은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짧은 신음을 뱉은 시은이는 녀석의 명치에 니킥을 꽂아 단숨에 기절시켜 버렸다.

그 후로 내가 있는 나무 밑동 주변이 가장 치열한 난장판이 되었다.

옆 학교 패거리 중 하나가 짐 더미 쪽으로 밀려와 내가 질끈 눈을 감을 때면, 시은이가 자비 없이 녀석의 안면을 걷어차 버렸다.

가방 더미 뒤에 숨어 덜덜 떠는 내 머리 위로, 눈먼 주먹들이 시은이의 등과 어깨에 퍽, 퍽 꽂히는 둔탁한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아, 짜증 나게! 거치적거리니까 대가리 푹 숙이고 있어!"

시은이가 뒤를 향해 신경질적인 욕설을 내뱉었다.

그녀의 불호령에 나는 맞을까 봐 겁이 나, 짐 더미에 얼굴을 콱 파묻은 채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그렇게 치열한 난투극 끝에 옆 학교 패거리들이 대부분 널브러졌을 때였다.

"쓸모없는 새끼들. 비켜라."

옆 학교 패거리들 사이를 헤치고 거대한 그림자가 걸어 나왔다.

옆 학교의 실질적인 짱이자 여학생 격투기 선수 출신이라는 '백채린'이었다.

175cm가 훌쩍 넘는 키에 딱 벌어진 어깨, 웬만한 남학생들도 압도하는 무시무시한 덩치였다.

"다 뒤로 빠져. 다구리 치는 거 딱 질색이니까. 저년은 내가 혼자 밟는다."

시은이가 머리를 거칠게 쓸어넘기며 백채린의 앞으로 나섰다.

"깡은 좋네, 이시은. 네 그 예쁜 얼굴, 오늘 돌바닥에 갈아줄게."

백채린의 도발과 동시에 묵직한 주먹이 허공을 갈랐다.

시은이는 특유의 날렵함으로 주먹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체급 차이에서 오는 압박감은 엄청났다.

결국 백채린의 커다란 주먹이 시은의 가드를 뚫고 그녀의 왼쪽 뺨에 정통으로 꽂혔다.

"윽…!"

퍼억- 하는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시은의 고개가 크게 꺾이며 흙바닥에 나뒹굴었다.

쓰러진 시은의 하얀 뺨이 순식간에 붉게 부어올랐고, 찢어진 입술 사이로 붉은 피가 터져 나왔다.

그 순간, 내 가슴 한구석이 쿵 하고 무겁게 내려앉았다.

"하… 주먹 좀 치네, 돼지 같은 년이."

시은이는 손등으로 입가의 피를 쓱 닦아내며 흙바닥을 짚고 일어섰다.

그녀의 눈동자에 진짜 살기가 돌기 시작했다.

백채린이 다시 묵직한 훅을 날리며 돌진하는 순간, 시은이는 피하지 않고 오히려 백채린의 품 안으로 파고들었다.

백채린의 허점이 노출된 순간, 시은이의 무릎이 그녀의 명치를 무자비하게 강타했다.

백채린이 숨을 토해내며 허리가 꺾이자, 시은이는 그 탄력을 이용해 뛰어오르며 턱을 향해 하이킥을 꽂아 넣었다.

퍼어억-!!!

육중한 백채린의 몸이 허공에서 반 바퀴를 돌더니 바닥으로 거칠게 처박혔다.

흙먼지가 가라앉은 공터에는, 피 묻은 주먹을 꽉 쥔 채 거친 숨을 내쉬는 시은이만이 당당하게 서 있었다.

우리 무리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지만, 나는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은 채 시은이의 흙투성이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싸움이 우리의 승리로 끝나고, 흥분한 일진 녀석들은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자기들끼리 뿔뿔이 흩어졌다.

.

짐꾼 노릇이 끝난 나는 홀로 텅 빈 거리를 터덜터덜 걷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불길하게 잿빛 구름이 끼어있던 하늘이, 기어코 예고 없던 폭우를 거세게 쏟아내기 시작했다.

우산도 없이 차가운 빗줄기를 맞으며 걸음을 재촉하던 그때였다.

