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e Kapitel von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Kapitel 5491 – Kapitel 5500

5516 Kapitel

제5491화

이날 유청이 아직 회사에 가기 전,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민용훈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소식이었다.경찰은 이미 그해 안부연이 살해당한 사건을 다시 수사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병원에 가서 민용훈을 심문하려 했지만, 그런 상태를 보고 오래 머물지 않고 돌아갔다.경찰이 떠난 뒤, 민용훈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유청이 서둘러 병원에 도착했을 때, 민용훈은 이미 특수 병실로 옮겨진 상태였다.얼굴엔 호흡기를 낀 채 초췌한 모습으로 이미 위독한 상태였다.“아버지랑 단둘이 얘기 좀 나눠도 될까요?”유청이 고개를 돌려 간호사에게 물었다.간호사가 상냥하게 대답했다.“그러세요.”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나가며, 배려하듯 문을 닫아줬다.간호사가 나간 뒤, 유청은 주머니에서 주사기 하나를 꺼내 천천히 민용훈의 팔에 주입했다.몇 초 지나지 않아 민용훈이 눈을 떴다. 창백하던 얼굴에 살짝 붉은 기운이 돌더니, 마치 죽기 전에 다시 괜찮아지는 것처럼 잠시 생기가 돌았다.유청이 민용훈의 입에서 호흡기를 떼어냈다. 민용훈이 다급하게 숨을 몰아쉬며 입을 벌렸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유청을 바라볼 뿐이었다.“더 궁금해하실 것 없어요. 아버지가 죽을 때 알고 죽게 해드릴게요. 바로 저예요.”유청이 침대 옆 의자에 앉아 담담한 얼굴로 민용훈을 바라보며, 평소 대화하듯 입을 열었다.“아버지가 병원에 이렇게 오래 누워 계시면서, 이 시간 동안 집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명 무척 궁금하셨을 거예요.”“왜 아들도 딸도, 그리고 그렇게 아끼시던 아내조차 오랫동안 병문안을 안 왔는지도요.”“조급해하지 마세요. 제가 천천히 다 말씀드릴게요.”“아버지가 다쳐서 입원한 뒤로, 어머니가 유혁을 불러들여서 회사를 물려받게 했어요...”유청은 유혁이 카지노에서 급사한 사건부터 시작해, 이어 우영, 마지막엔 송이란까지, 하나하나 자세히 민용훈에게 들려줬다.민용훈의 표정은 처음엔 믿을 수 없다는 듯하다가, 점차 격동하며 몸을 일으키려 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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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2화

유청이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몸을 일으켜 이미 병이 골수까지 스며든 침대 위 남자를 냉정하게 내려다봤다.“아버지는 죽어서도 엄마와 함께 묻힐 자격 없어요. 그래서 제가 병원과 백 년짜리 계약을 맺었어요.”“아버지 시신은 앞으로 백 년 동안 영안실 냉동실에 그대로 얼려질 거예요.”“사람이 죽고 나서도 영혼이 몸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느끼실 수 있길 바라요.”“백 년이 지나서 이 병원이 없어지면, 아버지 시신은 쓰레기처럼 그냥 버려질 거예요.”“아내를 죽인 죄인이니, 위패도 민씨 집안 사당에 들어갈 자격 없어요. 저는 아버지 제사, 안 지낼 거예요.”“물론, 아버지의 후처도, 그렇게 아끼던 아들딸도 다들 사당엔 못 들어가요.”“그 사람들도 다 아버지랑 똑같이 그럴 자격 없으니까요!”민용훈의 호흡이 갑자기 가빠지더니 얼굴이 자줏빛으로 변하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그게 몸의 고통 때문인지 정신적 절망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유청이 간호사를 불러 연명치료거부 동의서에 사인했다.그리고 유청이 몸을 돌렸을 땐, 민용훈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야윈 얼굴엔 여전히 두 눈을 크게 부릅뜬 채,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고 있었다.유청이 병원을 나서자 밖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고 찬바람이 뼛속까지 스며들었다.차 한 대가 유청의 앞에 멈춰 섰다. 명경이 우산을 든 채 차에서 내려 유청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우산을 유청의 머리 위로 받쳐 든 뒤, 팔을 뻗어 여자를 품에 안고는 낮고 안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다 끝났어요.”명경의 몸은 크고 넓었으며 가슴은 따뜻했다. 이에 유청은 명경에게 의지하듯 기대며 말했다.“오빠가 있어서 다행이에요.”...이번엔 유청이 나서서 민용훈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 민씨 집안은 친인척을 포함해서 규모가 꽤나 컸기에 조문객도 많았다. 몇몇 방계 친인척들이, 민씨 집안에 이제 병약한 할머니 한 명과 아직 젊고 세상 물정 모르는 유청밖에 남지 않은 걸 보고는, 이 틈을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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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3화

