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219 화

Author: 블루
경서는 목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듯 뛰는 심장을 억지로 눌렀다.

“우리 전에 본 적 있어?”

입꼬리를 살짝 올린 경서의 눈에는 적당한 거리감과 의아함이 담겨 있었다.

상민은 천천히 경서 앞으로 걸어왔다. 큰 키로 내려다보는 시선에서 강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나 몽둥이로 후려쳐 놓고 이제 모르는 척해?”

경서는 잠깐 멈칫하더니 피식 웃었다.

“아, 그때 그 사람이 오빠였구나.”

경서가 턱을 살짝 들었다. 눈매에 장난기가 번졌다.

“그건 나한테 뭐라고 하면 안 되지. 그때 너, 남의 애 잡아가는 나쁜 놈처럼 보였거든.”

“난 그냥 못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전남편은 ‘나’바라기   228 화

    은서는 케이크를 바로 입에 넣지 않았다. 포크로 위에 장식된 작은 망고 조각 두 개를 찍은 뒤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여 윤모의 입가에 내밀었다.달콤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흘렀다. “이것 좀 드셔 보세요. 달아요?”윤모는 눈에 띄게 멈칫했다. 입술 앞에 놓인 포크를 내려다봤다가 기대가 가득한 은서의 눈을 다시 바라봤다.윤모는 입을 벌려 망고 두 조각을 받아먹었다.‘이제 남자 꼬시는 법도 아네.’은서의 머릿속에서는 폭죽이 터지는 것 같았다.‘먹었어!’‘내가 먹여 준 걸 진짜 먹다니! 분명 나한테 마음이 있는 거야!’‘갑

  • 전남편은 ‘나’바라기   227 화

    “이 꽃도 심 대표님께서 하은서 씨에게 보내신 겁니다.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민찬이 눈짓하자 여섯 부하가 일제히 은서 앞으로 꽃다발을 내밀었다.“좋아요, 좋아요! 무척 마음에 들어요!”은서는 들뜬 나머지 말까지 더듬었지만 서둘러 손을 뻗었다.커다란 꽃다발 여섯 개를 혼자서는 도저히 안을 수 없었다. 뒤에 있던 사람들이 급히 나서 네 다발을 대신 받아 들었다.경서는 화려하게 핀 튤립 다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그중에서도 검은 튤립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미친놈.’‘여섯 가지 색을 다 모았네. 정성도 대단

  • 전남편은 ‘나’바라기   226 화

    봉정이의 눈매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윤혜니가 낳은 그 아이만큼은 절대로 한명창에게 존재를 들켜서는 안 돼!’‘적당한 때가 오면 아무도 모르게 정리할 거야.’“여사님.” 백조라가 참지 못하고 마음속 의문을 물었다. “그런데... 왜 기안 씨를 그렇게까지 챙기세요?”봉정이는 경고하듯 백조라를 흘겨봤다.“네가 그것까지 알 것 없어.”“어쨌든 기안이 널 사랑하게 만들어. 그래야 앞으로 기댈 데가 생겨. 몸도 빨리 회복하고.”“네.” 백조라는 고개를 숙여 속내를 감췄다.그때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기안이 긴 다리로 성

  • 전남편은 ‘나’바라기   225 화

    오후, 점심을 먹고 돌아온 혜니는 휴게실에 숨어 들어가 푹 낮잠이나 잘 생각이었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혜니는 멍해졌다.“내 침대 어디 갔어?”원래 작은 침대 세 개가 놓여 있던 휴게실은 휑했다. 이제 침대가 두 개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새연이 머리만 빼꼼 내밀었다. “대표님이 사람 시켜서 치웠어.”“어디로 옮겼는데?” 혜니의 가슴이 철렁했다.“위층.” 새연이 목소리를 낮추고 비밀이라도 말하듯 속삭였다. “세 명이 한방 쓰기 너무 좁다면서... 너는 대표님이랑 같이 쓰면 된대.”새연이 혜니에게 눈을 찡긋거리며 웃