"야. 윤태경."

거센 빗소리를 뚫고 등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본 순간, 찰랑이는 갈색 머리카락과 찢어진 입술을 한 시은이가 서 있었다.

170cm인 나보다 아주 살짝 더 커 보이는 그녀는, 무서운 일진 짱이라는 타이틀만 떼고 보면 길거리에서 누구나 한 번쯤 뒤돌아볼 만큼 예쁘장한 얼굴이었다.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에 날카롭게 올라간 눈매, 그리고 굳게 다문 입술.

그 서늘하고 이질적인 분위기가 그녀를 더욱 다가가기 힘든 존재로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커다란 남색 우산을 내 가슴팍에 툭, 거칠게 던졌다.

"잡아라. 그리고 똑바로 씌워."

"어, 어?"

"내 어깨에 빗방울 하나라도 떨어지면 네 뺨에 구멍 날 줄 알아."

얼음장 같은 목소리와 쏘아보는 눈빛에 나는 허둥지둥 우산을 들었다.

우산 속에서 그녀와 나란히 걷는 내내 숨이 막힐 것 같았다.

행여나 그녀가 비를 맞을까 봐 덜덜 떨리는 손으로 우산을 씌우려 했지만, 시은이는 미간을 팍 구기며 내 어깨를 퍽 밀쳐냈다.

"야, 너 교복에서 흙먼지 냄새나. 떨어져."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나를 우산 한가운데로 밀어붙이고는, 자신은 가장자리로 훌쩍 떨어져 걸었다.

나는 맞을까 봐 겁이 나서 차마 우산을 그녀 쪽으로 더 기울이지도 못한 채, 바짝 얼어붙어 걸음을 재촉했다.

그때였다. 좁은 골목길 코너를 거칠게 돌던 배달 오토바이가 흙탕물을 튀기며 돌진해 왔다.

"어, 엇!"

오토바이를 피하려다 빗물에 젖은 진흙 바닥에 발이 미끄러졌다.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고꾸라지려는 찰나였다.

불쑥 뻗어 나온 시은의 억센 손아귀가 내 교복 셔츠 앞섶을 꽉 틀어쥐고는, 확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찰박-!

거친 물보라와 함께, 우산을 쥔 내 몸이 시은 쪽으로 완전히 쏠리며 빈틈없이 부딪쳤다.

중심을 잡기 위해 허우적대던 내 손이 반사적으로 그녀의 얇은 허리를 짚었다.

훅 끼쳐오는 비 냄새와 그녀 특유의 은은한 샴푸 향.

가까스로 고개를 든 순간, 나는 숨을 헉 하고 집어삼키고 말았다.

내 멱살을 쥔 채 바짝 밀착된 그녀의 젖은 앞머리 아래로, 나를 빤히 응시하는 무심하고 서늘한 눈동자가 얽혀들었다.

무엇보다 빗물에 젖어 반투명해진 하얀 블라우스 아래로, 짙은 색의 속옷 끈과 뽀얀 쇄골 선이 아슬아슬하게 비쳐 보였다.

내 심장이 고막을 찢을 듯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여전히 내 앞섶을 쥔 채, 특유의 시크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툭 내뱉었다.

"눈 안 깔아? 어디다 손을 대."

서늘한 그 한마디에 나는 화들짝 놀라며 그녀의 허리에서 손을 뗐다.

시은이는 귀찮다는 듯 내 멱살을 탁 놓아주고는, 젖은 머리카락을 대충 쓸어 넘기며 시선을 거두었다.

.

어느새 내 자취방 앞 처마 밑에 다다랐다.

처마 아래로 들어선 나는 조심스럽게 우산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내, 내일 봐…."

시은이는 내 인사에 대꾸도 없이 우산을 낚아채듯 받아 들었다.

"빨리 들어가기나 해. 냄새나니까."

그녀는 살벌한 핀잔을 남기고는 우산을 들고 빗속으로 몸을 돌렸다.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순간 숨을 헉 하고 들이켰다.

