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141 - Chapter 150

161 Chapters

제141화

“윤세현, 너 대체 뭐 하려는 거야?”이경은 정말 화가 났다.윤세현도 그녀가 화가 난 걸 알아챘다.화가 나지 않고서야 이름과 성을 부르지는 않았을 테니까.그러나 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약그릇을 코앞까지 건넸다.“약 마셔.”이경은 그런 그를 노려보았고, 윤세현은 차가운 눈빛만 보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두 사람은 단지 서로 신경전만 오고 갈 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얼마 지나서야 이경은 그의 손에 든 그릇을 받아 그릇에 든 약탕을 단숨에 다 마셨다.그녀는 빈 그릇을 땅에 툭 던지고는, 잔뜩 화가 난 눈빛으로 얼굴까지 붉혔다.“다 마셨으니까 이젠 좀 가주시죠?”정력이 없었던 그녀는 낮에 이어 밤까지 윤세현과 신경전을 펼치고 싶지 않았다. “너 여태 이랬느냐?”윤세현의 이 말은 이경을 좀 헷갈리게 했다.“무슨 말이에요?”나더러 이서영처럼 자신한테 아첨하라는 거야?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제가 세자님을 실망시킨 거라면 정말 죄송합니다!”그런데 굳이 이런 식으로 나랑 지내야 돼?“그럼 제가 감히 묻겠습니다. 세자 나리는 제가 어떤 방식으로 세자를 '모시기'를 원하시는 겁니까?”모신다는 말은 그는 듣기에는 다소 언짢았다.그러나 오늘 밤 자신이 대체 왜 이곳까지 오게 된 건지, 그조차도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그녀가 비바람에 거의 쓰러지는 것을 보자마자, 그는 생각도 않고 달려왔다.심지어 그는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지낼 미래를 상상하기도 했다.뭐지?이내 그는 갑자기 몸을 돌려 그녀와 등을 졌다. 그 뒷모습은 역시나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다시는 그 여자한테 말썽 일으키지 마.”윤세현이 차갑게 말했다.그 말에 이경은 주먹을 쥐었다.“이건 세자 나리가 저한테 준 경고인 건가요? 아니면 최후통첩인가요?”“뭐가 다르느냐?”그는 여전히 돌아보지 않았다.“이게 바로 세자께서 오늘 밤 저를 찾아온 목적인 건가요?”허, 알고 보니 모든 것이 이서영을 위한 것이었다.그녀는 개의치 않는데,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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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이내 윤세현이 자리를 떠났고, 밖을 지키던 초아가 창백해진 얼굴로 비틀거리며 들어왔다.“공주마마, 굳이 세자님이랑 이렇게까지 싸워야 하나요?”그녀는 이 모든 것이 공주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한 공주가 사실 가장 억울한 사람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그나저나 공주마마, 조정에서 공가는 거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입니다. 심지어 황제나 태후조차도 그들을 꺼려하는데요.”“게다가 세자는 공가에서도 공가 대감을 제외하고는 권력이 가장 큰 사람입니다. 저희는... 저희는 세자를 이길 수 없을 거라고요.”초아는 가슴이 떨렸지만, 이경은 무덤덤하게 모성 구석만 바라볼 뿐이었다.얼마 지나서야 그녀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나도 그랑 싸우고 싶지 않고, 누구랑도 맞서고 싶지 않아.”그녀는 전생에 수많은 시체를 밟고 한 걸음 한 걸음 인생의 정점에까지 이르른 사람이다.전투부 최고 지휘관의 타이틀은, 그녀가 피와 땀으로 바꾸어낸 것이다.그녀의 일생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매우 화려하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그녀 자신만 알고 있었다.그런 그녀는 다시 인생을 살면서 평범한 사람이 되어 간소하게 살고 싶었지만, 바램과는 달리 그녀의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그녀를 해치려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다.“만약 어느 날 내가 갑자기 이곳을 떠난다면, 너는 어떨 것 같아?”자신에게 일이 생기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공주가 실종되고 나면 그녀와 연루가 된 주변 사람들은 처형되겠지?그 말에 초아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공주마마, 그렇게 겁주지 마세요.”그녀는 잿빛 얼굴로 손가락까지 떨고 있었다.“공주마마께서… 사라지시면 저랑 연지... 저희는 모두...”“난 단지 농담을 한 것뿐인데, 뭘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해?”이경은 그녀를 향해 웃었다.초아는 달려들어 그녀의 다리를 안고는 와아하고 울었다.“공주마마, 혹시나 가더라도 저랑 연지는 데리고 가세요. 