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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مؤلف: 마루콩
심원후 역시 병실 밖의 소란을 들었다.

방금까지 미소를 띠고 있던 남자의 얼굴은 강이주를 보는 순간 서서히 굳어졌다.

차가운 시선에는 불쾌함과 노골적인 질책이 섞여 있었다.

강이주도 그 시선을 느꼈지만 아무 표정 없이 장 여사의 뒤에 조용히 서 있었다.

“원후야, 오늘 일은 다 우리 이주가 철이 없어서 그랬어. 내가 대신 사과하려고 데리고 왔다.”

장 여사는 얼굴에 억지로 웃음을 걸고, 말끝마다 비위를 맞추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강이주의 등을 밀어 심원후 앞으로 내세웠다.

심원후는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볼 뿐,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강이주가 먼저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래 왔으니까.

둘이 다투기만 하면, 결국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미는 쪽은 늘 강이주였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그렇게 여기자 심원후의 마음은 조금 가라앉았다.

강이주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장 여사는 초조해져 강이주의 팔을 툭 치며 눈짓했다.

“이주야, 얼른 사과해.”

강이주는 입꼬리를 아주 살짝 올렸다.

“내가 뭘 사과해야 하지?”

강이주는 심원후를 똑바로 바라봤다.

“약속을 계속 어긴 건 너야, 내가 아니야. 그렇게까지 백초아를 놓지 못하겠으면, 그냥 너희 둘이 잘 해봐. 내가 비켜줄게.”

심원후의 눈빛이 더 날카로워졌지만, 강이주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두 여자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거 안 힘들어? 난 보기만 해도 피곤한데.”

“백초아를 못 놓겠으면, 처음부터 솔직히 말했으면 됐잖아. 난 매달리는 사람 아니야. 잘못한 건 내가 아니고, 사과할 생각도 없어. 헤어지자는 것도 충분히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야.”

심원후의 얼굴에 분노가 스며들었지만, 강이주는 더 이상 개의치 않았다.

“너랑 백초아가 어떤 비극적인 사랑 놀이를 하던 그건 너희 문제야. 난 그 사이에 끼어서 이용당할 사람 아니야.”

“이유 없어. 그냥 역겨워.”

강이주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두 사람의 민낯을 까발렸다.

그 말이 끝나자 심원후는 참았던 분노를 터뜨렸다.

“강이주, 나랑 초아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어.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더러운 관계 아니야. 화를 내도 정도가 있지.”

“여자가 다른 여자 명예를 이렇게 더럽혀도 되는 줄 알아? 명예가 얼마나 중요한지 몰라? 당장 초아한테 사과해.”

그 말과 함께, 백초아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이주 씨, 어떻게 저를 그렇게 몰아가요? 저를 못 믿겠다면, 원후도 못 믿는 건가요?”

“원후랑 제가 사귀었던 건 예전 일이에요. 지금은 친구로서 도와주는 것뿐이에요. 기분이 나쁘다고 제 명예를 이런 식으로 짓밟으시면 안 되잖아요.”

백초아는 울면서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감정을 쏟아냈다.

“이주 씨는 무슨 의도로 저를 이렇게 모함해요? 그럼 제가 앞으로는 원후한테 아무것도 부탁 안 하면 되잖아요. 이제 거리 둘게요.”

“근거 없는 소문 퍼뜨린 건, 저한테 사과하셔야 해요. 저... 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백초아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그대로 병상 위로 쓰러졌다.

몸을 곧게 뻗은 채, 의식을 잃었다.

“초아야!!”

심원후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급히 호출 버튼을 눌렀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곧 병실로 들어왔고, 검사 끝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실신’이라는 진단을 남긴 뒤 자리를 떠났다.

병실에 남은 심원후의 얼굴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는 분노에 찬 눈으로 강이주를 노려봤다.

강이주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심원후의 손이 올라갔다.

