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대표님, 천하솜 여사는 저희 쪽에서 경찰서까지 안전하게 인계했습니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순순히 협조했고요.]주헌에게 전화가 왔을 때, 거실에는 샤브샤브 육수에서 올라오는 진한 냄새가 퍼지고 있었다.집 안 가득 따뜻한 음식 냄새가 배어 있었다.해인은 주방에서 채소를 씻고 있었다. 유호는 주방 문을 조용히 닫은 뒤, 테라스로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유호는 해인의 앞을 자신이 막아 주겠다고 했다. 앞으로는 이런 어지러운 일들을 해인에게 하나하나 알리고 싶지 않았다.주헌이 말했다. [조우 도련님 공이 컸습니다. 천하솜 여사도 조우 도련님 때문에 마음을 돌린 것 같습니다.]천하솜이 위험을 감수하고도 한씨 집안 본가까지 돌아와 조우를 데리고 가려 했다는 것 자체가 아직 양심이 남아 있다는 증거였다. 자신이 직접 키운 아들에 대한 마음도 분명했다.유호는 그 모정을 이용한 셈이었다.유호가 조용히 말했다. “응. 네가 직접 조우를 본가에 데려다 줘. 주방에 말해서 오늘 저녁은 닭다리 두 개 더 줘.”조우는 오랫동안 천하솜의 지나친 응석을 받으면서 먹는 양도 조절하지 못했고, 또래보다 체중이 많이 나갔다. 몸집도 유난히 큰 편이었다.두 달 전부터 유호가 식단을 엄격히 관리하게 했다. 필요한 영양은 챙기되 간식은 함부로 먹지 못하게 했다.효과는 제법 좋았다. 적어도 체중이 더 빠르게 늘지는 않았고, 영양관리 담당자도 지금 상태면 괜찮다고 했다.그 말을 들은 조우가 전화 너머로 소리쳤다. [닭다리 두 개가 뭐야! 나 갈비찜도 먹고 돈가스도 먹고 콜라도 마실래!]유호가 바로 받아쳤다. “조우, 또 혼나고 싶지? 갈비찜 많이 먹으면 살찌고, 돈가스도 기름져. 콜라는 또 왜 마셔. 더 욕심부리면 닭다리도 없어.”조우가 풀이 죽어서 투덜거렸다. [형은 맨날 협박만 해. 내가 이렇게 큰일을 했는데, 공신한테 이러는 게 어디 있어?]유호가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우리 대단한 공신은 닭다리 맛있게 먹어. 나도 이제 샤브샤브 먹으러 간다.”전화를 끊은 유
하지만 조우는 천하솜을 조금도 위험한 사람처럼 여기지 않는 듯이 담담하게 올려다봤다.“엄마, 경찰한테 가서 잘못한 거 인정하고 제대로 벌을 받아. 다 끝나고 나오면 그때도 엄마는 내 엄마야.”조우는 수갑이 채워진 손을 천하솜 앞으로 내밀면서 새끼손가락을 세웠다.“알겠으면 약속해.”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였다.천하솜의 입술이 떨렸다. “엄마가 나올 때쯤이면 너 다 컸겠다.”조우가 자라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이 나이 아이에게는 엄마의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조우가 고개를 저었다. “크면 더 좋지. 그때는 내가 엄마 지켜 줄 수 있잖아. 나도 일해서 돈 벌면 엄마 먹여 살릴 수도 있고.”천하솜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겨우 몇 달 떨어져 있었을 뿐인데, 이 꼬맹이는 떼를 쓰기는커녕 이런 말로 엄마를 달랠 줄도 알게 됐다.마치 하룻밤 사이에 훌쩍 커 버린 것 같았다.천하솜이 물었다. “그동안 누가 너 돌봐 줬어?”조우를 이렇게 달라지게 만든 사람에게는 천하솜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조우가 곧바로 활짝 웃었다. “형수님! 엄마가 그날 나 다치게 하고 간 뒤에 형수님이 직접 약도 발라 줬어. 흉 안 남게 해 주는 연고도 따로 구해서 계속 발라 줬고!”조우는 천하솜이 못 믿을까 봐 턱까지 치켜들면서 목을 보여 줬다.천하솜이 조우의 목을 살폈다. 상처가 아문 자리에 새살과 주변 피부색이 조금 다른 흔적만 남았을 뿐, 눈에 띄는 흉터는 없었다.해인 이야기를 하는 조우의 눈은 유난히 반짝였다.“엄마 걱정하지 마. 형수님이 나 진짜 잘 돌봐줘! 엄마는 가서 잘못한 거 다 고치고, 최대한 빨리 나와.”천하솜이 눈을 내리깔았다.긴 속눈썹 아래로 옅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천하솜의 입가가 살짝 휘었다.“강해인이 아직 어린데도 애를 참 잘 다루네. 엄마보다 엄마 노릇을 더 잘하는 것 같아.”천하솜은 쪼그려 앉아 조우와 눈을 맞췄다. “엄마 없는 동안에는 형