  • 전남편은 ‘나’바라기   224 화

    이곳은 경서가 어릴 때 살던 집이었다. 할머니는 손주들 가운데서도 유독 경서를 예뻐했다.차에서 내리기도 전, 경서는 집 앞에 세워진 요란한 노란색 스포츠카부터 발견했다.하은서의 차였다.은서는 경서 작은아버지의 딸이었다. 회사에서는 하는 일 없이 자리만 지키는 신세였고, 매일 재벌가로 시집가는 꿈만 꾸고 살았다.얼마 전에는 윤모에게 제재를 풀어 달라고 부탁하러 몰래 찾아갔다가 윤모의 얼굴도 못 보고 돌아왔다는 말도 들었다.경서는 집 안에 발을 들이자마자 속에서 불이 확 치밀었다.거실에서 은서가 경서의 소중한 바이올린을 들고

  • 전남편은 ‘나’바라기   223 화

    윤모는 붉어진 혜니의 뺨과 귓불을 보고 혀를 두 번 찼다.‘재밌네.’‘역시 가까이 붙어 있으니 먼저 차지하는군.’‘나도 하경서를 어떻게든 내 옆으로 데려와야겠어.’인우는 잔뜩 언짢은 표정으로 책상 뒤에 앉아 넥타이를 다시 정리했다.“아침부터 왜 올라왔어. 할 말 있으면 빨리 해.”“야, 내가 좋은 시간 방해했냐?”윤모는 안으로 들어와 제집처럼 소파에 털썩 앉았다.“윤 비서가 부럽긴 하네. 낮에는 대표님 곁을 지키고, 밤에는 또 다른 자리까지 차지하잖아.”“할 말 없으면 꺼져.” 인우는 기분이 완전히 상해 있었다.

  • 전남편은 ‘나’바라기   4 화

    혜니는 이를 악물고 보고서를 다시 확인했다.한 번으로는 부족해 두 번이나 더 들여다보았다.그렇게 시계가 밤 9시 반을 가리킬 때가 되어서야, 겨우 보고서 검토를 끝낼 수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확인해도 결과는 같았다.오류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혜니는 보고서를 챙겨 다시 대표실로 향했다.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가, 책상 위에 보고서를 정중히 올려놓았다.“검토 끝났습니다.”인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보고서를 한 번 훑더니, 태연하게 말했다.“미안해. 윤 비서. 내가 잘못 본 것 같다.”혜니는 할 말을 잃었다.‘

  • 전남편은 ‘나’바라기   3 화

    인우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아이는?”“없습니다.”“좋군.”인우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혜니는 그런 인우를 한 번 바라보았다.‘좋긴 뭐가 좋아.’‘그때 남겨 놓은 네 ‘보물’ 때문에 내가 죽을 뻔했어!’“됐어. 회의 있습니다.”인우가 새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소 비서, 따라와.”“네, 대표님.”새연은 기쁜 얼굴로 회의록을 적을 노트를 챙기러 갔다....결국 회의는 세 시간이나 이어졌다.새연의 키보드는 불꽃이라도 튈 듯 쉴 새 없이 두드려졌다.‘우리 새 대표님... 확실히

  • 전남편은 ‘나’바라기   2 화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가 그대로 굳어 버린 듯했다.사실 혜니는 어젯밤에도 인우의 꿈을 꾸었다....은행나무 아래, 매트, 별빛, 이혼하던 날의 마지막 작별. 혜니가 울부짖었고, 인우는 뜨거운 숨을 귓가에 뿌리며 끝을 정하는 건 자신이라고 했다. “한인우, 이제 그만해.”혜니가 참다못해 목소리를 높였다.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고, 마음까지 산산이 부서지는 기분이었다.인우는 낮게 숨을 내쉬며 혜니를 내려다보았다.뜨거운 기운이 가까이 닿았지만, 인우의 눈빛은 이상하리만큼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렇게 소리칠 힘은 남아 있

  • 전남편은 ‘나’바라기   1 화

    “공주님, 얼른 신발 신자. 늦겠다!” 바쁜 아침, 시간에 쫓기는 윤혜니의 목소리에는 초조함이 묻어 있었다.“싫어! 오늘 어린이집 안 갈래!” 나래는 미꾸라지처럼 몸을 비틀며 말랑한 목소리로 항의했다.“아이고, 우리 착한 아가. 오후에 엄마가 딸기 생크림 케이크 사 줄게. 딸기 맛이야.” 혜니는 온갖 방법을 다 써 목소리를 한껏 부드럽게 낮췄다.달콤한 회유가 통하자 나래는 마지못해 조그만 발을 내밀었다.혜니는 잽싸게 신발을 신기고 아이를 안아 들었다. 계단을 내려가며 핸드폰을 꺼내 소새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새연아,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