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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Penulis: 오월이
희정은 유호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분이 치밀어 오른 희정은 그대로 달려가 뒤에서 유호를 끌어안았다.

“너도 사실 강해인 안 사랑하잖아. 나 좀 제대로 봐. 내가 네가 좋아할 만한 모습 아니야?”

유호는 희정을 떼어 내려고 했다.

그런데 머릿속이 갑자기 하얗게 비어 버렸다.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희정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자, 유호의 몸이 그대로 굳어졌다. 마치 누가 혈을 눌러 버린 사람처럼 꼼짝할 수가 없었다.

유호가 뿌리치지 않자, 희정은 더 대담해졌다.

희정은 발뒤꿈치를 들어 유호에게 입을 맞추려고 했다.

바로 그때, 병실에서 나온 해인이 두 사람을 봤다.

“왜 그러세요, 차희정 감독님? 뒤에서 몰래 안 되는 것 같으니까, 이제는 대놓고 유혹하시게요?”

해인은 핸드폰을 들어 희정의 얼굴을 겨눴다.

희정은 불쾌한 얼굴로 쏘아붙였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왜 저를 찍으세요?”

“왜긴요.”

해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감독님 더 유명해지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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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을 먹은 뒤, 유호는 해인과 함께 병원 검진을 받으러 갔다.임신 개월 수가 찬 해인이 차 안에서 불편할까 봐 유호는 부드러운 쿠션까지 꺼내 등 뒤에 받쳐 주었다.유호의 보살핌을 보며 해인의 마음은 달콤하게 차올랐다.해인이 원했던 것은 사실 늘 단순했다. 지금 이 시간, 그 단순한 바람은 이미 손에 들어온 듯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산전 검진은 순조로웠다. 의사는 아이가 잘 자라고 있고, 산모 상태도 괜찮다고 했다.지난번 조산 방지 시술 이후 해인의 수치들은 서서히 정상 범위로 돌아오고 있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면 출산할 수 있을 듯했다.다만 의사는 요즘 가볍게 많이 걷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나중에 자연분만을 하게 될 때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었다....같은 시각, 다른 곳.차씨 저택은 이른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차장섭은 희정을 병원에 데려가 유산 수술을 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대문 밖에는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너무 많았다. 집에서 누군가 나오기만 하면 기자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길을 틀어막아서, 차가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결국 차장섭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집안의 경호원들을 내보내 사람들을 정리하게 했지만 효과는 없었다.언론사와 공식 채널까지 수백 군데가 달려들었다. 고작 경호원 몇십 명으로 상대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다.차장섭은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질서 유지를 요청했다.전화를 끊는 차장섭을 보며 희정은 비웃었다.“내 뱃속 아이를 지우려고 부탁 한 번 안 하던 차 시장이 경찰까지 부르네.” “조금 있으면 진씨 가문에 부탁해서 내 수술 기록도 다른 사람 이름으로 바꿔 달라고 하려나? 미혼모가 시장 딸이라는 게 확인되면 우리 차 시장 체면 구겨지니까.”수술을 진행하려면 희정은 아침부터 금식해야 했다. 한바탕 소란 끝에 어느덧 거의 정오가 다 되어 갔지만, 희정은 아침도 먹지 못했고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다.차장섭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미혼 상태로 임신했다는 게 여자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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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장섭은 희정에게 말문이 막혔다.