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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 후의 꽃길: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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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럭셔리한 룸에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부드럽고 환한 빛을 발산하여 모든 공간을 금빛으로 물들였다.홍목으로 만든 원탁 위에는 정교하게 만든 진수성찬이 놓여 있었고 음식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졌다.방현준은 이연우를 데리고 천천히 룸에 들어왔다.이연우가 룸에 들어선 순간,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방 대표님의 옆에 또 사람이 바뀌었네요. 이분은 소예린 씨보다 몇 배는 더 예쁘네요.”배가 불룩 나온 한 남자가 느끼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의 혼탁한 눈동자는 이연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마치 사냥감을 본 짐승처럼 탐욕스러운 눈빛을 드러냈다.그는 무심코 입술을 핥으면서 욕망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예전에 본 소예린은 이미 매우 아름다운 미녀였는데 눈앞의 이연우는 훨씬 예뻐 보였다.그는 방현준의 취향을 추측하기 시작했다.“방 대표님은 정말 대단하시네요. 주변에 미녀가 끊이질 않아서 부럽네요.”또 다른 중년 남성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열정적으로 맞이했다.그의 눈에도 이연우에 대한 갈망이 베어 있었다.그는 자리를 안내하는 척하면서 이연우를 자기의 옆자리에 앉히려고 하였다.이 기회에 그녀와 가까이 앉아서 스킨십을 유도하려는 의도였다.그러나 방현준은 서늘한 눈빛을 드러내면서 이연우의 손을 잡고 앞으로 잡아당겼고 자신의 옆자리에 앉혔다.이연우의 다른 쪽에는 서지훈이 앉아 있지만 다른 두 중년 남자들보다 서지훈이 더 편하였다.서지훈은 연회색의 정장을 입었고 부드럽고 온화한 기품을 드러냈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연우 씨, 왜 방현준과 같이 왔어요?”“후! 말하자면 길어요. 나중에 천천히 말씀드릴게요.”이연우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나한테 설명할 필요가 없어요. 연우 씨가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서지훈의 미소는 더 부드러워 보였고 그의 단호하고 진심 어린 눈빛은 이연우에게 무한한 믿음과 지지를 주는 것 같았다.이연우는 서지훈의 말을 듣고 그가 더욱 고상해 보였다.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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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장 대표님의 말씀이 일리가 있어요.”방현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하나도 없었다.“하지만 모두 장 대표님처럼 비서를 애인처럼 대하지는 않죠.”그의 말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장 대표 장두식의 아픈 곳을 찔렀다.장두식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속으로 방현준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찼다.그는 예전부터 방현준이 독설가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사람들 앞에서도 체면을 봐주지 않을 줄은 몰랐다.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서지훈이 웃으며 말했다.“여러분, 업무 얘기하려고 오신 것이 아닙니까? 왜 갑자기 방 대표님의 비서를 놀리시죠?”서지훈은 교묘하게 경직한 분위기를 풀었고 사람들의 시선을 다시 업무로 돌렸다.룸의 분위기도 점점 누그러졌다.술을 좀 마신 후, 룸 안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었고 달아올랐다.크리스털 샹들리에의 조명 아래, 사람들의 얼굴은 은은한 빛을 발산하였다.장두식과 조기태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고 눈에서 교활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서로의 생각을 읽어낸 것처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이윽고 룸의 문이 천천히 열리면서 섹시하고 숏스커트를 입은 젊은 여성들이 아름다운 자세를 뽐내면서 들어왔다.그녀들은 정교한 메이크업을 하였고 몸매가 아름다우며 높은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하는 소리를 내며 걸어왔다.얼굴에 직업적인 달콤한 미소를 지은 채 룸 안의 남성들을 살펴보았다. 장두식은 몸을 곧게 펴고 아부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먼저 입을 열었다.“방 대표님, 서 대표님. 여기 미녀들은 모두 깨끗합니다.”그리고 대수롭지 않은 듯이 여인들에게 손가락질하였다. “위층에 객실도 마련되어 있으니 피곤하시면 올라가 쉬셔도 됩니다.”그의 경박한 말투에 노골적인 암시가 들어 있었다.조기태도 맞장구를 치면서 몸을 앞으로 기울이자 얼굴의 살들이 흔들거렸다.