저희는 공주마마께 충성을 다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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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공주마마, 혹시 저를 마마 곁에 두고 싶으신 건가요?”문백훈은 순간 반항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웃음기 있던 눈동자는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그의 이런 반응을 예상한 이경은 웃으며 말했다.“안심해. 나의 사람이 되라는 건 아니야.”문백훈은 다소 어리둥절했다. 그녀가 이렇게 솔직하게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예상치 못한 대답에 그는 얼굴이 빨개났다.“저는...”“정말 아니야. 농담하려는 것도 없고 다른 뜻도 없어.”이경은 창문까지 닫고는 그에게 약간의 안정감을 주었다.성인 남자와 성인 여자가 한 방에 함께 있으면 다들 여자가 손해를 볼까 봐 두려워하는 반면, 이경은 오히려 좋다 하며 도리여 남자에게 안정감을 주려 한다.문백훈은 그녀가 창문까지 닫는 뜻을 이해한 듯 순간 얼굴이 더욱 화끈거렸다.그러나 이번에는 유독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죄송합니다...”“아니야, 나도 구공주 내가 세간에서는 인품이 확실히 별로 좋지 않다는 소문이 있다는 걸 잘 알아.”그녀는 화를 내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그가 보기에 문백훈은, 준수하고 점잖게 생긴게 마치 인간 세상의 그 어떤 나쁜 물도 먹지 않은 것처럼 순수해보였다.게다가 까다롭기 그지없는 윤세현의 곁을 지키는 자였기에, 당연히 무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내 이경이 말했다.“문백훈, 내가 보기에 넌 장인은 아닌 것 같아. 이런 정교한 물건을 만드는 것도 아마 개인적인 취미인 것 같은데.”“너의 이 두 손을 보면 비록 옥처럼 새하얗고 보기에도 매우 아름답긴 하지만, 손바닥에 굳은 살이 있잖아. 일년 내내 무예를 연마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일년 내내 다른 어떤 궂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아무 말 않는 문백훈의 안색은 좀 복잡했다.그 모습에 이경이 손을 흔들었다.“걱정마. 너의 사연은 따지지는 않을거야. 모든 사람들은 다 자신만의 비밀이 있잖아?”“난 네가 엄청 맘에 들어. 훌륭한 인재를 보면 내 곁에 두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는거야. 그저 직업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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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모성에서 북진 대군을 물리친 세자는, 지금 입궁하여 복귀하게 되면 황제와 백관들의 축하를 받을게 분명했다.소문에 따르면, 과거 현주는 모성에 있을 당시 백성들을 위하여 축복과 기도를 반복하면서 백성들의 사랑을 받은 채 궁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이경은 공관으로 돌아오자마자 몸이 불편하다고 했었다.사실 그녀는 공주부로 돌아가고 싶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공주는 시집간 후 공주부에 살지 않고 공관에 머물게 됐다.그만큼 공관 일맥이 초나라에서 세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낄 수 있었다.황실의 권력에도 전혀 좌우되지 않았다.“들었어? 모성에 있을 때 세자가 밤마다 현주랑 같이 있었대!”“나도 들었어. 지금 황성 전체가 이 소문으로 수군대고 있는 것 같은데.”“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공관에서 이제 며칠 후에 경사를 치르는 거 아니야?”“하지만 상대가 하필 현주잖아! 설마 현주를... 첩으로 삼겠어?”어엿한 현주가 어떻게 첩으로 살려 할 수 있겠는가? 이건 왕실의 체면을 깎는 일 아닌가? 필경 현주는 황제가 직접 임명한 직위니까. 더군다나 현주의 아버지는 대장군이었고, 어머니는 남진에서 명성이 자자한 남성 공주였다.이렇게나 훌륭한 가정 출신의 처녀가 어찌 남의 첩이 될 수 있겠는가?“그래도 공주마마가 계신데 첩으로 모셔야 하지 않겠어? 세자가...”공주를 밀어낼 수는 없는 거잖아?그러나 다들 하녀로서 이런 말을 감히 함부로 뱉을 수는 없었다. 실수했다가는 죽임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세자처럼 이렇게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이라면, 첩이 되는 건 둘째 치고 하룻 밤을 함께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아!”“세자를 상대로 억측하지는 마. 네가 뭔 자격으로 그런 얘기를 해?”“그냥 혼자 생각하는 것도 안 돼?”“세자의 풍채는, 우리 같은 하녀는 생각도 해서는 안 돼!”듣기 거북한 말을 하긴 했지만, 하녀들은 화를 내지는 않았다.맞아, 세자가 이렇게나 뛰어나신데 아무나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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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유유히 나타난 사람은 바로 국공 부인의 곁을 지키는 노하녀, 란이모였다.