강이주는 재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등 뒤에 있던 장 여사가 강이주의 움직임을 막았다.

오히려 강이주의 등을 밀어, 심원후 쪽으로 내보냈다.

짝!

건조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병실에 울렸다.

심원후는 손을 뻗은 직후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 분노에 휩쓸려 손이 나갔고, 바로 거둬들이려 했다.

하지만 강이주가 갑자기 앞으로 밀려 들어오며, 그 손바닥은 그대로 강이주의 뺨에 닿고 말았다.

심원후의 손은 허공에 멈춘 채 떨렸다.

“나...”

심원후는 말하려 했다. 자신은 고의가 아니었다고.

그러나 고개가 옆으로 기운 강이주의 얼굴, 그 위에 선명하게 남은 손자국을 보는 순간,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사과’라는 두 글자가... 심원후의 목 끝에서 막혀버렸다.

강이주의 얼굴이 얼얼했고 통증이 퍼졌지만, 그보다 더 아픈 건 마음이었다.

마치 날카로운 칼로 깊숙이 베어낸 것처럼.

강이주는 알고 있었다. 장 여사가 심원후의 마음을 붙잡아, 집안을 살리려 한다는 걸.

하지만 몰랐다. 딸인 자신을 지키기는커녕, 친어머니가 직접 자신을 밀어 이렇게까지 만들 줄은.

장 여사도 자신이 한 행동을 깨달았다. 강이주를 바라보는 눈에 아주 짧게 죄책감이 스쳤다.

장 여사는 두 손을 꽉 쥔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병실 안의 공기는 말 한마디 없이도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강이주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심원후가 손을 뻗어 자신에게 닿으려는 순간, 강이주는 곧바로 남자의 손을 쳐냈다.

“손대지 마.”

손등에 통증이 전해지자 방금까지 남아 있던 심원후의 미미한 죄책감은 순식간에 불쾌함으로 바뀌었다.

조금 전 자신이 강이주를 걱정했다는 사실도 되레 우스워졌다.

손을 거둔 심원후는 주먹을 꽉 쥐고, 차갑게 강이주를 내려다봤다.

“강이주, 이건 네가 초아한테 진 빚이야.”

그 말을 들은 강이주는 헛웃음을 흘렸다.

차갑게 얼어붙은 심원후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심원후, 마지막으로 말할게. 우리 헤어져.”

강이주가 거듭 이별을 입에 올리자 심원후의 표정은 서서히 일그러졌다.

“분수를 알아야지.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먼저 헤어지자고 해?”

“나랑 헤어지면, 예전처럼 너희 집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지 마. 너 이제 더 이상 강씨 집안의 귀한 따님 아니야. 말도 안 되는 공주병 좀 버려.”

“내가 너를 챙겨줄 수도 있지만, 그만큼 언제든 내 호의를 다 거둬들일 수도 있어.”

심원후는 강이주에게 자신의 처지를 똑똑히 보라는 듯 말했다.

마치 강이주가 심원후 없이 살 수 없다는 전제라도 깔린 것처럼.

그 말은 강이주를 거칠게 긁었다.

장 여사는 심원후의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황급히 나섰다.

강이주가 헤어지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듯, 연신 변명하며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강이주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나를 챙겨줘? 심원후, 네 양심에 손 얹고 말해 봐. 그 말, 너도 믿어져?”

강중그룹에 일이 터진 뒤, 심명그룹이 손을 내밀고 나서부터 심원후는 늘 강이주 앞에서 우위에 서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강이주를 깎아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심지어 친구들과 강이주를 두고 내기를 한 적도 있었다.

기분이 상하면, 이유 없이 화풀이한 것도 다반사였다.

백초아가 돌아온 뒤에는 더했다.

심원후는 늘 백초아의 편에 섰고, 강이주를 대하는 태도는 예전보다도 못했다.

그가 말하는 ‘챙김’이나 ‘애정’을... 강이주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었다.