도우미가 갔다가 금세 돌아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했다.손경애가 가족을 잃고 상심이 커 병세가 악화되는 바람에, 당분간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기까지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그러자 친척 한 명이 냉소를 흘렸다.“못 일어나시는 건가요? 아니면 누가 못 일어나게 붙잡아 두고 있는 건가요?”“어르신이 못 나오신다면 저희가 직접 뒷마당으로 가서 뵙죠!”사람들이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민영겸이 앞을 막아서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사람들은 우르르 뒷마당으로 몰려가 손경애에게 해명을 요구하려 했다.머릿수가 많으니 기세도 등등했고 반드시 확실한 답을 들어야겠다는 얼굴들이었다.뒷마당에 이르자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친척 중 항렬이 높은 어른 한 명이 나서서 도우미에게 문을 열라고 시켰다.그러나 도우미는 난처한 기색이었다.유청이 장례 기간에는 누구도 뒷마당에 들어가 손경애를 방해해선 안 된다고 일러두었기 때문이다.도우미로서는 평소 왕래도 거의 없던 이 친척들의 말이 아니라 당연히 유청의 말을 따라야 했다. 도우미가 꿈쩍도 하지 않자 소리를 높이던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좋아, 이 집의 사람을 부릴 수 없다면 내가 직접 가서 열지!”남자가 대의를 짊어진 듯한 표정으로 두 걸음 나서서 막 문을 밀려는 순간, 문이 안에서 벌컥 열렸다.문 뒤에는 명경이 유청의 손을 잡은 채 서 있었다.서늘하고 단단한 기운이 여자의 여린 자태와 어우러졌는데도 어색한 구석이 하나 없었다.다만 정면으로 밀려오는 압박감에 사람들은 하던 기세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온성 바닥에서 사업을 한다면서 어찌 명경을 모를 수가 있겠는가?심지어 이 자리에 있는 몇몇이 차린 회사는 명경의 눈치를 살피며 겨우 연명하는 처지였다.유청은 소복 차림에 슬픔이 어린 얼굴이라 보는 이의 마음을 저리게 했다.그러고는 무리 안에서 항렬이 가장 높고 나이도 가장 많은 어르신을 바라보며 물었다.“작은 할아버님, 이렇게 많은 분을 데리고 뒷마당까지 오셨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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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4화