나를 밀어내며 우산 가장자리로 걷던 그녀의 왼쪽 어깨와 얇은 교복 바지가, 물을 짤 수 있을 정도로 새카맣게 흠뻑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처마 밑에 우두커니 서서, 빗속 골목 끝으로 사라지는 그녀의 젖은 뒷모습에서 오랫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방금 전 내 팔뚝에 닿았던 그녀의 서늘하고 젖은 허리의 감촉이 손끝에 지독하게 남아 있었다.

Expandir
Siguiente capítulo
Descargar

Último capítulo

Más capítulos

A los lectore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Sin comentarios
6 Capítulos
제1화: 흙먼지 속의 난투극, 그리고 흠뻑 젖은 왼쪽 어깨
퍽-! 빠각!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매캐한 흙먼지가 뿌옇게 피어올랐다.학교 뒷산 중턱에 있는 넓은 공터.우리 학교 일진들과 옆 학교 패거리 수십 명이 뒤엉켜 패싸움을 벌이는 아수라장이었다."야, 빵셔틀. 쫄지 말고 눈 똑바로 뜨고 잘 봐라. 우리 대가리가 싸우는 거 장난 아니니까."내 목덜미를 거칠게 틀어쥔 일진 김태호가 낄낄거리며 귓가에 대고 이죽거렸다.나는 그의 강압에 못 이겨 억지로 끌려와, 녀석들의 가방 더미를 껴안고 벌벌 떨고 있는 처지였다."비켜, 이 새끼들아!"거친 욕설이 난무하는 전장의 한가운데.흩날리는 갈색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짐승처럼 적진을 누비는 한 여학생이 있었다.상대 남학생의 턱에 발차기를 꽂아 넣고, 뒤에서 달려드는 여학생의 머리채를 틀어쥐어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그녀.우리 성진고의 절대적인 존재, 이시은이었다.두려움에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흙먼지 속에서 거침없이 주먹을 휘두르는 그녀의 압도적인 모습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그때,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살피던 시은이와 정확히 눈이 마주쳤다.항상 살기가 돌던 시은이의 눈동자가 순간 갈 곳을 잃고 크게 흔들렸다."김태호!!! 미쳤어?! 저 새끼를 여기 왜 끌고 와!!!"전장을 울리는 시은의 날카로운 비명에 태호가 흠칫 놀라 어깨를 움츠렸다.그녀가 나를 보고 당황하여 가드가 열린 그 찰나의 순간.옆 학교 남학생 하나가 야비하게 시은의 등 뒤로 다가와 주먹을 치켜들었다."시, 시은아! 뒤에!"내 다급한 외침에 시은이 반사적으로 몸을 틀었지만, 녀석의 주먹이 시은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짧은 신음을 뱉은 시은이는 녀석의 명치에 니킥을 꽂아 단숨에 기절시켜 버렸다.그 후로 내가 있는 나무 밑동 주변이 가장 치열한 난장판이 되었다.옆 학교 패거리 중 하나가 짐 더미 쪽으로 밀려와 내가 질끈 눈을 감을 때면, 시은이가 자비 없이 녀석의 안면을 걷어차 버렸다.가방 더미 뒤에 숨어 덜덜 떠는 내 머리 위로, 눈먼 주먹들이 시은이의 등과 어깨에 퍽,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Leer más
제2화: 피 묻은 주먹, 그리고 책상 위의 하얀 맨발
다음 날 아침, 교실.어제 쏟아진 폭우의 여파로 덥고 끈적한 공기가 교실을 꽉 채우고 있었다.내 시선은 자꾸만 옆자리에 엎드려 있는 시은이에게로 향했다.어제 우산 가장자리에서 비를 쫄딱 맞은 탓인지,그녀는 평소의 그 맹수 같은 기운 없이 책상에 뺨을 댄 채 얕은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아, 더워 짜증 나게…."자리에서 부스스 일어난 시은이가 미간을 찌푸리며 뻣뻣한 교복 마이를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쳤다.그러고는 땀이 차서 답답한지,얇은 하얀 블라우스의 윗단추를 두 개쯤 거칠게 풀어 헤쳤다."……!"