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형수의 밤 / 35. 감당할 기억

Share

35. 감당할 기억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5-31 14:15:11

건우는 회사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USB 안에 담긴 영상은 이미 여러 번 확인했다.

대표실 앞 복도. 문이 열리고 닫히는 시간.

그 사이의 공백.

유림은 대표가 직접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영상 속에서는 하나가 카드키를 사용했다.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아니면 둘 다.

건우는 노트북을 닫았다.

결론을 먼저 내릴 수는 없었다.

지금 필요한 건 추측이 아니라 기록이었다.

그는 건물 관리팀으로 향했다.

“대표실 카드키 사용 로그, 그날 밤 전체 내역 볼 수 있을까요.”

관리팀 직원은 잠시 망설였지만, 건 우의 이름을 확인하고는 서버를 열어주었다.

19시 13분.

카드키 ID - 강하나.

19시 46분.

카드키 ID - 강하나.

그 사이, 다른 출입 기록은 없었다.

건우는 화면을 오래 바라봤다.

“대표님 개인 카드키는요.”

“그날 이후로 사용 기록 없습니다.”

그 말이 묵직하게 떨어졌다.

대표가 직접 열어줬다면, 자기 카드키를 썼어야 한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형수의 밤   155. 정리라는 이름의 덮음

    그는 밥을 먹던 손을 멈추지도 않은 채 그렇게 말했다.목소리는 높지 않았고, 특정 누군가를 지목하는 말도 아니었다. 그냥 상황 전체를 향해 던진 문장이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한마디 이후로 식탁 위 공기가 바뀌었다.누군가는 고개를 숙였고,누군가는 숟가락을 내려놨고,누군가는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날 이후로 그 문제는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건우는 눈을 떴다.그 장면은 오랫동안, 형이 집안을 정리해준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먼저 선을 긋고, 더 이상 번지지 않게 막아준 사람. 그게 윤신우였고, 그게 든든하다고 생각해왔다.그런데 지금 다시 떠올려보니, 그 장면 안에는 다른 부분도 있었다.그날 이후로, 그 일에 대해 아무도 다시 말하지 않았다는 것.누가 어떻게 생각했는지,그게 정말 해결된 건지,아니면 그냥 덮인 건지.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 건우는 숨을 천천히 들이마셨다.그 기억은 분명 예전과 똑같은 장면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다르게 읽히고 있었다. 보호처럼 느껴졌던 말이, 사실은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는 선처럼 들렸고, 해결처럼 보였던 결과가, 실은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아둔 상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건우는 이마 위에 팔을 올렸다.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그리고 또 다른 장면이 이어졌다.병원 복도였다.누군가 크게 다친 건 아니었지만, 응급실에 한 번 들렀다 나온 뒤라 다들 조금씩 예민해져 있던 상태였다. 건우는 그때도 별 생각 없이 형 옆에 서 있었다. 형이 먼저 접수하고, 형이 먼저 의사랑 얘기하고, 형이 먼저 상황을 정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던 시기였다.윤신우는 그날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의사와 몇 마디 나누고, 필요한 서류를 챙기고, 누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리한 뒤, 복도 한쪽에 서서 건우를 불렀다.“이쪽은 이제 신경 안 써도 돼.”그는 그렇게 말했다.건우는 아무 의심 없이 고개

