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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ผู้เขียน: 레몬과 향수
배영준은 운민이 정말로 밖으로 뛰쳐나가자 체면이고 법도고 내팽개친 채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유지영, 이 건방진 것! 평소에 세자비 신분을 앞세워 우리를 쥐락펴락하는 건 그렇다 쳐도, 아버지께서는 명색이 친왕이시거늘 어찌 이리 방자하게 구는 것이냐!"

"맞습니다! 아무리 태후 마마의 총애를 받는다 해도, 어른을 능멸하는 불효는 용서받지 못할 대역죄입니다. 태후 마마께서도 국법과 예법을 무시할 순 없을 겁니다!"

배옥준도 재빠르게 맞장구를 쳤다.

두 형제가 번갈아 가며 악을 썼다.

유지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여유롭게 자리에 앉았다.

"이모님은 전하께서 친히 팔인교에 태워 정실로 맞이하시고 황실 옥첩에 이름이 오른 엄연한 왕비이시네. 서출 주제에 감히 적모를 물어뜯고 위아래를 몰라보는 것이야말로 너희들이 떠받드는 그 예법에 맞는 행동인가?"

"저 여자는 비열한 수작으로 왕비 자리를 꿰찬 가짜란 말이야!"

배영준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반박했다.

유지영은 싸늘한 비웃음을 흘리며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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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524화

    두 사람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었다.반 시진쯤 지났을 무렵 황궁에서 상 내관이 도착했다. 그는 경왕부의 사건을 조령 장공주에게 일임한다는 황제의 어명을 전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조령 장공주가 급히 발걸음을 재촉해 나타났다.상황을 대충 전해 들은 조령 장공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경왕을 바라보았다."고모님."경왕이 예를 갖추며 인사를 건넸다.나머지 사람들도 황급히 고개를 숙여 예를 갖췄다.조령 장공주는 손을 휘저어 사람들을 일으키고는 상 내관을 돌아보았다.상 내관이 목청을 높였다."폐하께서 말씀하시길, 경왕이 황실을 기만한 것은 참수형에 처할 중죄이나, 형제의 정과 세자가 전장에 나간 공을 헤아려 목숨만은 거두지 않겠다 하셨소. 허나 죗값은 피할 수 없는 법. 오늘부로 경왕의 작위를 박탈하고 평민으로 강등하라는 어명이오!"청천벽력 같은 말에 장내에 있던 모두가 얼어붙었다.가장 충격을 받은 건 경왕이었다."무, 방금 무어라 하였는가? 폐하께서 나를 평민으로 강등하셨다고?"상 내관은 차가운 눈으로 경왕을 훑어보았다."배예경, 지난번 폐하께 직접 엎드려 조씨 가문의 차녀를 부인으로 맞겠다고 청한 자도 그대였소. 이제 와서 발뺌을 하려 드니, 화친 사신이 도성에 머물고 있음을 뻔히 알면서도 이 일을 요란하게 만들어 황실의 체면을 짓밟으려는 것이오?"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첩부인 여씨가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알지 못해 저지른 일에 어찌 죄를 묻겠습니까. 전하께서는 결코 고의로 기만하려 하신 게 아닙니다!""방자하도다!"상 내관이 불호령을 내렸다."이곳에 더 이상 전하는 없다! 누구 안전이라고 감히 어명에 토를 다는 것이냐!"서슬 퍼런 호통에 흠칫 놀란 여씨는 겁에 질려 배예경의 등 뒤로 숨어들었다.상 내관은 엄한 표정을 거두고 조령 장공주를 향해 깍듯이 허리를 굽혔다."장공주 전하, 폐하께서는 오늘부로 이곳을 현왕부로 명명하셨습니다. 앞으로 현왕부 안팎의 일은 전하께서 철저히 다스려, 현왕의 이름에 먹칠하는 일이 없도록

