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일요일 오후.송유지는 체육관 단체방 공지를 다시 열었다.[다음 달부터 중급반 정원 조정 예정]신청 인원이 늘어 현재 반을 2개로 나눌 수 있다는 내용.민서와 서진에게서 온 메시지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설마 우리 조도 갈라지는 건 아니겠죠?—저 이제 막 들어왔는데 왜 반 나눈대요?유지는 소파에 누워 있다가 피식 웃었다.채도하가 옆에서 물었다.“뭐 봐?”“체육관 단톡방이요.”“또 무슨 일인데.”“사람이 많아져서 중급반을 둘로 나눈대요.”“그럼 너희 셋도 갈릴 수 있고?”“아직 몰라요.”도하가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정해지면 알겠네.”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맞긴 한데.”“싫어?”“조금.”“왜.”“이제 셋이 같이 하고 다니는게 익숙해질 만하니까.”도하가 유지 얼굴을 한번 봤다.“너 체육관 사람들 진짜 많이 좋아졌네.”유지는 바로 부정하지 않았다.“응.”월요일 오전.출근한 유지는 체육관보다 먼저 회사에서 예상하지 못한 소식을 받았다.지역 2 자문 관련 중간 결과였다.지난주부터 현장 담당자들이 유지 없이 직접 판단한 기록이 쌓이고 있었다.오류는 줄었고.결정에 걸리는 시간도 짧아졌다.무엇보다 5개 기준을 적용하는 순서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었다.유지는 보고서를 내려보다 마지막 문장에서 손을 멈췄다.[추가 지역 적용을 위한 별도 자문 참여 가능 여부를 문의드립니다.]“어?”이번에는 기존 지역이 아니었다.다른 지역까지 같은 방식을 확대해보고 싶다는 요청이었다.기간은 6주.회의 주 2회.출장 최대 2회.추가 수당도 따로 책정돼 있었다.유지는 메일을 처음부터 다시 읽었다.자기가 먼저 일을 찾은 게 아니었다.이번에는 결과를 본 쪽에서 먼저 요청이 왔다.유지는 도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저한테 새 프로젝트 제안 왔어요.몇 분 뒤.—좋은 거?—조건 봐야 돼요.—근데 하고 싶은 얼굴일 것 같은데.유지는 화면을 보다가 웃었다.—어떻게 알아요.—알지.화요일 저녁.일반반 수업 전.
월요일 오전.송유지는 출근하자마자 지난주 자문 회의 정리본을 열었다.지역 2에서는 새 기준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고.이번 주부터는 유지가 먼저 답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현장에서 판단한 뒤 결과만 공유하기로 했다.메일함에도 관련 내용이 와 있었다.[이번 주부터 내부 판단 후 결과 보고 방식으로 운영하겠습니다.]유지는 그 문장을 읽고 한동안 화면을 바라봤다.원하던 방향이었다.자문이 잘된다는 건.계속 자기를 찾는 게 아니라.점점 덜 찾게 되는 거니까.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도하였다.—오늘 늦어?유지는 바로 답했다.—아니요. 오늘은 일찍 갈 것 같아요.—그럼 저녁 같이 먹자.—좋아요.유지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다시 메일을 열었다.월요일부터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화요일 일반반.서진은 수업 시작 전부터 유난히 들떠 있었다.“저 진짜 토요일 가는 거 맞죠?”유지가 웃었다.“관장님이 그러셨잖아요.”“근데 중급반이면 저만 못하면 어떡해요.”민서가 옆에서 말했다.“다 처음엔 그래요.”서진이 바로 민서를 봤다.“민서 씨는 잘했잖아요.”민서가 고개를 저었다.“저도 처음엔 많이 틀렸어요.”유지가 바로 덧붙였다.“엄청.”민서가 고개를 돌렸다.“왜 강조해요?”“사실이잖아요.”서진이 웃었다.“두 분 진짜 친해졌네.”“왜요.”“말하는 게.”유지와 민서는 동시에 서로를 봤다.그리고 둘 다 웃었다.*그날 수업은 특별하지 않았다.서진은 승급 준비를 시작했고.유지는 평소대로 미트를 잡았다.민서는 중급반에서 했던 연결 동작을 일반반 수준에 맞춰 천천히 했다.수업이 끝난 뒤.서진이 다시 물었다.“토요일에 저 진짜 가도 되는 거죠?”유지가 신발을 신으며 말했다.“왜 계속 확인해요.”“긴장되니까.”민서가 웃었다.“저희가 있으니까 괜찮아요.”서진이 둘을 번갈아 봤다.“그 말이 더 부담되는데.”*수요일 저녁.유지는 도하와 집 근처에서 저녁을 먹었다.도하가 물었다.“이번 주는 회사 좀
