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나중에 떠올려 보면 해인의 스물다섯 번째 생일은 잊기 어려운 날일 것이다. 다만 목이 좀 혹사당했다는 게 문제였다....다음 날.잠에서 깬 해인은 목 안이 타는 것처럼 바싹 말라 있는 걸 느꼈다. 고개를 돌리자 침대 옆 테이블에 따뜻한 물 한 잔이 놓여 있었다. 해인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유호가 준비해 둔 물이었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해인은 단숨에 물을 마시고 나서야 목이 한결 편해졌다.주방에서는 가사도우미가 전날 먹고 남은 샤브샤브와 그릇을 정리하고 있었다.거의 정리가 끝날 즈음 해인이 내려오자 가사도우미가 웃었다.“사모님, 아침 드시겠어요? 제가 바로 준비해 드릴게요.”가사도우미는 하던 일을 내려놓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어머.”냉장고 가득 들어찬 꽃을 보자, 가사도우미의 뺨이 괜히 붉어지면서 놀란 목소리가 터졌다.“이런 이벤트를 다 준비하셨네요. 제가 다 설렐 정도예요. 대표님께 이런 로맨틱한 면이 있으신 줄은 몰랐어요.”누가 봐도 유호가 해인을 기쁘게 해 주려고 준비한 것이었다.가사도우미는 이 집에서 오래 일했지만 유호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유호는 원래 말수도 적고 늘 무뚝뚝했다. 오랫동안 집안일을 해 온 가사도우미와도 몇 마디 나누지 않을 정도였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이렇게 정성까지 들였다.가사도우미로서는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해인의 뺨에 옅은 홍조가 번졌다.가사도우미의 눈꼬리가 휘면서 웃었다. “젊은 부부가 사이 좋은 게 제일이지요. 보기 좋습니다.”시간이 빠듯해 해인은 회사로 서둘러 출발했다.아직 YD그룹 업무를 익히는 중이었다. 오늘은 공장에 들어온 새 원자재를 직접 확인할 예정이었다.YD그룹은 제조업 비중이 큰 만큼 공장 운영이 핵심이었다. 당분간 해인은 공장을 자주 오가며 생산 과정과 현장 업무를 익혀야 했다.막 도착했을 때 권영자에게서 전화가 왔다.[해인아, 얼른 좀 봐. 네 시아버지가 아침에 넘어져서 뼈를 다친 것 같아. 유호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네. 유호는
생일 선물을 받은 해인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해인이 다이아몬드에 시선을 빼앗긴 사이 유호가 몸을 숙여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예고 없는 키스에 해인이 놀라 눈을 들었다. 유호는 그대로 해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아까 배고프다며. 밥 먹자. 먹고 나서 할 일도 있고.”둘만 남은 시간이 어렵게 생긴 만큼 유호는 이 시간을 아끼고 싶었다.해인은 그 말을 듣자 뺨이 붉어졌다. 예쁜 눈으로 유호를 흘겨봤다.“좀 얌전히 있어.”“내가 뭘 했다고?”유호는 해인의 손을 잡은 채 무심코 손끝에 입을 맞추면서 소리없이 웃었다.“내가 말한 할 일은 불꽃놀이야. 너는 무슨 생각 했는데?”해인은 채소를 샤브샤브 냄비에 넣으며 이 남자가 일부러 그러는 걸 알아차렸다. “나 밥 먹을 거야. 당신이랑 말 안 해.”식사 내내 유호의 시선은 해인의 얼굴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눈빛에는 짙은 애정이 배어 있었다.저녁을 다 먹은 뒤 두 사람은 남은 음식과 그릇을 주방으로 옮겨 정리했다. 내일 아침 가사도우미가 와서 마저 치울 수 있게 해 두었다.해인이 손까지 씻고 나오려는데, 유호가 손목을 붙잡으면서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허리를 감싼 뒤 한 팔로 해인을 번쩍 들어 올렸다.갑자기 몸이 높이 들리자 해인이 놀라 유호의 목을 끌어안았다. “당신 뭐 해?”유호는 오랫동안 군에서 단련한 탓에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탄탄한 잔근육을 갖고 있었다. 시선을 붙들 수밖에 없는 단단한 몸이었다.해인을 한 팔로 들어 올리고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여유로웠다.둘뿐인 넓은 집 안에 유호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울렸다. 평소보다 유난히 야릇하게 들렸다.유호는 해인의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 대고 말했다. “방으로 데려가려고.”“불꽃놀이 보기로 했잖아.”균형을 잡으려고 해인은 유호의 목을 더 단단히 감쌌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내려다보니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 부드러운 몸은 유호의 단단한 몸에 빈틈없이 맞닿아 있었다.유호는 두 팔로 해인을 받쳐 안