유청이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민씨 집안엔 이제 저희 자매 둘만 남았고 자잘한 일도 많아서, 어르신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할까 걱정돼요. 그래서 붙잡지 않을게요.”그러자 친인척들의 태도가 대번에 공손해졌다.“다 한 식구인데 유청이 네가 그렇게까지 신경 쓸 것 없어.”“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우리는 먼저 돌아갈게!”도우미가 나와 손님들을 배웅했다.명경은 가장 바깥쪽에 서 있는 민영겸을 보며 입을 열었다.“작은아버님은 잠시 남아 주세요.”민영겸은 옆에 서서 방금 벌어진 일을 전부 눈에 담았다.그러면서 유청이 겉보기처럼 만만하게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마음이 한결 놓인 참이었다.막 자리를 뜨려던 민영겸이 명경의 말에 서둘러 고개를 돌렸다.“무슨 일이신가요? 명 사장님, 말씀하세요.”명경이 말했다.“작은아버님은 매사에 유청 씨를 감싸 주시는, 진심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시라고 생각해요.”“며칠간 어르신이 편찮으셔서 집안일을 돌보실 수 없고, 유청 씨랑 그 언니 분은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두우니, 장례 진행은 작은아버님께서 맡아 주셨으면 해요.”민영겸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내가 있는 한 그런 복잡한 일은 없을 거예요.”곧 명경이 고개를 숙여 보였다.“유청 씨를 대신해 감사드릴게요.”민영겸이 서둘러 대답했다.“별말씀을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에요.”명경마저 자신을 작은아버님이라 부르니, 이는 유청과의 관계를 공개하겠다는 뜻이었다.민영겸은 명경이 자신을 남겨 일을 맡긴 속뜻을 어렴풋이 알아차렸다....이후의 일은 전부 민영겸이 나서서 처리했고, 장례는 간소했지만 순조롭게 치러졌다.유청은 민용훈이 형사 사건에 연루된 탓에 시신을 화장해 매장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평소 입던 옷 한 벌만 무덤에 넣었다.민용훈의 묘는 안부연의 묘와 멀찍이 떨어졌고 자리도 풍수상 최악이었다.유청의 설명은 이러했다. 민용훈은 지금의 아내인 송이란과 함께한 세월이 더 길고 정도 더 깊었으니, 두 사람이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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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5화

치러야 할 일이 모두 끝난 뒤, 유청은 산에 한번 다녀왔다.방석에 무릎을 꿇고 앉은 유청의 얼굴에는 홀가분한 기색이 떠올라 있었다.“엄마 원수, 드디어 갚았어요.”혜명 스님의 얼굴엔 슬픔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위로하듯 말했다.“이런 딸을 둔 것도 부연이한테는 복인 것이지.”그 말에 유청이 눈을 내리깔았다.“그때 제가 너무 어려서 엄마를 지켜 드리지 못한 게 한이에요.”“그건 유청 씨 잘못이 아니에요.”혜명 스님이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이제 유단 씨가 유씨 집안을 맡고 유청 씨가 민씨 집안을 맡았으니, 두 자매를 괴롭힐 사람은 더 이상 없겠네요. 하늘에 있는 부연이도 이제 편히 눈을 감겠지요.”“이 일이 마무리됐으니 당분간은 저를 찾아오지 마세요. 석 달 동안 폐관하고 곡기를 끊으며 부처님 앞에서 죄를 씻을 생각이에요.”유청이 물었다.“무슨 죄를요?”혜명 스님이 대답했다.“당연히 우리 마음속 미움을 부처님께서 용서해 주시길 청하고, 다음 생에는 부연이와 함께할 수 있도록 빌어야지요.”유청이 웃었다.“그것도 집착이에요. 부처님은 스님을 용서해 주지 않으실걸요.”혜명 스님도 따라 웃다가 이내 정색했다.“유청 씨가 준 돈은 겨울옷과 곡식으로 바꿔 절에 두었어요. 온성 산중의 늙고 병들고 가난한 이들을 구제할 거고요. 그렇다면 유청 씨 죄도 얼마쯤은 대신 씻는 셈이죠.”유청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저는 두렵지 않아요.”지난 세월 유청을 버티게 한 신념은 단 하나, 살아남아서 엄마의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이제 그 소원을 이루었으니, 어떤 후과를 감당하게 되든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유청을 바라보는 혜명 스님의 눈빛이 점점 무거워졌다.“유청 씨, 그 사람들은 모두 마땅한 업보를 받았어요. 그러니 인제 그만 내려놓으세요. 눈앞의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다시는 함부로 그런 마음을 품지 마세요.”유청이 말했다.“사람이 자기를 위하지 않으면 하늘이 벌한다잖아요. 엄마도 그때 너무 착해서 그런 결말을 맞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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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6화

