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rtilhar

제4화. 도장을 가진 손

Autor: POTO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9-08 14:41:32

정온은 항아리의 청을 작은 그릇에 나누었다. 한 그릇은 살피는 데 쓰고, 나머지는 명선의 시종이 보는 앞에서 봉했다.

“마시면 독이 없다는 것을 보일 수 있지 않습니까?”

단비가 묻자 의녀가 고개를 저었다.

“사람의 몸으로 증거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서련은 그 말을 오래 바라보았다. 황후로 살 때는 시식하는 사람의 입에 먼저 들어가는 숟가락을 당연하게 여겼다. 지금 자신 앞에서 그 당연함을 거절하는 여인이 있었다.

“어디까지 말할 수 있습니까?”

“남은 두 항아리에서는 귀비마마께서 앓으셨다는 증세를 일으킬 위해 성분이 확인되지 않습니다. 보내진 항아리도 봐야 합니다. 이것만으로 그분의 잔에 무엇이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말을 하지 않는 사람. 서련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사람이었다.

“주문서는 어떻습니까?”

“적힌 것은 몸을 심하게 해치는 약으로 분류됩니다. 실제 귀비마마께 드린 처방에는 없습니다.”

정온이 접힌 종이를 가리켰다. 궁의 어의가 작성한 진료 기록이었다. 귀비의 구역질과 열이 적혀 있었으나 위험한 약을 먹었다는 단정은 없었다. 그 단정은 의술을 모르는 내관의 보고에서 처음 생겼다.

서련은 보고 말미를 짚었다.

최 내관의 이름이었다.

늦은 밤 인장함이 들어왔다. 자물쇠는 깨지지 않았고 비단 안감에도 흠집이 없었다. 단비는 그 때문에 낙심했지만 서련은 안쪽 모서리의 짧은 붉은 실을 꺼냈다.

“원래 이 함은 어느 손으로 여느냐.”

“제가 열쇠를 갖고, 마마 앞에서만 열었습니다.”

“지난달에는?”

단비가 입술을 깨물었다. 서련이 몸살로 누웠던 날, 황제의 하사품 목록을 정리한다며 최 내관이 열쇠를 가져갔다. 해가 지기 전에 돌려주었고 달라진 것이 없어 서련에게 길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죄송합니다.”

서련은 실을 종이에 싸면서 고개를 들었다.

“그때 내가 뭐라고 했느냐.”

“폐하의 일이니 서두르라 하셨습니다.”

자신이 열어 준 문이었다.

황제가 보낸 사람에게 황후의 물건을 보이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서련 자신도 생각했다. 보호해야 할 경계를 사랑의 증거로 내어 주었다. 누가 그 틈으로 들어왔는지는 아직 몰랐다. 틈이 생겼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었다.

“네 잘못만 적지 마라. 내가 허락한 일도 함께 적어.”

단비의 눈가가 붉어졌다.

명선의 시종이 최 내관을 불러왔을 때, 그는 서련에게 절을 올리지 않았다. 폐후라는 두 글자가 사람의 허리를 얼마나 빨리 펴는지 서련은 처음 보았다.

“하사품 목록은 어디 있느냐.”

최 내관은 품에서 가지런한 장부를 꺼냈다. 준비한 대답이었다. 붓과 비단과 향갑을 받았다는 기록 아래에 서련의 인장이 있었다.

“인장은 이 한 번만 쓰였사옵니다.”

“네가 찍었느냐.”

“소인은 감히—”

“내가 아파서 들지 못했으니 네가 찍었을 것이다. 그것을 묻는 게 아니다. 함을 네 손에서 놓은 적이 있느냐.”

최 내관의 엄지가 소매 속으로 들어갔다.

“없사옵니다.”

서련은 붉은 실을 꺼내지 않았다. 그것은 누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아니었다. 궁 안에 붉은 옷을 입는 사람은 많았고, 함 안에 언제 들어갔는지도 몰랐다. 작은 흔적을 결정적인 칼처럼 휘둘렀다가 빼앗기고 싶지 않았다.

대신 장부를 펼쳤다.

“이 물품을 중궁까지 나른 사람은 누구냐.”

“귀비전에서 일손을 보태었습니다.”

“그 사람도 부르거라.”

최 내관이 처음으로 명선의 시종을 보았다.

“귀비마마께서 아직 위중하십니다.”

“물품을 나른 사람을 부르는 것과 귀비의 병세가 무슨 관계지?”

대답이 늦어졌다. 마침 문밖에서 내관 하나가 걸음을 멈췄다. 귀비가 폐후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전갈이었다.