강이주의 비아냥을 알아차린 심원후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자신의 행동이 스쳐 지나갔다.

‘생각해 보니, 내가 이주한테 잘해주긴 했나?’

하지만 곧 생각을 밀어냈다.

‘그래서 뭐? 강중그룹은 우리 집안을 필요해. 강이주는 결국 또 돌아오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남아 있던 찝찝함도 사라졌다.

심원후는 아무 표정 없이 강이주를 바라봤다.

강이주의 굽히지 않는 태도는, 그의 눈에 거슬렸다.

“강이주, 헤어지는 건 나는...”

심원후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려는 순간, 강이주가 말을 끊었다.

“난 통보하는 거야. 네 의견 묻는 거 아니야.”

심원후의 얼굴이 굳었다.

체면이 상한 그는 이를 악물었다.

“그래, 헤어져. 어디 한번 보자. 나 없이 너랑 강씨 집안이 어떻게 버티는지.”

끝까지 강씨 집안을 들먹이며, 강이주를 압박했다.

하지만 강이주는 이미 아무렇지 않았다. 붉은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그건 네가 걱정 안 해도 돼.”

그 말을 남기고 강이주는 장 여사의 고함과 붙잡는 손을 무시한 채 돌아섰다.

그리고 그대로 병실을 나갔다.

남겨진 심원후의 얼굴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강이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심원후는 믿지 않았다. 강이주가 정말로 장 여사의 뜻을 거슬러, 자신을 떠날 거라고는...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장 여사를 한 번 바라봤다.

귀에는 장 여사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돌아가서 이주를 꼭 설득하겠다’라고 다짐하는 말이 들려왔다.

심원후는 그저 비웃듯 입꼬리를 올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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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142화

    강이주는 구희라와 느긋하게 메시지를 주고받았다.강이주의 태연한 태도는 심순남과 지정애의 시선을 끌었다.지정애가 심순남의 귓가에 대고 조용히 물었다.“이주 쟤가 왜 저렇게 안 흔들리지?”처음에는 지정애도 심순남과 같은 생각이었다.강이주가 그런 큰돈을 마련할 리 없다고 여겼다.그런데 지금 강이주의 태도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심순남은 강이주를 한 번 흘끗 본 뒤, 눈을 감고 앉았다.“기다려 봐. 저렇게 태연한 척해 봐야 소용없어.”그 말을 듣고도 지정애는 여전히 불안했다.“그래도 이주가 정말 그 돈을 마련하면? 그럼 진짜 강중그룹 지분을 넘겨줄 거야?”어렵게 틈을 타서 손에 넣은 지분이었다.겨우 3년 쥐고 있다가 넘긴다면, 아무리 계산해도 손해였다.지정애는 전부터 강중그룹이 약해진 지금, 차라리 완전히 집어삼키는 게 가장 이득이라고 말해 왔다.그런데 심씨 집안 안에서도 그 일을 막는 사람이 있었다.그 생각을 하자 지정애의 표정이 더 굳어졌다.생각할수록 속이 불편했다.심순남이 목소리를 낮췄다.“상황이 오면 맞춰서 처리하면 돼. 왜 먼저 흔들려?”흔들릴수록 상대에게 틈을 보이기 쉬웠다.심순남의 말에 지정애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지정애는 옆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강이주는 늦어도 40분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30분도 걸리지 않았다.임설이 커다란 현금 가방들을 들고 강씨 집안에 도착했다.임설이 상자 몇 개를 열자, 안에 빼곡히 들어찬 현금이 드러났다.심순남과 지정애는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다.두 사람은 강이주가 정말 돈을 준비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강이주는 테이블 위에 엎어 두었던 서류와 현금을 함께 심순남 쪽으로 밀었다.“서명하세요.”이제 돈은 준비됐다.남은 건 심씨 집안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였다.강이주의 얼굴에는 가벼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눈앞의 장면에 놀라 할말을 잃은 장숙연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강이주를 바라봤다.“이주야, 이 돈... 어디서 이렇게 큰돈을 마련한 거야?”“제가 번 돈이에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141화

