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말을 마친 배현준은 미련 없이 자리를 떴다. 배현준이 떠나자 기정후는 탁자 위의 옥패를 뚫어지라 쳐다보았다. 기씨 어르신도 정신을 차리고 옥패를 확인했다. 누가 봐도 기정후의 것이 틀림없었다.기씨 가문의 세 아들은 모두 옥패를 가지고 있었지만, 새겨진 문양이 달랐다. 기정후의 옥패에는 난꽃이 새겨져 있었다. 탁자 위에 놓인 옥패의 문양 역시 난꽃이었다."셋째야, 네 옥패가 왜 현왕 전하 손에 있는 거냐?"기정태는 옥패를 집어 들며 미간을 찌푸렸다. 기씨 어르신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기정후를 바라보았다.기정후는 마른침을 삼켰다.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기정태를 바라보며 되물었다."둘째 형님, 현왕 전하께서 제 옥패를 왜 가지고 계신 겁니까? 형님은 현왕 전하와 교류도 없었는데, 갑자기 왜 전하의 저택에 가신 겁니까? 괴팍하기로 소문난 현왕 전하께서 형님을 친히 집까지 데려다주셨다니, 저는 이게 더 의심스럽습니다."그 말에 기정태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콜록, 콜록……."기정후는 가슴을 부여잡고 심하게 기침을 했다. 깡 마른 어깨가 바들바들 떨리더니, 씁쓸한 표정으로 덧붙였다."장준이가 자리를 잡았고 형님도 분가를 원하신다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가 있습니까.""기정후!"기정태는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 애초에 배현준이 왜 옥패를 가지고 있는지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당연히 그가 넘겨준 것도 아니었다.그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기정후를 노려보았다. 평소 그는 막내동생을 끔찍이 아꼈다.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려 애썼건만, 그랬던 동생이 자신을 물어뜯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배신감에 가슴이 서늘해졌다.짝!기씨 어르신은 손을 뻗어 기정태의 등짝을 후려쳤다."이 몹쓸 놈아! 내가 아직 살아 있는데, 현왕 전하를 끌어들여 아비의 뜻을 거역하려 들어?"기정태는 비틀거리며 겨우 중심을 잡았다. 그는 충격받은 얼굴로 기씨 어르신을 보았다."아버지, 제
배현준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기씨 어르신은 적잖이 당황했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쓴소리까지 들었으니 표정 관리를 할 수 없었다. 그는 불쾌한 눈빛으로 기정태를 흘겨보았다.기정태는 고개를 숙인 채 못 본 척했다.그 모습을 본 기씨 어르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느 집안이든 속사정은 있는 법입니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이 경거망동하여 실수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 아이들 잘되라고 하는 일입니다."그는 기정태에게 다가가며 말을 이었다."내가 장천이만 감싼다고 원망하는 것 안다. 허나 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약했고 셋째네 유일한 핏줄 아니냐. 어려서부터 귀하게 자라 장준이처럼 튼튼하지 못하다. 내가 장준이를 아끼지 않아서가 아니다."어르신은 몹시 난처한 척 주절주절 말했다.기정태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춘풍루에서 술에 취해 웃음거리가 된 것도 모자라, 현왕부까지 달려가 전하를 번거롭게 한 것은 큰 결례다."기씨 어르신은 배현준을 등진 채 기정태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말 몇마디로 기정태는 효를 저버리고 무례를 저지른 사람이 되어 버렸다.기씨 어르신은 몸을 돌려 배현준을 향해 허리를 굽혔다."현왕 전하, 늙은이는 그저 자손들과 평온하게 지내고 싶었을 뿐 누구를 편애하고 누구를 핍박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오늘 불효자가 전하를 찾아가 무례를 범했으니,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말과 함께 그는 무릎을 굽혔다. 기정태는 흠칫 놀라 온몸이 굳었다."둘째 형님!"