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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화. 비 오면 원래 이렇게 사고 쳐?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09 04:15:35

“우리 둘이 여행은 못 가도 여기서 바다는 보겠다.”

도현이 웃으며 한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고, 윤서하는 별장에 도착한 첫날부터 차이준 얼굴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

문제는 그 인간도 똑같이 굴었다는 거였다.

“유부녀 씨.”

직원 출입구 앞에서 한번 불러놓고는,

“왜요.”

“아무것도.”

그대로 지나갔다.

사람 열받게 하는 재주는 장소가 바뀌어도 그대로였다.

해안 별장은 본채보다 작았지만 촬영팀과 직원들이 한꺼번에 들어오자 정신없이 복잡해졌고, 도현은 기사팀 차량 정리 때문에 밖을 오갔으며 서하는 젖은 수건과 직원 유니폼을 세탁실로 옮기느라 첫날부터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그런데 저녁부터 비가 미친 듯이 쏟아졌다.

창문을 때리던 빗소리는 점점 커졌고, 바닷바람까지 들이치면서 별장 전체 조명이 몇 번 깜빡이더니 결국 전기가 꺼졌다.

“아, 진짜.”

서하는 휴대폰 불빛을 켜고 세탁실 문부터 밀었다. 직원들이 입고 들어온 젖은 유니폼을 그대로 두면 냄새가 배길 게 뻔해서 어둠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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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스만 하기로 했잖아 유부녀씨   30화. 비 오면 원래 이렇게 사고 쳐?

    “우리 둘이 여행은 못 가도 여기서 바다는 보겠다.”도현이 웃으며 한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고, 윤서하는 별장에 도착한 첫날부터 차이준 얼굴을 제대로 보지 않았다.문제는 그 인간도 똑같이 굴었다는 거였다.“유부녀 씨.”직원 출입구 앞에서 한번 불러놓고는,“왜요.”“아무것도.”그대로 지나갔다.사람 열받게 하는 재주는 장소가 바뀌어도 그대로였다.해안 별장은 본채보다 작았지만 촬영팀과 직원들이 한꺼번에 들어오자 정신없이 복잡해졌고, 도현은 기사팀 차량 정리 때문에 밖을 오갔으며 서하는 젖은 수건과 직원 유니폼을 세탁실로 옮기느라 첫날부터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그런데 저녁부터 비가 미친 듯이 쏟아졌다.창문을 때리던 빗소리는 점점 커졌고, 바닷바람까지 들이치면서 별장 전체 조명이 몇 번 깜빡이더니 결국 전기가 꺼졌다.“아, 진짜.”서하는 휴대폰 불빛을 켜고 세탁실 문부터 밀었다. 직원들이 입고 들어온 젖은 유니폼을 그대로 두면 냄새가 배길 게 뻔해서 어둠 속에서도 정리해야 했고, 세탁기 안쪽에 쌓인 옷을 꺼내던 순간 문이 다시 열렸다.“여기 있었네.”목소리만 들어도 알았다.“왜 왔어요.”“찾으러.”“누굴.”“너.”서하 손이 멈췄다.“찾지 말라며.”“언제요.”“별장 오기 전에. 아는 척도 하지 말고, 가까이도 오지 말고.”“내가 그랬어요?”“응. 아주 야무지게.”“그럼 왜 왔는데요.”차이준이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왔다.“그 말 지키는 거 보여주려고.”서하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지금 여기 들어온 순간부터 실패거든요?”“그래?”“둘이 있잖아요.”“그건 네가 먼저 와 있었고.”“세탁실인데 내가 와 있지 누가 와요.”“난 유니폼 찾으러.”“손 있어요?”“있지.”“그럼 찾아서 가요.”이준은 대답 대신 젖은 셔츠 한 장을 들어 올렸다. 비를 맞고 들어온 건지 그의 소매도 축축했고 머리끝에는 물기가 남아 있었다.“이거 내 건데.”“본인 방에 가져가서 말려요.”“말려줄래?”“내가 왜.”“청소팀

