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019
산길을 수 차례 돌아 들어간 끝에야 차가 멈춰 섰다. 사방이 가파른 능선으로 가로막혀 지도상으론 그저 험지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은밀한 은거지나 비밀 시설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정면에는 'OOO 연구원'이라는 투박한 현판이 대놓고 걸려 있었다. 오히려 너무 당당해서 더 이질적인 광경이었다.
차 문을 열고 내리던 채은이 미간을 좁혔다. 건물 외벽은 이미 세월에 깎여 나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그녀의 감각은 전혀 다른 신호를 읽어내고 있었다.
“이상해. 왜 아직도 전력이 흐르고 있지?”
“전력?”
혜진이 되물으며 저격총 대신 기동성이 좋은 DMR을 고쳐 쥐었다. 채은은 건물 심장부에서 뻗어 나오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맥동을 짚어내듯 허공을 노려보았다.
“겉은 폐허인데, 내부 전압은 풀가동 중이야. 마치 누가 방금 전까지 기계를 돌린 것처럼.”
긴장감이 서늘하게 깔렸다. 재범이 묵직한 방패를 앞세워 자리를 잡았고, 현수와 준우는 리볼버의 실린더를 확인하며 뒤를 받쳤다. 채은의 손에도 이미 SMG가 들려 있었다. 잠긴 입구의 경첩을 총탄으로 날려버린 뒤, 그들은 삐걱거리는 문을 밀고 안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채은의 말대로였다. 천장의 형광등은 수명을 다해 가면서도 깜빡이며 희미한 빛을 뱉어내고 있었다. 1층의 풍경은 기묘할 정도로 평범했다. 서류 더미가 쌓인 책상들과 캐비닛, 얼핏 보면 흔한 파출소 사무실 같았다. 하지만 복도 끝에 자리한 감옥 형태의 구금실 벽면에는 마나가 타버린 검은 흔적들이 흉측하게 눌어붙어 있었다.
준우는 구금실 안쪽을 살피다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사할 가치가 있다는 신호였다.
“저쪽에 엘리베이터가 있네요.”
채은이 버튼을 눌러보았지만, 건물 깊은 곳에서 '덜컹!' 하는 비명 같은 기계음이 들려올 뿐이었다. 언제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불길한 소음이었다.
“재범 형도 있으니 계단으로 가죠. 저건 언제 멈출지 모르겠네요.”
일행은 비상구로 발길을 돌렸다. 의외로 계단실은 건물 외관에 비해 말끔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먼지 하나 앉지 않은 난간을 보며 준우는 생각에 잠겼다.
'최근까지 누군가 이곳을 드나들었다는 뜻인가?'
그 의문은 재범이 다음 층의 방화문을 거칠게 밀어젖히는 순간 확신으로 바뀌었다. 문틈 사이로 쏟아져 나온 것은 지독하게 농축된 마나의 탄내, 그리고 코를 찌르는 시체 썩는 냄새였다. 다섯 명 모두 반사적으로 코를 막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여기가 지옥 입구였나 보네요.”
현수의 낮은 읊조림은 비유가 아니었다. 복도 곳곳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시신들이 쓰레기처럼 나뒹굴고 있었다. 평화로운 일상 아래 이런 참혹한 공간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아마 밖의 사람들은 상상조차 못 할 터였다. 준우 역시 눈앞의 참상을 보면서도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 뒷덜미가 서늘해졌다.
그때, 앞서가던 재범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내 뒤로 붙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거대한 방패가 펼쳐졌고, 그 위로 금속음이 폭풍처럼 쏟아졌다.
[타타타타탕!]
날카로운 탄환이 방패 표면에 부딪히며 불꽃을 튀겼다. 혜진이 방패 틈새로 위를 확인하더니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미친, 자동 방어 시스템에 경기관총을 달아놨다고? 여긴 대체 정체가 뭐야?”
천장에 매달린 M249 드론이 총신에서 연기를 뿜어내며 붉은 센서를 번뜩이고 있었다. 탄환이 떨어진 듯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복도 저편에는 똑같은 드론 세 대가 더 배치되어 있었다.
“현수 씨는 내 바로 뒤에 붙고, 나머지는 속도 맞춰서 뛰어! 멈추면 죽는다!”
재범의 호령에 맞춰 일행은 하나의 거대한 거북이처럼 뭉쳐 이동했다. 방패 너머로 쏟아지는 화망을 뚫고 그들은 필사적으로 다음 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몸을 던졌다. 층을 내려갈수록 공기는 더 무겁고 비릿해졌다.