자기가 지켜보며 키운 딸이 이렇게까지 염치와 분별을 모를 줄은 몰랐다.남의 가정에 끼어들려 한 것도 모자라, 명분도 없는 떳떳하지 못한 아이를 낳겠다고 고집을 부렸다.차장섭은 해인에게 죄책감이 있었다. 더군다나 이 일은 차씨 가문이 명백히 잘못한 일이니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아무도 이 아이의 존재를 알게 하지 않을 거다. 나도 이런 망신은 못 견뎌. 이 아이는 안 된다. 네가 동의하든 말든 내일 아침 수술을 잡을 거야.”희정은 차장섭이 이렇게 나올 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다행히 대비도 해 두었다.“뉴스 한번 봐.”희정이 웃으며 말했다.“언론 쪽에서 이미 알고 있을걸? 몇 분 뒤면 우리 집 앞이 기자들로 꽉 찰지도 몰라.”그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한 고용인이 급히 뛰어 들어왔다.“시장님, 밖에 카메라 든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왔습니다. 기자들 같습니다. 아가씨를 인터뷰하겠다고 합니다.”차장섭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때 핸드폰에 알림이 떴다.화면을 누르자 희정의 임신 소식이 이미 온 세상에 퍼져 있었다.누군가 인터넷에 폭로한 것이다.차장섭은 둔한 사람이 아니다. 이쯤 되자 바로 깨달았다.“네 옆에는 늘 사람이 붙어 있었다. 너 혼자서는 이 일을 못 해. 누가 도왔지?”서진은 늘 희정의 말이라면 군말 없이 따랐다. 오래전 차장섭이 두 사람 약혼까지 생각한 적도 있었다. 희정이 서진에게 마음이 없어 흐지부지됐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가볍지 않았다.아까 병원에서 두 사람이 마주쳤다는 보고도 가사도우미에게 들었다.차장섭은 금세 답을 찾았다.“서진이냐?”“지금 중요한 건 누가 도왔느냐가 아니야. 사람들이 다 알게 됐다는 거지. 내가 한씨 가문 장남의 아이를 가졌다는 걸.” “우리 차 시장님 체면은 바닥에 떨어지겠네. 차 시장의 정적들은 신나 죽겠지.”희정의 얼굴에는 빈틈없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그렇게 얼굴 찌푸리지 마. 외할아버지가 되는데 왜 안 기뻐? 아니면 마음속 딸은 강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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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그것은 나비가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나비는 서진의 연락처에서 같은 성으로 저장된 사람을 아무나 골라 전화를 걸었다. 클럽으로 와서 사람을 데려가 달라는 말만 남겼다....차씨 저택.차장섭은 저녁 약속까지 모두 취소했다.희정이 차에서 내렸다. 병원에 함께 다녀온 가사도우미가 뒤따라 들어와 검사지를 차장섭에게 건넸다.결코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희정은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먼저 임신했다. 평범한 집안이라면 그럭저럭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차씨 집안은 그렇지 않았다.바깥의 시선이 얼마나 많은데, 소문이 나면 어떻게 포장해도 추문이었다.차장섭은 미간을 찌푸린 채 희정을 깊게 바라보았다. 곧 모든 사람을 물렸다.차장섭은 의자에 앉아 검사지를 내려다보았다. 손가락이 책상 위를 천천히 두드렸다. 보이지 않는 압박감이 방 안에 내려앉았다.임신 3개월. 뱃속 아이는 이미 형체를 갖춘 시기였다. 하지만 차장섭의 얼굴에는 기쁜 기색은 전혀 없었다.라이터를 꺼내더니 검사지를 태웠다.종이는 금세 재가 되었다. 차장섭은 남은 재를 쓰레기통에 버렸다.희정은 그 모습을 보며 입가에 조소를 띠었다.“태운다고 뭐가 달라져? 종이가 타도 애는 내 뱃속에 있는데.”차장섭이 말했다.“내가 사람을 붙여 최대한 빨리 수술 일정을 잡을 거다. 이 일은 밖으로 새 나가지 않을 거야. 오늘 너 데리고 병원에 간 아줌마도 입을 다물게 할 거고.”차장섭은 이미 다 정해 둔 사람처럼 말했다.“몸조리 끝나면 B시에서 제일 괜찮은 집안 자제들로 맞선 자리를 마련해 주마. 명단은 여기 있다. 가져가서 봐. 마음에 드는 사람 있으면 내가 다 알아서 연결해 주지.”말을 마친 차장섭은 사진이 든 두꺼운 파일을 희정 앞에 놓았다.그 사진들을 보며 희정의 웃음은 더 차가워졌다.“내가 운이 좋은 거야, 나쁜 거야? 이렇게 훤칠한 남자들을 줄 세워 놓고 고르게 해 주다니. 한 명씩만 떼어 놓아도 탐내는 여자가 줄을 설 텐데.” “그런데 그 사람들은 알아? 자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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