  • 키스만 하기로 했잖아 유부녀씨   29화. 셋이서 바다 보겠네

    “들키더라도 네 선택으로 들켜.”한유라가 던진 그 말이 머리에서 안 빠진 채였는데, 다음 날 윤서하는 더 미친 소식을 들었다.차이준과 1주일을 같이 자야 했다.정확히는 같은 별장에서.그런데 남편도 함께였다.“윤서하 씨, 다음 주 일정 비워요.”김미자가 명단 한 장을 내밀었고, 서하는 무심코 받아 들었다가 두 번째 줄에서 눈을 멈췄다.해안 별장 사전 촬영.기간 7일.청소 지원 인원.윤서하.“잠깐만요.”“왜.”“제가 왜 가요?”“동관 아카이브 같이 봤잖아. 구조 기록도 도와줬고.”“다른 사람 많잖아요.”“다들 일정 있어.”“저도 있어요.”“뭔데.”차이준 피하기.그 말을 할 수는 없어서 서하는 입을 닫았다.“……빨래.”“집에서?”“네.”“7일치 쌓아놨다가 와서 해.”“아, 되게 냉정하시네.”김미자는 대꾸도 없이 명단을 다시 툭 쳤다.“별장도 박물관 자료로 쓸 거라 옛날 직원 공간까지 찍는대. 서하 씨가 가는 게 제일 빨라.”“차이준 씨도 가요?”질문이 너무 빨랐다.김미자가 눈썹을 올렸다.“당연하지. 걔가 촬영하는 건데.”서하는 바로 종이를 접었다.“안 궁금했어요.”“방금 물었잖아.”“업무상.”“얼굴은 사적인데.”“요즘 왜 다들 제 얼굴을 읽냐고요.”서하는 명단을 들고 돌아섰다.망했다.같은 저택에서도 미치겠는데 7일짜리 별장이라니.그 인간은 분명 바다를 핑계로 별소리를 다 할 게 뻔했다.‘유부녀 씨, 야경 좋네.’아니.‘바다 보니까 키스하고 싶네.’더 미친 건 그 대사가 실제로 차이준 입에서 나올 법했다는 거였다.“하.”“벌써 보고 싶어?”등 뒤에서 목소리가 떨어졌다.서하는 눈을 감았다.정말 귀신보다 정확했다.돌아보니 이준이 복도 벽에 기대 서 있었고, 손에는 같은 일정표가 들려 있었다.“누가요.”“나.”“왜 제가 당신을 보고 싶어 해요?”“표정이 ‘같이 가네’인데.”“‘죽이고 싶네’예요.”“둘이 비슷하네.”“전혀 안 비슷해요.”이준이 종이를 펼쳐 보이며 웃었다

  • 키스만 하기로 했잖아 유부녀씨   28화. 내 선택이었어요

    “저 여자, 유부녀지?”한유라의 질문이 떨어졌는데 차이준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오히려 대답보다 더 선명해서 윤서하는 속이 확 뒤집혔다.“왜 입 다물어요?”이준이 서하를 봤다.“네가 말해야 할 것 같아서.”“평소엔 남의 말도 잘 뺏어가면서.”“이번 건 네 거잖아.”유라는 둘을 번갈아보다가 태블릿 화면을 껐다.“좋아. 그럼 차이준, 넌 나가.”“왜 나만.”“윤서하 씨랑 둘이 얘기할 거니까.”“무슨 얘기.”“네가 있으면 또 쓸데없이 입 끼울 얘기.”이준이 바로 서하를 봤다.“나가?”“왜 나한테 물어요.”“싫으면 안 나가려고.”“나가요.”“진짜?”“네.”“쫓아내놓고 보고 싶어 하면 곤란한데.”서하가 문을 가리켰다.“3초 줄게요.”“무섭네.”“2초.”이준은 결국 웃으며 나갔고, 문을 닫기 직전 얼굴만 다시 들이밀었다.“유부녀 씨.”“왜.”“내 욕 너무 세게 하지 마.”“1초.”문이 바로 닫혔다.유라가 그 모습을 보다가 헛웃음을 흘렸다.“쟤 원래 저렇게 유치했나.”“저한테 물으면 좋은 대답 안 나와요.”“알겠네요.”유라는 맞은편 의자를 당겨 앉았다. 서하는 괜히 긴장했으나 먼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사진 때문이죠?”“사진은 지우면 돼요.”“그럼 뭐 때문에요.”유라는 잠깐 서하의 결혼반지를 봤다가 바로 얼굴로 시선을 올렸다.“자발적이었어요?”서하가 멈칫했다.“뭐가요.”“저 관계.”“관계라고 할 것도 없는데.”“그건 내가 판단 안 해요. 묻는 건 하나예요.”유라는 말을 어렵게 돌리지 않았다.“차이준이 직위나 집안 배경으로 윤서하 씨한테 뭘 요구했어요?”“아니요.”“돈?”“일한 돈은 받았어요.”“키스 대가로 준 돈은?”서하 얼굴이 바로 굳었다.“그런 거 없어요.”“사진 찍겠다고 압박한 적?”“없고요.”“거절했는데 따라붙은 적은.”서하는 잠깐 생각했다.“따라붙긴 많이 했는데.”유라 표정이 변했다.서하가 바로 덧붙였다.“제가 쫓아내면 갔어요. 욕하면서도 갔고.

