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군부 장비 연구소와 합작 중이군요. 그럼 더 신중하게 처리해야죠. 일단 돌아가서 더 검토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행정처분은 철회하겠습니다.” 하형산은 스스로 한 걸음 물러섰다. 말을 한 후 손을 내저으며 부하직원들과 함께 떠났다. 그런데 몇 걸음을 걸어가더니 그가 다시 몸을 돌려 다가왔다. “여기 회장이라고 했나요? 젠장할, H시 군부와 연줄이 있다고 해서 감히 내게 무례하게 굴지 마세요.” “우리 형님이 누군지 압니까? 새 시장님이신 하동해입니다. 우리 형님이 당신을 처리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오늘 내가 이렇게 항난그룹을 그대로 두지만 당신과 관계가 있는 회사들은 결국 모두 안 좋을 거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형산은 동혁을 향해 직접으로 독설을 퍼부었다. 이것은 하동해가 동혁을 상대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동혁은 당연히 전혀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시장이 그렇게 대단합니까? 그럼 당신이 돌아가서 당신의 그 형님에게 전하세요. 그 자리에서 분수를 지키라고요. 만약 함부로 날뛴다면, 내가 다시는 시장을 못하도록 만들 거라고도 해요.” ‘하동해가 선을 넘고 더 이상 규칙을 따르지 않겠다면 나 역시 선을 넘어주지.’ 하형산의 표정이 험하게 바뀌더니 동혁을 뚫어져라 째려보았다. “하하, 당신이 뭔데? 무슨 자기가 N도 도지사라도 된다고 생각합니까? 그래 두고 봅시다. 어디 당신 말대로 되는지.” 그는 손가락질을 하며 동혁에게 경고하고 몸을 돌려 떠났다. 곧 나쁜 소식들이 하나둘씩 들려왔다. [회장님, 성세그룹 산하의 건축자재백화점이 시청의 관련 부서에 의해 폐쇄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가짜 제품을 판매한다는 신고를 해서 그렇게 됐답니다. 황 사장님은 지금 이일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먼저 선우설리가 전화를 걸어와 성세그룹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고했다. [이 선생님, 강오그룹 직원 몇 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분위기를 보니 그룹 전체가 목표인 듯한데 아마도 하동해 쪽에
“이동혁, 그놈도 이번에 화를 피할 수 없을 겁니다. 그놈과 연관된 그룹과 깡패들이 모두 사고를 당했으니까요. 거기다 지금껏 그놈을 비호하던 전 시장 하세량까지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동혁이 이번 위기를 넘기다면 제 손에 장을 지지요.” “하동해 새 시장이 이동혁과 그 일당들을 아주 제대로 혼내주고 있어요. 공권력 앞에 장사 없다니까요.” “역시 제 회장님과 이 회장님 두 분 대단하십니다, 직접 나서지 않고 시장 자리만 바꿔서 H시를 이렇게 바꾸시다니.” 두 가문에 주를 선 사람들이 동혁의 일을 듣고 고소해했다. 동시에 속에서는 기대감이 꿈틀댔다. ‘이렇게 이동혁과 연관된 그룹들이 망하면, 제씨, 이씨 가문과 함께 우리도 제법 괜찮은 이익이 생길 거야.’ “하하, 이동혁, 네놈이 이번에 어떻게 이 위기를 넘기는지 두고 보자.” 청운각에서 제원화와 이심이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이런저런 소식들을 받고서 마치 승기를 잡은 듯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제 회장님, 슬슬 준비하세요. 이제 곧 잘 차려진 밥상이 나올 겁니다. 자, 그전에 먼저 차를 마시고 위장을 깨끗이 해야죠.” 이심은 술 대신 차로 제원화와 축배를 들었다. 마치 자신들의 승리를 미리 축하하는 모양새였다. “바보 같기는. 이동혁의 그 무리들이 왜 이렇게 허무하게 당한 거야? 하나같이 쓸모없는 놈들뿐이군. 이럴 줄 알았다면 우리도 제씨와 이씨 가문에 줄을 설 걸 그랬어.” 일부 중립적인 인사들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외부에서는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한편 세방그룹 회장실. 연기가 피어올랐다. “콜록! 콜록!” 담배 냄새를 견디지 못한 세화가 코 앞에서 손을 휘두르며 소파에 앉아 담배를 물고 연기를 뿜어대는 젊은 남자에게 정중히 말했다. “선일 도련님, 제가 담배 알레르기가 있어서 그런데 잠시 나가서 피워주실 수 있을까요?” 담배를 피우는 남자의 이름은 하선일, 하동해의 아들이다. 예전 H시에서 유명한 도련님이었다. “왜요