해인은 잠시 멍해졌다. ‘오늘이 내 생일이었나?’최근에는 일이 너무 많았다. YD그룹에 가서 회사 업무를 익히는 한편 병원에 있는 도수희를 찾아갔다. 거기다 차장섭의 장례까지 치르느라 정작 자기 생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유호의 단단한 팔이 해인의 허리를 감쌌다. 코끝에는 해인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은은한 향이 닿았다. “여보, 그동안 고생 많았어.”해인은 유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 임신 기간 동안 유호가 곁에서 도와주기는커녕 본의 아니게 해인에게 차갑게 굴었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해인이 유호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붉은 장미와 냉장고 안쪽의 부드러운 조명이 두 사람을 함께 비췄다.유호는 해인이 고생했다고 했지만 유호라고 편했던 것은 아니었다.불과 반년 사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고, 해외에서 벌어진 폭발 사고로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해인은 유호를 원망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두 사람이 이렇게 살아 다시 마주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가까운 사람들을 연이어 잃고 나서, 해인은 살아 있다는 것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알게 됐다.힘겹게 지켜 낸 지금의 시간이니 더 아끼고 소중히 해야 했다.해인은 몸을 돌려 유호의 단단한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러니까 이제 당신은 무조건 무사해야 해. 또 다치면 안 돼.”유호가 웃었다. “당연하지. 이제 나 혼자가 아니잖아.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 오래오래 살아서 너희 챙겨야지.”유호가 목숨까지 바치겠다는 식의 말을 덧붙이려고 하자, 해인이 얼른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다.“그런 말 하지 마.”유호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해인의 손등을 붙잡고 손바닥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간지러운 감각이 손바닥에 퍼졌다. 해인이 빼내려고 했지만 유호가 놓아주지 않았다.해인은 빠져나오지 못하자 아예 반격했다. 남은 손으로 유호의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유호는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러다 연달아 장난을 받던 유호가 갑자기 멈춰 서더니 더는 피하지 않았다.해인이 의아한 눈으로 올려다봤다
[대표님, 천하솜 여사는 저희 쪽에서 경찰서까지 안전하게 인계했습니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순순히 협조했고요.]주헌에게 전화가 왔을 때, 거실에는 샤브샤브 육수에서 올라오는 진한 냄새가 퍼지고 있었다.집 안 가득 따뜻한 음식 냄새가 배어 있었다.해인은 주방에서 채소를 씻고 있었다. 유호는 주방 문을 조용히 닫은 뒤, 테라스로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유호는 해인의 앞을 자신이 막아 주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이런 어지러운 일들을 해인에게 하나하나 알리고 싶지 않았다.주헌이 말했다. [조우 도련님 공이 컸습니다. 천하솜 여사도 조우 도련님 때문에 마음을 돌린 것 같습니다.]천하솜이 위험을 감수하고도 한씨 집안 본가까지 돌아와 조우를 데리고 가려 했다는 것 자체가 아직 양심이 남아 있다는 증거였다. 