“업무 얘기는 다 끝났으니 두 분이 즐겁게 보내셨으면 해서 준비한 겁니다.”그는 손을 비비며 방현준과 서지훈의 대답을 기다렸다.방현준은 술잔을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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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룸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러나 장두식과 조기태는 다시 시선을 마주친 후 즉시 여인들을 밖으로 내보냈다.그러고 나서 술잔에 술을 따라서 서지훈과 방현준에게 건넸다.장두식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그 아가씨들이 마음에 안 든다면 마지막으로 한잔합시다.”이연우는 소파에 앉은 방현준을 슬쩍 쳐다보니 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고 눈빛이 흐릿해 보였다.방현준은 이미 취해서 술을 더 이상 마시지 못할 것 같았다.그녀는 이 룸에 들어선 후부터 장두식과 조기태는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방금 여인들을 방현준과 서지훈의 품에 안기려고 했는데 그 계획이 무산되니 이번에 그들이 술에 취한 틈을 타서 무슨 나쁜 짓을 할 것 같았다.이런 생각에 이연우는 주저 없이 장두석이 건넨 술잔을 받고 말하였다.“장 대표님, 방 대표님이 취하셨으니 제가 대신해서 이 술을 마셔도 될까요?”그녀의 목소리는 청아하게 들렸다. 장두식의 혼탁한 눈이 번쩍 빛났고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번졌다.그의 뚱뚱한 얼굴에 여러 겹의 주름이 생겼는데 마치 간사한 여우처럼 보였다.“아이고, 이 비서는 정말 다정하시네.”그는 말끝을 길게 늘였고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이에 조기태는 교활한 눈빛을 번뜩거리며 아무 말 없이 장두식에게 또 술 한 잔을 따르고 말하였다.“이 비서가 방 대표님을 대신해서 마신다면 쉽게 넘어갈 순 없지.”그는 능청스럽게 말하고 나서 이연우의 온몸을 스캔하듯이 훑어본 후 말을 이어갔다.“이 비서, 장 대표와 러브샷을 하는 것이 어때?”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룸의 분위기가 다시 조용해졌고 묘한 기류가 흐른 듯했다.방현준은 이미 취기가 있지만 아직 의식은 있었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섬뜩한 눈빛을 드러냈으며 원래 차가웠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러브샷?”그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싸늘한 목소리로 세 글자를 내뱉었다.옆에 있는 서지훈도 약간 취기가 들었고 얼굴이 붉게 물들었지만 눈동자는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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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요.”방현준은 지극히 차가운 말투로 냉랭하게 말하였다.그의 말을 들은 조기태의 표정이 굳어졌고 미소도 얼어붙었다.“방 대표님, 그게 무슨 뜻이죠?”그의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술에 무엇을 넣었는지 두 분이 잘 알겠죠. 이 일로 우리를 협박할 생각이었어요?”방현준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또박또박 말했다.그가 내뱉은 말은 무거운 망치처럼 장두식과 조기태의 마음을 강타하였다.이연우도 이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방금 방현준은 술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 술잔을 빼앗아 간 거였군. 그런데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 왜 마셨지?’“방 대표님!”이연우는 다급히 손을 뻗어 쓰러질 듯한 방현준을 부축했다.그의 팔에 닿는 순간 온몸이 달아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병원으로 가요!”그러나 장두식과 조기태는 그들의 앞길을 막았다.조기태는 음침한 표정으로 불만이 가득 찬 목소리로 말하였다.“방 대표님, 무슨 말씀이죠? 한 여자를 위해 회사의 이익도 안중에 없는 거예요?”그의 목소리에 분노와 위협이 담겨 있었다. 방현준에게 그들과 협력하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였다.방현준은 다급하고 초조하게 셔츠의 세 번째 단추를 풀어 젖혔고 신음을 억누르는 듯한 소리를 냈다. “이 비서님은 회사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니까!”이연우는 자기의 손목을 잡은 방현준의 뜨거운 손에 데일 것 같지만 이 말을 듣자 코끝이 찡한 느낌이 들었다.예전에 심형빈을 대신해서 술을 마시다가 위출혈까지 걸렸지만 그 남자는 대수롭지 않은듯이 다음에 너무 급하게 마시지 말라고 하였다.지금 방현준의 충혈된 눈에 그녀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 불꽃이 이글거리고 있었다.장두식이 두터운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탁 치자 술잔에 담긴 와인이 요동쳤다.“서 대표님, 우리와 합작하면 대표님의 실적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어요!”