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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너... 지금 날 때린 거야? 어쨌거나 난 네 새엄마야!”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의 백장미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뭣들 하고 있어! 당장 잡아! 이 두 연놈들이 유운주 제조법을 말하기 전엔 절대 내보내지 마!”

백장미의 호통에 경호원들이 바로 조연아의 두 팔을 제압했다.

“이거 놔!”

조연아가 거칠게 반항해 보아도 두 장정과 힘 싸움으로 이길 리가 없으니 결국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백장미, 당신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당장 그 손 안 놔?”

뒤이어 따라온 추연이 달려들었지만 역시나 경호원들에게 잡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연아는 민 회장님이 직접 고르신 며느리야. 그런 연아한테 이렇게 하고 넌 무사할 줄 알아?”

“민 회장?”

하지만 백장미는 재밌는 농담이라도 들은 듯 박장대소를 하기 시작했다.

“죽을 날 받아놓은 영감탱이가 뭘 어떻게 할 건데. 애비한테도 버림받고 남편에게도 버림받은 애야. 이런 대접 받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백장미!”

추연의 외침에도 백장미는 개의치 않았다.

“뭘 가만히 있어. 움직여. 말로 해서 안 통하니 몸 고생 좀 해봐야지.”

백장미의 명령에 몽둥이를 든 경호원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가녀린 그녀의 몸에 몽둥이세례가 이어졌지만 맑은 눈동자에 담긴 증오의 감정만은 또렷하게 빛나고 있었다.

또각또각.

그녀의 앞으로 다가온 백장미가 뾰족한 하이힐 굽으로 조연아의 등을 꾹 찍어 눌렀다.

“유운주 제조법 너도 알고 있지? 어차피 다 말하게 되어 있으니까 그냥 말해. 괜히 더 버텨봐야 몸만 상하잖아.”

하지만 조연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조인주업의 생명과도 같은 유운주의 제조법을 말하느니 차라리 지금 여기서 죽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운 좋게 살아남는다면 무조건 복수할 거야.’

결연한 얼굴로 고개를 돌린 조연아를 노려보던 백장미가 코웃음을 쳤다.

“하, 좋아.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래, 두고 봐. 언제까지 그렇게 버틸 수 있을지 두고 볼 테니까.”

빠각.

등뼈가 부러진 듯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조연아는 이를 악물었다.

‘버텨. 무슨 일이 있어도 버텨야 해. 살아남아야 복수든 뭐든 할수 있어.’

이때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양조장에 들어서고 망을 보던 경호원이 헐레벌떡 달려 들어왔다.

“사모님, 민지훈 대표가 도착했습니다!”

‘민지훈?’

고통스러운 와중에 들려온 이름. 조연아는 부들거리는 팔로 바닥을 짚었다.

그녀를 버린 남자에게 이런 비참한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결국 맥없이 다시 주저앉아 버리고 핏물 섞인 비릿한 빗물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뚜벅뚜벅.

바닥을 통해 들려오는 민지훈의 발걸음 소리가 유난히 더 무겁게 들려왔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차가운 표정과 손이 하얘질 정도로 꽉 쥔 우산.

‘왜 화가 난 거야? 어차피 나 같은 건 바라보지도 않을 거면서...’

한편, 민지훈의 등장에 백장미는 그의 곁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어, 어머. 민 서방. 여기까진 무슨 일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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