린아는 말문이 막혔다.알고 보니 민씨 집안의 그 둘째 아가씨인 유청에게 이용당한 것이었다.‘참으로 우스운 일이네.’민씨 집안 인간들은 역시 하나같이 음험하고 교활했다.그때 현관 쪽에서 도우미의 익숙하고 살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청 아가씨 오셨어요? 외투 주세요, 제가 걸어 둘게요.”린아가 즉시 고개를 돌려, 걸어 들어오는 여자를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노려봤다.유청은 린아를 아는 눈치였는지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그러나 린아의 눈빛은 음침했다.“나를 이용해서 우영 씨를 죽인 건가요?”린아는 우영이 명경에게 들러붙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골탕이나 좀 먹이려던 참이었다.그런데 뒷조사하다 보니 송이란이 뭔가를 은밀히 꾸미는 정황이 잡혔고, 그게 민용훈의 중상과 연결된 듯했다.민씨 집안 일 따위엔 관심이 없었지만, 우영은 분명 알고 싶어 할 이야기였다.그래서 우영의 차에 도청기를 달았고, 모녀가 한바탕 물어뜯게 할 생각이었다.결국 우영이 죽어 버린 건 린아의 예상 밖이었다.그러나 이제 와 보니, 그건 유청의 계획안이었다.유청은 린아가 우영을 싫어한다는 점을 이용해 이 판을 짠 것이었다.린아가 보기에 유청은 겉보기처럼 순진하고 단순한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다.우영이 죽고 송이란도 미쳤다더니, 유청은 민씨 집안 회사까지 손에 넣었다. ‘이게 그 목적이었나?’그러자 유청이 담담하게 웃었다.“저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그러나 린아의 눈빛 속에 날카로운 살기가 숨어 있었다.“나를 이용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요?”이에 유청은 개의치 않다는 듯 말했다.“린아 씨는 우영을 싫어했고, 사라지길 바랐어요. 그건 린아 씨의 뜻이었죠. 이제 목적을 이뤘으면 된 거지, 굳이 다른 걸 따질 필요 있나요?”“뱀 같은 사람이라는 게 딱 유청 씨 같은 여자를 두고 하는 말이에요.”“그런데 여긴 또 왜 왔어요? 민씨 집안 사람들이 당신 말을 안 들으니까, 사장님을 이용해서 뒷수습이라도 시키려고요?”린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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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7화

명경이 차갑게 말했다.“유청 씨가 어떤 사람인지는 내가 너보다 잘 알아.”“사장님.”린아가 계속 유청의 정체를 폭로하려 입을 열자마자 명경이 말을 잘랐다.“린아야, 너는 밀수로 가서 고무원을 관리해. 온성은 우무진이 있으니, 내 허락 없이는 돌아오지 마.”린아의 안색이 확 변하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명경을 바라봤다.“저를 내치시는 건가요?”“그래. 다른 자리를 알아보든지, 아니면 내 말대로 하든지.”명경의 긴 눈매는 칠흑처럼 검고 냉담한 데다가 물러설 여지라곤 조금도 없어 보였다.“고작 저 여자 하나 때문에요?”린아가 손을 들어 유청을 가리켰고 눈빛엔 비통함과 억울함이 가득했다.“저 여자가 대체 뭐로 사장님을 홀린 거죠?”말이 끝나기 무섭게, 명경의 등 뒤에 반쯤 숨어 무고한 척하는 유청이 눈에 들어왔다.린아는 증오가 치밀어 대뜸 앞으로 달려들며 주먹을 휘둘렀다.그러나 몸이 닿기도 전에 명경이 유청을 등 뒤로 끌어당기고는, 다리를 들어 린아의 어깨를 걷어찼다. 그리고 표정이 지독하게 일그러져 있었다.“린아야, 한 번만 더 손 대면 옛정은 없는 걸로 알아.”“저를 죽이시게요?”린아는 성격이 강직하고 애증이 분명한 사람이었다.어깨를 감싸 쥔 채 명경을 바라보는 눈빛엔 실망만이 가득했다.명경의 얇은 입술이 일자로 굳게 다물렸다.“직접 사직서 내.”그 말에 린아는 냉소를 흘렸다. 결연한 눈빛으로 명경을 바라보다가 유청을 한번 훑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유청이 명경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낮게 말했다.“그래도 오랜 세월 곁을 지킨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매정하게 굴지 마세요.”명경이 고개를 돌려 유청을 바라보자 서릿발 같던 기색이 걷히고, 눈에는 다정함이 어렸다.“내 곁에 있는 이상 나는 당신을 지킬 능력을 갖춰야 해요. 누구도 당신을 해치게 두지 않을 거예요.”명경의 진지한 표정을 바라보던 유청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 이내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방금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어요. 그때 엄마를 해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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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8화