란이모는 공관에서도 지위가 매우 높아 국공 부인을 제외한 모든 가족들이 그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잡아”라는 란이모의 명령에 시위 두 명이 즉시 달려들었다.여전히 밖에서 공주의 물건을 점검하고 있던 연지는 이 상황을 알 리 없었다.순식간에 시위 두 명이 달려들어 초아와 이경은 몰리게 되었다.깜짝 놀란 초아는 얼굴이 창백해졌고, 이경은 시위 두 사람을 흘겨보며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건방진 놈들, 감히 내 사람들을 건드리려 해?”두 시위는 정말 함부로 움직일 수는 없었다. 공관에서의 공주의 지위도 만만치는 않으니까. 란이모는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 “여기는 공관입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죠.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습니다!”“그럼 제가 물어볼게요, 제 부하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죠?”란이모는 구공주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녀도 기가 죽지는 않았다.란이모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방금 이 천비가 현주를 상대로 헛소문을 퍼뜨리고... 현주더러...”그 더러운 말을 란이모는 직접 꺼낼 수가 없었다.“공주마마, 아무리 마마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지금 밟고 있는 이곳은 엄연히 저희 공관의 땅입니다.”“천하가 넓고 땅이 이렇게나 큰데, 그 말대로라면 이번 일은 직접 아바마마한테 맡겨서 처리해야 하지 않을 가요?”“공주!”구공주가 이렇게 말주변이 좋을 줄이야!란이모는 쓸데없는 말을 굳이 하고 싶지 않았다. “이 일은 부인이 처리해야 합니다. 여봐라, 이 천비를 압송하고 부인이 명령 내리기만을 기다려!”그녀는 공주가 국공부인만큼은 무서워할거라 생각했다.“공주마마, 저...”초아는 그제서야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하지만 그녀는 방금 정말 화가 났었다.“그럼 이 계집애들도 함께 데려가시죠. 이 여자애들이 먼저 제가 남자 배우들을 사적으로 만났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거든요. 이 일은 세자도 저를 위해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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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구공주가 사람을 때렸어! 그것도 직접 손을 대다니... 아니, 아예 사람을 걷어차다니!한번 걷어찬 것도 모자라 계속해서 걷어차다니!땅에 쓰러진 시녀 몇명은 그녀에게 정신없이 걷어차이며 비명을 질렀다.란이모는 눈앞의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이 과연 한 나라의 고상한 공주라고 할 수 있을까?그야말로 무지막지한 여자가 따로 없는데!“너... 너...”“그래, 내가 사람 때렸어, 어쩔 건데? 당신이 나를 뭐 어떻게 할 수 있는데?”이경은 당당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 모습에 란이모는 기가 차 기절할 뻔했다.그녀는 여태 이렇게 황당한 일을 겪어 본 적이 없었다.한 나라의 공주가 글쎄 무례하고 야만적인 방식으로 이렇게 사람을 때리다니!여자로서의 조신함과 단정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일반인 여자라 하더라도 감히 이렇게 하지 못할 텐데, 하물며 한 나라의 공주가 이렇다니?구공주는 란이모를 향해 자신감 가득한 웃음을 보였다.“당신이 나를 어떻게 할 수 있냐고? 말해봐, 하하!”“너! 너...”란이모는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두 시위들은 서로 눈빛만 주고받으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날 잡아 갈거야?”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들보다도 구공주가 지금은 훨씬 여유로워 보였다. “너희들, 상황 파악 제대로 해!”그녀의 이 한 마디는, 모든 시위에게 들려준 경고였다.“난 이 나라의 공주야. 내가 무슨 죄를 짓든, 설령 그게 죽을죄라 하더라도 내 아바마마가 나를 처형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는 한, 감히 나를 건드리는 놈이라면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말에 시위들은 하나같이 안색이 굳어져, 재빨리 일보 후퇴하여 이 일에 발을 빼기 시작했다. 구공주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필경 그녀의 신분은 매우 존귀하기에 설령 그녀가 죽을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공관의 시위들은 그 누구도 그녀를 처형할 자격이 없었다.건드렸다가는, 황실 공주를 건드린 죽을죄를 뒤집어쓰게 되니까.