화요일 오후 4시 20분.송유지는 지역 2 자문 회의를 마치고 노트북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지난 몇 주 동안 계속 걸렸던 문제가 하나 있었다.같은 5개 기준을 쓰면서도 팀마다 우선순위가 달랐던 것.그날 회의에서 처음으로 공통 순서가 정해졌다.일정 영향.계약 범위.파트너 영향.재발 가능성.마지막으로 설명 가능성.유지가 제안했던 방식이 그대로 채택된 건 아니었다.현장 의견이 섞이면서 조금 달라졌다.그래도 결과는 좋았다.회의가 끝나기 직전 담당자가 말했다.“송유지 님, 다음 달부터는 저희끼리 운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유지는 그 말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계속 자기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자기 없이도 굴러가는 게 이번 자문의 목적이었다.—좋은 소식 있어요.채도하에게 메시지를 보내자 답장이 왔다.—승진?유지가 바로 인상을 썼다.—아니거든요.—그럼 저녁에 들어줄게.유지는 입꼬리를 올렸다.목요일 저녁.일반반 수업이 끝나갈 무렵.관장이 갑자기 서진을 불렀다.“서진 씨.”“네?”서진이 놀란 얼굴로 앞으로 나왔다.“잠깐 기본 동작 확인하겠습니다.”유지가 물을 마시다 고개를 들었다.서진이 눈을 크게 뜨고 유지를 봤다.‘왜?’유지도 몰랐다.후방 낙법.측방.앞차기.손목 풀기.서진은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마지막 회전 낙법까지 끝나자 관장이 기록지를 접었다.“다음 승급 사전 점검 들어가도 되겠습니다.”서진 입이 살짝 벌어졌다.“저요?”“네.”유지가 제일 먼저 웃었다.“축하해요.”민서도 옆에서 박수를 쳤다.서진은 얼떨떨한 얼굴로 자기 띠를 봤다.그리고 바로 매듭을 확인했다.유지가 그걸 놓치지 않았다.“왜 띠부터 봐요?”“누구처럼 풀릴까 봐요.”이번에는 민서가 먼저 발끈했다.“그 얘기를 왜 여기서 해요?”셋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수업이 끝난 뒤.서진은 여전히 들떠 있었다.“저 진짜 다음 승급 준비하는 거예요?”유지가 말했다.“관장님이 그렇다잖아요.”“
일요일 오후.송유지는 거실 바닥에 앉아 운동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다.도복.수건.물병.허리띠.채도하는 소파에서 책을 읽다가 물었다.“가방에 뭐가 그렇게 많아?”“원래 운동 가방은 많아요.”“매번 똑같은 거 넣는 거 아니야?”유지가 허리띠를 접으며 말했다.“그래도 정리해야죠.”도하가 책을 덮었다.“민서 씨랑 한 달 동안 계속 같은 짝이라고 했지?”“응.”“첫날은 어땠어.”유지는 잠깐 생각했다.“생각보다 안 맞았어요.”“어제는 맞아질 것 같다며.”“안 맞는데 맞아질 것 같은 거죠.”도하가 웃었다.“복잡하네.”“여보는 몰라요.”“응. 몰라.”너무 순순한 대답에 유지가 고개를 들었다.“왜 반박 안 해요?”“몰라서.”유지는 결국 웃었다.월요일은 회사 일이 길었다.오후 회의가 두 번 연달아 잡혔고.지역 2 자문 자료까지 검토하다 보니 퇴근 시간이 평소보다 늦어졌다.유지는 마지막 파일을 저장한 뒤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휴대전화에는 민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이번 주 토요일도 출근 안 해요.유지가 바로 답했다.—그럼 중급반 오겠네요.—네.잠시 뒤.—근데 우리 조별 평가 방식 봤어요?유지는 단체방을 열었다.새 공지가 하나 올라와 있었다.[한 사람이 연결 흐름을 놓칠 경우 해당 구간은 두 사람 모두 다시 진행합니다.]유지는 눈을 조금 크게 떴다.—봤어요.민서가 바로 답했다.—이제 진짜 송유지 씨가 실수하면 저도 다시네요.유지는 피식 웃었다.—민서 씨도 마찬가지거든요.화요일 일반반.서진은 두 사람 얘기를 듣자마자 웃었다.“그럼 이제 남 탓하기 딱 좋겠네요.”유지가 도복 소매를 걷으며 말했다.“누가 남 탓을 해요.”민서가 옆에서 말했다.“저는 할 수도 있어요.”“뭐야.”서진이 웃음을 터뜨렸다.“벌써 시작됐네.”수업은 평범했다.후방 낙법.측방.회전 낙법.기본 미트.유지는 특별히 기록을 재지도 않았고.민서와 경쟁하지도 않았다.그냥 각자 자기 순서를 했다.쉬는 시간에 민
