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도윤의 집은 정말로 작았다.
침실 하나와 거실, 겨우 한 사람이 돌아설 수 있는 부엌. 서하는 현관에 서서 새하얀 웨딩드레스와 열여덟 평 오피스텔의 조합을 바라봤다.
“실망했습니까?”
“아뇨. 안심했어요.”
“왜죠?”
“집까지 궁전이었으면 바로 도망쳤을 테니까.”
도윤이 웃으며 재킷을 벗었다. 셔츠가 어깨와 등을 팽팽하게 감쌌다. 구청에서는 단정하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좁은 공간에 단둘이 서니 체격 차이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서하는 시선을 피했다.
“갈아입을 옷이 없습니다.”
“옷장 오른쪽에 새 셔츠가 있습니다. 욕실은 먼저 쓰세요.”
“도윤 씨는요?”
“소파에서 자겠습니다.”
“계약서에는 각방이라고 썼는데 방이 하나네요.”
“그래서 소파를 택한 겁니다.”
서하는 욕실로 들어갔다. 드레스 뒤의 단추는 혼자 풀기 어려웠다. 팔을 뒤로 뻗어 몇 번 시도하다 결국 문을 조금 열었다.
“도와줄 수 있어요?”
도윤이 다가왔다.
서하는 거울 앞에 등을 보이고 섰다. 그의 손가락이 목덜미 아래 첫 단추에 닿았다.
작은 진주 단추가 하나씩 풀렸다.
손은 정확하고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피부에 직접 닿지 않으려는 그 조심스러움이 오히려 더 선명한 감각을 만들었다.
서하는 거울 속에서 도윤을 봤다.
그의 시선은 단추만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여섯 번째 단추가 풀리자 드레스가 느슨해지며 맨등이 조금 더 드러났다.
도윤의 손이 멈췄다.
“여기까지면 됩니까?”
평소보다 거친 목소리였다.
“네.”
서하가 대답하자 그는 바로 한 걸음 물러났다.
욕실 문을 닫고 나서야 서하는 숨을 내쉬었다.
찬물을 틀었지만 달아오른 목덜미가 쉽게 식지 않았다.
샤워를 마친 서하는 도윤의 흰 셔츠를 입었다.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왔지만 아래에 입을 만한 것이 없었다.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닦으며 욕실 문을 열었을 때, 부엌에 있던 도윤이 돌아봤다.
그의 시선이 멈췄다.
맨발에서 시작해 드러난 다리, 셔츠 자락, 단추 두 개를 잠그지 못한 목선까지 천천히 올라왔다.
서하의 피부가 다시 뜨거워졌다.
“너무 짧죠?”
“내가 대답하면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 봐요.”
도윤이 들고 있던 물잔을 내려놓았다.
“지금 내 셔츠를 벗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공기가 단번에 팽팽해졌다.
서하는 장난처럼 넘기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도윤이 천천히 다가왔다. 한 걸음, 다시 한 걸음.
그가 팔을 뻗자 서하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의 손은 가슴 위가 아니라 풀린 셔츠 단추에 닿았다. 도윤은 단추 하나를 잠그고 곧바로 물러났다.
“겁먹지 마세요.”
“안 무서웠어요.”
“그럼 기대했습니까?”
서하는 입술을 깨물었다.
도윤의 눈이 그 작은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 표정은 위험합니다, 윤서하 씨.”
그날 밤 서하는 침실에 누웠고 도윤은 거실 소파에 누웠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었을 뿐인데 그의 낮은 목소리와 손끝이 계속 떠올랐다.
잠이 들기 직전, 거실에서 전화 진동음이 들렸다.
이어진 도윤의 목소리는 그녀가 알던 월급쟁이의 것이 아니었다.
“주주명부를 동결하세요.”
차갑고 단정한 명령이었다.
“강태성이 움직이기 전에 전부.”