새로 도착한 층의 계단에는 층수 표시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여기가 끝이 맞긴 한 건가?' 준우가 불안감을 억누르며 주위를 살피자, 이번에는 궤도형 하체 위에 소총을 장착한 무인 드론들이 바닥을 긁으며 다가왔다.
채은과 혜진이 재범의 어깨 너머로 총구를 겨누었다.
“이번엔 우리가 할게요.”
재범이 방패를 거두며 옆으로 비껴서자마자, 두 사람의 총구가 동시에 불을 뿜었다.
[콰콰쾅! 드르르륵!]
방탄 장갑이 둘러쳐진 드론들이었지만, 오랜 시간 정비되지 않은 탓인지 내부 기동부가 비명을 지르며 불꽃을 일으켰다. 탄환이 박힐 때마다 쇳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리는 드론들을 뒤로하고, 일행은 옆조차 돌아보지 않은 채 다음 층으로 달렸다.
발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리는 복도 끝, 더 깊은 어둠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계단실의 끝은 절벽처럼 잘려 있었다. 더 내려갈 곳이 없다는 뜻이었다. 재범이 묵직한 구둣발 소리를 내며 마지막 방화문을 밀어젖혔다.
문을 넘어서자마자 기묘한 감각이 일행을 덮쳤다. 바로 위층까지 지독하게 진동하던 부패 냄새와 마나의 탄내가 거짓말처럼 씻겨 나갔다. 대신 폐부를 찌르는 것은 공기청정기가 쉴 새 없이 뱉어내는 서늘하고 건조한 기계의 숨결이었다.
현수와 혜진은 약속이라도 한 듯 벽면에 늘어선 사무 공간으로 흩어졌다. 먼지 하나 앉지 않은 책상 위, 전원이 켜진 모니터들이 규칙적으로 깜빡이고 있었다.
“전부 3년 전 기록들이야. 그 이후 데이터는 통째로 날아갔어.”
서류를 훑던 혜진의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
“이건 그냥 연구가 아냐. 인체 실험 데이터야. 위층에서 본 참극들이 여기선 수치와 그래프로 정리되어 있어. 그런데 왜 이걸 파기하지 않고 그대로 둔 거지?”
그때, 정적을 깨고 낮은 기계음이 들려왔다.
[잉- 잉-]
일행의 시선이 방 한가운데를 가로막은 강화 유리벽 너머로 향했다. 그곳에는 거대한 배양 캡슐이 기괴한 빛을 내뿜으며 서 있었다. 끈적한 배양액 속에 잠긴 사내의 알몸이 보였다.
이진성.
실종 당시의 프로필 사진과 이목구비는 같았지만, 피부 위로는 정체 모를 색들이 혈관을 타고 어지럽게 뒤섞여 있었다. 마치 여러 종류의 물감을 억지로 주입한 듯한 불쾌한 변색이었다. 현수는 그 기괴한 광경에 마른침을 삼켰다.
“이론으로만 존재한다던 배양 캡슐을 이런 구석진 지하에서 보게 될 줄이야.”
“능력자를 강제로 개조하고 강화하는 설비예요. 운용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일 텐데, 이걸 여기 버려두고 갔다고?”
혜진이 인상을 쓰며 캡슐의 계기판으로 다가갔다. 채은이 그녀의 옆에 서서 물었다.
“깨울 수 있겠어?”
“조작은 가능해요. 하지만 깨어난 게 '이진성'일지, 아니면 껍데기만 남은 괴물일지는 장담 못 해요.”
준우가 캡슐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손바닥에 희미한 정화의 기운이 어리기 시작했다.
“감당 못 할 상태라면, 제가 바로 잠재우겠습니다.”
혜진이 신중하게 코드를 입력하자, 중저음의 구동음과 함께 세 겹으로 맞물려 있던 캡슐의 잠금장치가 차례로 풀렸다. 치익, 하는 압력 빠지는 소리와 함께 내부의 액체가 쏟아져 나왔다.
“크르륵.”
바닥을 짚고 일어난 이진성이 눈을 떴다. 하지만 그건 인간의 눈이 아니었다. 초점 없는 동공 위로 불길한 빛이 스쳤고, 그가 폭주하듯 몸을 떨며 달려들려던 찰나, 준우의 손이 번개처럼 그의 이마에 닿았다.
