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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기억하지 못하는 게 나아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8-05 17:21:09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 자기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는 걸 깨달았다.

그 사실이 더 싫었다.

하나는 숨을 한번 고르고, 거의 씹어 삼키듯 말했다.

“나한테 지금 무슨 일 있는 거야?”

건우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짧은 침묵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

하나는 그 얼굴을 보며 아주 선명하게 알았다.

건우는 뭔가를 알고 있다.

정확히 뭘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기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알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

그리고 그 사실이 지금 하나를 미치도록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

“너, 뭔가 알고 있지.”

건우의 표정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그 순간 하나는 자기 안쪽에서 이상한 감정이 일어나는 걸 느꼈다.

두려움과, 분노와, 설명할 수 없는 배신감 같은 것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그 감정이 너무 갑작스럽고 너무 날것이라서, 그녀는 거의 본능적으로 더 거리를 벌리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 순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머릿속 어딘가에서,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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