“진 회장님, 저희 소비자보호국에서는 세방그룹이 악의적인 경쟁을 해서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진 회장님께서 저희와 함께 조사를 받으러 가셔야 할 거 같습니다.” “도시관리부에서는 내셔널센터 옥상에 계류장을 불법으로 만들어 심각한 안전상의 문제가 생겼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철거를 명령합니다. 또한 그 기간 동안 내셔널센터 내는 영업정지를 해야 합니다. 아마 1달 내지는 3 달이면 될 거 같군요.” “...” 하선일의 뒤에서 행정 관련 부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와서 각 부서의 결정을 이야기했다. 모든 결정이 세방그룹에게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한꺼번에 상황이 터졌다. 어떤 그룹이든 정부로부터 이런 표적을 받으면 완전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 세방그룹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고 할 수 있었다. 찰칵! 하선일이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가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천천히 말했다. “진 회장님, 제가 여기 온 이유가 마음에 드시나요? 아직 부족하다면 사람을 더 부를 수도 있어요.” “선일 도련님, 대체 이게 무슨 짓입니까?” 세화는 애써 화를 참았지만 말투에서는 약간의 분노가 느껴졌다. ‘분명 하선일이 일부러 나를 겨냥해 쳐들어 온 거야.’ “어이, 그것 좀 드려.” 하선일이 손을 내저었다. 그의 여비서가 몇 가지 서류를 가지고 와 세화에게 건네주었다. 서류를 받아 뒤적거린 세화의 예쁜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 “이건 제가 가지고 있는 세방그룹과 혜성그룹 주식을 도련님이 운영하는 회사에 1원에 넘기라는 건가요?” 세화는 너무 화가 나서 몸이 떨렸다. 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잘못 본 건 아닌지 눈을 의심하기까지 했다. ‘하선일의 조건은 말이 안 돼!’ “도련님, 지금 제게 농담하시는 거죠?” “건방지시네요. 저희 하 사장님은 시장님의 아드님이신데 누가 그런 말투로 말을 하라고 했습니까?” 하선일의 여비서가 정색을 하며 호통을 쳤다. 세화는 그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선일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소비자보호원에서 저희의 악의적인 경쟁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했는데 증거가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저는 당신들을 고소하겠습니다.” “그리고 도시관리부라고 했죠? 빌딩 옥상의 계류장은 H시 군부에서 군사훈련용으로 건설한 겁니다. 그럼 제가 백야특수부대의 고동성 대장님을 불러드릴 테니 당신들이 그분을 직접 조사하시죠.” “...” 세화도 이제는 더 이상 뒤로 물러날 수 없었다. 여러 행정 부서들의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의문을 제기했다. 그녀의 반박은 합리적이면서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각 부서의 대표자들은 화가 나도 재반박을 할 방법이 없었다. 가란은행의 대출금은 상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자금지원을 신청한 사업도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악의적인 경쟁은 더더욱 사실무근이었다. 그리고 옥상에 있는 헬기 계류장은 동혁이 세화의 안전을 위해서 H시 군부에게 군사훈련을 용이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건설하게 한 것이다. 그 어느 쪽이든 세방그룹에게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었다. 짝! 짝! 짝! 하선일이 손바닥을 치고 일어서서 크게 웃으며 세화에게 다가갔다. “오늘 드디어 진 회장님의 진면목을 알게 되는군요. 위기상황에서도 정말 침착하고 냉정하십니다.” 하선일은 세화를 칭찬하더니 갑자기 표정으로 굳히고 냉소하며 말했다. “하지만 진 회장님, 당신은 이것으로 각 부서의 대표들 눈 밖에 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앞으로 H시에서 여전히 사업을 잘할 수 있을 거 같습니까?” “설사 그렇다고 해도 하씨 가문에 제 지분을 넘기지 않을 겁니다.” 세화도 날카롭게 맞서며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녀는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어쨌든 하선일은 이미 본색을 드러내서 내게 주식을 내놓으라고 협박했어.’ ‘그냥 참고 모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제대로 따지는 것이 낫지.’ “진 회장님, 저희 하씨 가문이 정말로 당신의 지분을 원해서 이런다고 생각합니까?” 하선일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저희가 아니라 제씨와
