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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Author: 수박빙수
윤하경은 놀랐다. 분명 숨소리조차 죽이고 움직이지 않았는데 어떻게 눈치챘는지 의아했다. 순간 강현우의 까칠한 턱이 목덜미에 스치듯 닿아 오싹하게 간질거렸고 몸을 조금 비틀자 곧바로 강현우가 다시 끌어안으며 낮게 속삭였다.

“오늘은 약속 없어. 그냥 자.”

윤하경은 작게 대답하며 눈을 감았지만 곧 떠오른 생각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어제 한선아에게서 전화가 왔던 것이 떠올랐다.

오늘은 한선아의 생일이라 가족 모임을 연다고 했는데 바쁘다 보니 강현우에게 전하지 못했다. 괜히 자신이 뒤집어쓸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아 조심스럽게 말했다.

“현우 씨, 어제 어머니께서 전화 주셨어요. 오늘 생신이라 가족 모임을 하신다고... 전해 달라고 했어요.”

방금 전까지 눈을 감고 있던 강현우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빛났다.

“안 가.”

그는 윤하경을 더 세게 끌어안으며 쉰 목소리로 단호하게 뱉었다.

“잘 거야.”

그 말속에 묻어나는 불만이 분명 느껴졌다. 윤하경은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그래도 안 가시면 좀 그렇지 않을까요. 나중에 어른들께 불효자라는 소리 들으시면...”

강현우는 피식 웃으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불효자 하나쯤이야. 이미 덮어씌워진 죄명이 몇 개인데 그게 대수겠어.”

윤하경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사실 세상에서 떠도는 강현우에 대한 소문은 이루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잔혹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는 말부터, 형제를 해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비난까지, 하나하나가 모두 그를 겨냥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정작 강현우 본인은 단 한 번도 그런 말들을 개의치 않는 듯했다.

윤하경은 짧게 감탄한 뒤, 굳이 더 따지고 들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자신도 한선아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으니 가지 않는다고 해도 나쁠 건 없었다. 오히려 모처럼 마음 놓고 늦잠을 잘 수 있다는 생각에 윤하경은 포근한 머리를 강현우의 품에 더 깊숙이 파묻으며 몸을 기댔다.

“그런데 현우 씨, 어제는 왜 그렇게 화를 내신 거예요?”

강현우는 짧게 기침을 했다. 윤하경이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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