    심순남은 강이주가 정해진 시간 안에 그 돈을 마련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지금 강이주를 바라보는 심순남의 눈빛에는 멸시하는 기색마저 어려 있었다.장숙연은 몹시 초조해했다.그렇게 큰돈은 분명 무리였다.장숙연이 가진 부동산을 전부 처분한다고 해도, 고작 두 시간 안에 매수자를 찾는 것부터 불가능했다.설령 매수자를 찾는다 해도, 절차를 끝내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어떻게 해야 하지?’장숙연의 얼굴에 불안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심순남은 곁눈질로 장숙연을 흘끗 보고는, 일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다.강이주는 흔들림 없는 눈으로 심순남을 바라봤다.“회장님, 방금 말씀을 책임지실 수 있으십니까?”강이주는 확실한 답을 원했다.심순남은 단호하게 대답했다.“내가 입 밖으로 꺼낸 말이야. 당연히 번복하지 않는다.”그 말을 듣자 강이주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떠올랐다.“그럼 회장님께서 약속을 지키시길 바라겠습니다.”말을 마친 강이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갔다.강이주는 곧바로 전화를 한 통 걸었다.그 뒤 서재에서 미리 준비해 둔 주식 양도 계약서를 꺼냈다.거실에 남은 장숙연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이었다.장숙연의 시선은 자꾸만 2층으로 향했다.강이주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자, 장숙연이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장숙연은 강이주 손에 들린 서류를 보면서 불안한 기색으로 불렀다.“이주야.”강이주는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다시 심순남 앞에 앉은 강이주가 차분히 말했다.“늦어도 40분이면 됩니다.”그 말을 끝으로 강이주는 시선을 거두었다.심순남은 강이주의 말을 그저 허세로 받아들였다.강이주가 정말 그 돈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고는 조금도 믿지 않았다.강이주는 시간을 확정해 둔 뒤,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며 메시지를 보냈다.화면에는 구기빈이 또 보내온 웨딩드레스 사진들이 떠 있었다.강이주는 사진을 하나씩 확대해 꼼꼼히 살펴봤다.그중 몇 벌은 꽤 마음에 들었다.강이주는 마음에 드는 사진 몇 장을 골라 구기빈에게 보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140화

    강이주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바로 말했다.“하실 말씀이 있으면 저한테 하시면 됩니다. 굳이 저희 어머니를 찾아와 번거롭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그 말뜻은 분명했다.심순남은 그 말을 듣고 강이주를 바라봤다.“듣자 하니, 네가 지금 우리 집안이 가진 강중그룹 지분 5%를 다시 사들이려 한다던데.”강이주에게는 실제로 그럴 생각이 있었다.“네.”강이주는 굳이 숨기지 않고 인정했다.이제 문제는 심씨 집안에서 얼마를 부르느냐였다.심순남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지금 너희 집안 사정에 그만한 현금이 돌기는 해?”김태용은 심순남의 사람이었다.심순남은 현재 강씨 집안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것이 심순남이 김태용을 강중그룹에 들인 이유이기도 했다.지난 3년 동안 강중그룹이 계속 적자였던 것은 아니었다.다만 심씨 집안의 조작과 개입으로 강중그룹이 벌어들인 돈 대부분은 심씨 집안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갔다.남은 돈은 회사의 기본 운영을 유지하는 데 쓰였다.그래서 장숙연이 당장 움직일 수 있는 자금은 많지 않았다.하지만 장숙연에게 없다고 해서, 강이주에게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강이주는 웃으며 말했다.“그건 제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입니다. 회장님은 지분을 파실 건지 아닌지만 말씀해 주세요.”강이주는 이 문제로 심순남과 길게 엮이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심순남이 사업상 협상에서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잘 알고 있으니까.심순남은 시간을 끌며 상대와 심리전을 벌이는 데 능했다.마주 앉아 있는 동안 상대의 심리적 방어선을 하나씩 무너뜨리는 사람이었다.강이주는 먼저 분명히 선을 그었다.“사업은 사업으로 봐야죠. 심씨 집안이 그해 강중그룹에 투자한 돈은... 지난 3년 동안 회사 프로젝트 수익 배분만으로도 충분히 갚았습니다.” “이자까지 얹어 계산해도 절대 모자라지 않을 겁니다.”강이주는 심순남을 향해 담담하게 웃었다.“저희도 그때 심씨 집안이 손을 내밀어 준 일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회사 지분은 제가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139화