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기정후가 다급히 달려왔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연약한 모습을 보였다. 방 안의 배현준을 확인한 그는 문틀을 짚고 서서 예를 갖추었다."현왕 전하를 뵙습니다."배현준은 기정후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그가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리자, 눈치를 챈 기정태는 서둘러 기씨 어르신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본왕은 장훈, 장준 두 사람과 모두 친분이 있고 기씨 가문의 가풍이야 두
정곡을 찔린 기씨 어르신은 채찍을 꽉 쥔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는 그제야 이번 일로 차남의 역린을 건드렸음을 깨달았다.결국 어색한 얼굴로 손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둘째형님, 분가라니요?"놀란 기정후가 따지듯 물었다.기정태는 그런 그를 곱지 않게 흘기고는 말했다."못할 건 또 뭐냐? 우리 셋이 혼례를 치른 후에 진작에 분가를 했어야 했다. 그렇게 약속까지 하고서 기다린지가 벌써 이십 년이다. 난 작위는 바라지도 않고 공정만 바랄 뿐이다. 너희는 아버지의 총애를 믿고 온갖 이득을 다 취하면서 우리는 양보만 해야 한단 말이냐?"그 순간 기정태는 막내동생이 몹시 가증스럽게 느껴졌다. 잇속은 다 챙겨놓고 정작 혼자 억울한 척을 하고 있었다.기정태는 고개를 돌려 기정혁을 바라보며 말했다."큰형님이 어떤 선택을 하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장준이는 반쯤 목숨을 내놓고 백 일이나 침상에 누워 있다가 겨우 지금의 자리를 얻었습니다. 제가 형님만큼 뛰어나진 못해도, 자식 앞길을 막지는 않을 겁니다!"기정혁은 놀란 눈으로 둘째 동생을 바라보면서도 내심 죄책감이 들었다."첫째야, 너도 둘째의 말을 따를 셈이냐?"기씨 어르신이 묻자, 기정혁은 입을 다물었다.기정태는 코웃음을 쳤다."아버지, 장훈이의 처는 군주입니다. 조령 장공주가 어떤 분인지 잊으셨습니까?"그 말에 기씨 어르신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큰집은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었다. 평소 순순히 말을 듣던 기정태마저 고집을 꺾지 않고 있었다. 장남과 차남이 진짜로 분가를 밀어붙이면 어르신으로서도 막을 방도가 없었다.한참을 고민하던 기씨 어르신은 슬그머니 한발 물러섰다."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겠느냐. 나라고 장훈이와 장준이가 안쓰럽지 않겠어? 다만 장천이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다. 이번에 물에 빠져 놀라는 바람에 더는 자극을 주면 안 된다고 의원이 그러더구나."어르신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 기정혁은 기정태를 바라보
연씨는 한참을 말이 없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대로 하마. 셋째네가 친 사고를 우리가 수습할 수는 없지."그리하여 연씨는 병을 핑계로 침상에 누웠다.시녀들이 다급히 의원을 부르러 달려갔고, 유영이 남아 연씨의 수발을 들었다.둘째네의 상황도 큰집과 다를 바 없었다.성씨는 무려 세 시진이나 벌을 받고 시녀의 부축을 받아 돌아왔다. 그녀는 부군인 기정태를 보고도 원망 한마디 없이 입을 열었다."나리, 저를 믿어주십시오. 장천이 일은 정말 저와 무관합니다."기정태는 안색이 창백하고 머리칼이 헝클어진 부인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잔뜩 겁에 질려 있으면서도 억지로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에 그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난생처음으로 분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작위를 다투려니 어차피 큰집을 넘을 수 없고, 총애를 다투려니 셋째를 이길 수 없었소. 허나 오늘 연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우리를 부러워했지. 장준이가 내 체면을 세워주었으니, 그깟 작위가 없어도 우리 장준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오!"기정태는 성씨를 부축해 의자에 앉히고는 하인을 시켜 연고를 가져와서 직접 약을 발라주었다. 