[기이이잉!]
눈이 시릴 정도의 백색 광휘가 실내를 가득 채웠다.
“크아아악!”
이진성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의 신체는 찰나의 순간마다 형질을 달리했다. 팔이 이글거리는 화염으로 변했다가, 돌연 액체처럼 흐물거렸고, 다시 맹독의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준우는 터져 나가는 마나의 반동에 입술을 깨물면서도 손을 떼지 않았다.
폭풍 같던 변화가 잦아들고, 이진성의 피부를 뒤덮었던 기괴한 색들이 바닥으로 흘러내려 증발했다. 마침내 인간의 살결을 되찾은 그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위를 둘러봤다.
“여...기는?”
현수가 무릎을 굽혀 그와 눈을 맞췄다.
“이진성 씨, 정신이 좀 듭니까? 당신이 남긴 녹음 파일을 추적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3년이나 지났어요.”
이진성은 멍한 눈으로 제 손을 내려다보다, 준우의 손등에 남은 붉은 화상 자국을 발견했다.
“정화 능력자였군요... 덕분에 이 지옥 같은 꿈에서 깼습니다.”
그는 마른 세수를 하며 흐릿한 기억의 파편을 맞추는 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잠시 후, 갈라진 목소리가 고요한 지하실에 울려 퍼졌다.
“여기는 단순한 강화 시설이 아니었습니다. 폭주제를 넘어선, '능력의 병기화'를 완성하려던 곳이었죠.”
그의 시선이 혜진이 보고 있던 자료들로 향했다.
“저것들이 아직 남아 있습니까?”
“네, 고스란히요.”
“...후훗, 비웃는 건지 자신감인 건지. 제가 여기 갇혀 있으니 누구도 들어오지 못할 거라 믿고 방치했나 보군요.”
현수가 굳은 얼굴로 물었다.
“그래서, 그 연구의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
“최종판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이미 이곳을 떠났죠.”
이진성의 눈에 서늘한 분노가 서렸다.
“성심길드의 김진서에게로요.”
일동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116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과거 성심 통제망의 잔여 오염이었다.준우가 곧바로 단검을 쥐고 나서려 하자, 재범이 그의 어깨를 잡고 멈춰 세웠다.“아까 브리핑한 거 벌써 잊었어?”“아, 맞다. 몸이 먼저 나갔네.”준우는 숨을 가다듬고 차례를 기다렸다.팀은 브리핑대로 민간인 대피부터 시작해 제압과 정화를 순서대로 수행했다.덕분에 폭주자는 이성을 잃지 않은 상태로 멀쩡히 의료진에게 들려갔다.이전과 완전히 다르고 명확해진 제압 절차에 준우는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이렇게 할 수 있었는데도 여태까지 안 했다고? 미치겠군.’준우는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그때 그는 불에 타서 뼈와 근육만 남아 있었다.
115몇 달간은 서로 떨어진 채 바쁜 시간을 보냈다.광고 모델로 일하거나 막노동, 알바로 번 돈을 차근차근 모았다. 그렇게 넷이 모은 자금으로 겨우 리모델링 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다.마침내 이들은 컨테이너 박스 정리를 시작했다.우선 준우가 박스를 정화하고 재범이 박스를 모았다. 혜진이 박스 내부 벽을 잘라 큰 공간을 확보했고, 전기와 수도는 기사를 불러서 마련했다.채은은 재빠르게 방들을 꾸몄으며, 각각 장비와 자신들의 물건을 올려둘 곳 역시 마련했다.준우는 자신의 책상 서랍에 카페 쿠폰과 생체에너지 보충제를 넣었다.책장 위에는 책 몇 권과 피규어 몇 개를 대충 놓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각자의 책상을 둘러보니 고스란히 취향이 드러났다.재범의 자리는 칼같이 각이 잡혀 있었고, 혜진은 카메라나 렌즈가 많았으며, 채은은 아기자기하고 분홍빛이 돌았다.현수는 경찰 형사 같은 책상이었고, 승아는 이전에 봤던 책상 모습과
1140팀은 카페에서 길드의 조건을 정하기로 했다.다만 이들은 예약실을 따로 잡아야 했다.이전에 일반 테이블에 앉았다가 사람들이 몰려들어 사인과 사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어딘가 비공식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안 되겠다. 다음번에는 예약실을 잡자.”그렇게 해서 들어온 예약실이었다.카페가 문을 닫을 때까지 대화하고 토론한 끝에, 이들은 다음 조건들을 정리해 냈다.- 비영리 운영- 폭주자 구금 권한 없음- 정화와 구조만 담당- 출동 기록과 회계 공개- 피해자 신병은 의료/복지기관에 인계- 관리청의 부당