  • 피안을 거슬러   제523화

    배영준은 운민이 정말로 밖으로 뛰쳐나가자 체면이고 법도고 내팽개친 채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유지영, 이 건방진 것! 평소에 세자비 신분을 앞세워 우리를 쥐락펴락하는 건 그렇다 쳐도, 아버지께서는 명색이 친왕이시거늘 어찌 이리 방자하게 구는 것이냐!""맞습니다! 아무리 태후 마마의 총애를 받는다 해도, 어른을 능멸하는 불효는 용서받지 못할 대역죄입니다. 태후 마마께서도 국법과 예법을 무시할 순 없을 겁니다!"배옥준도 재빠르게 맞장구를 쳤다.두 형제가 번갈아 가며 악을 썼다.유지영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여유롭게 자리에 앉았다."이모님은 전하께서 친히 팔인교에 태워 정실로 맞이하시고 황실 옥첩에 이름이 오른 엄연한 왕비이시네. 서출 주제에 감히 적모를 물어뜯고 위아래를 몰라보는 것이야말로 너희들이 떠받드는 그 예법에 맞는 행동인가?""저 여자는 비열한 수작으로 왕비 자리를 꿰찬 가짜란 말이야!"배영준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반박했다.유지영은 싸늘한 비웃음을 흘리며 천천히 고개를 돌려 경왕을 응시했다."전하께서 저 두 사람을 끔찍이도 아끼시기에 저는 저들이 대단한 효자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헌데 오늘 꼬락서니를 보니 다 헛수고셨네요. 뻔히 전하께 불똥이 튈 걸 알면서도 뒷일은 나 몰라라 하지 않습니까. 방 안에서 생사를 오가는 첩부인 여씨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이모님을 끌어내리고 적통의 자리를 꿰찰 궁리만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그녀는 끌끌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경왕의 안면 근육이 미세하게 떨렸다.그제야 아차 싶었던 두 형제가 허둥지둥 변명을 늘어놓았다. 배영준이 다급히 경왕에게 말했다."아버지! 저 여자의 이간질에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소자는 그저…….""작은형님은 그저 어머니의 억울함을 풀어드리려 나선 것뿐입니다."형제들이 허둥대며 말을 맞췄다.경왕은 굳게 다문 입술 새로 무거운 시선을 유지영에게 던졌다."너, 진정 이 일을 끝까지 물고 늘어질 셈이냐?""이 판을 진흙탕으로 만든 게 저란 말씀이십니까? 배영준과 배옥준

  • 피안을 거슬러   제522화

    쾅!"그만하지 못할까!"경왕이 거칠게 탁자를 내리치자, 사방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운청과 운민은 좌우에서 유지영을 든든하게 호위했다.경왕은 유지영을 바라보며 깊게 가라앉은 눈으로 물었다."너는 진작부터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유지영은 피하지 않고 경왕을 마주 보았다."그렇습니다!""어찌하여 말하지 않았느냐!""애초에 임 태비와 첩부인 여씨가 먼저 이모님을 함정에 빠뜨린 데서 비롯되지 않았습니까. 그 일이 아니었다면 전하께서도 입궁해 혼인을 청하실 일은 없었겠지요. 차라리 두 당사자를 이 자리에 불러 전후 사정을 명명백백히 가려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유지영은 당당하게 맞받아쳤다.경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눈을 부라렸다.여태껏 입을 다물고 있던 배옥준이 불쑥 나섰다."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 차라리 다들 한 발씩 양보하시지요. 왕비의 자리를 제 어머니께 돌려주신다면, 조씨가 저지른 짓은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배영준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유지영은 차가운 냉소를 터뜨렸다."우리가 거절한다면 어쩔 작정이지?""그렇다면 법도대로 내쫓는 수밖에 없지요."배옥준은 뻔뻔하게 대꾸했다.유지영은 평온한 기색으로 배옥준을 바라보았다."무슨 명목으로 조강지처를 내쫓겠다는 건가?""그야 당연히 신분을 속였으니…."배옥준은 말을 잇다 멈칫하며 슬그머니 경왕의 눈치를 살폈다. 자칫하면 황제를 기만한 죄로 엮일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었다.뺨을 움켜쥔 민경주가 경왕을 향해 소리쳤다."아버님, 저 여자의 허세에 속아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폐하를 기만한 죄로 엮인다 해도, 경왕부 전체가 연루되면 형수도 무사하지 못할 겁니다! 까짓것, 다 같이 죽자고 하십시오!"이제 누가 먼저 독한 결단을 내리느냐의 싸움이었다.민경주는 유지영이 감히 그런 짓을 벌이진 못할 거라 확신했다.아이를 볼모로 잡힌 조원금은 분통이 터져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였지만 차마 말을 내뱉지 못했다."이모님은 조씨 가문 족보에 버젓이 오른 적녀이시다. 핏줄이