[아무 말도 못 하던데?]유단이 코웃음을 쳤다.[쓸데없는 소리 했으면 그 사람까지 같이 잘랐어.]유청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언니, 이제야 안주인 느낌이 제대로 나네.”유단도 따라 웃었다.[너 오늘 기분 좋아 보인다?]유청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눈썹을 치키며 대답했다.“엄마를 죽인 사람들이 다 잡히고 진상이 밝혀졌는데 당연히 기쁘지.”유단이 말했다.[지난 일은 이제 매듭지어졌으니 앞으로도 생각해야지. 너랑 명 사장님 관계는 언제 공개할 거야? 내가 보기엔 그 사람이 너한테 아주 마음을 쏟던데.]민용훈의 장례를 치르던 며칠간, 명경은 한 걸음도 유청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언니로서 유단은 그 모습을 전부 지켜본 터였다.예전에 민용훈과 송이란이 명경과 우영을 억지로 엮으려 애쓰긴 했지만, 어차피 명경이 승낙한 적이 없으니 없던 일이나 마찬가지였다.게다가 경준은 믿을 만한 사람이 못 되니, 유청이 명경과 맺어진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유단은 생각했다.그러고 보니 예전에 명경이 늘 민씨 저택을 드나들었던 것도, 심지어 할머니를 구해 준 것도 전부 유청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었다.유청이 앞쪽 도로 상황을 살피며 웃었다.“언니는 유씨 집안 회사나 잘 챙겨. 내 일에는 신경 쓰지 말고. 나 지금 운전 중이라서 그러니까 나중에 다시 얘기해.”유단이 가볍게 콧소리를 냈다.[부끄러워? 알았어, 그 얘긴 접어 둘게. 시간 나면 만나서 얘기하자. 운전 조심하고.]“응, 끊어!”...민씨 저택으로 돌아온 유청은 곧장 뒷마당으로 향했다.정원을 지나던 중, 정원의 그네가 이미 철거된 것을 보고는 기분이 한층 더 나아진 듯했다.겨울날의 뒷마당은 쓸쓸했다. 시든 꽃과 낙엽만 가득한 채 죽은 듯 고요했다.이제 뒷마당에는 도우미 한 명만 남아 손경애를 챙기고 있었다.그러자 도우미가 유청을 보더니 곧장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아가씨, 어르신께서 점심에 입맛이 없다며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셨어요.”“안 드시겠다면 그냥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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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9화