단비가 벌떡 일어났다.

“마마께 독을 보낸 것도 모자라—”

서련이 손을 들었다. 독배를 보낸 사람은 황제였다. 분노 때문에 그 책임을 귀비에게 모두 넘기면, 황제는 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될 터였다.

“귀비께서 만나고자 하는 까닭은?”

“옛 정을 생각하여 마지막으로 위로하시려…….”

내관은 끝말을 삼켰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유예가 끝난 뒤를 당연히 알고 있는 말이었다.

서련은 잠시 눈을 감았다. 윤소하가 처음 입궁했을 때, 이 궁은 모두 자기 말을 비틀어 듣는다며 울던 얼굴이 떠올랐다. 서련은 사람을 보내 새 후궁의 옷감을 고르게 했고, 서툰 예법을 혼내는 상궁도 바꾸었다. 그 여자가 지금 그녀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다.

“만나겠습니다.”

“마마!”

“공주 전하의 시종과 의녀가 함께 가는 조건입니다. 저는 죄인이니 증인을 남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온이 조용히 약상자를 닫았다.

최 내관은 나가기 직전 다시 서련을 보았다. 그 눈에 애원이 조금 섞였다. 서련은 읽었지만 받아 주지 않았다. 어제 독병을 들고 온 남자가 오늘 자신의 처지를 불쌍히 여겨 달라고 하고 있었다.

얼마 뒤 허락이 왔다. 서련은 화장대 앞에 앉았다가 곧 일어났다. 황후의 비녀를 잃은 머리에는 단비가 흰 끈을 묶어 주었다.

“초라하지 않으십니다.”

서련은 거울 대신 문을 보았다.

“초라해도 갈 것이다.”

그녀는 아름답게 기억되기 위해 살아남는 것이 아니었다.

Continue a ler este livro gratuitamente
Escaneie o código para baixar o App

Último capítulo

  • 폐위된 황후가 새 황제를 고른다   제20화. 서련으로 나가는 날

    혼인을 끝내는 조서는 이튿날 아침에 왔다.서련은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직접 읽었다. 황후의 폐위는 이미 시행되었고, 이제 황제 이겸과 서련의 혼인 관계도 종료되었다. 독살 미수의 무죄 판정과 사형 취소는 전날 조서를 그대로 따랐다. 지참 재산과 확인된 사유재산을 반환하고 거처를 스스로 정하도록 했다.이름 아래에는 황제의 서명이 있었다.서련은 종이를 접지 못하고 한동안 펴 놓았다. 결혼할 때는 여러 사람이 옷을 입혀 주고 머리를 올려 주었다. 끝날 때는 앉아서 자기 이름을 읽는 일만 남았다.단비가 작게 물었다.“슬프십니까?”“조금.”서련은 숨기지 않았다.“돌아가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았던 날들이 여기 이렇게 적혀서 끝나는 것이.”단비는 옆에 앉았다. 위로할 말을 찾느라 애쓰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침 햇살이 문서의 붉은 도장 위로 옮겨갈 때까지 함께 있었다.최 내관과 금옥에 대한 처분도 전해졌다. 최 내관은 직에서 쫓겨나 허위보고와 인장 관리 책임으로 감금되어 후속 심문을 받게 되었다. 금옥은 황후의 인장을 도용한 허위 주문서 작성 책임이 인정되어 궁중 직책을 잃고 수감되었다. 강압 심문과 서진의 이송 방해는 관련 관리들을 따로 조사하기로 했다.윤소하는 귀비의 지위를 유지했다. 조태후의 비호 아래 약을 둘러싼 오해와 하인 감독의 잘못으로 처분이 줄었다. 다만 재심 과정에서 새로 드러난 사실을 이유로 지급되는 하사품과 처소 운영비 일부가 중단되었다.단비는 그 부분을 읽고 입술을 깨물었다.서련은 문서를 함 안에 넣었다. 귀비의 지위가 남은 것도, 자신에게 씌운 죄가 거짓으로 판정된 것도 함께 사실이었다. 한쪽이 미진하다고 다른 쪽의 성과까지 버리지 않을 것이다.“짐을 싸자.”돌려받은 물건은 생각보다 많았다. 옥비녀와 금장식, 의례 때 쓰던 향갑, 누군가 황후에게 어울린다며 보낸 색색의 비단. 서련은 소유가 확인된 물건들을 목록에 남기게 하고 필요한 것부터 골랐다.흰 혼례비단에 쓴 청원은 직접 접었다. 먹이 번진 곳과 명선의 손