“그럼 도련님, 편히 얘기 나누세요. 저희는 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시시덕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짐승 같은 놈, 이거 못 놔?” 세화는 하선일에게 손목을 붙잡혀 발버둥 쳐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다급해진 그녀는 고개를 숙여 하선일의 손목을 세게 물었다. “아!” 하선일은 비명을 지르고 화가 나서 세화의 뺨을 세게 때렸다. 짝! 세화는 머리가 풀어헤쳐지며 뒤로 넘어져 책상 가장자리에 부딪였다. 그녀의 허리춤에서 심한 통증이 전해졌다. “이년이 감히. 오늘 내가 기어코 네년의 버릇을 고쳐주마.” 하선일이 분노하며 다가왔다. 세화는 무서워서 책상 위의 사무용품을 잡아 그의 얼굴에 던졌다. 그녀는 하선일이 피하는 틈을 타서 창문 앞으로 달려가 고개를 돌려 단호하게 소리쳤다. “하선일, 당신이 다시 나를 건드리겠다고 하면 여기서 뛰어내릴 거야. 그러면 당신은 감옥에 가게 될 거라고.” “감옥? 사람이 뭐 그리 순진해?” 하선일은 오히려 느긋하게 말했다. “뛰어내리면 스스로 그런 거지. 내가 언제 밀기라도 했어? 누가 나 때문에 당신이 거기서 뛰어내린 걸 증언하겠데? 게다가 우리 아버지는 시장이야. 누가 감히 가문이 망할걸 무릅쓰고 나와서 증언하겠어?” “하선일, 이 짐승 같은 놈.” 세화는 절망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뛸 거면 빨리 뛰어. 아니면 순순히 이리 와서 내 말을 듣든지.” 하선일이 냉혹하게 웃으며 창문 아래를 살펴보았다. “여긴 3층이야. 뛰어내려서 죽으면 다행인데, 만약 죽지 않고 그저 팔과 다리가 부러져 병상에 누워있게 된다면, 네 가족들과 당신의 그 바보 남편이 나에게 당하는 것을 보게 해 줄게. 그때는 아무도 너를 도와줄 수 없을...” 하선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무실 문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에 의해 걷어차여 열렸다. “여보!” 동혁은 세화가 건물에서 뛰어내리려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모습을 보고서 분노로 눈이 충혈되었다. “이야, 네 바보 남편이 당신을 구하려고 왔나 보네.
“야, 이동혁, 아니 이 선생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감옥에 가실 거예요.” 하선일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었다. “감옥? 사람이 왜 이렇게 순진해?” 동혁이 냉혹하게 말했다. “넌 내가 간헐적으로 정신병이 발병한다는 거 몰랐어? 딱 지금 병이 돋았네.” 동혁이 아래층 거리를 살펴보니 햇볕이 너무 세서 아무도 돌아다니지 않았다. “여기는 3층이라 그리 높지 않아. 그러니 운이 좋으면 살 수 있을 거. 그래도 난 네가 살기를 바래.” 하선일은 너무 놀라서 미친 듯이 소리쳤지만 제대로 된 말 한마디를 하지 못했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그의 여비서가 소리쳤다. “안돼. 그러면 안돼. 그분 아버지는 시장님...” 그때 동혁이 손을 놓았다. 퍽! 아래층에서 둔탁하게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친, 저 바보 놈!” 여비서 등이 비명을 지르며 일어나 재빨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 곧바로 큰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앰뷸런스와 경찰이 모두 도착했다. 동혁은 이 모습을 천천히 보고서 세화가 간 다른 사무실로 들어갔다. “동혁 씨, 하선일에게 무슨 일 생겼어? 방금 경보음 같은 게 들린 거 같은데? ” “내가 하선일, 그놈을 아래층으로 내던져버렸어.” “뭐? 당신 왜 그랬어?” 세화의 얼굴에서 핏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안색이 종이처럼 하얗게 바뀌었다. “동혁 씨, 당신 이번에 정말 큰 사고를 친 거야. 하선일이 죽든 말든 그의 아버지는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일단 당신 먼저 피해. 난 내가 했다고 자수할게.” 세화는 울부짖으며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왜 그렇게 바보 같아?” 동혁은 세화를 다시 붙잡아 데려와서 서인영의 손에서 작은 상자를 받아 그 안에 든 연고로 직접 세화에게 약을 발라주었다. “저놈에게 시장 아버지가 있으면 당신에게는 바보 남편이 있어. 내가 병이 돋아서 저놈을 밀쳐냈다고 하면 그만이야. 아무 문제없어, 괜찮아. ” 세화는 그제야 동혁의