  • 피안을 거슬러   제521화

    유영 군주가 돌아간 후, 유지영은 흔들의자에 기대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해 질 무렵이 되자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스쳤다.운청이 다가와 그녀의 어깨에 조용히 겉옷을 덮어 주었다.유지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운청을 바라보았다."소인, 몸은 웬만큼 다 나았습니다. 다시 세자비 마마 곁에서 모시게 해 주십시오."운청의 말에 유지영은 빙긋 웃었다.그때 동금이 다급히 다가왔다."세자비 마마, 여씨가 회임을 했다고 합니다."미처 놀랄 틈도 없이, 곧이어 여씨가 유산을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연달아 날아들었다. 앞뜰이 발칵 뒤집혔고, 이 일에 조원금까지 얽혀 있다고 했다.유지영은 미간을 짚으며 말했다."당장 가봐야겠다!"대청에 다다르자마자 요란한 울음소리와 여씨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들려왔다. 조원금은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반쪽 뺨이 벌겋게 부어오른 채 머리마저 헝클어져 있었다.그 곁에서 경왕은 당장이라도 조원금을 잡아먹을 듯이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명색이 왕비로서 신분과 지위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거늘, 어찌 죄 없는 핏덩이 하나 용납하지 못한단 말이오!"경왕이 핏대를 세우며 소리쳤다.회랑 아래에는 조원금의 심복 시녀 두 명이 무릎을 꿇고 있었는데, 그들 역시 흠씬 두들겨 맞아 얼굴이 멍투성이였다.대청 안에서는 배영준이 민경주를 부축하고 서 있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독기가 서려 있었다."어머니께서는 심보가 참으로 악독하십니다. 기어코 첩부인에게 유산탕을 억지로 먹여 뱃속의 아이를 지우게 만들다니요!""이 독한 여편네 같으니라고!"두 사람은 조원금의 코앞에 대고 삿대질을 해대며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조원금은 넋이 나간 듯 초점 잃은 눈으로 단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세자비가 당도했다고 고했다.민경주는 고개를 돌려 의기양양한 눈빛으로 유지영을 흘겨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조원금을 가리키며 쏘아붙였다."당신은 애초에 조씨 가문의 차녀도 아니잖아! 바른대로 말해, 대체 누구 뒷배를 믿고

  • 피안을 거슬러   제520화

    유씨 노부인은 결국 아들 셋 중 둘을 먼저 떠나보내고, 말년에는 모든 자손에게 외면받는 처지가 되었다.유지영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삼켰다.그녀가 차남댁과 삼남댁 사람들에게 가차 없이 손을 썼으면서도 유씨 노부인에게만큼은 선을 그었던 건, 오로지 아버지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이제야 비로소 가슴 한구석을 무겁게 짓누르던 응어리가 씻은 듯이 내려가는 것 같았다."참, 네게 전할 말이 하나 더 있다."조원금이 유지영의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였다."당씨 가문의 큰공자가 죽었다더구나.""언제 일어난 일입니까?"유지영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조원금은 가볍게 혀를 찼다."오늘 아침에야 알게 되었다. 강에 빠져 익사한 시신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을 지나가던 시녀가 발견했다지 뭐냐."당학이 물에 빠져 죽다니, 참으로 뜻밖의 일이었다.하지만 직감은 이 사건은 그리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매사에 주도면밀하던 당학이 어처구니없이 발을 헛디뎌 죽을 리 만무했다.게다가 당학은 제 목숨을 끔찍이도 아끼는 자였다. 뼈아픈 좌절을 겪었더라도 기어코 당윤을 짓밟겠다는 독기를 품고 때를 기다리며 칼을 갈았을 것이다.혹여 당학이 무언가 엄청난 비밀을 알아챈 탓에 입막음을 당한 것은 아닐까?의문은 오래가지 않아 풀렸다.그날 오후, 유지영을 찾아온 유영 군주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어머니께서 그동안 당씨 가문의 편을 들어준 건 온전히 아버지 때문이었어. 사실 아버지의 여동생인 류씨의 집안은 장공주부에 감히 얘기도 못 건넬 수준인데, 어머니께서 굳이 아버지를 마음에 두셨지."유영 군주는 잠시 머뭇거리다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네가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젊은 시절 아버지는 얼굴도 준수하고 글재주도 제법 뛰어났어. 권세에도 굴하지 않는 꼿꼿한 성품이었는데, 과거를 치르러 왔다가 어머니 눈에 띄어 부마가 되신 거지."유지영은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류 부마의 누이동생이라면 장공주부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으니 정실 자리도 거뜬했