  • 폐위된 황후가 새 황제를 고른다   제19화. 돌아가지 않는 자리

    “이것은 네가 원하던 판정 아니더냐.”명선은 서련이 지운 문장을 다시 보았다. 사형 취소와 황후 복위가 한 문서에 묶여 있었다. 궁에서 억울하게 쫓겨난 사람이 돌아갈 자리를 받는 것은 가장 완전한 보상으로 여겨졌다.서련은 붓을 내려놓았다.“목숨과 혼인을 한 문장에 넣지 말아 주십시오.”“황후가 아니면 네 앞에서 함부로 고개를 들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이미 보았습니다.”“앞으로 네 사람들을 지키기 더 어려울 수도 있다.”“그렇다고 그 사람들을 지킨다는 이유로 제가 돌아가야 합니까?”명선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서련은 공주를 원망하지 않았다. 공주가 아는 권력의 모양은 그 자리 안에서 가장 확실했다. 자신도 며칠 전까지는 다르지 않았다.“제 무죄를 먼저 정해 주십시오. 혼인을 끝내는 일은 따로 요청하겠습니다.”명선은 긴 숨을 내쉬었다.“황제는 모욕으로 받아들일 것이다.”“제가 살아 있는 것도 그분께는 소란이었습니다.”최종 심리는 다음 날 아침에 열렸다. 서진은 정온의 허락 아래 잠깐 참석했다. 오래 서 있지 않도록 의자가 마련되었고, 이미 남긴 진술의 진위를 확인한 뒤 밖으로 나갔다. 누군가 상처를 드러내 보이라 하자 명선이 막았다.“몸의 상처는 의녀의 진료로 확인했다. 여기서 구경할 일이 아니다.”서련은 공주에게 눈을 맞추어 감사했다.석류청의 검사 결과, 실제 약의 거래 내역, 빈 종이에 미리 찍은 인장, 금옥의 주문서 작성 시인과 최 내관의 부실보고가 차례로 읽혔다. 처음 청을 만들었던 궁녀의 손도장 진술은 강압과 확인 부족으로 판단의 근거에서 빠졌다.“당사자의 진술을 바꾸게 한 관리도 조사하십시오.”서련이 말했다.“제 무죄만 쓰고 그 궁녀가 거짓말했다는 기록을 남기지 마십시오.”종친들이 서로 눈을 교환했다. 명선은 그 요청을 판정에 포함했다. 서진에게 씌운 약재 반입 혐의도 근거가 없었고 구금을 해제한다는 문장이 붙었다.황제는 자신의 앞에 놓인 최종 문서를 오래 보았다.서련의 사형을 취소한다. 독살 미수의 혐의를

  • 폐위된 황후가 새 황제를 고른다   제18화. 빈 종이의 자백

    금옥은 빈 주문서를 하사품 정리용이라 했다.명선은 종이를 탁자에 펼쳤다. 약재상 표식이 찍힌 것과 황후의 인장이 찍힌 것은 여러 장이었고, 그중 한 장에는 두 표시가 함께 있었다. 글씨를 쓰면 누구의 명령으로 무엇을 구한 것인지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종이였다.“하사품에 위해 약의 이름을 쓸 일이 있었느냐.”금옥은 대답하지 않았다.최 내관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종이를 보자 금옥에게서 시선을 피했다. 서련은 그가 앉기 전에 물었다.“네가 이 종이에 인장을 찍었느냐.”“몇 장은 제가 찍었습니다. 목록을 나중에 적는다 하여…….”“누가 그렇게 말했지?”최 내관이 금옥을 보았다.상궁이 웃었다. 웃음에는 더는 예의가 없었다.“이제 와 저 혼자 했다고 하시려고요? 함을 들고 와 편하게 정리하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물품 목록인 줄 알았다.”“알고 싶지 않았겠지요.”서련이 손을 들어 둘의 말을 끊었다.“서로의 마음을 짐작하지 말고, 각자 한 일을 말해라.”최 내관은 인장을 먼저 찍은 빈 종이를 금옥에게 남겼다고 시인했다. 정해진 목록을 써 올린다는 말을 믿었다. 서련이 아파 누워 있던 날이었고 황제의 하사품 정리라는 명분이 있었다. 인장함을 다시 닫기 전 다른 종이에 도장을 더 찍었는지는 금옥만 알고 있었다.상궁은 한참 침묵한 끝에 자신의 손으로 문제의 주문서를 작성했다고 했다.단비의 숨이 크게 들렸다.“황후를 모함하려고?”명선이 물었다.“마마의 잘못을 증명하려고 했습니다.”금옥이 고개를 들었다.“중궁은 늘 귀비전의 청을 뒤로 미뤘습니다. 궁인도 물품도 제때 주지 않았고, 마마께서 가시는 자리마다 황후의 이름이 먼저 나왔습니다.”서련은 금옥을 바라보았다. 그 말 안에 섞인 사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었다. 후궁 처소의 물품 청을 늦춘 날도 있었다. 다만 귀비전만 그런 것이 아니었고, 부족한 비용을 맞추느라 자신의 장신구를 줄인 달도 있었다.“늦어진 물품이 내 사형의 이유가 되느냐.”“그렇게까지 될 줄은…….”“독배를