113추가적으로 새로운 폭주 대응 체계가 발표되었다.- 관리청과 경찰청의 상층부 교체- 경찰, 소방, 의료진, 능력자 합동 출동 강제- 현장 지휘관에게 긴급 판단 권한 부여- 약물 및 원격 조종 여부 우선 검사- 폭주자를 우선 구조 대상으로 분류- 정화 가능성 확인 전 사살 금지- 대응 기록 외부 감사- 피해자 가족과 의료진의 이의제기 절차 마련현수는 신설된 폭주대응본부의 현장지휘관 자리를 제안받았다.준우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이 정도 변화면 나름 개선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김진서
112며칠 뒤, 국회의사당.성심과 경찰청, 능력자관리청의 결착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되었다.증인으로는 현수와 승아, 의료진, 성심 현장대장, 구조된 능력자들이 나와 차례로 증언했다.현수는 차분하지만 단단한 어조로 말했다.“저는 현장 보고를 꾸준히 올렸습니다. 하지만 경찰청은 성심의 자료만 받아들이고 제 보고는 무시했습니다.”승아는 시선을 내리깐 채 말을 이어갔다.“절대로 성심 전체가 알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상층부, 그중에서도 소수만이 알고 있었을 뿐입니다.”구조된 능력자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준우 님 아니었으면 저희는 전부 폭주해서 괴물이 되거나 버려져 죽었을 겁니다.”마지막 순서로 준우가 증언대에 섰다.준우는 제도에 대한 비판 대신 자신이 직접
111김진서의 체포가 확정되자, 정부는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자신들은 다르다는 외침이었다.어찌 보면 손바닥 뒤집기였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자신들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상징성을 지우기 위함이었다.경찰 특수본은 성심 길드는 물론 능력자관리청과 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특수본에 들어간 현수와 경찰 실무자들 역시 제0관제센터를 공식 압수수색하고 모든 기록을 확보했다.체포된 일부를 제외한 성심 현장대원들은 피해자 구조에 참여했다.그 수가 워낙 많아 성심 전체가 달라붙어도 힘에 부쳤다.준우는 정화의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휘청였지만, 곁으로 다가온 혜진의 어깨를 빌려 겨우 걸음을 옮겼다.관제센터를 벗어나 바깥으로 나오니 이미 수많은 카메라와 생존자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준우는 시선을 내리깐 채 그냥 지나치려 했지만, 기자 중 하나가 마이크를 밀어 넣으며 급하게 물었다.
014지하 주차장의 무거운 공기가 SMG의 총성에 찢겨 나갔다. 채은은 바닥을 구르듯 달렸다. 연신 방아쇠를 당겼으나, 금속음만 요란할 뿐 갑옷의 표면에는 긁힌 자국조차 남지 않았다.채은이 리볼버를 쥐고 기회를 엿보던 준우를 향해 다급히 소리쳤다.
013현수가 노트북 화면으로 빨려 들어갈 듯 상체를 숙였다. 둔탁하게 울리던 트랙패드 클릭 소리가 어느 순간부터 일정하고 집요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무언가 낚아챘다는 신호였다.준우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그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정적 속에서 현수
012코끝을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정신을 깨웠다. 감겼던 눈꺼풀 사이로 하얀 천장이 쏟아졌다. 익숙한 천장이었다. 준우는 습관적으로 옆을 살폈다. 역시나 재범과 채은, 그리고 혜진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반복되는 입원, 되풀이되는 풍경. 준우는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누군가에게는 지긋지긋한 응급실의 연장이겠지만, 사선을 넘나든 뒤 마주하는 이들의 얼굴은 매번 기묘한 안도감을 주었다."다들... 괜찮아요?"잠긴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꾸벅꾸벅 졸던 채은이 용수철처럼 몸을 일으켰고, 무릎 위에 서
011현수를 뒤로한 채 준우는 폐공장 단지의 미로 속으로 몸을 던졌다. 폐부를 찌르는 차가운 공기가 달릴 때마다 날카롭게 박혔다. 혜진의 다급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 이후로 그의 코어는 이미 정상 궤도를 벗어나 돌아가고 있었다.“지금 상황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