  • 형수의 밤   154. 기억의 방향

    그 정적이 너무 짧아서, 어쩌면 건우 혼자만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이후 하나가 다시 움직였을 때, 건우는 분명히 알았다. 방금 자기 말은 그냥 지나갈 수 있는 문장이 아니었다.하나는 천천히 컵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람…”그녀의 시선이 건우를 향해 올라왔다.“그렇게까지 했을까.”그 말은 얼핏 보면 부정처럼 들렸다. 하지만 건우는 이상하게 그 안에서 진짜 의문을 느끼지 못했다. 믿고 싶어서 묻는 사람의 말이라기보다, 이미 알고 있는 답을 입 밖으로 내는 게 두려워서 한 번 돌아가는 문장처럼 들렸다.건우는 하나를 가만히 바라봤다.“너는?.”그가 물었다.“어때 보여?”하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창밖에서 빗소리가 아주 얇게 이어지고 있었다. 식탁 위 조명은 따뜻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불빛 아래 있는 사람들 얼굴은 전혀 따뜻해 보이지 않았다. 그 작은 원 안에 둘이 마주 앉아 있는데도, 서로가 서로에게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한참 뒤에야 하나가 입을 열었다.“모르겠어.”그녀는 그렇게 말했지만, 건우는 그 말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하나는 잠시 시선을 내렸다가, 아주 천천히 덧붙였다.“근데…”건우의 눈이 그녀를 향했다.하나는 손끝으로 컵에 맺힌 물기를 한 번 훑었다. 손끝에 묻은 물이 투명하게 번졌다.“놓치는 스타일은 아니었잖아.”그 말은 이미 조금 전에도 들었던 문장이었다.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다르게 들렸다.건우는 그 순간 알 수 없는 서늘함을 느꼈다.윤신우는 무언가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었다.그 말은 곧 무언가를 끝까지 쥐고 놓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그게 사람이라면.그게 관계라면.그게 하나라면.그리고, 그게 자신이라면.건우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얕게 들이마셨다.식탁 위로 시선을 내리자, 하나의 손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조금 전과 달리 떨림은 보이지 않았다. 너무 조용하고 단정한 손이었다.

  • 형수의 밤   153. 누가 더러워질지 아는 사람

    정말 잠깐이었다. 물컵을 들다 놓을 때 누구나 생길 수 있는 정도의 떨림이었고, 눈을 다른 데 두고 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만한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지금 건우는 그 미세한 떨림조차 너무 선명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그건 놀람 같기도 했고, 익숙한 말을 다시 들었을 때 오는 반사 같은 것이기도 했다.“정리…”하나가 아주 낮게 따라 말했다.그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차분했지만, 건우는 그 짧은 한 단어 안에 묘하게 설명되지 않는 감정이 묻어 있는 걸 느꼈다. 그건 단순히 단어를 되묻는 사람의 목소리라기보다,어떤 기억과 맞닿아 있는 말에 잠깐 손을 댄 사람의 반응에 가까웠다.하나는 금세 시선을 들었다.“그 사람, 원래 그런 스타일이었잖아.”“그런 스타일?”“문제 생기면 오래 두는 사람 아니었잖아.”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건우도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해왔다. 형은 애매한 걸 싫어했고, 질질 끄는 걸 더 싫어했다. 뭔가 틀어지기 시작하면 그걸 놔두고 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하나의 입에서 그 말을 듣는 순간, 건우는 이상하게도 안도보다는 불편함을 먼저 느꼈다.하나는 마치 그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말하고 있었다.건우는 무심한 척 물었다.“형수님도 그렇게 느꼈어?”그 질문에 하나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이번에는 떨림이 아니라, 표정 쪽에서 아주 미세한 변화가 먼저 보였다. 눈빛이 잠깐 멀어졌다가 돌아왔고, 입술 안쪽을 한 번 눌렀다가 놓는 짧은 버릇이 따라왔다. 무언가를 떠올린 사람의 얼굴이었다.하지만 그건 금세 사라졌다.“느꼈다기보다…”하나는 말을 고르듯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사람은 늘 먼저 알아차리는 쪽이었으니까.”건우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주 오래전 장면 하나를 떠올렸다.대학 졸업을 앞두고, 사소한 일로 집안 분위기가 한동안 좋지 않았던 적이 있었다. 누가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 일도 아니라고 넘길 수도 없는 종류의 일. 그때도 형은 가장 먼저 상