  • 폐위된 황후가 새 황제를 고른다   제17화. 밥을 먹는 사람

    서진은 죽을 앞에 두고도 숟가락을 들지 않았다.서련은 그 옆에 앉아 자기 그릇부터 한 술 먹었다. 밥을 먹어도 된다는 허락을 기다리는 동생에게 괜찮다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함께 먹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소금이 조금 모자라다.”그녀가 말하자 서진의 입술이 작게 움직였다.“누나는 늘 짜게 먹었어.”낯익은 투정이었다. 서련은 웃다가 목이 메어 물을 마셨다. 서진은 그제야 숟가락을 들었다. 첫 술을 삼킨 뒤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듯 주위를 보았다.방에는 누이와 정온만 있었다. 단비는 치료받으러 갔고 강무는 길에서 붙잡은 자를 인계했다. 문 앞은 명선의 시종이 지켰다. 누구도 서진에게 당장 증언하라고 하지 않았다.“오늘은 씻고 쉬십시오.”정온이 말했다.서진은 그릇을 내려놓았다.“제가 말하지 않으면 누나가 죽습니까?”서련의 손이 멈췄다.그 질문 속에 감옥의 며칠이 남아 있었다. 누이를 살리고 싶으면 인정하라 했을 것이다. 누이가 너를 버렸으니 혼자라도 살아남으라 했을지도 몰랐다. 서련은 듣지 않은 말을 사실처럼 묻지 않았다.“재심은 이미 열렸다. 네 말 하나에 내 목숨을 매달지 않겠다.”“그래도 알아야 해.”서진이 고개를 들었다.“내가 하지 않은 일을 적으라 했어. 중궁으로 약을 날랐고, 누나의 명을 들었다고. 거절하면 누나가 독을 마실 때 옆에 세워 두겠다고 했어.”정온이 물잔을 가까이 옮겼다. 서련은 동생의 손을 덮으려다가 먼저 물었다.“손을 잡아도 되니?”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그 손에는 정온이 감은 천의 감촉이 있었다. 서련은 힘을 주지 않고 가만히 놓았다.“네가 무슨 말을 했어도 먼저 살아와야 했어.”서진의 얼굴이 구겨졌다.“아무것도 못 했어.”“돌아왔잖아.”“누나를 지킨 게 아니야.”서련은 잠시 눈을 내리깔았다. 아버지가 죽은 뒤 동생은 줄곧 제 몫을 해야 한다고 했다. 누이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고, 서씨의 마지막 남자로서 가문을 일으키겠다고. 스무 살의 아이에게 어른들이 얹어 놓은 말이었다

