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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업무상 귀한 손님

Aвтор: 우주멍
“허풍을 치다니, 바보가 ‘여신의 마음’을 살 돈이 어디 있어.”

화란은 세화를 향해 과시했다.

“아, 3일 뒤에 이걸 하고서 생일 파티를 해야지. 또 이걸 하고 천룡투자그룹의 계약을 체결하러 가는 걸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해…….”

뒤질세라 진태휘의 딸랑이가 마구 울려댔다.

“화란아, 그때면 너는 H시에서 가장 빛나는 여자일 거야! 누구도 너 발 밑에 못 따라와.”

모두들 부러워했다.

‘역시 방세한이야. 수십억 원의 ‘여신의 마음’을 선물하다니.’

‘그야말로 호기롭기 그지없어!’

인내심이 거의 바닥난 동혁이 주먹을 꽉 쥐고 한 걸음 나아가는 순간, 세화가 그를 부둥켜 안았다.

“동혁 씨, 진정해요!”

“어머, 저 바보 표정 좀 봐, 사람을 때리려고 해?”

화란이 짐짓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치자, 진씨 집안 식구들이 나서서 진화란을 거들었다.

“감히 사람을 때리면, 내일 할아버지께 너를 진씨 가문에서 쫓아내라고 하겠어!”

“이 바보 멍청이가 간덩이가 부었나? 사람을 때리려고 해?”

태휘가 휴대전화를 들고 위협했다.

“감히 내 동생을 건드려? 내 전화 한 통이면 세화 회사는 차압당해! 당장 보여줄까?”

동혁은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내 아내 회사를 차압해? 죽고 싶으면 한번 해 봐.”

“어유, 그러셔? 아주 무서워 죽겠네?”

태휘가 빈정대며 곧 어디론가 전화했다.

곧 세화의 핸드폰이 울렸다.

“진 사장님, 큰일났습니다. 은행에서 갑자기 회사 기물들을 압수하고 있습니다!”

……

세화가 황급히 회사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달이 중천에 떠 있었다.

회사에 들어가니 아수라장이 된 회사 사무실 안, 컴퓨터들이 사라진 채 휑한 사무용 데스크 위에는 볼펜이나 종이쪼가리 같은 것들만 마구 널려있었다.

“오 과장님, 이 낡은 컴퓨터도 등록해야 합니까?”

작업복을 입은 낯선 사람들이 물자를 점검하고 있다.

“모두 우리 은행의 재산인데, 왜 등록하지 않습니까? 모두 꼼꼼하게 체크하세요. 누락되면 절대 안 돼요!”

빡빡한 인상의 중년 여자가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가운데 서 있었다.

세화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 과장님, 상환 기한은 며칠 더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누구예요, 당신은?”

오 과장은 고개를 돌려 세화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누군데 나서는 거야? 저리 비켜. 정상적인 업무 진행을 방해하지 마세요!”

“이렇게 날뛰다니, 당신 어느 은행이야?”

동혁이 차가운 얼굴로 앞으로 나아갔다.

오 과장은 동혁의 길거리표 옷차림을 보고 시큰둥하게 코웃음을 쳤다.

“눈이 멀었지, 그렇지?”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가슴에 있는 작업 카드를 켜고 또박또박 말했다.

“가, 란, 은, 행, 네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봐!”

세화는 상황을 보고 재빨리 동혁을 뒤로 끌고 가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

“오 과장님, 화 푸세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좀 짜증이 난 모양이에요. 당신에게 그러는 게 아니에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제가 이 회사 사장 진세화입니다.”

세화가 웃음을 지으며 사정했다.

“오 과장님, 며칠만 더 유예할 수 없는지 좀 봐 주세요. 지금 차압하지 말아 주세요. 제가 틀림없이 돈을 갚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사장이예요? 회사가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전혀 없다는 제보가 있어 미리 압류하는 거예요.”

오 과장이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회사 기물은 이미 모두 은행에서 차압했으니, 저리 가세요. 귀찮게 하지 말고! 이런 낡아빠진 회사 때문에 내가 지금 야근을 해야겠어요?”

세화는 노여움을 금치 못하였다.

“내가 은행 고위 간부를 찾아가서 알아보겠어요.”

세화는 동혁을 끌고 헐레벌떡 성남지점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이미 굳게 잠긴 은행 문만 보일 뿐이었다.

세화는 전화를 몇 통 걸었지만 다음 날에야 업무를 볼 수 있다는 대답을 받았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쪼그리고 앉아 자조의 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눈앞에 물 한 병이 나타났다.