단추가 풀리며 깊게 파인 하얀 쇄골과, 옅은 미열 탓에 발갛게 달아오른 목덜미가 고스란히 드러났다.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손등으로 대충 닦아내며 나른한 눈으로 창밖을 응시하는 그녀의 옆얼굴은,어제 빗속에서 내 품에 안겼을 때만큼이나 아찔하고 위태로워 보였다.나는 귓바퀴가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마른침을 꼴깍 삼키고 황급히 수학책으로 시선을 고정해야만 했다..하교 시간.나는 매점 뒤편 후미진 구석에서 같은 학년 불량배 녀석들에게 멱살을 잡혀 있었다.어제 패싸움에 낄 깡조차 없으면서, 평소 반에서 만만한 애들만 골라 괴롭히며 센 척하고 다니는 질 나쁜 녀석들이었다."야, 윤태경. 너 같은 좆밥 새끼가 어제 일진 애들 따라서 패싸움도 구경 갔다며? 아주 눈에 뵈는 게 없지? 주머니에 있는 거 다 꺼내봐."녀석들 중 하나가 낄낄대며 내 명치를 퍽 밀쳤다.숨이 턱 막혀 바닥에 고꾸라지려는 찰나였다."뭐 하냐."등골이 오싹해지는 차갑고 짧은 한마디.고개를 돌리자, 시은이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채 서늘한 눈으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방금 전까지 기세등등하던 녀석들의 어깨가 흠칫 굳어졌다.학교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그녀의 압도적인 살기에 기가 눌린 녀석 하나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더듬거렸다."어, 어? 이, 이시은…. 그, 그게 아니라, 네 빵셔틀 새끼가 좀 깝치길래 우리가 교육 좀…."퍼억-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Leer más
제3화: 식은땀에 젖어 붙은 셔츠, 억눌린 비명
퍼어억-!!! 살이 터지는 듯한, 아니 뼈를 직접 짓이기는 듯한 끔찍하고 둔탁한 파열음이 좁은 복도를 찢었다. "흣…! 하, 하나…." 두꺼운 당구 큐대가 무방비한 맨발바닥을 강타하는 순간, 책상 위에 무릎을 꿇은 시은의 상체가 활시위처럼 팽팽하게 튕겨 올랐다. 곧게 뻗어 있던 열 발가락이 극심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파들파들 떨리며 발바닥 안쪽으로 둥글게 말려 들어갔다. 문틈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나는 헉, 하고 숨을 집어삼키며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쉬익- 쩌어억-!!!"두, 둘…!"휘익- 탁-!!!"세, 엣…!" 미친개의 매질에는 일말의 자비도 없었다. 얇고 예민한 살갗 위로 성인 남자의 체중이 실린 풀스윙이 쉴 새 없이 떨어졌다. 다섯 대를 넘어가자 맑고 하얗던 그녀의 발바닥 위로 굵고 붉은 핏줄이 터질 듯 팽창해 올랐다. 하지만 시은이는 두 손으로 교복 바지를 부서져라 꽉 움켜쥔 채, 찢어진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려는 비명을 악착같이 집어삼키고 있었다. 손등에는 시퍼렇게 핏대가 솟아올랐고, 창백한 이마를 타고 굵은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 꼿꼿하게 세운 그녀의 등줄기를 타고 땀방울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며, 하얀 셔츠가 서서히 젖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열, 넷…! 흐윽…!" 타격이 누적될수록 둔탁했던 파열음은 물기를 머금은 듯 쩍쩍 갈라지는 소리로 변해갔다. 끔찍한 극통 속에 쏟아진 식은땀은 어느새 하얀 셔츠를 축축하게 적셔놓고 있었다. 반투명해진 셔츠 천 위로 그녀의 가녀린 어깨뼈와 등선이 아슬아슬하게 비쳐 보였고, 숨을 헐떡일 때마다 젖은 천이 살갗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그녀의 꼿꼿했던 허리가 미세하게 앞으로 무너지려 했지만, 시은이는 덜덜 떨리는 허벅지에 억지로 힘을 주어 다시 젖은 상체를 세웠다. 내가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뛰쳐 들어가 그 매를 대신 맞고 싶었지만, 공포에 질린 다리는 쇳덩이처럼 굳어버렸다. 어제 나를 구하고 다른 녀석들이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이 끔찍한 지옥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Leer más