  • 형수의 밤   152. 정리

    그날 밤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지만, 전처럼 요란하게 들리진 않았다. 창밖에 물소리가 깔려 있긴 했으나, 집 안까지 밀고 들어와 공기를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애매한 빗소리일수록 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있는 듯 없는 듯 귀에 붙어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그게 침묵의 일부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건우는 식탁에 마주 앉은 하나를 바라보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둘 사이에도 지금 비슷한 게 흐르고 있었다.말은 오가고 있었다. 하나가 늦은 시간이라 간단하게라도 먹고 자라고 말했고, 건우는 대충 괜찮다고 답했다. 그 뒤로도 컵을 옮기는 소리, 식탁 위 작은 접시가 밀리는 소리, 전자레인지가 한 번 짧게 돌아가는 소리 같은 것들이 이어졌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건 대화가 아니라 말을 대신하는 소음처럼 느껴졌다.건우는 젓가락을 들었다가 한참 만에야 반찬에 손을 댔다.“입맛 없어?”하나가 먼저 물었다.건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평소처럼 담담한 얼굴로 밥그릇을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눈 밑이 약간 어두워 보이는 걸 제외하면, 겉으로는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건우는 오늘 하루 내내, 그녀를 볼 때마다 설명하기 어려운 이질감을 느끼고 있었다.평소와 다를 것 없는 얼굴인데, 평소와 똑같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얼굴.“그냥 좀 늦어서.”건우가 대충 둘러대듯 말했다.하나는 더 묻지 않았다. 그 대신 앞에 놓인 국그릇을 자기 쪽으로 조금 끌어당기며 숟가락을 집었다. 손끝이 유난히 조심스러웠다. 건우는 괜히 그 움직임을 오래 보고 있다가, 스스로 민망해져 시선을 접시 쪽으로 내렸다.한동안은 정말 별다른 말이 없었다.건우는 몇 숟갈 뜨지도 못한 채 식탁에 시선을 두고 있었고, 하나는 그런 그를 모른 척하는 사람처럼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다. 그 평범한 풍경 안에서 건우는 계속해서 몇 시간 전 최준석과 나눈 대화를 되짚고 있었다.쫓은 게 아닙니다.정리하려고 했던 겁니

  • 형수의 밤   151. 놓치는 스타일은 아니었잖아

    건우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다.하나는 식탁 옆에 서 있었다. 편한 니트 차림에 머리는 느슨하게 묶여 있었고, 방금 물을 마시다 말았는지 컵 하나가 손에 들려 있었다. 그녀는 현관 쪽을 돌아보며 짧게 웃었다.“생각보다 늦었네.”그 말은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문장이었는데, 건우는 이상하게 그 얼굴을 보자마자 방금까지 머릿속에서 굴리던 수많은 숫자와 파일명들이 전부 다른 결로 다가오는 걸 느꼈다. 자료 속에 적혀 있던 ‘정리’라는 단어와, 지금 조용히 서 있는 하나의 모습이 같은 세계 안에 있다는 사실이 갑자기 견디기 어려울 만큼 선명해졌다.하나는 컵을 내려놓으며 그를 가만히 바라봤다.“무슨 일 있었어?”건우는 대답하기 전에 재킷을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었다. 일부러 동작을 천천히 했다. 너무 빨리 입을 열면,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은 것들이 그대로 흘러나올 것 같았다.“최준석 씨 만났어.”하나의 손끝이 아주 미세하게 멈췄다.컵을 놓는 동작은 끝났는데, 손이 곧바로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짧아서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는 순간이었지만, 지금의 건우는 그런 종류의 멈춤을 이상하리만치 또렷하게 알아차리고 있었다.“그래서?”하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묻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건우는 그 안쪽에 아주 얇은 긴장이 스며 있다는 걸 느꼈다.“자료 좀 더 봤어.”건우는 식탁 쪽으로 걸어가며 노트북 가방을 내려놨다.“이상한 부분이 많더라고.”하나는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물었다.“어떤 부분이.”건우는 노트북을 꺼내지 않은 채, 그냥 식탁 가장자리에 손을 얹었다. 지금은 자료를 바로 들이밀고 싶은 마음보다, 그녀가 어떤 얼굴로 이 말을 듣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흐름이.”하나는 눈을 깜빡였다.“흐름?”“돈 흐름, 승인 흐름, 정리되는 방식 같은 거.”건우는 잠깐 말을 골랐다가, 하나를 똑바로 바라봤다.“처음엔 다 따로따로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까 누가 계속 유지하고 있었던 것처럼 보여.”그