휴대전화 화면의 문장을 읽는 동안, 서하의 등 뒤로 뜨거운 체온이 붙었다.도윤이 잠에서 덜 깬 목소리로 물었다.“몇 시입니까?”그의 팔이 맨허리를 감았다. 이불 아래에서 단단한 가슴이 등에 닿고, 밤새 몇 번이나 자신을 안았던 남자의 몸이 엉덩이 뒤에 선명하게 느껴졌다.서하는 반사적으로 몸을 굳혔다.도윤의 입술이 어깨에 닿았다.“아직 아파요?”“조금요.”“그럼 안 합니다.”그는 말과 동시에 허리를 뒤로 물렸다. 욕망이 분명한데도 손은 배 위에서 멈췄다.서하는 그 절제가 이상하게 더 야하게 느껴졌다.“안 한다고 하니까 아쉬워하는 얼굴인데.”“착각이에요.”“확인해 볼까요?”도윤의 손이 천천히 위로 올라왔다. 맨가슴을 감싼 손바닥이 유두를 스치자 서하의 숨이 흔들렸다. 그가 손가락 사이로 단단해진 끝을 가볍게 비틀었다.“도윤 씨.”“싫으면 손 뗍니다.”서하는 그의 손등을 눌렀다.“그대로 있어요.”도윤이 목덜미를 물듯 입을 맞췄다. 손가락이 다시 움직이고, 이불 속에서 그의 허벅지가 서하의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 젖어 가는 감각을 알아챈 순간 서하는 얼굴을 붉혔다.그러나 침대 아래에 떨어진 휴대전화 화면이 다시 켜졌다.[강도윤 대표님. 회장님께서 쓰러지셨습니다. 해원그룹 긴급 이사회가 한 시간 뒤 시작됩니다.]서하가 화면을 들어 보였다.“회장님이 누구예요?”도윤의 손이 멈췄다.조금 전까지 뜨겁던 눈빛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는 이불을 걷고 일어났다. 맨몸에 셔츠를 걸치며 화면을 확인했다.“아르덴 최대 출자자인 재단 어른입니다.”“재단 어른이 쓰러졌는데 해원그룹 이사회가 왜 당신한테 보고돼요?”“재단이 해원 지분을 갖고 있으니까요.”“그래서 계약직 심사역한테 대표님이라고 하고?”단추를 채우던 손이 잠깐 멈췄다.“설명은 돌아와서 하겠습니다.”“어젯밤에도 나중에 말한다고 했어요.”도윤이 침대 곁에 무릎을 꿇었다. 손가락으로 서하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겼다.“오늘은 거짓말하지 않겠습니다.”“진실을
차 문이 닫히자 세상과 분리된 것처럼 조용해졌다.칸막이가 완전히 올라가기도 전에 도윤이 서하의 입술을 삼켰다.그녀는 그의 무릎 위에 올라앉은 채 넥타이를 풀어 버렸다. 셔츠 단추 사이로 손을 밀어 넣자 단단한 가슴이 손바닥 아래에서 긴장했다.“후회할 얼굴인지 확인한다더니요.”“확인 끝났습니다.”“결론은요?”도윤이 그녀의 엉덩이를 끌어당겼다.바지 아래로 팽팽해진 열기가 다리 사이에 정확히 맞닿았다.“오늘 집에 도착할 때까지 참을 자신이 없다는 것.”그가 허리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옷을 사이에 둔 채였지만 서하의 입에서 숨이 터졌다. 도윤은 같은 동작을 다시 했다. 마찰이 젖은 속옷 위를 누를 때마다 엘리베이터에서 시작된 열기가 빠르게 살아났다.“그럼 참지 마요.”“차 안에서 처음을 끝내고 싶습니까?”서하는 입술을 깨물었다.도윤의 손이 원피스 안으로 들어왔다. 속옷 옆을 밀어내고 맨살을 만졌다.“대답해요.”손가락 하나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서하는 그의 어깨에 이마를 묻었다.“집에 가요. 대신 가는 동안…… 멈추지 마요.”도윤이 낮게 웃었다.“욕심이 많군요, 윤서하 씨.”손가락이 깊이 움직이기 시작했다.차가 출발했다.서하는 흔들림을 핑계로 그의 몸에 더 밀착했다. 도윤의 엄지가 가장 민감한 곳을 문지르고, 안에 든 손가락이 일정한 속도로 굽혀질 때마다 목에서 신음이 새었다.그녀는 참지 말라는 그의 말을 기억했다. 손으로 입을 막는 대신 도윤의 목을 끌어안고 소리를 삼키게 했다.쾌감이 끝까지 차오르기 직전, 도윤이 손을 멈췄다.“왜…….”“아까 끝까지 책임지라고 했죠.”그가 젖은 손끝을 그녀에게 보여 주듯 천천히 입술에 댔다.“침대에서.”서하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그의 벨트 버클을 풀었다.“그럼 당신도 참아요.”지퍼를 내리고 속옷 안으로 손을 넣자 도윤의 몸이 크게 굳었다. 손안에 잡힌 그는 생각보다 뜨겁고 단단했다.“서하야.”처음으로 이름을 낮게 부르는 목소리에 그녀의 손끝이 떨렸다.“싫으면 말해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도윤이 현관문을 닫았다.잠금장치가 내려가는 소리와 동시에 서하의 등이 문에 닿았다.“아까 한 말, 기억합니까?”“어떤 말이요?”“끝까지 책임지라고 한 말.”도윤이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서하는 대답 대신 넥타이를 잡아당겼다.입술이 맞부딪쳤다.