천하솜의 가슴이 거세게 흔들렸다.자신의 친아들이었다. 거의 열 달 동안 품고 수많은 고생 끝에 낳은 아이를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천하솜은 지금 그대로 떠나면 조우의 오해가 더 깊어질 거라는 걸 알았다.그래도 지금은 설명할 때가 아니었다. 나중에 기회가 생기면 조우에게 모든 사정을 말해 줄 수밖에 없었다.천하솜은 조우의 얼굴에서 애써 시선을 거뒀다.조우의 어깨를 잡고 떼어 내려고 손을 뻗었다.그런데 조우가 천하솜의 팔을 끌어안듯 붙잡더니, 재빨리 수갑 한쪽을 천하솜의 손목에 채웠다.나머지 한쪽은 조우 자신의 손목에 채워져 있었다.천하솜은 멍하니 굳었다. 아들이 이런 행동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수갑은 또 어디서 난 거야?’천하솜이 뒤늦게 깨달은 표정으로 물었다. “오늘 엄마가 올 줄 알고 있었지? 이 수갑도 미리 준비한 거야?”아까부터 조우가 한쪽 손을 소매 안에 감추고 있던 이유도 이제야 이해가 됐다. 천하솜은 추워서 그런 줄 알았다.김 집사가 솜사탕을 사러 간 것 역시 일부러 그랬을 가능성이 컸다. 조우 곁에 아무도 없는 모습을 보여서 천하솜이 안심하고 나오도록 유도한 셈이었다.결국 친아들까지 이 사람들과 미리 말을 맞췄고, 모두 천하솜이 오늘 조우를 만나러 올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천하솜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었다. 눈가에는 웃음과 함께 눈물이 번졌다.‘정말 잘 키운 아들이네.’조우는 천하솜의 모정을 이용해 천하솜을 붙잡았다.주변의 경호원들은 모두 정예였다. 게다가 손목이 조우와 수갑으로 연결된 천하솜은 움직임까지 크게 제한됐다.빈틈없이 포위된 이상 이제 도망칠 길은 없었다.주헌이 사람들 사이에서 앞으로 나왔다.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채 말했다. “그만 포기하시죠.”천하솜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비꼬듯, 조금은 서운하게 말했다. “아주 정의로운 아들이네. 엄마까지 잡아서 넘기고.”조우의 표정에는 아까의 서러움도 눈물도 남아 있지 않았다. 대신 또렷한 결심이 자리했다. “엄마가 먼저 잘못했
“솜사탕 먹고 싶어. 가서 사 와!”조우가 데리러 온 김 집사에게 말했다. “제일 큰 걸로 두 개!”김 집사가 고개를 숙였다.“네, 도련님. 먼저 차에 가 계십시오.”김 집사가 줄을 서러 돌아갔지만 조우는 차로 가지 않았다.조우의 시선은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에게 가 있었다.“하늘아! 김 집사한테 솜사탕 두 개 사 오라고 했어. 하나 너 줄게!”여자아이는 말총머리를 흔들며 조우를 한번 보더니 말했다. “괜찮아. 나 지금 이 갈이하는 중이라 엄마가 단 거 먹지 말랬어.”아이는 몸을 돌리며 손을 흔들었다. “조우야, 안녕!”조우의 눈에 잠깐 서운함이 스쳤다. 좋아하는 아이에게 거절당해서인지, 하늘에게는 챙겨 주는 엄마가 있다는 사실이 부러워서인지는 알 수 없었다.천하솜은 멀찍이 숨어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복잡했다.예전에는 거의 매일 직접 조우를 데리러 왔다.요 몇 달 엄마가 나오지 않았으니 조우도 서운했을지 몰랐다.다만 이 꼬맹이가 벌써 여자아이한테 뭘 챙겨 줄 줄 안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대체 누굴 닮은 건지 알 수가 없었다.조우가 혼자 있고 주변의 시선도 뜸해진 틈을 타서 천하솜이 빠르게 다가갔다. 조우의 손목을 잡자마자 달리기 시작했다.“아들, 엄마랑 가자!”조우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했다.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솜사탕을 거절당한 서운함에 빠져 있던 조우는 천하솜을 보자 눈을 크게 떴다.“엄마?”천하솜은 길게 설명할 여유가 없었다. “그날은 엄마도 어쩔 수 없었어. 오해가 있었던 거야. 엄마가 너 데리고...”말을 끝내기도 전에 천하솜이 고개를 돌렸다. 언제 나타났는지 건장한 경호원 몇 명이 앞길을 막고 있었다.한씨 집안에서 십 년 넘게 지낸 천하솜은 경호원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다.앞에 선 사람은 주헌이었다.천하솜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주헌이 이렇게 빨리 나타났다는 건 이미 대비하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천하솜의 눈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한유호가 진작부터 나를 지켜보고 있었