  • 형수의 밤   150. 바닥을 닦아둔 사람

    형이 몰랐을 리 없다.그 생각이 다시 올라왔다.아까까지만 해도 그 문장은 어디까지나 추측에 가까웠다. 형 정도 위치에 있었던 사람이면 이런 흐름을 아예 모를 수는 없다는 상식적인 판단.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있었다. 윤신우는 이 구조를 몰랐던 사람이 아니라, 어쩌면 흐름이 끊기지 않게 유지한 사람일 수도 있었다.그 순간 건우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멈췄다.유지한 사람.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누군가를 직접 밀어 떨어뜨린 사람이 아니라, 떨어지도록 바닥을 닦아둔 사람. 손에 피를 묻히지는 않았지만,피가 어디로 흐를지는 알고 있었던 사람. 리고 그 흐름이 밖으로 새지 않게, 필요한 만큼만 열고 필요한 만큼만 막아둔 사람.건우는 고개를 들었다.앞유리 밖으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아까보다 더 두꺼워져 있었다. 와이퍼를 켜지 않은 유리창 위에서 빗물이 서로 엉기고 흩어지며 불규칙한 자국을 만들었다. 그걸 한동안 멍하니 바라보다가 그는 다시 화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엑셀 파일 하단, 승인란에 들어간 이니셜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YSW.윤신우.그 세 글자가 갑자기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건우는 화면을 확대했다. 서류상으로는 단순한 승인 표시였지만, 문제는 그 이니셜이 찍혀 있는 위치였다. 직접 결제나 송금이 아니라, 구조상 굳이 형이 관여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 중간 단계들. 누군가 밑에서 처리하고 올리면 그냥 넘어가도 될 만한 부분들에 이상하리만치 형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그건 책임감일 수도 있었다.꼼꼼함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금 건우 눈에는 그게 다르게 보였다.흐름을 알고 있던 사람의 표시처럼.건우는 그 파일을 저장한 뒤, 다른 폴더를 열었다. 그 안에는 계약서 초안 몇 개와 수정본, 그리고 삭제되다 만 메모 파일이 들어 있었다. 파일명은 의미를 숨기려는 것처럼 애매했고, 문장들은 중간중간 잘려 있었다. 하지만 애매하게 지운 흔적일수록 오히려 더 많은 걸 말해주는 법이었다.…이관 후

  • 형수의 밤   10. 의심

    그녀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어딘가 힘이 빠져 있었다.밤이 깊어지고, 어둠이 가득한 방, 건우는 숫자를 다시 적었다.9:129:189:37그리고 그 옆에 한 줄을 덧붙였다.‘왜.’-형은 왜 전화했는가.-위험을 알리기 위해?-아니면 누군가의 도착을 확인하기 위해?그는 처음으로 그 가능성을 떠올렸다.형이 전화한 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서가 아니라,‘시간을 맞추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다면.그 생각은 섬뜩했다.만약 누군가와 약속이 있었다면.9시 18분은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건우는 펜을 내려놓았다.기억은

  • 형수의 밤   9. 진동

    비는 오지 않았는데도, 저녁 공기가 눅눅했다.건우는 창문을 열어두고도 답답함이 가시지 않는 걸 느꼈다.거실 테이블 위에는 여전히 숫자가 적힌 메모가 놓여 있었다.9:129:189:37그 아래, 어젯밤 그가 덧붙인 한 줄.‘조용했다.’그는 그 문장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짚어보았다.조용했다면, 형은 움직이지 않았다.움직이지 않았다면, 누군가를 맞이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그 생각이 목을 죄었다.하나는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물 흐르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이어지는…건우는 문득 물었다.“그날… 진동 느

  • 형수의 밤   2. 문 안쪽의 사람

    시신을 실은 차량이 골목을 빠져나갈 때까지,건우는 비를 맞은 채 그대로 서 있었다.경광등 불빛이 젖은 도로 위에 번졌다가 사라졌다.형은 그렇게 떠났다.설명도, 변명도 없이.경찰은 현장을 통제했고, 필요한 절차를 간단히 설명했다.참고인 조사 일정이 잡힐 거라고 했다.말은 또렷했지만, 건우의 귀에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남은 건 한 문장뿐이었다.저녁 8시 전후.그 시간에 그는 집에 있었다.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하나는 경찰의 안내를 받아 현관을 나왔다.비는 여전히 세게 내리고 있었고,그녀의 코

  • 형수의 밤   1. 형이 죽었다.

    그날, 건우는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아픈 건 아니었다. 몸은 멀쩡했다.다만, 일어나는 순간 모든 게 진짜가 될 것 같아서.부모님이 돌아가셨다.그 문장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정말로 세상이 굳어버릴 것만 같았다.자신은 살아 있고, 더이상 그의 부모는 없다.-그게 말이 되나.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1년.건우는 병실 침대 위에서 1년을 보냈다.눈을 떴을 때는 이미 모든 게 끝나 있었다. 장례도, 화장도.향 냄새를 맡을 겨를도 없었고, 마지막 인사를 할 기회도 없었다. 울지도 못했다.그건 애초에 건우의 몫이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