    장숙연은 오늘 일을 떠올릴수록 속이 끓었다.처음에는 심씨 집안이 진심으로 강씨 집안을 도와주는 줄 알았다.그래서 그렇게 믿고 맡겼다.하지만 알고 보니, 가장 교묘하게 뒤에서 움직인 쪽은 심씨 집안이었다.당시 구씨 집안은 분명하게 거절했고, 말끝마다 비꼬듯 상처를 줬다.그 일 때문에 장숙연은 지금까지 구씨 집안에 앙금이 있었다.그런데 이제 보니 진짜 나쁜 쪽은 심씨 집안이었다.심씨 집안은 처음부터 판을 짜 두고 있었다.은혜를 내세우면서 강씨 집안에 이래라저래라 간섭했다.지난 3년 동안 자신이 강씨 집안을 위해 딸에게 심씨 집안 눈치를 보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자, 장숙연은 속이 뒤집혔다.‘내가 눈이 멀었지. 내가 어리석었어.’장숙연은 거칠게 혀를 찼다.자신이 잘못한 건 맞았다.자신이 사람 보는 눈이 없었기에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하지만 강이주는 아무 잘못도 없었다.자신의 큰 실수 때문에 강이주가 많은 것을 짊어져야 했다고 생각하니, 장숙연은 분을 참지 못했다.결국 지정애와 맞붙어서 서로 험한 말을 주고받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한참 동안 물러서지 않았다.여자들의 말다툼이 이어지는 동안, 심순남은 한쪽에 앉아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심순남은 기다리고 있었다.강이주가 돌아오기를.심순남은 강이주에게 직접 해명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강이주가 집에 도착했을 때, 장숙연과 지정애는 겨우 지친 듯 말을 멈춘 상태였다.두 사람은 여전히 굳은 얼굴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엄마.”강이주는 빠르게 장숙연 곁으로 다가갔다.이어 차가운 시선으로 지정애와 심순남을 바라봤다.목소리에는 싸늘함이 묻어 있었다.“두 분은 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사랑채’에서 심원후를 마주친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쾌했다.그런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심순남과 지정애까지 봐야 하다니.강이주는 이 상황이 더없이 지긋지긋했다.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장숙연은 강이주를 붙잡고, 두 사람이 들어온 뒤 어떤 식으로 굴었는지 말했다.화가 많이 난 게 분명했다.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138화