  • 키스만 하기로 했잖아 유부녀씨   27화. 저 여자, 유부녀지?

    자동 백업 폴더에 남은 썸네일 하나 때문에 윤서하는 차이준 멱살부터 잡았다.“지웠다며.”“내가 지운 건 맞아.”“그럼 이건 뭐예요.”“백업.”“그걸 지금 설명이라고 해요?”“나도 방금 알았어.”“차이준 씨.”“응.”“오늘 진짜 죽을래요?”“키스한 사진 남았다고 죽이면 형량 센데.”서하는 곧장 그의 셔츠를 더 세게 당겼다.“그 입부터 닫아요.”“알았어.”“웃지도 말고.”“그건 좀 어려운데.”“왜.”“지금 네가 나 잡고 있는 모양이 사진보다 더 수상해서.”서하는 그제야 손을 놨다.이준은 구겨진 셔츠 앞을 펴며 아무렇지 않게 웃었고, 서하는 그 얼굴이 더 얄미워 노트북 화면부터 돌려버렸다.“백업 어디로 가요?”“공용 서버.”“누가 봐요?”“관리 권한 있는 사람.”“그게 누군데.”이준이 대답을 잠깐 미뤘다.서하가 바로 알아챘다.“왜 말 안 해요.”“한유라.”서하 얼굴이 굳었다.“그 여자?”“그 여자라니.”“왜요. 한유라 씨라고 꼭 존댓말 해야 돼요?”“질투하네.”“지금 그 얘기 할 때예요?”“아니. 근데 귀여워서.”“미친놈.”“응. 지금은 파일부터.”이준은 곧바로 서버에 접속했으나 권한 요청 화면이 떴고, 이미 동기화된 썸네일은 관리자 승인 없이는 삭제할 수 없었다.서하가 팔짱을 꼈다.“좋네요.”“뭐가.”“이제 한유라 씨가 내가 당신한테 매달린 꼴까지 보는 거잖아.”“매달린 건 좀 맞지.”“차이준 씨.”“아니, 사진 기준으로.”“입 닫으라고.”“키스로?”서하가 노트북을 닫으려 하자 이준이 얼른 손으로 막았다.“장난. 진짜 이번엔 장난 끝.”“당신은 진지한 얼굴이 10초를 못 가요?”“네 앞에서는 좀.”“그 말 여자들한테 다 해요?”“또 질투.”“아니라고!”“그럼 왜 ‘여자들’까지 나와.”서하는 입을 다물었다.또 걸렸다.차이준은 그걸 놓치지 않고 웃었으나, 이번에는 더 밀어붙이지 않았다. 대신 휴대폰을 꺼내 유라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받아요?”“받게 해야지.

