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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Author: 리치 사랑
허종혁은 전화라는 단어를 들은 뒤로 표정이 좋지 않았고 행동도 부자연스러웠다. 저번에 잘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안소현이 기억하고 있다가 지금 다시 꺼낸 것이다.

허종혁의 눈빛이 요동쳤다.

“자기야, 이 일은 저번에 설명했던 것 같은데?”

“다시 물어본다 해도 전에 했던 말 그대로야. 다른 건 없어.”

안소현은 그 눈빛을 놓치지 않고 전부 읽어냈다. 요즘 윤해준과 힘겨루기하며 사람을 어느 정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었다. 허종혁이 사실대로 말하지 않고 뭔가를 숨기고 있는게 분명했지만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묻는다 해도 본인의 의지가 이런데 절대 말해줄 리가 없었다. 캐물을수록 오히려 상황만 이상해질 것 같았다.

허종혁이 거짓말한다는 걸 뻔히 알고 있는 안소현은 내키지 않았지만 허종혁이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 더 물을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성격이 어떤지 뻔히 알면서 더 물어보는 건 재미가 없었다.

게다가 안소현은 원래도 독립적인 여자였다. 혼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데 굳이 허종혁에게 의지할 필요가 없었다.

안소현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종혁 씨. 나는 종혁 씨 믿어요. 더는 설명할 필요 없어요.”

“그래도 하나...”

안소현이 일부러 뜸을 들이며 허종혁 앞으로 다가가 섰다. 가느다란 손이 남자의 가슴에 닿는 순간 허종혁은 무언가에 홀린 듯 마음이 간질간질했다.

허종혁이 안소현의 손을 잡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데 안소현이 손을 거두며 기회를 주지 않았다. 벙찐 허종혁이 억울한 표정으로 안소현을 바라봤다.

“왜 그래. 자기야. 왜 피해.”

안소현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밖에서 뭘 하고 다니든 상관없어요. 들키지만 않으면 돼요. 아니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예요.”

깜짝 놀란 허종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일단 고개라도 끄덕였다.

“그래. 알았어. 명심할게.”

“그래도 자기야. 그게 무슨 헛소리야. 내 인생에 여자는 너 하나뿐이야.”

허종혁은 충성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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