조기태는 넥타이를 풀고 목에 묻은 붉은 술자국을 드러내면서 선배의 말투로 압박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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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서지훈은 무의식적으로 셔츠를 잡아당기자 단추가 튕겨 나가며 바닥에 툭툭 떨어졌다.이연우는 뒷걸음질 쳤는데 방현준의 뜨거운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남자의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귓불에 닿았다.“대표님, 정신 차리세요!”이연우는 발버둥 치면서 방현준의 어깨를 때렸지만 그는 더욱 세게 껴안았다.방현준은 턱을 이연우의 정수리에 대고 목구멍 사이로 흘러나온 신음을 꾹 참았다.마치 체내에서 날뛰는 약효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 같았다.이연우는 고개를 돌려 유태민을 바라보니 서지훈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지금 병원으로 가기엔 늦은 것 같아요. 어서 위층에 방을 잡고 의사를 부르세요!”이연우는 너무 초조해서 눈시울이 붉어졌고 방현준의 이성을 잃은 손이 그녀의 허리를 더듬거렸다. 방현준의 발을 세게 밟아서 그는 고통스러운 소리를 냈지만 그녀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태민은 간신히 서지훈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후 서둘러 나가서 방을 잡았다.서지훈은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이연우를 바라보았다.그의 목젖이 위아래로 바쁘게 움직였고 셔츠의 아래 자락이 풀어헤치면서 날렵한 허리와 복부를 드러냈다.그는 휘청거리면서 달려와서 뜨거운 손바닥으로 이연우의 어깨를 꽉 눌렀다.“연우 씨...”그의 목소리에 흐느낌이 섞여 있었다.두 남자에게 감싼 이연우는 비틀거렸고 숨이 막힐 것 같았다.이 위태로운 찰나에 방현준은 갑자기 일어나서 주먹으로 서지훈의 얼굴을 강타하였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룸의 문이 박살 나면서 서지훈은 실이 끊어진 연처럼 거꾸로 날아 나오더니 뒤통수가 대리석으로 만든 테이블과 부딪혀서 쿵 소리가 났다.그는 피를 토하면서 바닥에 쓰러졌는데 눈빛은 한순간 맑아졌다.“연우 씨... 미안해요. 당장 나가세요!”그는 몸을 웅크린 채 손톱으로 손바닥을 깊숙이 파고들게 하면서 체내에 솟구치는 욕망을 억제하려고 안간힘을 썼다.이연우는 아수라장 된 주변을 바라보았다. 평소에 상업계를 주름잡던 두 엘리트는 지금 낭패하기 그지 없었고 공기엔 숨이 막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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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이연우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욕조에서 기어 나오려고 할 때 허리에 갑자기 뜨거운 팔이 감겼다.방현준은 몸을 돌려서 이연우를 욕조의 가장자리에 눌렀다. 물방울이 사방으로 튕겼고 그는 이연우에게 거침없이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이연우는 남자의 뜨거운 혀끝을 느꼈고 강렬한 힘이 그녀의 입술을 열어젖혔다.한 손이 거칠게 그녀의 셔츠를 풀어 헤쳤고 차가운 손끝이 피부를 스치며 야릇한 흔적들을 남겼다.욕실의 수증기가 거울을 흐리게 하였고 물방울이 흘러내리면서 방현준의 팽팽하게 긴장된 등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듯했다.그는 이연우의 허리를 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고 손끝이 셔츠 아래에 숨겨진 매끄러운 피부에 닿는 순간, 동공이 심하게 요동쳤다.그의 몸속에서 일렁거리는 욕망과 아직 남아 있는 이성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이런 고통을 억누르려는 듯 관자놀이에 있는 핏줄마저 불끈 솟아올랐다. 그는 갑자기 이연우를 끌어안고 휘청거리면서 욕실의 문을 열었다. “대표님, 현준 씨! 날 놔주세요! 어서 놔주세요!”이연우는 온몸의 힘을 다해 방현준의 팔을 때렸다.방현준은 이연우를 문밖에 두고 힘껏 문을 닫았고 심지어 안에서 잠가버렸다.“연우 씨... 걱정하지 마요. 난 절대로 연우 씨를 다치게 하지 않을 거예요!”방현준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말하였다.잠시 후, 욕조에서 다시 첨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이연우의 안색이 확 변하였다.“현준 씨, 저는 여기에 있을게요. 절대로 다치면 안 돼요!”그녀는 의사가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랐고 방현준의 몸이 상할까 봐 걱정했다.20분이 흐른 후, 방 안이 드디어 조용해졌고 의사도 급히 달려왔다.이연우와 의사가 욕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방현준은 조용히 욕조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현준 씨!”이연우는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그 약은 사람의 목숨까지 해칠 수 있단 말인가?그녀는 방현준을 여러 번 흔들었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그러자 이연우는 울음을 터뜨렸다.“현준 씨, 왜 이러세요? 