월요일 저녁.송유지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내려놓았다.채도하는 주방에서 물을 마시고 있었다.“왔어?”“응.”유지는 재킷을 벗으며 말했다.“민서 씨 이번 주 토요일 중급반 다시 온대요.”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회사 일정 괜찮아졌대?”“이번 주는요. 앞으로는 가능한 주만 나오기로 했대요.”“잘됐네.”유지는 냉장고를 열어 안을 살폈다.“뭐 먹어요?”“너 기다렸는데.”“진짜?”“응.”“그럼 시켜 먹어요.”도하가 웃었다.“운동 얘기 30초 하고 바로 밥이네.”“월요일이잖아요. 저 배고파요.”화요일에는 평소대로 일반반 수업이 있었다.민서도 왔고 서진도 있었다.특별한 일은 없었다.낙법을 하고.미트를 잡고.손목 풀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수업이 끝난 뒤 서진이 물었다.“민서 씨 토요일 다시 가죠?”민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 주는요.”“유지 씨랑 또 경쟁하겠네.”유지가 바로 말했다.“이제 경쟁 안 해요.”민서도 말했다.“맞아요.”서진이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그 말을 몇 번 들은 것 같은데.”유지가 웃음을 터뜨렸다.“이번엔 진짜예요.”목요일 오후.회사에서 지역 2 자문 회의가 길어졌다.유지는 회의가 끝난 뒤 자리로 돌아오며 어깨를 돌렸다.공통 기준 5개를 실제 업무에 적용한 뒤 나온 예외 사례들이 쌓이고 있었다.한 팀은 비용 기준을 먼저 봤고.다른 팀은 일정 영향을 우선했다.문제는 기준이 없는 게 아니라.같은 기준을 서로 다른 순서로 보고 있다는 점이었다.유지는 화면에 메모했다.‘기준의 우선순위가 필요한지 확인.’잠깐 뒤 채도하에게 메시지가 왔다.—오늘 늦어?—조금요.—저녁은?유지는 시계를 봤다.—집에서 먹어요.—알았어.그 답을 보고 다시 노트북을 켰다.요즘은 회사 일이 다시 조금씩 바빠지고 있었다.금요일 밤.유지는 소파에 앉아 체육관 단체방을 보다가 새로운 공지를 발견했다.[중급 기초반 운영 변경 안내]다음 달부터 한 달 단위로 짝을 고정한다는 내
송유지는 민서의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그럼 저 중급반 다시 갈까 봐요.잠깐 뒤.유지는 바로 답장을 썼다.—진짜요?읽음 표시가 뜨자마자 답이 왔다.—아직 확정은 아니고요.—토요일 출근이 계속 있으면 못 가니까.유지는 조금 아쉬운 듯 화면을 봤다.곧 민서가 다시 보냈다.—근데 아예 내려가 있는 건 싫어졌어요.이번에는 유지 입꼬리가 올라갔다.—평가 때문이에요?—조금.—송유지 씨 때문도 조금.유지가 눈썹을 올렸다.—왜 저 때문이에요.—다음에는 제가 안 넘어지고 끝까지 해봐야죠.유지는 웃었다.—좋아요.—대신 이번엔 저도 안 멈출 거예요.민서의 답이 바로 왔다.—그건 안 돼요.—왜요?—제가 넘어지면 또 봐야죠.유지는 결국 소리 내 웃었다.*다음 화요일.민서는 일반반에 왔다.서진이 두 사람을 보자마자 물었다.“결과 어떻게 됐어요?”유지가 말했다.“둘 다 상위 2명 못 들었어요.”서진이 눈을 크게 떴다.“진짜?”민서가 고개를 끄덕였다.“둘 다 중간에 멈췄어요.”“왜요?”민서가 유지를 봤다.유지는 민서를 봤다.서진이 이상한 얼굴로 말했다.“왜 둘이 쳐다봐요?”민서가 먼저 대답했다.“제가 넘어졌어요.”“다쳤어요?”“아니요.”유지가 말했다.“진짜 그냥 미끄러진 거였어요.”서진이 안도했다.“근데 유지 씨는 왜 멈췄어요?”“민서 씨 봐서.”서진이 잠깐 조용해졌다.그리고.“그럼 경쟁 실패했네요.”유지가 바로 말했다.“왜 실패예요.”“둘 다 기록도 못 끝냈잖아요.”민서가 웃었다.“그래서 다음에 다시 하려고요.”“다음?”서진이 고개를 갸웃했다.민서가 말했다.“저 중급반 다시 갈 수도 있어요.”*서진 얼굴이 묘하게 변했다.“그럼 또 토요일엔 저 혼자 여기 있네.”유지가 웃었다.“화목에는 같이 있잖아요.”“그래도.”민서가 서진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같이 중급반 올라오면 되죠.”서진 눈이 커졌다.“저요?”“네.”서진이 바로 유지를 봤다.“왜 갑자기 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