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은 확신했다.저 남자, 어디서 본 적이 있다.문제는,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언제였지?’눈을 살짝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 기억이 스르륵 떠올랐다.3년 전이었다.당시, 그 남자 때문에 시연과 꽤 심하게 다퉜다.‘이름이... 뭐였더라. 외국 이름이었는데...’‘레... 레오?’‘맞다. 레오였어.’유건은 기억해 냈다. 시연이 불어를 할 줄 알아서, 처음 레오를 도와준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이후엔 통역사를 소개해 줬다고도 했었다.그 정도라면 그냥 스쳐 지나가는 인연.얕디얕은 관계였어야 정상이다.‘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도 연락하고 있다고?’아니, 정확히 말하면, 3년 동안 계속 연락을 주고받아 왔을 가능성도 있는 거다.그렇다면... 이상하다.그 남자, 외모부터 범상치 않았고, 딱 봐도 이 나라 사람이 아니었다.출신도 배경도 이곳 G시에 있진 않을 터.그런 인물이 굳이 시연과 연락을 유지하며 오가고 있었다?‘일방적으로 도와주는 입장일 수밖에 없잖아.’그리고 그 순간, 유건은 등줄기에 찬 기운이 스쳤다.‘3년 전... 시연이 떠날 때.’당시 그는 지쳐 있었고, 결국 손을 놓았다.하지만, 한 번쯤 의문이 들긴 했다.‘그렇게 약한 몸으로, 갓 출산한 몸으로, 조이를 안고...’‘가짜 신분까지 만들어가며, 혼자 그렇게 도망칠 수 있었을까?’아니다.분명 누군가 도와준 사람이 있었다.그 사람이 레오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그리고 또 하나.‘조이가 말했던 ‘아저씨’... 그게 바로 저 남자였던 거야?’3년 전, 시연을 도와 도망치게 한 사람.그 뒤로도 쭉 시연과 연락을 유지하고, 어쩌면 함께 지냈을지도 모를 사람.그리고 지금, 다시 G시에 나타난 사람... 레오.유건의 온몸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근육 하나하나, 뼈마디 하나까지도 팽팽하게 당겨진 기분.‘결국 내가 자초한 일인가?’...식사를 마친 후, 레오는 끝까지 시연을 SKY 전원주택단지까지 바래다줬다.“여기서 내려주시면 돼요.”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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