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숙은 조백림을 바라보았다. 수수한 얼굴에 고요한 미소를 머금은 것 같았고, 목소리는 산 정상의 맑은 샘물처럼 부드럽고 청아했다.“언제 돌아왔어?”조백림은 잔잔한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어젯밤에 도착했어요. 너무 늦어서 어머니 쉬시는 걸 방해할까 봐, 아침에야 찾아뵙기로 했어요.”주윤숙은 따뜻하게 말했다.“막 돌아왔으면 회사에 일도 많을 텐데, 여기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 아침 먹고 바로 일 보러 가렴.”“네, 아침은 어머니랑 같이 먹을게요.”백림은 주윤숙의 팔을 살짝 부축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별장 안으로 향했다.아침 안개는 점점 걷히기 시작했고, 햇살은 구름 사이로 스며들며, 정원 가득한 꽃들과 나무들을 서서히 밝혀냈다.붉게 피어난 동백꽃, 각양각색으로 흐드러진 목부용, 맑은 향기를 풍기는 재스민. 모두 이곳에서 찬란하게 만개해 있었다. 깊은 가을이었지만, 정원의 꽃들은 여전히 생기를 잃지 않았다.백림이 말했다.“요즘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시는데, 굳이 꽃밭까지 관리하지 않으셔도 돼요. 원래 꽃 관리하는 분들도 있잖아요.”주윤숙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이 아이들은 내가 손수 돌보는 데 익숙해졌거든. 사람이 바뀌면 불안해할 거야.”백림은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도 무리하지 마세요. 어머니가 힘들어지면, 제가 걱정하니까요.”이에 주윤숙은은 환하게 웃었다.“내 기운은 이 꽃들이 길러주는 거란다. 이 아이들이 잘 피어나야, 나도 건강할 수 있어.”백림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그럼, 저는요?”주윤숙은 더욱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너는, 너는 내 생명이야.”백림은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었다.운성에서 7일을 보내고 돌아온 뒤, 유정 역시 무척 바빴다. 서은혜는 주윤숙이 불심이 깊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특별히 연꽃 모양의 보리수 염주를 구해 유정을 통해 전하도록 했다.유정은 주윤숙이 조용한 생활을 선호하고 평소 손님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조백림에게 대신 전해달라고 하려 했지만, 최근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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