엘리베이터에서 참았던 만큼 거친 키스였다. 도윤은 재킷을 벗어 던지고 그녀를 안아 현관 수납장 위에 앉혔다. 원피스 자락이 허벅지까지 밀려 올라갔다.“지금도 멈추지 말까요?”“묻지 말고…….”“말해야 합니다.”그의 손가락이 허벅지 안쪽을 느리게 쓸었다. 속옷 가까이에서 멈춘 채 기다렸다.서하는 그의 셔츠 단추를 두 개 풀고 맨가슴에 입을 맞췄다.“계속해요.”그제야 손이 속옷 안으로 들어왔다.젖은 중심을 손끝이 가르자 서하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도윤은 그녀의 목을 입술로 누르며 천천히 문질렀다. 한 손가락이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왔고, 곧 두 번째가 더해졌다.“도윤 씨…… 너무…….”“아픕니까?”“아니, 더.”그녀가 그의 어깨를 긁었다.도윤의 눈빛이 어둡게 타올랐다. 손가락은 더 깊어졌고 엄지는 같은 자리를 집요하게 눌렀다. 서하는 다리를 오므리려 했지만 그의 몸이 사이를 막고 있었다.쾌감이 빠르게 올라왔다.그 순간 현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보였다. 흐트러진 머리와 벌어진 입술, 목에 남은 붉은 흔적.그리고 한지훈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너는 언제나 안전한 것만 골라.서하는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그 사람을 완전히 잊을 수 있게 해 줘요.”도윤의 손이 즉시 멈췄다.뜨거웠던 공기가 단숨에 식었다.그는 손을 빼고 원피스 자락을 내려 주었다.“무슨 짓이에요?”“나를 복수에 쓰지 마.”처음 듣는 반말이었다.서하가 굳었다.도윤은 한 걸음 물러섰다. 욕망이 아직 선명한 얼굴로, 그러나 손은 더 이상 그녀에게 닿지 않았다.“당신이 나를 원해서 여기까지 온 줄 알았습니다.”“그게 그 말이 그 말이잖아요.”“아니.”“뭐가 다른데요?”“한지훈을
다온가의 저녁 식사는 서하를 환영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긴 테이블 끝에 앉은 윤성호 대표는 사위를 위아래로 훑었다. 도윤이 입은 정장과 손목시계가 무엇인지 알아보지 못한 얼굴이었다.“듣도 보도 못한 투자회사 심사역이라지?”도윤은 와인잔도 들지 않았다.“맞습니다.”“서하는 감정적으로 혼인신고를 했네. 조용히 정리하면 자네한테도 사례하지.”서하가 입을 열기 전에 도윤의 손이 테이블 아래에서 그녀의 무릎을 감쌌다.손바닥의 열이 얇은 원피스 천을 통과했다.“제 아내의 결혼을 장인께서 정리할 수 있습니까?”“아내?”윤성호가 비웃었다.“며칠이나 봤다고.”도윤의 엄지가 서하의 무릎 안쪽을 한 번 쓸었다. 위로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아침의 기억이 되살아나기에 충분했다.서하는 다리를 모았다. 도윤은 손을 거두지 않았다.“시간보다 선택이 중요하죠. 적어도 저는 식장에 사람을 세워 두고 사라지진 않습니다.”맞은편에 앉은 한지훈의 얼굴이 굳었다.그 옆에는 서하의 이복언니 윤채린이 앉아 있었다. 약혼반지를 끼운 손이 와인잔을 꽉 쥐었다.“언니도 참 대단해. 버림받은 날 아무 남자나 주워 결혼하고.”서하는 웃었다.“아무 남자나 아니야. 네가 탐내도 못 가질 남자.”테이블 아래에서 도윤의 손가락이 멈췄다.채린이 입술을 일그러뜨렸다.“가진 것도 없는 남자가 뭐가 그렇게 대단한데?”도윤이 재킷 안에서 서류 봉투를 꺼냈다.“다온뷰티 지분 7.2퍼센트.”윤성호의 표정이 바뀌었다.“그게 왜 자네 손에 있어?”“정확히는 제가 관리하는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늘부로 대표 해임을 요구할 수 있는 주주연합에도 참여했고요.”한지훈이 의자를 밀었다.“아르덴이 세림 인수금융을 막은 것도 당신입니까?”“질문할 위치가 아닐 텐데.”도윤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방 안을 눌렀다.“내 아내의 연구자료를 돌려놓으십시오. 내일까지 서버 원본과 접속기록을 넘기지 않으면 횡령, 영업비밀 침해, 증거인멸을 함께 묻겠습니다.”“협박이야?”“선택지를 드리는