그러니 누가 감히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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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사실 초아는 알고 있었다. 자신과 연지만 없다면 공주는 오히려 걱정할 것도 없다는 것을.그런데 공주가 고비를 마주한 상황에, 자신들이 피하려 하니 마음이 내심 불안했다.한편 이경은 이미 란이모를 따라 로비로 들어서고 있었다.나이가 지긋한 한 부인이 로비 안 의자에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선황이 직접 임명한 공관 부인답게, 그녀의 얼굴은 매우 위엄 있었다.공관 부인의 아래쪽에 앉은 사람은 공관 둘째 아가씨, 즉 윤세현의 셋째 고모 윤이영이다.다른 한 켠에 앉은 사람은 윤세현의 넷째 고모, 윤여화이다.그녀는 여장군이자, 선황이 직접 금장화까지 건넨 영웅 중의 영웅이다.그 아래쪽에 앉은 사람은 바로 현부인, 선장군 윤홍도가 생전에 삼은 둘째 부인이자 윤원호의 어머니이다.란이모는 들어서자마자 공관 부인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울상인 표정을 지었다.“부인, 저 좀 도와주십시오!”“무슨 일인 게야?”공관 부인이 눈살을 찌푸렸다.수십 년 동안 부인의 곁을 지켜온 공관 부인은 일하는 내내 줄곧 냉정하고 침착했었는데, 이렇게까지 분노하고 초조한 적은 본 적 없었다.단단히 화가 난 란이모는 머리마저 혼미해졌다.그녀는 공관에서 지내는 동안 이렇게나 야만적이고 무례한 여자를 처음 보게 되었다.그런데 그 상대가 공교롭게도 공주의 신분이라 어찌 할 수가 없었다.그리하여 그녀는 지금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부인, 방금 구공주가 사람을 때렸어요!"이내 란이모는 사건의 경과를 이야기했다.요점은 당연히, 구공주가 시녀 몇 명을 굴복시켜 일을 자백시키게 한 행위였다.“구공주가 하녀 셋을 발로 차버렸다고? 그것도 동시에 세명을?”란이모의 얘기가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입을 열건 이러한 여자들의 해프닝을 가장 꼴 보기 싫어하는 넷째 아가씨, 윤여화였다.윤씨 집안의 이 넷째 아가씨는, 나이가 서른 다섯이나 됬다. 그러나 여태 시집도 가지 않고 홀몸으로 지내고 있다.그녀 또한, 초나라에서 몇 안 되는 여장군 중 하나로서 당시 선황이 직접 황금화를 하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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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순간 잔뜩 흥분한 윤여화는 펄쩍 뛰기 시작했다.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녀는 남성의 눈동자를 보게 됐다. 차갑고 맑고 투명하지만, 무정하고 아무런 욕심도 없는 그 눈동자!하지만 그 눈빛은 타고난 약간의 오만함을 가지고 있어, 자신이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무심하고 차가운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저건 남성의 눈빛… 이 세상을 향한 불복과 실망으로 가득한 남성의 눈빛이다.윤여화는 전혀 진정이 되지 않았다.심지어 손가락까지 떨려났다.그 모습에 공관 부인은 굳어진 안색으로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뭔 소리하는거야? 앉아!”윤이영도 그녀를 말렸다.“여화야, 앉아!”뭔 남성이라는 거야? 남성이 죽은 지 몇 년이 되었는데 뭔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러나 윤여화는 정말 흥분했다.그래도 일단 침착히 눈앞의 아가씨를 똑똑히 보았다.맑은 눈동자와 흰 이빨, 뛰어난 미모는 당시 남진 최고의 미인인 남성과 확실히 닮은 구석이 있었다.그러나 그저 그 뿐이었다.필경 같은 사람은 아니니까.이내 윤여화는 점점 침착하고는 자신의 의자에 앉았다. 그러나 저도 모르게 이경을 몇 번 흘겨보게 되었다. 저 눈빛, 왜 이렇게 흡사한거지?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윤여화와 남성은 절친 사이이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세상을 무시하는 남성의 눈빛을 잘 알고 있다.“구공주라고?”여전히 믿기지 않았다.만약 눈앞에 있는 이 여자가 남성의 딸이라면 합리적인 일이긴 하다.하지만 이 댁을 자주 찾아오는 현주야말로 남성의 딸이잖아.그러나 정작 현주에게는 전혀 남성의 느낌이 없었다.이내 윤이영과 공관 부인의 시선도 이경에게로 향했다.윤여화가 갑작스렇게 소란을 피우자 두 사람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연… 눈 앞의 이 여자는 당시 황성을 들썩인 미인 남성 공주와 정말 많이 닮았다.그러나 그저 닮아보이기만 할 뿐이다. 공관 부인은 가벼운 기침을 하고는 다시 위엄을 보였다.그러자 윤이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공주...”“공관 부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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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황실의 위엄을 업신 여긴다니!