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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화 : 몸 안의 마지막 장치》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2 00:10:22

검사 결과는 믿기 어려웠다.

태혁의 심장 근처.

아주 작은 금속성 물질.

“이걸 지금까지 아무도 못 찾았다고요?”

서율이 의사를 바라봤다.

“일반적인 의료기기가 아닙니다.”

너무 작았고.

생체 조직과 거의 결합돼 있었다.

삽입 시기 추정.

20년 이상 전.

태혁이 어릴 때.

윤서가 화면을 보고 말했다.

“형이 한 건 아니야.”

차성현도 당시 어린 나이였다.

서율이 물었다.

“그럼 부모님?”

태혁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가족 의료기록을 조사했다.

그리고 발견했다.

태혁이 여덟 살 때 받았던 심장 시술.

기록상 단순 부정맥 치료.

담당 기관.

세림기억연구센터 전신 기관.

84화에서 발견한 바로 그 조직.

서율의 얼굴이 굳었다.

“전부 이어져 있었네.”

태혁이 낮게 말했다.

“처음부터.”

윤서가 과거 자료를 복원했다.

시술 목적.

생체 반응 추적 모듈 삽입

태혁의 감정.

스트레스.

선택 행동.

생존 경로.

모두 실시간으로 수집.

차성현이 나중에 GUIDELINE을 만들면서—

이미 존재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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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저녁.서율은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었다.목에는 어제 받은 목걸이가 그대로 걸려 있었다.태혁이 거실로 나오다가 멈췄다.“하고 있네.”서율은 화면에서 눈도 떼지 않았다.“뭘.”“목걸이.”그제야 서율이 펜던트를 만졌다.“응.”“오늘 하루 종일?”“응.”“안 불편해?”“하나도.”태혁은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지만.표정은 그렇지 않았다.서율이 노트북을 닫았다.“좋아?”“응.”“티 나.”“나게 했는데.”서율이 웃었다.“주인님.”“응.”“그렇게 좋으면 하나 더 사줄까?”“목걸이를?”“응.”“됐어.”“왜.”“하나면 돼.”태혁의 손가락이 펜던트를 가볍게 건드렸다.“S&T 하나면.”서율이 잠깐 그를 바라봤다.그러다 웃으며 그의 손을 밀어냈다.“그렇게 말하면 내가 또 계속 하고 다니고 싶어지잖아.”“그러라고 한 말인데.”“역시.”서율이 다시 노트북을 열었다.그런데 이번에는 태혁이 가지 않았다.옆에 앉았다.“서율아.”“응.”“내 거.”서율의 손이 멈췄다.“뭐.”“선물.”“무슨 선물?”“검은 케이스.”서율이 모르는 척 그를 봤다.“아.”“아?”“그거.”“응.”“궁금했어?”“어제부터.”서율이 웃음을 참았다.“주인님도 궁금한 거 못 참네.”“응.”“솔직하네.”“그러니까 보여줘.”“싫어.”태혁의 눈썹이 움직였다.“어제 다음에 보여준다며.”“다음에 그 방에 갔을 때.”“그게 언제인데.”“몰라.”“내일 가.”“싫어.”“왜.”“일부러 기다리게 할 거야.”태혁이 서율을 빤히 봤다.“복수야?”“조금.”“뭐 때문에.”“나 맨날 기다리게 했잖아.”“그래서?”“한번 당해봐.”서율이 다시 노트북을 봤다.태혁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알았어.”그대로 일어났다.서율의 시선이 바로 따라갔다.“어디 가.”“씻으러.”“그게 끝이야?”“기다리라며.”“……응.”“기다릴게.”태혁이 정말 방으로 들어갔다.서율은 닫힌 문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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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남았어.”“뭔데.”“당신이 직접 말하면 알려줄게.”서율은 한동안 태혁을 노려봤다.“아까부터 계속 이러네.”“뭘.”“내가 만든 카드인데 왜 내가 문제를 풀고 있어.”“그러게.”“주인님이 이상하게 만든 거잖아.”태혁이 웃었다.서율은 테이블 위 검은 카드를 집었다.말하지 않아도 알아채기.내가 먼저 시작해도 마지막은 빼앗기.끝난 뒤에는 평소처럼 안아주기.그리고 태혁이 세 번째 줄 옆에 덧붙인 말.→ 요청 없어도.서율은 그 부분을 손가락으로 한번 쓸었다.“됐어.”“포기?”“응.”“그래.”“…….”태혁은 붙잡지도 않았다.서율의 눈썹이 올라갔다.“진짜?”“뭐가.”“포기한다는데 그냥 둬?”“당신 마음이지.”“주인님 진짜.”서율이 카드를 내려놓았다.“이럴 때 보면 성격 진짜 나빠.”“알아.”“인정도 빨라.”“그것도 알아.”서율은 더 말하려다가 웃어버렸다.“됐어. 커피나 마실래.”“그래.”둘은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아까 가져온 두 개의 병.서율이 하나를 태혁에게 건넸다.몇 분 전까지 묘하게 팽팽했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평범해졌다.그게 이상하지 않았다.이제는 익숙했다.둘 사이에는 이런 순간이 자주 있었다.장난치고.도발하고.서로의 반응을 기다리다가도.갑자기 나란히 앉아 커피를 마셨다.서율이 병을 내려놓았다.“우리 몇 시에 갈 거야?”“왜.”“저녁 뭐 먹을지 정해야지.”“먹고 갈까.”“여기서?”“아니. 