시퍼렇게 멍든 부인의 무릎을 보며 미간을 잔뜩 구기던 그는 연고를 내려놓고 그녀의 곁에 앉았다."부인이 고생이 많소."성씨는 붉어진 눈시울을 하고서 고개를 저었다."장준이가 목숨을 반쯤 내놓고 얻어낸 기회입니다. 어미 된 사람으로서 아들의 앞길이 막히는 것을 어찌 두고 보겠습니까. 허지은이 단정하고 기품 있는 명문가 규수라면 또 모를까, 하필……."성씨는 울먹이며 말끝을 흐렸다.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걱정 마시오. 내가 있는 한, 장준이는 허씨 가문과 엮이지 않을 것이오!"깊은 밤, 기정태는 기씨 어르신의 처소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에서 호통과 도자기 깨지는 소리, 매질하는 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이날 밤, 기씨 가문 사람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다음 날.연회에서 허지은이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로 기장천에게 안겨 있었다는
유영 군주의 말에 기씨 노부인은 한참 동안 말문이 막혔다. 노부인 역시 기장천이 허지은과 혼인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허지은은 신분도 애매한 데다 이제는 평판까지 안 좋아졌으니, 노부인으로서는 심기가 몹시 불편했다.방 안의 사람들이 이리저리 의논해 보았으나, 큰집과 둘째네는 이 골칫거리를 떠맡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기씨 노부인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내저었다."피곤하구나. 다들 그만 물러가거라."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물러났다.연씨가 가장 먼저 마당을 나섰고, 유영 군주와 기장훈이 그 곁을 따랐다. 연씨는 뒤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발소리가 듣고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너희 할머니께서 나리를 부르시려는 모양이구나."유영 군주가 의아해하던 찰나, 과연 시녀가 기정혁을 불러세웠다."큰 나리, 노부인께서 찾으십니다."연씨는 이런 상황을 숱하게 겪어왔기에 노부인의 속셈을 진작부터 꿰뚫어 보고 있었다. 기정혁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연씨는 한숨을 내쉬더니 유영 군주를 바라보았다."오늘 너희 할아버지는 얼굴을 비치지 않으셨지만, 장천이는 그분이 끔찍이 아끼는 손자다. 두고 보거라. 분명 이번에도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릴 것이다."말을 마친 연씨는 안타까운 눈길로 유영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 유영 군주는 못 본 척 눈을 내리깔고 연씨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연씨의 짐작대로였다.기씨 어르신은 결국 이 일에 참견하고 나섰다.유영은 처소로 돌아가지 않고 연씨의 곁을 지켰다. 그쪽에서 또 무슨 핑계로 억지를 부릴지 궁금하기도 했다.반 시진 후, 기씨 어르신의 시종이 기장훈을 부르러 왔다.연씨의 얼굴이 단번에 굳어졌다. 기장훈은 조급해하는 어머니를 만류하며 일어섰다."어머니, 금방 다녀오겠습니다."기장훈의 뒷모습이 멀어지자, 연씨는 단호한 얼굴로 유영을 바라보았다."허지은은 절대 우리 큰집에 들일 수 없다!"유영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차를 따라 연씨에게 건넸다."허비가 총애를 믿고 기고만장하다 한들, 저희 어머니 역
"누군가 우리 기씨 가문을 노린 것이라면, 필시 지난번 우리가 허씨와 이씨 양가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이 큰 형님네와 둘째 형님네의 자식들을 해치려다 실패하고, 애먼 내 아들이 엮인 게지요!"원씨는 눈시울을 붉히며 기장준에게 손가락질했다."잇속이란 잇속은 네가 다 챙기고, 그 죗값은 온전히 장천이가 치르게 만들었구나. 본래 몸이 유약하여 요양이 필요한 아이인데, 오늘 물에 빠져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기장준은 굳이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죄책감 어린 표정만 지었다.잔뜩 화가 난 원씨는 기씨 노부인의 무릎 앞에 엎드렸다."어머님, 제게 아들은 장천이 하나뿐입니다. 