천하솜은 법원 앞을 떠나면서도 뒤에 누군가 붙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이선보의 지시에 따라 유호와 해인의 동향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지만, 정작 천하솜 자신이 더 오래전부터 감시망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주헌은 멀어지는 천하솜의 뒷모습을 확인한 뒤 유호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천하솜 씨가 법원 앞을 떠났습니다.]“응. 계획대로 해.”모든 흐름은 유호가 예상한 대로였다. 주헌은 이런 데까지 내다본 유호의 판단력에 새삼 감탄했다.오늘은 금요일이라 초등학교 수업이 평소보다 일찍 끝나는 날이었다.천하솜은 운전하면서 자꾸 정신이 다른 데로 흘렀다. 조우를 보지 못한 지도 벌써 석 달 가까이 됐다.자기 손으로 키운 아들을 그리워하지 않을 엄마는 없었다.그날 한씨 집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천하솜은 어쩔 수 없이 조우를 다치게 했다. 그 일은 줄곧 마음에 걸렸지만, 그 방법이 아니었다면 도망칠 수가 없었다.아직 열 살도 되지 않은 조우가 그 사정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터였다. 천하솜 역시 말 몇 마디로 풀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내 아들이 엄마를 얼마나 미워할까?’천하솜은 이선보가 한원랑 곁에 심어 둔 사람이었다. 오래전 이선보에게 목숨을 구원받았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천하솜은 이선보의 지시를 따랐다.벌써 석 달이 흘렀다. 한원랑도 이제는 경계를 어느 정도 풀었을지 몰랐다. 천하솜은 이제 아들을 한 번쯤 만나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천하솜은 조우가 다니는 초등학교로 차를 몰고 가서,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세웠다.차에서 내리며 생각했다. ‘김 집사만 피해서 조우와 잠깐이라도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과거 한원랑 곁에 자연스럽게 남아서 이선보를 더 깊숙이 돕기 위해서, 천하솜은 자신의 삶까지 그 안에 묶어 버렸다.하지만 조우를 갖게 될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처음에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임신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아이의 작은 심장이 뛰고 있었다.아이를 낳아서는
유호의 눈빛은 경건하리만큼 진지했다. 시선이 맞닿자 해인은 자신을 지키겠다는 유호의 마음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었다.해인은 두 팔로 유호의 목을 끌어안았다. “하지만 나도 당신을 지키고 싶어. 당신한테 또 위험한 일이 생기는 건 싫어.”그때의 기억은 다시 떠올리기조차 힘들 만큼 아팠다.칩에 지배당하던 유호는 해인에게 너무도 차가웠고, 해인은 그 시간을 버티다 정말 무너질 뻔했다.둘의 거리는 가까웠다. 밀폐된 차 안에서 서로의 숨결이 뒤섞였다.유호의 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였다. 유호는 몸을 숙여 해인의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약속할게.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야.”말이 끝나자 유호가 해인을 품 안으로 끌어당기고 깊게 입을 맞췄다.두 사람은 차 안에서 오래 입을 맞췄다.해인의 뺨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몸 안쪽으로 열기가 번졌다.유호도 다르지 않았다. 단단한 몸이 팽팽하게 긴장했고, 억누르기 힘든 열기가 아랫배로 몰렸다.