죽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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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의사와 유태민이 모두 떠난 후에야 이연우는 마른 옷을 갈아입었다.이때 방현준도 옷을 다 갈아입었다.그녀가 막 셔츠를 걸치자 갑자기 뒤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따뜻한 손바닥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면서 손끝으로 초승달 모양의 모반을 살며시 어루만졌다.“연우 씨는 모범생처럼 생겼는데 문신할 줄은 몰랐네요.”방현준의 농담 섞인 말투에 놀라움이 묻어 있었다.이연우는 다급히 셔츠를 내렸고 귀끝이 발갛게 달아올랐다.“문신이 아니라 모반이에요.”그녀가 돌아서자 방현준의 그윽한 시선과 마주쳤다.방현준은 눈을 내리깔고 이연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속눈썹은 부채 모양의 그림자를 드리웠다.“대표님, 정말 매너가 없네요. 남이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들어오시면 안 되죠.”“모반?”방현준은 중얼거리면서 손가락을 무의식적으로 움츠렸다가 다시 폈다. 그는 문득 어릴 적에 본가 저택에서 단목으로 만든 액자에 담긴 포대기에 싸인 여자 아이도 허리 뒤쪽에 초승달 모양의 모반이 있는 것이 생각났다.그는 이연우의 붉게 물든 귀끝을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고향은 어디죠?”거울 앞에서 단추를 잠그던 이연우가 손을 멈추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모르겠어요. 고아라서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어요. 원장님이 제가 5살 때 고열이 나서 모든 기억을 잃었다고 하셨어요. 5살 전에 있었던 일은 저도 몰라요.”이렇게 말하고 나서 이연우는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이 초승달처럼 휘었다.“대표님, 설마 저도 어느 재벌가에서 잃어버린 딸이 아닐까요? 수조 원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상속녀라든가.”“이 비서님, 소설 좀 그만 보세요.”방현준은 이 화제를 계속 이어가지 않았지만 마음속에 의구심이 들었다.그는 침대에 누워 팔로 눈을 가리고 무심한 듯한 말투에 분노가 숨겨져 있었다.“그 두 노인네가 어떻게 됐어요?”“지금쯤은 아마 바빠서 대표님과 만날 시간이 없을 거예요. 30분 후에 또 보죠.”이연우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때 유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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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대표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는 일자리를 잃게 되니까요.”이연우의 이런 대답에 방현준의 낮은 웃음소리가 깃털처럼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연아 씨는 정말 솔직하지가 않네요.”유태민은 옆에 서서 두 사람이 연인처럼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자 문득 서 대표가 걱정되었다.예전엔 서 대표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이 비서와 방 대표의 관계를 보니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20분이 지난 후 이연우는 서지훈의 방문을 열었다.“서 대표님, 유 비서님이 아직 안 주무셨다고 해서 드실 것을 좀 가져다드리러 왔어요.”그녀는 쌍화탕을 조심스럽게 협탁 위에 올려놓았다.서지훈은 긴 손가락을 그릇의 가장자리에 얹혀놓고 웃으며 답하였다.“연우 씨, 고마워요.”그는 목젖을 굴리면서 일부러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하였는데 마치 꿀사탕을 감싼 종이가 귓가를 살짝 스치는 느낌을 주었다. 이연우는 저도 모르게 서지훈의 손목에 남긴 상처를 바라보았다. 아마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남긴 것이었다.이런 생각에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서 대표님, 불편한 곳이 없어요?”이에 서지훈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요. 대를 잇는 데는 문제가 없어요.”그가 능청스럽게 던진 한마디에 주변의 분위기가 갑자기 어색해졌다.이연우는 문득 서지훈이 자기가 아직 총각이라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네...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요. 서 대표님, 잘 쉬세요.”이연우는 목을 가다듬고 서둘러 떠났다.이런 난처한 일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연우 씨, 잠깐만요!”서지훈은 갑자기 이연우를 불러세웠고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이연우가 반응하기도 전에 시더우드 향기가 나는 포근한 품이 그녀를 감싸안았다.서지훈은 턱을 그녀의 정수리에 살짝 얹혀서 숨결이 그녀의 귓불을 스쳐 지나갔다.“앞으로 지훈이라고 불러요.”지훈?친근하게 이름을 부르라고?이연우는 갑자기 오늘 룸에서 발생한 일이 떠올랐다.