장천이가 어찌 되기라도 하면 저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애처로운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기씨 노부인은 원씨의 손을 잡으며 다독였다."무슨 그리 흉한 소리를 하느냐. 장천이는 복을 타고난 아이이니 분명 무사할 것이다."원씨를 진정시킨 노부인은 기장훈과 유영 군주를 번갈아 바라보며 거듭 망설이다가 기장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허지은이 우리 집에 왔다가 명성을 더럽혔으니, 허씨 가문에서는 우리에게 책임을 묻고 나설 것이다. 이 일로 장천이가 큰 화를 당했으나, 몸이 약해 당장 혼인을 치르기에는 무리다. 그러니 장준이 네가 대신 허지은을 처로 맞거라."이는 상의가 아닌 명령이었다.기장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그는 둘째 집안의 귀한 적장자였다. 게다가 이제 막 경북 대영의 통령으로 발탁되었고, 소국공이나 현왕 전하와도 각별한 사이였다. 헌데 어찌 고작 허씨 가문의 서출을 정실로 맞이한단 말인가?기장준은 다급히 아버지인 기정태를 바라보았다. 기정태 역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오늘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허지은의 옷자락을 잡아당겨 명성을 더럽힌 것은 장천입니다. 그런데 장준이가 대신 혼인을 치른다면 안 좋은 소문이 돌 것입니다. 다시 생각해 주십시오, 할머니."기장훈이 차분히 입을 열었다."게다
수구 이야기가 나오자 사람들은 일제히 유지영을 바라보았다. 나무 그늘 아래 서서 예식을 구경하던 배준형도 말이다. 유지영은 담담히 붉은 수구를 한 손에 쥔 채로 무대 위에 섰다.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모든 것이 훤히 보였다.그저 구경만 할 생각으로 몰려온 어중이떠중이들도 적지 않았기에, 이를 본 외숙모 한씨가 차갑게 굳은 얼굴로 꾸짖었다.“혼약이 있거나 신분에 맞지 않는 자가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중벌을 면치 못할 것이오!”말을 마친 한씨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지영을 바라보았다.“지영아, 지금 후회해도 늦지 않아.”
주향은 비명을 지르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나머지 셋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당황한 채 무릎을 꿇고 빌었다.“부관, 저들의 입을 틀어막고 모조리 끌어내세요!”유지영은 저 꼴을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집혔다.‘배은망덕한 것들 같으니!’장 부관은 하는 수 없이 하인들을 불러 넷을 모두 끌어내게 하고 중개 어멈을 부르라고 일렀다.유지영은 그것마저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중개인은 필요 없으니 이만 나가 보세요.”게다가 시간도 늦었으니, 내일 성년례가 끝난 뒤 차차 처리할 생각이었다.그렇게
측문으로 나와 마차에 오른 둘은 거리를 따라 서북쪽으로 향하다가 골목을 지나 취선루에 도착했다.홍주는 아연실색한 얼굴로 문앞에서 잘록한 허리를 씰룩이며 호객하는 여인들을 바라보았다.“아… 아가씨, 저희가 올 곳이… 아닌 것 같은데요.”유지영은 이곳에서 만날 사람이 있었다. 이틀 전에 그가 왔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 들었다. 전생에 그녀가 배준형과 혼약을 정한 뒤, 그는 찾아오지 않고 사람을 시켜 커다란 야명주만 선물로 보내고는 홀연히 사라졌다.만약 배현준이 도와준다면 앞으로 반드시 그 은혜를 갚을 생각이었다.유지영은 품에서
옥신각신하는 사이, 유씨 노부인이 소식을 듣자마자 대전으로 달려왔다. 송씨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주었다.“지영이는 다 좋은데 고집이 너무 세서 문제에요. 분명 마음속에 세자를 품고 있으면서도 자존심을 굽히지 못해 세자에게 심통을 부리고 있지 뭐예요. 내일 혼사가 정해지지 않으면 우리 유씨 집안은 온 인주의 웃음거리가 될 텐데 말이에요.”참으로 뻔뻔하기 그지없는 인간이었다.유씨 노부인은 불쾌한 눈으로 유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영아, 세자께 사죄드리거라.”양모가 돌아가신 뒤, 유씨 노부인은 유지영을 슬하에 두고 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