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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6 19:02:45

[6년 동안 찾던 사람일 테니까.]

승강기 숫자가 3에서 2로 바뀌었다.

강서하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심장이 어떻고 손이 떨리고 할 틈은 없었다. 6년 동안 찾던 사람이 정말 저 안에 있다면 먼저 얼굴부터 확인해야 했다.

띵.

문이 열렸다.

강해진은 없었다.

대신 윤태오가 서 있었다.

검은 셔츠는 여전히 단추 2개가 풀려 있었고 소매는 팔꿈치 아래까지 걷혀 있었다. 1807호에서 내려온 사람치고는 너무 말끔했다. 그는 서하를 발견하고도 놀라지 않았다.

“사진 잘 나왔습니까?”

서하가 헛웃음을 삼켰다.

“언니는요.”

“첫마디가 그거네.”

“6년 동안 찾던 사람이라며.”

“찾던 사람을 만나게 해준다고는 안 했는데.”

“장난해요?”

“문자를 다시 읽어봐요.”

태오가 승강기에서 내려왔다. 서하는 물러서지 않았고, 둘 사이가 1m도 남지 않았을 때 그가 먼저 멈췄다.

가까이서 보니 더 짜증 났다. 렌즈 안에서는 지나치게 잘 찍혔고, 실제로 보니 카메라가 덜 담은 부분까지 선명했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죠?”

“그 질문도 순서가 틀렸습니다.”

“당신한테 순서 검사받으러 온 거 아니니까.”

“그럼 제일 궁금한 걸 물어요.”

서하가 휴대전화를 들어 예약 확인서를 그의 앞에 띄웠다.

“1807호. 강해진 이름으로 예약됐어요. 왜죠?”

태오의 눈이 화면에 잠깐 머물렀다.

“그 자료, 누가 줬습니까?”

“내가 묻고 있잖아요.”

“잘못된 자료라서.”

“이름도, 생년월일도 같아.”

“그래도 강해진이 예약한 건 아닙니다.”

서하는 한 발 다가갔다.

“그 이름을 알고 있네요.”

이번에는 태오가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 짧은 침묵이 대답보다 빨랐다.

서하는 그의 셔츠 앞섶을 잡았다. 구겨진 천 사이로 체온이 손등까지 올라왔으나 놓지 않았다.

“내 언니 알아요?”

태오는 서하의 손을 떼어내지 않았다. 대신 아래를 한 번 내려다보더니 말했다.

“이렇게 가까이 올 거였으면 망원렌즈까지는 필요 없었겠네.”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니거든.”

“나는 좀 다른데.”

“뭐가요.”

“아까보다 지금이 더 잘 보이니까.”

서하가 셔츠를 더 당겼다.

“한 번만 더 개소리하면—”

“그 손으로 찍었죠?”

태오의 말에 서하가 멈췄다.

그는 아직도 손대지 않은 채 서 있었다.

“내 셔츠 안까지 당겨 찍던 손.”

“미친 새끼.”

“그렇게 확대해놓고 이제 와서 가까운 건 싫습니까?”

서하는 손을 놓았다.

“당신 같은 인간 제일 싫어해요.”

“아직 나에 대해 아는 게 없잖아.”

“그래서 알아보려고.”

“좋네.”

태오가 라운지 안쪽을 턱으로 가리켰다.

“확인할 게 있으면 앉아서 합시다.”

“싫다면?”

“그럼 오늘 찍은 사진 중 제일 가까운 거부터 확인하고 가요.”

서하의 표정이 굳었다.

“내 사진을 봤어요?”

“아니.”

“그런데 어떻게 알아.”

“당신이 3번째 셔터에서 줌을 더 당겼으니까.”

서하는 바로 대꾸하지 못했다.

렌즈의 움직임까지 알고 있었다.

태오는 빈 테이블에 앉았고, 서하가 움직이지 않자 휴대전화를 꺼냈다.

“사진 보내달라는 말 아닙니다. 원본은 당신이 갖고 있어요.”

“그걸 왜 당신이 정해.”

“지우면 곤란하니까.”

서하가 맞은편 의자를 당겨 앉았다.

“이제 말해요. 강해진을 어떻게 알아요.”

태오는 대답 대신 자신의 휴대전화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

화면에는 사진 6장이 떠 있었다.

서하가 오늘 촬영한 것과 거의 같은 구도였다.

단 하나가 달랐다.

사진 속에는 윤태오가 아니라 서하가 있었다.

옥상 난간 뒤에 앉은 모습, 렌즈를 들고 있는 모습,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모습까지.

그리고 마지막 사진은 방금 전이었다.

승강기 앞에서 태오의 셔츠를 움켜쥔 서하.

“누가 찍었어.”

“그게 내가 당신을 만나려던 이유입니다.”

“대답부터 해.”

태오가 화면을 넘겼다.

다음 사진이 뜨자 서하가 숨을 삼켰다.

6년 전 강해진이었다.

호텔 루멘 로비. 언니는 사라지던 날 입었던 베이지 코트를 그대로 입고 있었고, 옆에는 지금보다 훨씬 젊은 윤태오가 서 있었다. 사진 구석 날짜까지 그날과 정확히 일치했다.

서하가 휴대전화를 낚아채려 하자 태오가 먼저 화면을 껐다.

“보여줘.”

“조건이 있어요.”

“내 언니 가지고 거래하지 마.”

“거래할 생각 없는데.”

그가 서하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계속 나를 찍어요.”

“뭐?”

“내가 누구를 만나든, 어디에 들어가든. 전부.”

“당신 변태예요?”

“싫으면 안 해도 됩니다.”

태오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명함 하나를 테이블에 내려놨다.

“다만 오늘 사진은 지우지 마요.”

“왜.”

“그 안에 당신이 찾는 게 있으니까.”

그가 돌아서자 서하는 명함을 집었다.

뒤편에 손으로 적은 숫자가 있었다.

1807.

그리고 그 아래 짧은 문장.

[사진 잘 나왔습니까?]

휴대전화가 동시에 울렸다.

모르는 번호.

[아까 셔츠 잡은 건 꽤 마음에 들었어.]

서하가 고개를 들었다.

태오는 호텔 출입문 앞에 서 있었다. 이번에도 우연인 척할 생각조차 없는 얼굴이었다.

마지막 문자가 도착했다.

[다음엔 카메라 없이 더 가까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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