집 가는 길에.”“뭐 먹게.”“당신 먹고 싶은 거.”“또 나보고 골라?”“응.”“아까부터 선택권 너무 많이 주는데.”태혁이 웃었다.“싫어?”“아니.”서율이 바로 대답했다.“좋아.”“그럼 골라.”“고기.”“그래.”“그리고 집 가서 영화.”“응.”“아이스크림도.”“알았어.”서율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완벽하다.”태혁이 그런 서율을 잠깐 바라봤다.그러더니 갑자기 일어났다.“잠깐.”“왜.”“기다려.”“어디 가.”“여기.”태혁은 멀리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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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 뒤.서율은 약속대로 태혁보다 먼저 문을 열었다.찰칵.“좋아.”아무도 없었다.서율은 문을 닫자마자 휴대폰부터 확인했다.태혁에게 온 메시지.30분 뒤 도착.“충분해.”오늘은 정말 먼저였다.지난번 태혁이 숨긴 말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했지만.그보다 먼저 할 일이 있었다.서율은 양손에 들고 온 쇼핑백을 소파 위에 올렸다.첫 번째.새 머그컵 두 개.모양은 같고 글자만 달랐다.하나는.S다른 하나는.T서율은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이 정도면 안 유치하지.”두 번째.작은 실내화 두 켤레.세 번째.옷 한 벌.이건 수납장에 넣었다.그리고 마지막.작은 종이봉투.서율은 그걸 한참 바라보다 책장으로 갔다.자신에게 생긴 칸.사진 옆에 봉투를 세워놓았다.겉에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았다.“이건 못 찾겠지.”사실 숨긴 것도 아니었다.그냥 보이는 곳에 놓았다.오히려 그래서 태혁이 바로 열지 않을 것 같았다.서율은 만족스럽게 돌아섰다.그때.지난번 목록이 눈에 들어왔다.큰 소파.작은 냉장고.커피머신.둘이 같이 있을 시간.그리고 옆에 적힌.이미 있음.서율이 웃었다.“소파부터 사야겠다.”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던 순간.문이 열렸다.“벌써 왔네.”서율이 화들짝 돌아봤다.“뭐야!”태혁이 들어왔다.“왜.”“30분 뒤라며.”“생각보다 빨리 끝났어.”“또 이래.”“뭘.”“내가 먼저 준비하려고 하면 꼭 일찍 와.”태혁은 서율이 펼쳐놓은 물건들을 봤다.머그컵.실내화.책장 위 종이봉투.“많이 가져왔네.”“보지 마.”“이미 보이는데.”서율이 얼른 봉투 앞을 막았다.“이건 안 돼.”“그럼 왜 거기 뒀어.”“보여도 열면 안 되는 거야.”“어려운 규칙이네.”“주인님도 맨날 그러잖아.”“그래서 언제 열어.”“나중에.”태혁이 웃었다.“알았어.”서율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봤다.“진짜?”“응.”“왜 이렇게 순순해.”“오늘은 당신이 먼저라며.”서율이 멈췄다.“뭐?”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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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다음은.”서율이 조금 가까워졌다.“주인님이 정해.”태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서율의 손은 여전히 그의 셔츠를 잡고 있었다.손목에는 검은 머리끈.둘 사이에는 조금 전까지 함께 덮고 있던 작은 담요가 흘러내려 있었다.“확실해?”“응.”“오늘 여기서?”“또 물어.”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아까부터 계속 확실하다고 했잖아.”“알아.”“그런데?”태혁이 소파 등받이에 팔을 올렸다.“당신이 어디까지 말하나 보고 싶어서.”“뭘.”“원하는 거.”서율이 헛웃음을 흘렸다.“주인님이 정하라니까.”“속도는.”“응?”“내가 정하는 거.”태혁이 말했다.“원하는 건 당신이 말하고.”서율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예전에 했던 말이었다.태혁이 정하는 건 속도.서율이 원하는 것까지 태혁이 정하는 건 아니었다.“기억하네.”“당연하지.”“그럼.”서율이 셔츠에서 손을 놓았다.“안아줘.”태혁의 팔이 바로 허리를 감쌌다.서율이 품 안으로 들어갔다.“또.”“키스.”이번에도 바로.다만 길지는 않았다.서율이 더 가까워지려는 순간.태혁이 먼저 떨어졌다.“왜.”“또.”서율이 그를 빤히 봤다.“이거 일부러 이러는 거지.”“응.”“내 입으로 계속 말하게 하려고?”“응.”“성격 진짜 나빠.”“알아.”서율은 잠깐 입을 다물었다.태혁도 기다렸다.재촉하지 않았다.그래서 오히려 서율이 먼저 견디지 못했다.“좀 더 해.”“뭘.”“알잖아.”“모르겠는데.”“주인님.”“말해.”서율이 한숨처럼 웃었다.“키스.”잠깐 멈췄다가.“아까보다 오래.”이번에는 서율이 원하는 만큼 이어졌다.음악 한 곡이 끝날 때까지.새로운 곡의 첫 음이 흘러나올 때까지.서율이 먼저 태혁의 어깨에 이마를 기대었다.“됐어?”태혁이 물었다.“아니.”대답이 빨랐다.태혁이 웃었다.“오늘 솔직하네.”“그게 좋다며.”“좋아.”“그럼 됐네.”서율이 다시 다가가려 했다.그런데 태혁이 일어났다.“뭐야.”“따라와.”“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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