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꺼지라고 하면 내가 꺼져야 해? 여기 네 집이야? 집세 냈어? 너 집세 내면 바로 나갈게. 더는 안 찾아와.”주서인도 만만치 않았다.서현주는 아직 어리고 전에 줄곧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다 보니 주서인을 맞설 힘이 없었다.그녀를 내쫓을 여력이 없자 서현주는 씩씩거리며 남편에게 소리쳤다.“형인 씨 뭐 하는 거예요? 형님이 나 괴롭히는 거 안 보여요? 당장 내쫓으란 말이에요. 똑똑히 들어요. 이 집에 형님이 있는 한 난 없어요!”“누나, 자기야, 제발 좀 그만 싸우면 안 돼? 지겹지도 않아? 종일 싸우는 게? 어우, 내가 다 지긋지긋하다.”주형인은 지금 이 상태에 지칠 대로 지쳤다. 집구석이 조용할 새가 없으니 말이다.집에만 돌아오면 엄마와 아내가 싸우거나 누나와 아내가 싸웠다.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나날이었다.찰싹!분노가 극에 달한 서현주는 주형인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뺨을 맞고 얼얼해진 주형인은 얼굴을 감싸 안고 그녀를 멍하니 쳐다봤다.“내가 애초에 눈이 멀었지. 어떻게 당신한테 시집올 생각을 했을까! 당신 누나랑 엄마가 이렇게 날 괴롭히는데 나설 줄도 몰라?! 난 당신 위해서 예물도 많이 요구하지 않았고 부모님 몰래 혼인신고까지 했어. 그런 나한테 고작 이렇게밖에 못해?”서현주는 남편을 때리고도 되레 더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집구석이 대체 왜 이 모양이지? 남편이란 자는 왜 또 이것밖에 안 되는 건데?!’애초에 시부모님과 형님이 그녀를 겨냥할 때 주형인은 그래도 선뜻 나서서 도와줬었다.하지만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형인은 슬슬 부모님과 누나에게 마음이 기울었다.하긴, 그의 눈엔 부모, 형제만 가족일 뿐 아내인 서현주는 들어온 사람이라 주씨 가문과 어우러지지 못하니까!서현주는 문득 하예진이 부러웠다. 그토록 단호하게 이혼한 건 고생길에서 벗어난 셈이다.서현주는 자신이 시댁을 제압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녀는 절대 손해 보는 사람이 아니니까. 다만 시댁 식구들도 전혀 손해 볼 인간들이 아니었다. 그중 끝판왕은 역시나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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