그 말을 들은 공관 부인은 얼굴이 파래질 정도로 화가 났다.반면 윤여화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평생 자신의 어머니를 봐오면서, 어머니가 어린 세대 앞에서 이렇게나 표정 관리를 못하는 것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윤이영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자신이 존경하는 어머니가, 어떻게 한 어린 세대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걸 지켜만 볼 수 있겠는가?그녀는 굳은 표정을 지은 채 불쾌하게 말했다.“공주, 그 말은...”“그쪽이 윤씨 가문 셋째 아가씨인가요?”공주는 시댁 사람들을 존중해줄 수는 있지만, 존경할 필요는 없다.그리하여 이경은 자신이 공주로서 굽실거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이경의 뜻밖의 태도에 윤여화는 윤이영보다도 안색이 더욱 무거워졌다. “셋째 아가씨, 비록 세자 나리의 고모인건 잘 알지만 그래도 서열 차이가 있는데 왜 저를 보고도 인사를 하지 않는거죠?”뭐라고?그 말에 윤이영은 하마터면 폭발할 뻔했다.궁에서 오냐오냐 자라온 공주가 감히 자신에게 인사를 시키다니?당시 내가 모래판을 질주하며 용감하게 적군들을 죽이고 있었을 때, 이 계집애는 아마 태어나지도 않았을 거라고!“왜요? 아가씨, 설마 우리 황실 사람들한테 인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그러자 윤이영의 안색이 굳어졌다.이경은 오늘 벌써 두 번이나 황실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여 그들을 억압하였다.비록 그녀는 확실히 권력도 세력도 없는 공주이긴 하지만, 필경 신분은 엄연히 공주이긴 하다.그리고 공주가 바로 황실을 대표하고 있다.참, 기가 막혀!공관 부인은 아무 말도 않았다. 왜냐하면 반박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공관은 한 손으로도 얼마든지 하늘을 가릴 용기가 있긴 하지만, 황실의 사람에게 차마 무례하게 굴 수는 없었다. 적어도 그렇게 티를 내서는 안됐다. 공관 부인은 윤이영을 힐끗 보았다.잔뜩 화가 난 윤이영은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이내 그녀는 천천히 일어서서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공주님을 뵙습니다!”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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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윤이영은 그야말로 인정사정 없었다.제대로 공주에게 저격을 딩한 것이다. 게다가 방금 구공주의 불친절한 태도에 그녀는 아직 화가 가시지도 않았다.공관 부인은 천천히 일어나 란 이모가 건넨 따뜻한 차 한 잔을 받아 가볍게 맛보았다.그녀는 냅다 소란을 피우는 자신의 딸은 애써 무시하는 듯 했다.공주가 건방지게 굴었으니 이렇게나마 훈계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이경은 면전에서 비난을 받고도 조금도 불쾌한 기색이 없이 윤이영을 바라보았다.입가에는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채. “제가 그날 남자들을 밤에 따로 불렀는지 아닌지는 세자 나리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날 밤 세자 나리가 제 방에 계셨거든요.”세자가 그날 밤 이 여자의 방에 있었다고? 아니, 세자는 현주의 방에 있었다고 하던데?공관 부인은 차가운 눈빛으로 윤이영을 바라보았다.이내 윤이영이 급히 받아쳤다.“공주, 그날 밤 세자가 함께 한건 공주가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요.”“아가씨, 다소 의아한 게 아가씨는 윤씨 가문 셋째 아가씨이자 공관 부인의 곁을 지키는 오른팔이면서 왜 소문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거죠?”“무슨 소립니까?”줄곧 침착한 태도를 보이던 윤이영은 다시 한번 이경으로부터 한 방 먹히게 되었다. “이 일은 제가 이미 사람들을 시켜서 똑똑히 알아낸 사실입니다. 공주, 저희를 바보로 여기지 마세요!”“진짜 바보가 아니라면, 다른 사람이 아가씨를 바보라고 볼 이유가 있을까요?”“당신!”그러자 윤여화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허, 계집애가 아직 나이 어려서 철이 없어 그래. 언니 화내지 마.”이 계집애, 겁이 많은 건지 무모한 건지.공관으로부터 미움을 사는 건 결코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 없는 법이다.그나저나 이런 배짱, 정말 대단하긴 하네... 아주 대단해!더이상 신경전을 펼치고 싶지 않은 이경은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그날 밤 제가 몇 명의 남자 배우들을 초대하긴 했습니다. 원래는 세자 나리께 노래를 들려주려고 했죠.”“제 방에 따로 불렀다는 건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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