    갑자기 구기빈이 웃으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말을 듣고 보니까, 이주 씨한테 꽤 관심이 생기는데.”“너...!!”“이주 씨는 지금 혼자잖아. 나한테도 이주 씨를 좋아할 권리는 있지. 다시 한번 고맙다, 심 대표. 네가 기회를 만들어 줬으니까.”구기빈의 웃음이 짙어졌다.“일이 잘되면 나중에 나랑 이주 씨 결혼식에 꼭 청첩장 보낼게. 그때 축의금 두둑하게 넣어서 축하해라.”구기빈은 사람 속을 긁는 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 말 한마디에 심원후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화가 치밀어 오른 심원후는 피라도 토할 것 같은 심정이었다.‘지금 저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이주가 어떻게 구기빈 같은 차가운 남자를 마음에 들어 할 수 있어?’‘절대 아니야. 이주가 구기빈을 좋아할 리 없어.’심원후는 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었다.심원후는 아직 몰랐다.강이주와 구기빈이 이미 혼인신고까지 마쳤다는 사실을.구기빈의 말은 은근한 자랑이었다.심원후 앞에서 일부러 그렇게 말하며, 혼자 조용히 통쾌함을 즐기고 있었다.하지만 심원후만은 구기빈이 일부러 자신을 도발한다고 생각했다.심원후가 막 받아치려던 때, 구기빈은 의미심장한 눈길을 한 번 던지고는 그대로 돌아섰다.구기빈의 발걸음은 조금 전보다 한결 가벼웠다.심원후가 아직 혼인신고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자, 구기빈의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구기빈은 핸드폰을 꺼냈다.방금 심원후가 자신만만하게 떠들던 말을 강이주에게 전송했다.강이주가 그저 화가 난 것뿐이고, 언젠가는 자신을 용서하고 다시 돌아올 거라고 말하던 그 대목이었다.사실 심원후가 뻔뻔하게 자기합리화를 늘어놓을 때, 구기빈은 이미 조용히 핸드폰의 녹음을 켜 두었다.구기빈은 심원후가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어리석어 보이는 모습을 보는 게 꽤 재미있었다.구기빈에게는 그저 우스운 구경거리였다.물론 혼자만 즐거울 수는 없었다.자신의 기분이 좋아졌으니, 강이주에게도 조금은 웃을 일을 나눠 줘야 했다.그 시각 강이주는 강씨 집안으로 돌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137화

    구기빈은 궁금했다.심원후가 혼인관계증명서를 보게 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지금 구기빈과 강이주의 혼인신고 사실이 드러나면, 강이주가 앞으로 하려는 일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 있었다.구기빈에게는 강이주보다 중요한 일이 없었다.심원후는 ‘구청’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표정이 험악하게 굳어졌다.구기빈은 사람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찌를 줄 알았다.결국 그 말은 심원후가 약속을 어긴 덕분에 구기빈에게 기회가 생겼다는 뜻이었다.심원후의 기억 속에서 구기빈은 강이주에게 늘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구기빈은 강이주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에, 심원후는 속으로 부정했다.‘구기빈이 이주를 좋아할 리 없어.’그건 심원후가 직접 떠본 결과라고 믿고 있었다.사실 심원후가 처음 강이주에게 접근한 이유는 구기빈 때문이었다.심원후와 구기빈은 어릴 때부터 맞지 않았다.구기빈은 늘 어른들이 말하는 모범적인 아이였다.심원후의 할아버지는 심원후 앞에서 자주 구기빈을 칭찬했다.구기빈이 얼마나 훌륭한지, 심원후도 구기빈을 좀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심원후는 언제나 구기빈에게 한발 밀렸다.거기에 할아버지한테도 늘 구기빈을 본받으라는 말을 들었다.그때부터 심원후는 구기빈을 병적으로 싫어하게 됐다.그러다 구기빈이 강이주를 유난히 챙기는 걸 알아차렸고, 심원후의 마음속에는 어두운 생각이 피어났다.심원후는 일부러 구기빈 앞에서 강이주에게 다가갔다.구기빈이 늘 자신을 눌렀으니, 이번에는 자신이 구기빈이 좋아하는 여자를 빼앗겠다고 생각했다.심원후는 결국 해냈다.강이주의 움직임을 끊임없이 지켜봤고, 언제나 가장 먼저 강이주 곁에 나타났다.나중에 강이주와 가까워진 뒤에는, 강이주 앞에서 일부러 구기빈의 좋지 않은 면을 드러냈다.결과는 심원후가 바라던 대로였다.강이주는 구기빈을 두려워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구기빈과 멀어졌다.구기빈 쪽도 마찬가지였다.심원후는 구기빈이 차가운 눈으로 강이주를 대하는 걸 볼 때마다, 두 사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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