자신이 직접 키운 아들에 대한 마음도 분명했다.유호는 그 모정을 이용한 셈이었다.유호가 조용히 말했다. “응. 네가 직접 조우를 본가에 데려다 줘. 주방에 말해서 오늘 저녁은 닭다리 두 개 더 줘.”조우는 오랫동안 천하솜의 지나친 응석을 받으면서 먹는 양도 조절하지 못했고,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갔다. 몸집도 유난히 큰 편이었다.두 달 전부터 유호가 식단을 엄격히 관리하게 했다. 필요한 영양은 챙기되 간식은 함부로 먹지 못하게 했다.효과는 제법 좋았다. 적어도 체중이 더 빠르게 늘지는 않았고, 영양관리 담당자도 지금 상태면 괜찮다고 했다.그 말을 들은 조우가 전화 너머로 소리쳤다. [닭다리 두 개가 뭐야! 나 갈비찜도 먹고 돈가스도 먹고 콜라도 마실래!]유호가 바로 받아쳤다. “조우, 또 혼나고 싶지? 갈비찜 많이 먹으면 살찌고, 돈가스도 기름져. 콜라는 또 왜 마셔. 더 욕심부리면 닭다리도 없어.”조우가 풀이 죽어서 투덜거렸다. [형은 맨날 협박만 해. 내가 이렇게 큰일을 했는데, 공신한테 이러는 게 어디 있어?]유호가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우리 대단한 공신은 닭다리 맛있게 먹어. 나도 이제 샤브샤브 먹으러 간다.”전화를 끊은 유
하지만 조우는 천하솜을 조금도 위험한 사람처럼 여기지 않는 듯이 담담하게 올려다봤다.“엄마, 경찰한테 가서 잘못한 거 인정하고 제대로 벌을 받아. 다 끝나고 나오면 그때도 엄마는 내 엄마야.”조우는 수갑이 채워진 손을 천하솜 앞으로 내밀면서 새끼손가락을 세웠다.“알겠으면 약속해.”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였다.천하솜의 입술이 떨렸다. “엄마가 나올 때쯤이면 너 다 컸겠다.”조우가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이 나이 아이에게는 엄마의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조우가 고개를 저었다. “크면 더 좋지. 그때는 내가 엄마 지켜 줄 수 있잖아. 나도 일해서 돈 벌면 엄마 먹여 살릴 수도 있고.”천하솜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겨우 몇 달 떨어져 있었을 뿐인데, 이 꼬맹이는 떼를 쓰기는커녕 이런 말로 엄마를 달랠 줄도 알게 됐다.마치 하룻밤 사이에 훌쩍 커 버린 것 같았다.천하솜이 물었다. “그동안 누가 너 돌봐 줬어?”조우를 이렇게 달라지게 만든 사람에게는 천하솜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조우가 곧바로 활짝 웃었다. “형수님! 엄마가 그날 나 다치게 하고 간 뒤에 형수님이 직접 약도 발라 줬어. 흉 안 남게 해 주는 연고도 따로 구해서 계속 발라 줬고!”조우는 천하솜이 못 믿을까 봐 턱까지 치켜들면서 목을 보여 줬다.천하솜이 조우의 목을 살폈다. 상처가 아문 자리에 새살과 주변 피부색이 조금 다른 흔적만 남았을 뿐, 눈에 띄는 흉터는 없었다.해인 이야기를 하는 조우의 눈은 유난히 반짝였다.“엄마 걱정하지 마. 형수님이 나 진짜 잘 돌봐줘! 엄마는 가서 잘못한 거 다 고치고, 최대한 빨리 나와.”천하솜이 눈을 내리깔았다.긴 속눈썹 아래로 옅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천하솜의 입가가 살짝 휘었다.“강해인이 아직 어린데도 애를 참 잘 다루네. 엄마보다 엄마 노릇을 더 잘하는 것 같아.”천하솜은 쪼그려 앉아 조우와 눈을 맞췄다. “엄마 없는 동안에는 형
천하솜의 가슴이 거세게 흔들렸다.자신의 친아들이었다. 거의 열 달 동안 품고 수많은 고생 끝에 낳은 아이를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천하솜은 지금 그대로 떠나면 조우의 오해가 더 깊어질 거라는 걸 알았다.그래도 지금은 설명할 때가 아니었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조우에게 모든 사정을 말해 줄 수밖에 없었다.천하솜은 조우의 얼굴에서 애써 시선을 거뒀다.조우의 어깨를 잡고 떼어 내려고 손을 뻗었다.그런데 조우가 천하솜의 팔을 끌어안듯 붙잡더니, 재빨리 수갑 한쪽을 천하솜의 손목에 채웠다.나머지 한쪽은 조우 자신의 손목에 채워져 있었다.천하솜은 멍하니 굳었다. 아들이 이런 행동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수갑은 또 어디서 난 거야?’천하솜이 뒤늦게 깨달은 표정으로 물었다. “오늘 엄마가 올 줄 알고 있었지? 이 수갑도 미리 준비한 거야?”아까부터 조우가 한쪽 손을 소매 안에 감추고 있던 이유도 이제야 이해가 됐다. 