동혁이 뚜껑을 따서 열어 주었다.

“괜찮아, 나는 이미 은행 고위 간부에게 전화를 걸었어. 내일 출근하면 우리 다시 오자.”

가란은행 은행장 임보검은 조금 전에 엠파이어 호텔에서 만났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지존블랙카드 한 장을 주기도 했었다.

동혁은 이미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가슴을 치며 답하기를, 내일 아침에 은행 사람들을 입구에서 기다리게 하고, 우선적으로 그들을 도와 처리하겠다고 했다.

……

이튿날 아침.

동혁과 세화는 다시 성남지점으로 달려갔다.

어젯밤의 그 오 과장이 은행 직원과 함께 문 앞에서 공손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추워서 덜덜 떨면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동혁은 눈썹을 찌푸린 채 세화를 데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임 행장이 배치한 사람이 당신이야?”

“어디서 너, 나 하고 있어, 저리 가!”

오 과장이 짜증을 내며 욕설을 퍼붓고 고개를 돌려 세화에게 냉소하였다.

“아이고, 이 악덕 채무자가 정말 또 왔네. 잠을 못 자서 추레한 모습을 보니, 틀림없이 돈을 구하지 못했겠지? 시간 낭비하지 말아요. 우리 은행이 자선단체도 아니고, 가난뱅이를 위한 업무는 하지 않아!”

세화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쓰라렸다.

억지로 웃는 얼굴을 하고서 좋은 말을 몇 마디 하려고 한다.

별안간 그녀 곁에 나타난 동혁이 차갑게 호통을 쳤다.

“어디서 나타난 개가 길을 막고 서 있어. 꺼져!”

“X자식…… 너!”

동혁의 차가운 칼날 같은 눈빛에, 오 과장이 흠칫 몸을 떨었다.

“쯧쯧, 세화야. 차압당하는 기분이 별로지!”

갑자기 괴상한 여인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들던 오 과장은 순간 눈을 반짝이더니 얼른 앞으로 나가 연신 굽실거렸다.

“어머, 방세한 이사님과 진화란 씨가 오셨네요. 우리 임 행장님이 밤에 전화로 아침 일찍 큰 인물이 와서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얘기하셨어요. 제가 아침 일찍 와서 두 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두 분 같은 고위급 인사가 바로 제 서비스 업무의 대상이십니다. 제가 두 분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방세한의 표정이 오만하다.

화란은 턱을 치켜 들며 말했다.

“안내해 주세요.”

그리고 나서 그녀는 오만한 표정으로 방세한을 끼고 앞으로 걸어갔다.

세화의 곁을 지날 때, 진화란은 비웃었다.

“이렇게 일찍 온들 무슨 소용이야. 밥 먹으려고 자리 싸움이나 하고 말이지.”

동혁은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말했다.

“그때 누가 밥을 달라고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

한걸음 내딛던 방세한이 불쾌한 눈빛으로 동혁을 주시하고 있었다.

오 과장은 두 사람이 계속 소란을 피울까 봐 앞으로 나서서 위로했다.

“방 이사님, 고객님처럼 귀하신 분이 이런 한심한 사람들에게 화를 내실 필요도 없습니다.”

“저기, 김미경 씨. 조금 있다가 저들을 데리고 가서 업무를 보세요. 나는 먼저 방 이사님과 진화란 씨를 모시고 갈 테니!”

말을 마치자마자 굽실거리며 화란과 방세한을 데리고 들어갔다.

“두 분, 따라오시죠.”

갓 입사해서 아직 앳된 기색을 띤 김미경이 앞으로 나서며 두 사람을 안내했다.

“두 분은 무슨 업무를 보러 오셨습니까?”

“우리는 회사 대출금을 갚으러 왔습니다.”

동혁이 태연하게 말하자, 세화가 경악하며 급하게 동혁을 잡아당겼다.

“함부로 말하지 마요, 내가 돈이 어디 있어…….”

그녀는 본래 오 과장에게 이틀만 더 유예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다.

김미경은 신입이라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입을 열지 못한 채 망설였다.

“내게 있으니 괜찮아.”

그녀의 손을 끌어당긴 동혁은 위로의 뜻으로 힘주어 꽉 쥐었다.

“대출금을 갚겠습니다.”

동혁은 주머니에서 검은 카드 한 장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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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신이 깨어났다   제1388화 모임에 오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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