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F국까지 개를 보러 다녔다고?’‘좋아. 오늘은 진짜 네가 직접 개 보러 오게 해 주지.’인우는 혜니가 먼저 사과하기 전까지 나래는 절대 돌려보내지 않을 생각이었다.[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진정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진춘심과 겨우 어느 정도 친해져 신뢰를 얻었는데, 여기서 나래까지 몰래 데리고 나갔다가 들키면 큰일이었다.다음에는 따뜻한 국 한 그릇은커녕 독약부터 들이밀지도 몰랐다.진정은 한참 고민하다 지난번 경찰서까지 갔던 어수룩한 두 사람을 불렀다.“선물 좀 사 들고 올라가서 윤 비서님의 어머님께 사과해. 어떻
혜니는 말을 이어 갔다.“내가 남자 몇 명을 후보로 두든 그건 내 자유야.”“네가 상관할 일 아니고.”혜니는 단호하게 말을 끝내고 인우를 더 보지도 않은 채 돌아섰다.인우가 쫓아가 혜니의 손목을 거칠게 잡았다.“너 F국 B시에 그렇게 많이 갔던 거, 류원준 만나러 간 거야?”혜니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개 보러 갔어!”그 말을 던진 혜니는 인우의 손을 세게 뿌리치고 뛰어나갔다.인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다른 남자랑 따로 만나다가 내 눈앞에서 걸린 건 본인이면서.’‘그런데
혜니는 화가 나 온몸을 떨었다. 고개를 들어 인우의 거친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한마디를 또렷하게 내뱉었다.“그래!”인우의 몸이 굳었다.그 틈에 혜니는 인우를 세게 밀어내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아파트 밖으로 뛰쳐나갔다.“윤혜니!”인우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바로 쫓아나갔다.혜니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미친 듯이 누른 뒤 문이 열리자 안으로 뛰어들었다. 인우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엘리베이터가 내려가고 있었다.인우가 1층에 도착했을 때 혜니는 택시에 올라 떠나고 있었다.“기사님, 빨리 가 주세요!”기사가 긴장한 표정으
“아쉬움도 기억 속에서는 가장 예쁜 모습으로 남을 수 있어. 난 그 기억을 건드리고 싶지도, 망치고 싶지도 않아.”혜니는 눈물이 고인 채 원준에게 미소를 보였다. 혜니가 먼저 이 관계에 마침표를 찍어야 했다. 그래야 원준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었다.원준은 천천히 손을 놓았다. 미간은 깊게 찌푸려졌다. ‘혜니가 F국 B시에 스물여섯 번이나 왔었다니.’원준에게는 스물여섯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운명은 둘을 단 한 번도 마주치게 하지 않았다.너무 잔인했다.“지금은 행복해?” 원준이 물었다.“행복해지려고.” 혜니가
“그래. 네가 선택한 거니까 잘되길 빌게. 둘이 결국 잘 이어지면 좋겠다.” 혜니가 고개를 끄덕였다.‘바람’은 경서와 2년 넘게 대화를 나눈 사람이었다. 만약 윤모가 경서의 진짜 정체까지 알게 된다면,분명 경서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될 거라고 혜니는 생각했다.경서는 눈가에 맺힌 물기를 훔치고 물었다. “밖에 있는 분은 무슨 일이야?”“아래에서 우연히 만났어.”“아직 가능성 있어?” 경서가 물었다.혜니는 고개를 저었다. 인우를 사랑하게 된 뒤로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내줄 수 없었다. 제후도 그랬고, 원준도 마찬가지였다
핸드폰을 쥔 인우의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만큼 힘이 들어갔다. 손등에는 핏줄이 도드라졌고 눈빛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죄송하지만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인우는 잔에 남은 술을 들어서 한 번에 입에 털어 넣었다.인우는 미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오 대표님과 박 대표님 잘 모셔.”“네, 대표님.” 미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인 뒤 인우가 나가는 모습을 배웅했다....딩동- 딩동-아파트에서는 경서가 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경서는 짜증스럽게 이불을 걷어 내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몸을 조금
‘내가 취한 건가?’샴페인 한 잔 마셨다고 이럴 리가 없었다.혜니는 접시를 내려놓고 서둘러 인우를 찾았다.인우는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하지만 또다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그때 키 큰 남자 하나가 갑자기 혜니의 앞을 가로막았다.“아가씨,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저랑 잠깐 얘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죄송합니다.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요.”혜니는 남자를 피해 지나가려 했다.그러나 남자는 웃으며, 휘청이는 혜니의 몸을 덥석 붙잡았다.“좀 취하신 것 같은데요. 제가 정원에 모시고 나가서 바람 좀 쐬게 해 드릴게요.
뜨거운 박수가 연회장 안을 가득 채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각계 기업인들이 겹겹이 인우 주변으로 몰려들었다.그 사이에는 화려하게 꾸민 예쁜 여자애 세 명도 섞여 있었다.손목에 찬 시계만 봐도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은 되어 보였다.딱 봐도 어느 집안의 귀한 딸들이었다.혜니는 적당한 핑계를 대고, 조용히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왔다....혜니가 막 문밖으로 나와 숨을 돌리려던 때였다.하이엔드 맞춤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혜니 앞을 막아섰다.“한인우 대표님 비서죠?”“안녕하세요.”혜니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였다.여자
묵직하게 내려앉은 손끝은 아무렇게나 닿은 듯했지만, 닿는 곳마다 혜니의 감각을 흐트러뜨렸다.‘4년만이야...’4년 만의 키스는 거칠고 익숙했다. 김 기사는 재빨리 차 안의 파티션을 올렸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이 귀머거리이자 장님이었으면 했다.혜니는 가슴이 크게 흔들렸다.이를 악물 듯 세게 깨물자, 비릿한 맛이 입안 가득 번졌다.그제야 인우가 혜니를 놓아주었다.“한인우, 너 진짜 뻔뻔해.”인우는 뜻을 이룬 사람처럼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렸다.“너도 꽤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은데?”혜니는 말문이 막혔다.‘이 개
이 목걸이는 오후에 혜니가 직접 받아 온 바로 그 목걸이였다.무려 112억 원대.혜니가 감히 목에 걸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혹시라도 망가지기라도 하면, 혜니는 평생 인우의 노예처럼 살아도 다 갚지 못할 것이다.그 순간, 혜니의 머릿속에 초등학교 때 읽었던 유명한 단편 하나가 스쳤다.제목이 하필이면 ‘목걸이’였다.“대표님, 이건 너무 귀한 거예요. 저는 못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망가지면 정말 감당 못 합니다.”혜니는 명절에 어른이 억지로 쥐여 주는 세뱃돈을 끝까지 사양하는 사람처럼 두 손으로 밀어냈다.“고의로 망가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