마당에는 아주 커다란 연꽃 항아리가 놓여 있었다.날이 추워 연꽃은 이미 시들고 마른 잎만 남았지만, 항아리에는 물이 그대로 가득했다.손가락을 대 보니 뼛속까지 파고드는 냉기가 돌았다.유청은 사람을 시켜 항아리에서 찬물을 한 대야 퍼 오게 했다. 그러고는 국자로 한 국자씩 손경애의 머리에 부었다.“이렇게 감기신 거 맞죠?”얼음처럼 차가운 물이 머리카락을 흠뻑 적셨다. 마당의 찬바람까지 불어닥치자 손경애는 숨이 턱 막혀 넘어갈 뻔했다. 머리가 띵하고 뇌가 통째로 들리는 것 같았다.손경애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이를 딱딱 부딪쳤다.“이 미친년, 어디 마음껏 나를 고문해 봐!”얼마 지나지 않아 손경애의 얼굴은 얼어붙어 자줏빛으로 변했고,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질 것 같았다.그러자 유청이 도우미에게 인삼탕을 한 그릇 가져오라고 시켰다.“뜨겁게요. 할머니 한기를 몰아내야 하니까요.”도우미가 서둘러 가서 곧 탕을 들고 왔고 유청이 손을 내밀었다.“주세요. 제가 직접 할머니를 모실게요.”유청은 옆에 앉아 펄펄 끓는 인삼탕을 손경애의 입가로 가져갔다.“인삼탕은 24시간 화로에 올려 두라고 할게요. 숨이 조금만 붙어 있어도 기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게요. 절대 돌아가시면 안 돼요. 천수를 누리셔야죠.”그러나 손경애는 입을 굳게 다물었고 죽고자 하는 마음이 확고했다.유청은 억지로 탕을 흘려 넣었다. 국물은 뜨겁고 머리는 차가웠기에 손경애는 한기와 열기가 한꺼번에 몰아치는 것 같았다.손경애가 눈을 뜨고 유청을 사납게 노려봤고, 목소리는 깨진 징처럼 쉬고 거칠었다.“이 악독한 것, 너는 제명에 못 살거야!”유청이 비웃듯 웃었다.“제명에 못 살 건 아버지랑 어머니죠.”손경애가 고개를 비틀며 음험하게 유청을 노려봤다.“그 둘을 죽인 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유혁이랑 우영이는 왜 죽였어? 그 애들은 죄가 없어. 넌 네 형제를 해쳤으니 언젠가는 업보를 받을 거야!”유청이 탕 그릇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죄가 없다고요? 엄밀히 따지면 우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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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0화

“할머니도 즐거우세요?”손경애는 당연히 대꾸하지 않았으나 유청은 개의치 않고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동시에 창문과 방문이 굳게 닫혔다. 그 바람에 방 안의 모든 것이 한층 더 어두워지며 구석구석 썩은 내와 음침한 분위기가 맴돌았다....유청이 앞마당으로 돌아왔을 때 명경은 이미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남자를 본 순간 유청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명경 씨.”명경이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예전의 민씨 저택은 사람을 잡아먹는 지옥 같았다. 이제 지옥의 문이 열렸지만, 그렇다고 생기가 도는 기운이 살아난 것도 아니었다.유청의 미소는 여전히 부드럽고 아름다웠으며, 그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이 집과 어울리지 않았다.곧 명경이 유청에게 걸어가 손을 들어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내 집으로 들어와요. 아니면 집을 새로 사든지. 여기로는 돌아오지 말고요.”유청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고 무언가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네.”명경의 눈매가 깊어졌다.“이렇게 순순히 말을 듣다니, 유청 씨답지 않네요?”이에 유청이 눈썹을 치켰다.“전 원래 늘 말 잘 들었는데요?”그 말에 명경은 굳이 반박하지 않고, 유청의 손을 잡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명경의 별장으로 돌아와 들어서자마자 거실에 앉아 있는 무진이 보였다.서슬 퍼런 눈빛이 유청을 훑고 지나갔고, 명경을 마주하고서야 거두며 고개를 숙였다.“사장님.”명경이 유청에게 말했다.“위층에 올라가서 기다려요.”유청이 부드럽게 웃었다.“네, 말씀 천천히 나누세요. 화내지 마시고 다투지도 마시고요.”“알았어요!”명경의 말투에는 애정이 묻어 있었다.그런 모습을 무진은 싸늘한 눈으로 지켜보며 유청의 위선을 지독히 혐오했다.그 눈빛은 마치 충신이 군왕 곁에서 아첨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충신을 모함하는 간신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유청이 위층으로 올라간 뒤 명경이 소파에 앉자, 그제야 무진이 서늘하게 입을 열었다.“사장님, 린아를 밀수로 보내고 다시는 온성에 오지 못하게 하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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