제4화: 좁은 방안의 얽혀드는 숨결, 그리고 끈나시
긴장이 풀린 시은이는 거실 맨바닥에 엎드린 채로 털썩 쓰러졌다.터진 입술과 창백해진 얼굴로 헐떡이는 모습은 섣불리 다가가기 무서울 만큼 서늘했지만, 동시에 위태로웠다.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낡은 구급상자를 끌어당긴 뒤, 그녀의 발치에 조심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았다."시, 시은아… 발 잠깐만 줘볼래?"내 잔뜩 주눅 든 목소리에, 그녀는 아주 느리고 힘겨운 동작으로 두 다리를 살짝 들어 내 쪽으로 밀어냈다.나는 떨리는 손을 뻗어 식은땀에 젖어 눅눅해진 하얀 양말을 천천히 벗겨냈다.형광등 불빛 아래 시뻘겋게 부어올라 불덩이처럼 열기를 뿜어내는 맨발바닥이 드러났다.나는 조심스럽게 내 왼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발목과 발등을 살포시 감싸 쥐었다.한 손에 쏙 들어오는 부드러운 발등 위로, 그녀의 뜨겁고 불규칙한 맥박이 내 손바닥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져왔다.오른손 검지손가락에 차가운 연고를 듬뿍 짠 나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그녀의 발바닥 위로 조심스럽게 손끝을 올렸다."읏…."차가운 연고가 팽창한 상처 위에 닿자, 엎드려 있던 시은이의 입술 사이로 억눌린 신음이 옅게 새어 나왔다.내 손끝이 상처 위를 깃털처럼 가볍게 쓸어내릴 때마다, 민감해진 그녀의 열 발가락이 파르르 떨리며 내 왼손 바닥을 간지럽히듯 둥글게 말려 들어갔다.행여나 그녀가 아픔에 못 이겨 나를 걷어차진 않을까 숨소리조차 죽인 채,나는 내 손바닥 안에서 움찔거리는 그녀의 맨발을 아주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연고를 펴 발랐다.이 끔찍한 고통을 묵묵히 감내한 그녀의 상처를 보고 있자니, 맨날 뒤에 숨어서 바들바들 떨기만 하는 내 꼬라지가 견딜 수 없이 한심해졌다.결국 꾹 참고 있던 굵은 눈물방울이 툭, 툭 떨어져 내 왼손에 감싸인 그녀의 붉은 발바닥 위를 적셨다."아, 짜증 나게."정적을 깨고, 시은이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흠칫 놀라 어깨를 떨며 고개를 들려는 찰나였다.불쑥 뻗어 나온 시은의 하얀 손이 내 교복 셔츠 멱살을 거칠게 틀어쥐고는, 확 자기 쪽으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Leer más
제5화: 맞닿은 맨살, 폭우 속의 위로
언제나 서늘한 얼굴로 밑단이 좁은 교복 바지만을 고집하던 그녀였다.하지만 달칵,철문이 열리고 내 눈앞에 나타난 시은이는 얇은 검정 끈나시에 몹시 짧은 회색 돌핀 팬츠 차림을 한 채 삐딱하게 서 있었다. 가녀린 어깨선과 깊게 파인 쇄골, 그리고 짧은 바지 아래로 길게 뻗은 하얗고 매끄러운 맨살이 형광등 불빛 아래 완벽하게 무방비한 상태로 노출되어 있었다. 나는 얼굴이 터질 것처럼 달아올라 차마 시선을 두지 못하고 허공만 허둥지둥 맴돌았다. 시선을 애써 바닥으로 내렸던 나는 또다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붕대를 칭칭 감고 있을 줄 알았던 그녀의 맑은 맨발에는, 끔찍한 피멍이 약도 발라지지 않은 채 생생하게 방치되어 있었다. "시은아, 너… 발에 약도 안 발랐어?!" "어제 바르고 잤어. 오늘은 귀찮아서 냅뒀고. 안 죽으니까 호들갑 떨지 마. 근데 네 품에 그 털뭉치는 뭐야." 강아지를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진 시은이에게, 나는 다급하게 변명했다. "오, 오다가 골목에서... 