아침에 눈을 뜬 서하는 도윤의 팔 안에 갇혀 있었다.정확히는 자신이 그의 가슴에 달라붙어 있었다. 한쪽 다리는 그의 허벅지 위에 걸쳐져 있었고, 손바닥 아래에서는 맨가슴의 단단한 근육이 느리게 오르내렸다.더 곤란한 건 그 아래였다.얇은 잠옷 바지가 말려 올라간 허벅지 사이로, 잠에서 깬 남자의 열기가 너무도 선명하게 닿아 있었다.서하가 숨을 멈추자 머리 위에서 잠긴 목소리가 떨어졌다.“자는 척해도 상황은 안 달라집니다.”“언제부터 깨어 있었어요?”“당신 무릎이 위험한 곳에 닿았을 때부터.”그녀가 황급히 다리를 내리려 하자 도윤의 팔이 허리를 감았다. 몸이 다시 끌려가며 그의 단단한 상태가 속옷 너머로 더 깊게 맞닿았다.서하의 얼굴이 순식간에 뜨거워졌다.“이건…… 아침이라 그런 거죠?”“그렇게 믿고 싶습니까?”도윤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에 머물렀다.서하는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손끝이 먼저 움직였다. 그의 복근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던 손이 잠옷 허리선 앞에서 멈췄다.도윤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윤서하.”경고였지만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왜요. 닿으면 안 되는 조항도 있었어요?”그녀는 잡힌 채로 손바닥을 한 번 눌렀다. 천 아래에서 뜨겁게 팽팽해진 윤곽이 손바닥에 그대로 잡혔다.도윤의 숨이 거칠어졌다.다음 순간 그가 몸을 뒤집었다. 서하의 등이 매트리스에 닿고, 그의 무릎이 그녀의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 손목을 누른 힘은 강했지만 아프지 않았다.“지금 그 손, 호기심입니까. 허락입니까?”서하는 그의 목울대가 크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놓으면 알게 될 텐데요.”도윤이 손목을 놓았다.서하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 오히려 허리선 안쪽으로 손가락을 조금 밀어 넣었다. 맨살의 열기가 닿자 도윤이 이를 악물었다.그의 입술이 거칠게 내려왔다.첫 키스는 짧지 않았다. 혀가 닿고 숨이 섞이자 서하는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도윤의 손이 잠옷 상의 아래로 들어와 허리와 갈비뼈를 천천히 쓸어 올렸다. 엄지가 가슴 아래의 민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오피스텔 창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빗소리에 서하는 몇 번이나 잠에서 깼다. 낯선 침대와 낯선 집, 문밖 소파에 누워 있을 낯선 남편.세 번째로 눈을 떴을 때 거실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서하는 침실 문을 열었다.도윤은 소파 옆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손으로 옆구리를 누른 채 숨을 고르고 있었다.“어디 아파요?”“괜찮습니다.”“안 괜찮아 보여요.”셔츠 아래로 피가 번지고 있었다. 어제 성호의 손목을 막을 때 벌어진 상처였다. 오래된 흉터 위에 새 상처가 겹쳐 있었다.서하는 구급상자를 찾아 그를 침대에 앉혔다.“셔츠 벗어요.”도윤이 그녀를 올려다봤다.“그 말의 의미를 알고 합니까?”“상처 소독하겠다는 의미예요.”“아쉽군요.”농담을 할 여유는 있는 모양이었다.도윤이 단추를 풀었다. 단단한 가슴과 복부 위로 크고 작은 흉터가 이어져 있었다. 회사원이 출근하다 생길 만한 상처는 아니었다.서하가 소독약을 묻힌 솜을 가져가자 그의 근육이 순간적으로 긴장했다.“아프면 말해요.”“아픈 건 참을 만합니다.”“그럼 뭐가 문제인데요?”도윤의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서하는 그제야 자신이 그의 다리 사이 가까이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얇은 잠옷 아래 맨다리가 그의 무릎에 스쳤다.도윤의 손이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당신이 너무 가깝습니다.”서하의 손끝이 멈췄다.도윤은 피하지 않았다. 서하 역시 물러나지 않았다.빗소리 사이로 두 사람의 숨소리만 들렸다.“가까이 있으면 안 돼요?”“안 되는 게 아니라.”그의 손이 천천히 올라와 서하의 허리 옆에서 멈췄다.“한 번 손대면 소독만 받고 끝낼 자신이 없습니다.”서하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어제까지 다른 남자와 결혼하려 했던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윤의 맨몸을 보고 있는 지금, 죄책감보다 욕망이 먼저 올라왔다.“그럼 참아요.”서하는 일부러 그의 상처 위에 새 거즈를 천천히 붙였다.“아직 계약 일주일도 안 됐잖아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