  • 키스만 하기로 했잖아 유부녀씨   26화. 삭제했는데 왜 남아 있어

    암실 구석 카메라의 빨간 불이 켜진 순간, 윤서하는 차이준보다 먼저 벽을 봤다.“저거 뭐예요.”“잠깐.”“차이준 씨.”“나도 지금 봤어.”“그 말을 믿으라고?”서하는 방금 전까지 잡고 있던 그의 셔츠깃을 놓고 곧장 카메라 쪽으로 갔다. 빨간 표시등은 아직 살아 있었고, 렌즈 방향은 정확히 둘이 서 있던 쪽을 향하고 있었다.심장이 확 식었다.키스한 게 문제인 줄 알았는데, 그게 찍혔다는 순간부터 문제 크기가 달라졌다.“이거 당신 거죠?”“응.”“응?”“아카이브 촬영용.”“촬영용?”서하가 그대로 돌아섰다.“나 찍은 거예요?”“일부러는 아니야.”“그럼 실수로 찍은 건 괜찮아요?”“안 괜찮지.”“근데 왜 이렇게 침착해!”서하는 카메라를 당장 뜯어버릴 듯 손을 뻗었고, 이준이 먼저 메모리 장치를 꺼냈다.“기다려.”“뭘 기다려요.”“확인하고 바로 지울게.”“지운다는 말 믿어도 돼요?”“직접 봐.”그 말에 서하가 잠깐 멈췄다.이준은 핑계를 대지도 않았고, 카메라를 숨기지도 않았다. 오히려 노트북을 바로 켜 화면을 서하 쪽으로 돌렸다.“이거 타임랩스 장비야.”“타임 뭐요?”“몇 초 간격으로 사진 찍는 거.”“그러니까 우리가 몇 초 간격으로 찍혔다는 거잖아요.”“그 표현 진짜 무섭다.”“지금 농담이 나와요?”“안 나와.”이번엔 진짜 웃지 않았다.파일 목록이 화면에 떴고, 서하는 이준 어깨 옆으로 바짝 붙어 하나씩 확인했다. 처음에는 빈 암실, 다음에는 사진을 정리하는 둘, 그 뒤로 갈수록 거리가 가까워졌다.서하 손이 멈췄다.“넘겨요.”“봐야 지우지.”“보기 싫으니까 빨리.”“알았어.”다음 사진.서하가 이준 셔츠깃을 잡고 있었다.그다음.입술이 닿기 직전.다음.서하가 바로 손바닥으로 화면을 가렸다.“꺼요.”“지울게.”“지금.”이준은 바로 전체 선택을 눌렀다.“원본도.”“응.”“임시파일도.”“응.”“휴지통까지.”이준이 서하를 한번 봤다.“나 못 믿어?”“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 키스만 하기로 했잖아 유부녀씨   25화. 더 아쉬운 쪽

    “우리 둘 다겠지.”차이준이 그렇게 말한 뒤부터 윤서하는 그 문장이 자꾸 걸렸다.둘 다 나쁜 거라면, 왜 저 인간만 태연해 보이는지. 왜 자기만 남편 얼굴을 볼 때마다 죄라도 들킨 사람처럼 목이 막히는지, 그것도 짜증났다.그리고 그날 밤, 서하는 결국 먼저 차이준을 암실 벽으로 밀었다.“왜 또 도망가요.”이준 등이 벽에 닿자 그가 어이없다는 얼굴로 웃었다.“내가?”“요즘 자꾸 멀쩡한 척하잖아요.”“멀쩡하면 싫다며.”“재수 없는 것도 정도가 있지.”“그래서 지금 따지러 온 거야?”“일하러 왔어요.”“사람을 벽까지 밀면서?”서하는 그제야 자기 손이 이준 셔츠 앞을 잡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놓으면 됐는데 괜히 자존심이 상해서 더 꽉 쥐었다.“암실 정리하러 왔다고요.”“응. 근데 지금 정리되는 건 나 같은데.”“그 입부터 정리할까요?”“키스로?”“진짜 죽어.”“또 그 말.”이준이 웃었다.오늘 촬영할 오래된 필름과 사진을 정리하러 들어온 암실은 문을 닫자 바깥 소리가 거의 끊겼고, 붉은 안전등 하나만 켜져 있어 서로 얼굴도 평소와 다르게 보였다.서하는 그게 싫었다.차이준이 평소보다 더 위험해 보여서.“사진이나 꺼내요.”“잡은 거부터 놔주면.”“내가 언제 잡았다고.”“유부녀 씨.”그가 아래를 한번 봤다.서하도 따라 내려다봤다가 바로 손을 놓았다.“착각하지 마요.”“뭘.”“당신 좋아서 그런 거 아니니까.”“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혼자 다 불었네.”“미친놈.”“좋아한다는 말만 빼고 계속 고백하는 것도 재주다.”서하는 필름 상자를 집어 그의 가슴에 밀어붙였다.“이거나 들고 있어요.”“오늘 성질 더럽네.”“누구 때문에.”“남편?”서하 눈이 바로 올라갔다.이준이 작게 웃었다.“역시 그건 건드리면 바로 보네.”“당신이 제일 싫은 이유 알아요?”“잘생겨서?”“양심이 없어서.”“너도 요즘 좀 없어 보이던데.”“뭐요?”“내 앞에서만.”서하는 할 말을 잃었다.맞는 말이라 더 짜증났다.이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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