서지훈과 같은 순정남은 아마 겪어본 적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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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이연우가 방현준의 방문을 열었을 때 방현준은 피곤한 듯 침대 머리맡에 기대고 있었다.“밥 사러 나간 거예요? 아니면 밥하러 갔어요? 왜 이렇게 오래 걸렸죠?”방현준은 핏줄이 서려 있는 눈으로 이연우를 바라보면서 짜증이 묻어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이연우는 방현준이 우아하면서도 다소 다급해 보이는 속도로 도시락의 포장을 뜯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구시렁거렸다.서지훈이 느릿하게 차를 우려내는 모습과 비교하면 방현준은 언제든지 덤빌 수 있는 늑대와 같았다.방금 서지훈이 했던 말이 떠오르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그러나 방현준과 오랫동안 지냈고 방씨 가문의 본가 저택까지 가봤는데 아무런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설마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방현준의 가족들은 피에 굶주린 악마들이고 그들과 접촉했던 사람들은 모두 제사상에 오르게 되는 건가?’이런 생각에 이연우는 몸에 소름이 돋았다.얼떨결에 방현준이 고개를 숙여서 밥을 먹는 옆모습이 예전에 봤던 영화 속에 나온 송곳니가 드러난 괴물과 겹쳐 보였다.“연우 씨, 내 앞에서 다른 남자 생각하고 있어요?”방현준은 갑자기 젓가락을 탁하고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에 이연우는 깜짝 놀랐다.그녀는 이제야 자신이 방현준의 목젖을 너무 집중해서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방현준의 가늘게 뜬 눈에는 위험한 빛이 도사리고 있었다.그녀가 변명하기도 전에 방현준은 긴 팔을 뻗어 뼈마디가 분명한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덥석 붙잡고 끌어당겼다.이연우는 휘청거리며 방현준의 품에 안겼고 코끝은 따뜻한 가슴에 부딪혔다.방현준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뒤에 있는 침대 머리를 짚어서 그녀를 좁은 공간에 가둬버렸다.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붉게 물든 귀끝에 닿았다.“연우 씨, 감히 내 앞에서 다른 생각을 하세요?”이연우는 고개를 들어 그윽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눈과 마주쳤다.스탠드의 부드러운 조명 아래, 방현준의 턱선은 차갑고 날렵해 보였고 속눈썹은 미세한 그림자를 드리웠다.그는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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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방형준은 반찬을 한쪽에 밀어놓고 목에 핏줄이 불끈 솟아올랐으며 눈에는 음침하고 살벌한 기운이 번뜩거렸다.‘서지훈! 네 이놈!’다음 날, 온라인에 대박 기사가 터져서 발칵 뒤집어졌다.“홍신과 계명 그룹 대표의 호텔 밀회”라는 제목이 여러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사진 속에 있는 두 남자는 옷이 흐트러진 채 난처한 표정을 지었으며 주변에 널브러진 술잔과 이상야릇한 분위기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댓글창은 순식간에 욕설과 추측으로 난무하였고 실시간 검색어는 계속 업데이트하였다.이연우는 사무실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핸드폰의 화면을 반복적으로 쓸어 넘겼다.[연우야, 너희 회사 대표님 덕분에 난 실적 초과 달성했어!]남지혜는 갑자기 흥분된 이모티콘과 함께 메시지를 보내왔다.[이 뉴스만으로도 난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3년 동안 놀 수 있어!]이연우는 피식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장두식과 조기태가 자초한 일이지. 당분간 저 두 사람의 얼굴을 보기 힘들 거야.]방현준이 저 두 사람을 동남아시아로 보낸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돌아올 수 있을지는 방현준의 기분을 봐야 했다.그녀는 방현준의 혹독한 수단을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거렸다.[내가 현장에서 보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남지혜는 또 느낌표가 여러 개 들어 있는 메시지와 가슴을 두드리는 이모티콘을 보내왔다.이연우는 계속 이 화제를 이어가지 않고 다른 얘기를 하였다.[지혜야, 너 혹시 톱스타 주미애를 알아?]이번에 디자인 대회 프로젝트를 맡게 됐으니 성과를 내기 위해 그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대회에서 우승해야 하려면 훌륭한 디자이너가 있어야 하고 좋은 모델도 있어야 했다.핸드폰이 진동하면서 남지혜는 답장을 보내왔다.[예전에 인터뷰를 몇 번 해서 연락처는 있어. 그걸 왜 물어?]이연우는 신중하게 말을 다듬어서 보냈다.[요새 디자인 대회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는데 주미애 씨를 대회의 모델로 세우고 싶거든.]그녀는 이번 대회는 디자이너의 실력을 보여주는 자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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