유호가 해인의 가슴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옆으로 넘겼다.한 팔로 해인의 등을 감싸면서 품에 바짝 끌어당긴 유호는 다른 손으로 해인의 몸을 천천히 더듬었다.거친 손바닥이 배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자, 해인이 재빨리 유호의 손을 붙잡았다.“왜?”유호가 겨우 해인의 부어오른 입술을 놓아주었다. 코끝을 맞댄 채 묻는 목소리는 욕망에 젖어서 낮고 거칠었다.뜨거운 숨결이 해인의 뺨에 닿았다. 유호 특유의 차분한 우디 향과 짙은 남성의 체취가 섞이자, 해인의 뺨이 귓불까지 붉게 달아올랐다.해인이 숨을 고르며 말했다. “아까 저녁에 같이 샤브샤브 먹기로 했잖아. 지금 안 들어가면 너무 늦어.”유호는 아쉬운 듯 고개를 기울여 해인의 입술을 한 번 더 가볍게 훔쳤다. 쉽게 놓아줄 기색은 없었다.해인은 두 손가락으로 유호의 입술을 살짝 막으면서 더는 키스하지 못하게 했다.맑고 예쁜 눈동자에 억울한 기색까지 얹혔다. “나 배고파.”오후 재판 때문에 해인은 YD그룹에서 곧장 법원으로 갔다. 거리가 제법 멀어서 늦을까
말을 꺼낸 사람은 윤준이었다.태겸의 오래된 친구였고, 오늘 이 자리를 만든 당사자이기도 했다.윤준이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 오늘만큼은 잠깐 접어 둬. 오늘은 내 여자친구 생일이잖아. 내 체면 좀 세워줘.”곧바로 맞장구가 이어졌다.“맞아. 태겸이 마음속엔 늘 해인 씨밖에 없는 거 다들 알잖아. 둘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해인 씨랑 조금만 삐걱해도, 나중에 태겸이 술 취하면 친구들 붙잡고 난리 나는 거 다들 봤잖아.”“야, 그런 소리 하지 마. 태겸이 언제 울어. 술병 안고 ‘여보, 사랑해’만 반복하지.”“...”
예주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미묘한 빛이 스쳤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오빠가 해인 언니한테 너무 잘해 주는 거죠. 언니가 그걸 몰라주는 거예요.”그 말에 태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예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아까 그 진주 목걸이 말이에요...”태겸은 대답하지 않고 해인 옆자리에 앉았다.곧 첫 번째 경매 물품이 무대 위에 올려졌다.진주 목걸이였다.윤기 좋은 진주들이 조명 아래에서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해인은 한눈에 마음이 갔다.시작가는 4억 원. 해인은 망설임 없이 패들을
이소정의 안색이 단번에 굳어졌다.“사설탐정? 사설탐정을 써서 태겸이를 조사했다는 거야? 해인아, 그런 건 하면 안 되지. 부부 사이에 상처만 남겨.”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란이 서재 안까지 전해졌다.문이 열리며 고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인을 보자 자연스럽게 음성이 누그러졌다.“해인이, 왔구나.”고민건을 바라보던 해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우리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지금쯤은 저분처럼 머리가 희끗해졌을까?’그해, 두 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대형 프로젝트가 있었다. 원래는 고민건이 직접 협력사와 만나기로 되어
밖에서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해인은 더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잠시 뒤, 현관문이 열리며 태겸이 들어왔다.실내로 스며든 발소리는 조심스러웠고, 점점 가까워지다가 해인 등 뒤에서 멈췄다.이어 단단한 남자의 팔이 해인 뒤에서 감겨 왔다.해인의 허리가 갑자기 조여 들었다.“여보...”태겸의 입술이 머리칼 위로 내려앉았다.낮고 거친 숨이 섞인 남자의 목소리였다.“여보, 나 진짜 보고 싶었어.”밤공기를 머금은 태겸의 체온이 전해지자 해인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해인은 그대로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