다리를 다친 것 같아서 도저히 그냥 두고 올 수가 없었어. 미안, 내가 화장실에서 핏자국만 닦아주고 갈게. 진짜 금방 할게!" 지레 겁을 먹은 내 변명에도, 그녀는 깽깽이를 짚으며 의외로 현관길을 터주었다. "빨리 들어오기나 해. 바닥에 비 뚝뚝 떨어지잖아."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이시은의 자취방에 발을 들였다. 솔직히 매일 애들을 패고 다니는 일진의 방이라 담배 냄새가 나거나 옷가지가 굴러다닐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방 안에서는 은은한 섬유유연제 향기가 났고, 물건들은 무서울 정도로 각이 잡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리 줘봐." 시은이는 절뚝거리며 비좁은 욕실로 들어가더니, 세면대 위에 강아지를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내, 내가 할게. 너 발도 아프면서." "됐어. 손목에 힘도 없는 새끼가 애 떨어뜨리려고." 따뜻한 물을 틀고 세면대 쪽으로 허리를 깊게 숙인 그녀의 얇은 끈나시가 아래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Leer más
제4화: 새빨간 오해, 그리고 절벽 앞의 셔틀
때 이른 초여름의 열기가 훅 끼치던 5월의 어느 주말 오후. 나는 오랜만에 예전 학교 친구들인 현재, 승훈과 동네 햄버거 가게에 마주 앉아 있었다. "야, 윤태경. 전학 간 학교는 좀 살 만하냐? 너 하나 보겠다고 평택에서부터 올라오느라 뒤지는 줄 알았다." 현재가 감자튀김을 씹으며 툴툴거렸다. "미안, 멀리까지 와줘서 진짜 고맙다." 나는 멋쩍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예전 학교에서 지독한 괴롭힘에 시달리다 못해,도망치듯 타 지역으로 전학을 오며 홀로 자취까지 시작한 터라 친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때 승훈이가 주변을 힐끗 살피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예전 학교에서 너 괴롭히던 박상태 알지? 걔랑 친하게 지내던 최지훈이라는 놈이 지금 네가 다니는 성진고에 있댄다. 박상태 부탁받고 너 학교 오자마자 조지겠다고 엄청 벼르고 있었다더라." 최지훈. 그 이름을 듣자,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근데 대박인 게 뭔지 아냐?" 승훈이 낄낄거리며 콜라를 빨아들였다. "며칠 전에 그 최지훈 패거리가 너네 학교 짱이라는 어떤 미친 여학생한테 개박살이 났대. 아주 반 죽음이 돼서 쫄아가지고, 요즘 학교에서 쥐 죽은 듯이 다닌다더라. 이름이 이시은이라던가..." 입에 물고 있던 감자튀김이 테이블 위로 툭 떨어졌다. 지난번, 쉬는 시간에 매점 뒤에서 나를 둘러싸고 시비를 걸던 2학년 동급생들. 시은이가 자비 없이 짓밟아버렸던 그 무리의 우두머리가… 바로 최지훈이었다. 나는 테이블 위에 툭 떨어진 감자튀김만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입안이 바싹 말라붙고, 쿵쾅거리는 심장 박동 소리만이 귓가를 미친 듯이 때리기 시작했다...며칠 뒤 교실. 쉬는 시간, 교실 뒷자리에서 떠들던 김태호 패거리가 갑자기 내 쪽을 보며 손뼉을 쳤다. "야! 이번 주 토요일 이시은 생일이잖아. 윤태경 너 자취하지? 부모님도 없겠다, 이번 생일파티는 네 방에서 하면 딱이네!" 태호의 억지에 내가 당황해 굳어버리자, 엎드려 있던 시은이가 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8
Leer más
Explora y lee buenas novelas gratis
Acceso gratuito a una gran cantidad de buenas novelas en la app GoodNovel. Descarga los libros que te gusten y léelos donde y cuando quieras.
Lee libros gratis en la app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