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지금 여기 서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해.”설아는 미소 지었다.유하는 침묵했다. 이를 악문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결국 다시 입을 열었다.“그 사람이 배설아 씨에게 무엇을 약속했습니까.”‘설마 전에 말했던 그 계획인가?’‘아이를 이용하고 조종해서 완성하겠다는 그 터무니없는 계획 말인가?’만약 그것뿐이라면, 훨씬 온건한 방법이 있었을 터였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나올 이유는 없었다.설아는 유하의 생각을 단번에 알아차린 듯했고, 그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이봐, 소유하. 만약 그 정도뿐이었으면 나 혼자서도 충분히 처리했겠지, 내가 왜 굳이 오승현 그 인간이랑 손을 잡았겠어? 너도 알잖아, 오승현은 꽤 쪼잔하고 귀찮은 인간이라는 거.”유하의 가슴속에서 불안이 점점 커져갔다. 유하는 다시 물었다.“그 사람이 무엇을 약속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대신...”“안 돼.”설아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내가 원하는 건 오씨 가문만이, 그리고 오승현만이 줄 수 있는 거야... 아, 맞다, 네가 아직도 자신을 오씨 가문의 며느리라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네가 줄 수도 있겠네.”“그러면 나도 승현이 버리고 너랑 협력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재윤이는 내 아이니까, 나도 굳이 재윤이를 이렇게까지 고생시키고 싶진 않거든... 하지만 아쉽네.”유하의 얼굴이 굳어졌다.“당신이 원하는 게... 대체 무엇입니까?”‘오씨 가문에만 있는 것이라면? 권력인가, 이익인가, 아니면 돈인가?’“오승현이 네 앞에 나타나면 직접 물어봐.”“저를 찾아온다고요?”“그래.”설아는 유하를 바라보며, 웃는 듯 아닌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요즘 너 너무 나대고 있다는 생각 안 들어? 아니면 오승현이 너를 얼마나 더 참아줄 거라고 믿는 거야?”유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오승현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과거에 가졌던 존재에 대한 소유욕 하나만으로 사람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걸까.’‘아니면, 내게 아직도 오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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