천하솜은 추워서 그런 줄 알았다.김 집사가 솜사탕을 사러 간 것 역시 일부러 그랬을 가능성이 컸다. 조우 곁에 아무도 없는 모습을 보여서 천하솜이 안심하고 나오도록 유도한 셈이었다.결국 친아들까지 이 사람들과 미리 말을 맞췄고, 모두 천하솜이 오늘 조우를 만나러 올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천하솜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었다. 눈가에는 웃음과 함께 눈물이 번졌다.‘정말 잘 키운 아들이네.’조우는 천하솜의 모정을 이용해 천하솜을 붙잡았다.주변의 경호원들은 모두 정예였다. 게다가 손목이 조우와 수갑으로 연결된 천하솜은 움직임까지 크게 제한됐다.빈틈없이 포위된 이상 이제 도망칠 길은 없었다.주헌이 사람들 사이에서 앞으로 나왔다.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채 말했다. “그만 포기하시죠.”천하솜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비꼬듯, 조금은 서운하게 말했다. “아주 정의로운 아들이네. 엄마까지 잡아서 넘기고.”조우의 표정에는 아까의 서러움도 눈물도 남아 있지 않았다. 대신 또렷한 결심이 자리했다. “엄마가 먼저 잘못했
말을 꺼낸 사람은 윤준이었다.태겸의 오래된 친구였고, 오늘 이 자리를 만든 당사자이기도 했다.윤준이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 오늘만큼은 잠깐 접어 둬. 오늘은 내 여자친구 생일이잖아. 내 체면 좀 세워줘.”곧바로 맞장구가 이어졌다.“맞아. 태겸이 마음속엔 늘 해인 씨밖에 없는 거 다들 알잖아. 둘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해인 씨랑 조금만 삐걱해도, 나중에 태겸이 술 취하면 친구들 붙잡고 난리 나는 거 다들 봤잖아.”“야, 그런 소리 하지 마. 태겸이 언제 울어. 술병 안고 ‘여보, 사랑해’만 반복하지.”“...”
예주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미묘한 빛이 스쳤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오빠가 해인 언니한테 너무 잘해 주는 거죠. 언니가 그걸 몰라주는 거예요.”그 말에 태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예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아까 그 진주 목걸이 말이에요...”태겸은 대답하지 않고 해인 옆자리에 앉았다.곧 첫 번째 경매 물품이 무대 위에 올려졌다.진주 목걸이였다.윤기 좋은 진주들이 조명 아래에서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해인은 한눈에 마음이 갔다.시작가는 4억 원. 해인은 망설임 없이 패들을
이소정의 안색이 단번에 굳어졌다.“사설탐정? 사설탐정을 써서 태겸이를 조사했다는 거야? 해인아, 그런 건 하면 안 되지. 부부 사이에 상처만 남겨.”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란이 서재 안까지 전해졌다.문이 열리며 고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인을 보자 자연스럽게 음성이 누그러졌다.“해인이, 왔구나.”고민건을 바라보던 해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우리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지금쯤은 저분처럼 머리가 희끗해졌을까?’그해, 두 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대형 프로젝트가 있었다. 원래는 고민건이 직접 협력사와 만나기로 되어
밖에서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해인은 더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잠시 뒤, 현관문이 열리며 태겸이 들어왔다.실내로 스며든 발소리는 조심스러웠고, 점점 가까워지다가 해인 등 뒤에서 멈췄다.이어 단단한 남자의 팔이 해인 뒤에서 감겨 왔다.해인의 허리가 갑자기 조여 들었다.“여보...”태겸의 입술이 머리칼 위로 내려앉았다.낮고 거친 숨이 섞인 남자의 목소리였다.“여보, 나 진짜 보고 싶었어.”밤공기를 머금은 태겸의 체온이 전해지자 해인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해인은 그대로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