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선배님, 무슨 일이에요? 여기서 못 할 얘기라도 있어요?”양주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묻자 이도현은 아무 말 없이 잔뜩 찌푸린 얼굴로 양주희의 손을 갑자기 꼭 잡았다.그는 조금 전 주작성제가 돌아서는 순간 주작성제에게서 또 한 번 강한 신기가 자신을 향해 뻗쳐오는 걸 분명히 느꼈다.갑작스레 손을 잡힌 양주희는 깜짝 놀라 이도현을 쳐다보다가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이 바보가 드디어 철이 든 거야? 먼저 내 손을 잡다니... 근데 넷째 선배님이 옆에 있는데 이렇게 손을 잡으면 내가 얼마나 민망해. 정말 나쁜 녀석...’양주희는 속으로 부끄러워하면서도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그렇다고 손을 뿌리치지도 않고 이도현이 자신의 손을 꼭 잡은 걸 그대로 두었다.양주희가 이런저런 상상을 하던 찰나 공인아는 멀리 앞서 가던 주작성제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멈췄다.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주희야, 도현아! 지금 당장 여기서 벗어나. 최대한 빨리 이 성역을 떠나야 해!”공인아의 말에 이도현은 자신이 느낀 불길함이 사실임을 확신했다.주작성제가 분명히 자신을 노리고 있었다.넷째 선배님이 그 사실을 눈치챈 뒤 자신들을 이렇게 도망치게 하는 것이었다.공인아가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그 마음에 이도현은 묘한 감동을 느꼈다.‘넷째 선배님, 결국 아버지보다 우리를 먼저 선택해 줬네요. 고마워요. 선배님...’“선배님, 왜요? 왜 갑자기 저희를 보내려는 거예요? 전 아직 선배님이랑 더 있고 싶은데요. 선배님이랑 더 놀고 싶고 드릴 것도 많은데... 왜 갑자기 가라는 거예요?”양주희가 영문을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설명할 시간이 없어. 주희야, 내 말 듣고 둘이서 어서 가. 지금 안 가면 진짜 늦을 수도 있어. 나중에 기회가 되면 태허산으로 찾아갈게.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 어서! 도현아, 주희 데리고 빨리 떠나!”공인아가 초조하게 목소리를 높였다.“알겠어요. 선배님! 근데... 우리 같이 가요. 선배님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도 못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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