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지만 별장에 돌아온 뒤에야 분위기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약과 가져왔어요.”진도현이 깡충깡충 뛰어오며 기쁘게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아이는 언제나 죄가 없는 법이었기에 강시연은 그에게 화를 내지 않고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마워. 도현아.”어느새 밤이 고요히 내려앉았다.곧 잠을 잘 시간이 다가오자 강시연은 잠시 후 진수혁과 단둘이 있을 것을 떠올리며 눈꺼풀이 저절로 파르르 떨렸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의 진수혁은 유난히 위험했다.그녀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거부감이 차오르며 강시연은 진도현의 작은 손을 꼭 잡고 낮게 말했다.“도현아, 오랜만에 엄마가 자기 전에 동화 이야기 들려줄까?”“좋아요. 좋아요.”진도현의 눈이 반짝이며 신나게 대답했다. 두 모자는 방으로 돌아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닫았고 일련의 동작은 매우 재빨랐다.진수혁의 잠시 체념한 듯한 표정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누구든 너무 몰아붙이면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냥 두기로 했다.그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고 진수혁은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첫 번째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상대는 급한 일이 있는 듯 끊임없이 다시 걸어왔고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수혁아, 미안해. 내가 방해한 거야? 그런데 나 너무 무서워...”연약한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수혁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지며 낮게 물었다.“일단 울지 말고 얘기해. 무슨 일이야?”“나 지금 밖인데 누가 뒤 따라오는 것 같아.”심하은의 목소리는 바람처럼 희미하게 귓가를 파고들었고 곧이어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진정해. 지금 바로 갈게.”진수혁의 동공이 흔들리며 주저 없이 밖으로 나가면서도 떠나기 전 이종우에게 당부했다.“못 나가게 잘 봐요.”방 안에서는 강시연이 밖에서 벌어진 일을 전혀 모른 채 멍하니 동화책을 넘겼다. 머릿속은 오직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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