  • 피안을 거슬러   제519화

    유씨 노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별다른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요 근래 노부인은 하루가 멀다고 의원을 불러 진맥을 받았고, 삼시 세끼 탕약을 달고 살았기 때문이었다.부고가 전해지자마자 차남댁의 유정랑과 유원랑, 삼남댁의 정씨와 유정웅이 가장 먼저 달려와 상복을 입었다.이번에는 유정남도 이들의 발걸음을 막지 않고 영당 앞에 무릎을 꿇도록 내버려 두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지영도 국공부에 도착했다."지영아."유정남은 핼쑥해진 딸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며 안쓰러워했다.하지만 유지영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꼬투리를 잡히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미워도 효라는 글자의 무게를 저버릴 수 없었고, 죽은 이는 엄연히 집안의 어른이었다.노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의 얼굴에는 짙은 피로감이 묻어났고 눈시울도 붉게 젖어 있었다.어찌 되었든 그를 낳아준 친어머니였다.유지영은 향을 정성스레 피워 올린 뒤 유정랑에게 시선을 돌렸다. 몇 달 만에 본 그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얼굴은 반쪽이 되었고, 누렇게 뜬 피부와 푸석한 머릿결, 심지어 입고 있는 옷조차 너덜너덜했다. 곁에 엎드린 유원랑의 꼴도 다를 바 없었다. 눈빛에는 잔뜩 겁을 집어먹은 채 유정랑의 뒤만 졸졸 쫓았다."큰, 큰누님."눈이 마주치자 유정랑이 억지로 미소를 쥐어짜며 그녀에게 아는 체를 했다.유지영은 손수건을 꽉 쥔 채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났다. 그녀는 유정랑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정씨와 몇 마디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레 유정웅의 학업을 묻는 것으로 상황을 넘겼다.정씨 모자는 공손한 태도로 묻는 말에 깍듯이 대답했다.영당 안을 둘러보니 만감이 교차하는 유정남을 제외하고는 슬퍼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심지어 정씨의 눈에는 은근한 웃음기마저 어렸다. 그녀는 남들 눈에 띌까 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앓는 소리를 냈는데,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모를 그 모습이 퍽 우스꽝스러웠다."지영아, 너는 이미 출가외인이고 향도 올렸으니 굳이 여기 머물 필요 없다."상복을 차려입고 방석에

  • 피안을 거슬러   제3화

    옥신각신하는 사이, 유씨 노부인이 소식을 듣자마자 대전으로 달려왔다. 송씨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주었다.“지영이는 다 좋은데 고집이 너무 세서 문제에요. 분명 마음속에 세자를 품고 있으면서도 자존심을 굽히지 못해 세자에게 심통을 부리고 있지 뭐예요. 내일 혼사가 정해지지 않으면 우리 유씨 집안은 온 인주의 웃음거리가 될 텐데 말이에요.”참으로 뻔뻔하기 그지없는 인간이었다.유씨 노부인은 불쾌한 눈으로 유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지영아, 세자께 사죄드리거라.”양모가 돌아가신 뒤, 유씨 노부인은 유지영을 슬하에 두고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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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령각 이층 누각.유지영은 부스스 눈을 뜨고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이곳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까지 유난히도 익숙하게 느껴졌다. 회랑 아래에서는 하인들이 정원을 단장하며 내일 있을 성년례가 떠들썩할 거라며 수근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손톱으로 손바닥을 꾹 눌렀다. 아픔이 몰려왔고, 곧바로 이 모든 게 꿈이 아님을 직감했다.그녀는 죽임을 당한 뒤 성년례 하루 전으로 돌아온 것이었다.이때 밖에서 고씨 어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가씨, 부인께서 대전으로 들라 하십니다. 경성에서 사람이 온 듯합니다.”전생의 배준형도 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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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의 장안 거리는 굉장히 시끌벅적했다.마차 한 대가 성문 입구에서 멈추었다.털썩!유지영은 온몸이 꽁꽁 묶인 채 마대에 담겨 바닥에 내던져졌다. 온몸으로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특히 하반신에서는 찢어질 듯한 고통이 계속되고 있었다.“읍….”지나가던 백성들이 소리를 듣고 마대를 풀어주었다.창백하게 질린 얼굴과 사내의 옷가지를 걸친 여인의 모습이 드러났다.하얗고 가는 목덜미 아래에는 붉은 자국이 가득했다.“이 사람은 정왕 세자비 아닌가?”누군가가 유지영을 알아보고 비명을 질렀다.“옷매무새가 이 모양인 것을 보아 불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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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금은 원래 표사의 딸이었으나 부모를 잃은 뒤 전당포에 팔려간 데다가, 전생에서는 실족사로 죽기까지 했다.충성을 맹세한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생에 유지영을 배신하지는 않았다.매일 고된 일을 하는 사람이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송씨에게서 문서를 기어코 받아낸 것을 보면 눈치도 빠르고 수완도 있는 듯했다.나머지는 아직 관찰 대상이었다.“오늘부터 종령각을 배신하는 자는 엄벌에 처할 것이다.”유지영은 근엄한 표정으로 엄명을 내렸다.나머지 사람들은 주향 일당이 내쳐지는 것을 보았기에 황급히 고개를 조아렸다.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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