  • 폐위된 황후가 새 황제를 고른다   제16화. 돌아오는 길

    길을 막은 수레에는 곡식이 없었다.강무는 엎어진 자루가 터지는 것을 보고 고삐를 당겼다. 쏟아진 것은 모래였다. 운반꾼 둘이 서둘러 길을 치우는 시늉을 했지만 삽날은 자루가 아니라 서진의 수레 쪽으로 향해 있었다.“문을 닫으십시오.”그가 말하자 정온이 수레 휘장을 당겼다. 단비는 문서함을 무릎 아래 넣고 서진의 어깨를 받쳤다. 동생은 좁은 좌석에 앉아 있었다. 눈썹 안의 흉터는 기억과 같았지만, 그 아래 눈은 한참 다른 사람이었다.“누나가 보낸 사람이 맞습니까?”그가 아까부터 묻던 말을 다시 했다.“예. 제가 단비입니다.”“알아요. 그런데 자꾸 꿈 같아서.”서진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다. 단비는 대답 대신 그의 손을 잡았다. 정온이 먼저 허락을 구하고 갈아 감아 준 천 아래로 손목이 가늘었다.바깥에서 나무가 부딪혔다.수레 바퀴를 노리고 던진 장대가 길을 가로질렀다. 강무는 칼을 뽑지 않고 말에서 뛰어내렸다. 날붙이를 먼저 드러내면 황명을 수행하던 인원이 길에서 행인을 베었다는 말이 남을 수 있었다. 공주의 시종이 이송 명령을 높이 펼쳤다.“황명으로 관련인을 옮기는 중이다. 길을 열어라!”운반꾼 하나가 달아났다. 다른 하나가 수레 옆으로 붙었다. 손에 숨겼던 짧은 칼이 빛났다. 강무가 그의 손목을 장대에 눌러 바닥으로 꺾었다. 칼이 돌바닥에 떨어졌다.그와 동시에 뒤쪽에서 불길이 올랐다.엎어진 자루 밑 마른 짚에 붙은 불이었다. 길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을 수레 밖으로 몰아내려는 일이었다. 정온은 젖은 천으로 서진의 입과 코를 가리게 했다.“뒤 문으로 내립니다. 일어설 수 있겠습니까?”서진이 고개를 끄덕였다가 몸을 접었다. 발목에 힘을 주자 숨을 삼켰다.“못 걸으셔도 괜찮습니다. 들어 옮기면 됩니다.”정온의 말에 그가 천천히 팔을 내밀었다. 단비는 문서함을 집으려다 멈췄다. 함 안에는 신원 확인서와 이송 명령 사본이 있었다. 궁에 남긴 원본이 또 있었다.그녀는 함을 버리고 서진의 팔을 어깨에 걸었다.문서함 모서리가 바닥

  • 폐위된 황후가 새 황제를 고른다   제15화. 이름이 적힌 명령

    황제의 서명은 자정이 넘어서 도착했다.북문 밖 옛 군량창에 수용된 서진을 명선공주가 지정한 별실로 이송하라. 담당 관리와 종친 측 입회인이 함께 신원을 확인하고, 이동 중 건강을 살피라는 내용이었다.이현이 사람과 수레를 마련하려 하자 서련이 명을 다시 읽었다.“강무가 동행할 수 있습니까?”“공주가 입회인으로 지명하면 가능하오. 수용소 안의 지휘권은 원래 관리에게 있고.”“그 부분까지 써 주십시오. 문 앞에서 다투는 동안 또 사람이 사라지면 안 됩니다.”명선은 피곤한 얼굴로 붓을 들었다. 강무를 입회인으로, 정온을 진료 담당으로 적었다. 공주의 시종이 문서를 두 벌 베껴 하나는 궁에 남겼다. 이현은 궁문까지 배웅할 수 있었지만 사병을 붙일 수는 없었다.서련은 동행하겠다고 했다.모두가 그녀를 보았다. 명선이 먼저 반대했다.“네가 궁 밖으로 나가면 도주를 핑계 삼을 것이다.”“신원을 확인할 사람이 필요합니다.”“서진을 아는 사람은 네 시녀도 있다.”단비가 앞으로 나섰다. 손목은 천으로 감겨 있었다. 서련은 그 손을 보며 이번에는 자신이 말릴 차례라는 것을 알았다.“어제 다쳤다.”“걸을 수 있습니다. 대감님 얼굴도 압니다.”“무서운 일이 있을 수 있어.”“여기도 있었습니다.”서련은 더 말하지 못했다. 자신의 기다림을 덜려고 아이의 선택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그래도 보내기 싫다는 마음이 한꺼번에 올라왔다.단비가 한 걸음 가까이 왔다.“저 혼자 가는 것이 아닙니다. 위험하면 정온 의녀의 말을 듣고 물러나겠습니다. 제가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약속은 못 드립니다. 알아보고 돌아오겠다는 약속은 드립니다.”서련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그 약속이면 된다.”그녀는 동생의 특징을 적었다. 왼쪽 눈썹 안의 작은 흉터, 오른손 약지의 오래된 굽음. 누군가 다른 죄인을 서진이라 내보내더라도 이름만 듣고 속지 않도록 했다. 마지막에는 겨울이면 발꿈치가 잘 트니 부드러운 신을 가져가 달라고 썼다.정온이 그 줄을 읽고 약상자 옆에 솜신을

Mais capítulos
Explore e leia bons romances gratuitamente
Acesso gratuito a um vasto número de bons romances no app GoodNovel. Baixe os livros que você gosta e leia em qualquer lugar e a qualquer hora.
Leia livros gratuitamente no app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