“이동혁, 그놈을 감옥에 가둔 다음 자기 아내가 회사를 빼앗기고 가문이 망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놈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질 것을 상상하니 아주 통쾌하군요.” 이심은 미친 듯이 크게 웃었다. 그의 핏발 선 두 눈에서는 광기가 솟아올랐다. 그는 아직도 병석에 누워 있는 아들 이천기를 생각하자 동혁이 뼈저리게 미웠다. “하하, 저도 통쾌합니다.” 제원화는 이심의 마음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서로 대화한 동혁의 모습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다. 한편. 동혁이 하선일을 3층에서 떨어뜨려 경찰에 연행되었다는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이미 그 소식은 H시의 상류층에 까지 이르렀다. 사건 현장에 구급차와 경찰차가 모두 출동한 터라 비밀로 할 수 없었다. “이동혁, 그놈은 역시 쓸모없는 놈이야. 하동해가 자신에게 보복할 줄 알면서 감히 그렇게 일을 버리다니. 이제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거야.” “그런데 하선일이 죽지 않아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던데, 불쌍하게도 이제 하 시장이 분명 이동혁과 그의 가족에게 미친 듯이 복수하려 할걸.” 누군가는 동혁의 일을 고소해하고 누군가는 안타까워하며 동정했다. 하지만 이번에 경찰에 연행된 동혁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두 명문가의 조력을 받는 이상 하동해는 아무 거리낌 없이 이동혁을 철저하게 짓밟으려 할 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시장님, 지시하신 대로 이동혁을 잡아서 시경찰서로 데려가는 길입니다. 다른 지시는 없으신가요?” 경찰차에서 왕양건이 하동해에게 전화로 보고했다. 휴대폰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말투나 행동이 아주 깍듯했다. 조동래가 하동해에 의해 해임되자마자 왕양건은 곧바로 하동해에게 자신을 의탁했다. 그리고는 어젯밤 김대이와 박용구의 사업소를 몇 곳을 단숨에 쓸어버렸다. 하동해는 그의 업무 처리 능력을 매우 만족해하며 즉시 그를 시경찰서 서장으로 발탁했다. [시청으로 직접 데려와. 그를 심문할 또 다른 사건도 있으니까
“이동혁, 네놈과 네 아내의 가족들이 모두 땅을 치며 후회하게 만들 거야. 최악이 뭔지 알려주마.” 시청의 홀. 하동해가 동혁을 가리키며 험상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동혁이 말했다. “어, 마침 말 한번 잘했어. 나도 너와 하씨 가문 전체가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거든.” 동혁은 하동해의 말에 완전히 격노했다. ‘분명 잘못은 하선일이 했어. 이번에 하마터면 세화가 빌딩에서 뛰어내려 죽을 뻔했고.’ ‘그런데 지금 하동해, 이 인간이 세화가 죽어도 싸?’ ‘그리고 내가 건드리지도 말았어야 했고 그놈을 3층에서 떨어뜨리지도 말았어야 했다고?’ ‘이게 무슨 헛소리 같은 논리야?’ “하하하, 이동혁, 네놈도 지금 내 손에 잡혀있는 주제에? 네놈이 아직 그런 말을 할 여유가 있나 보네.” 하동해는 미친 듯이 웃으며 동혁의 말을 무시했다. “나는 시장이고 두 명문가가 내 뒤를 받치고 있어. 그럼 넌 무엇으로 이런 나와 싸우겠다는 거지? 공권력 앞에 장사 없다는 말 알아? 곧 내가 너에게 잘 이해시켜 줄 게. 시장의 눈 밖에 나게 되면 너와 네 가족들이 얼마나 처참하고 절망적인지 똑똑히 보라고.” ‘이곳에 잡혀온 주제에, 이동혁, 네놈이 감히 내게 대들어?’ 하동해는 마음속에 원한이 컸고 세화 가족에 미친 듯이 복수하기로 결심했다. “왕 경사, 잠깐 이리 와봐.” “예, 시장님, 뭐 다른 지시라도 있으신가요?” 왕양건이 알랑거리며 다가와서 굽실거렸다. 하동해가 동혁을 보고 냉소했다. “저놈에게 천화라는 처남이 있다고 들었는데, 최근에 무술을 연마하고 있다지? 지난번에 사람들과 싸움이 일어나서 너희 경찰서에 잡혀간 적이 있어. 가서 그놈을 잡아와.” “네?” 왕양건은 어리둥절했다. “시장님, 말씀하신 천화의 사건은 지난번에 이미 종결된 일입니다. 다시 잡아들일 명분이 없어요.” “명분? 명분은 만들면 그만 아니야?” 하동해는 바보 같다는 듯이 왕양건을 쳐다보았다. “아무 깡패나 찾아서 시비를 걸게 해. 그러다 저쪽에서 때리면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