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진한 그룹.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매우 무겁고 침울했다. 저마다 잔뜩 겁을 먹고 감히 들어가서 업무를 보고하지 못했다.“장 비서님, 대표님 오늘 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 저렇게 열이 올랐어요?”“그러게 말이에요. 인사팀 직원은 서류 날짜를 잘못 써서 대표님께 온갖 욕설을 다 들었어요.”“망했어요. 난 못 들어가겠어요. 장 비서님이 좀 도와주시면...”기대에 찬 그들의 시선과 마주치자 장 비서는 어이가 없었다.‘참, 나라고 대표님이 안 무서운 줄 알아? 다만... 대표님의 현재 상태는 분명 시연 씨와 관련이 있을 테니 두 사람이 잘되게 해달라고 절에 가서 빌기라도 해야 하나? 그러면 직장생활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장도영이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프런트 데스크에서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장 비서님, 대표님 택배가 왔는데 와서 가져가세요.”“네. 잠시만요.”장도영은 별생각 없이 택배를 받았고 표면에 로펌의 이름이 적혀 있는 걸 보고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다.택배를 열고 보니 ‘이혼 합의서’라는 다섯 글자가 눈에 띄었다.장도영은 동공이 움츠러들고 두 손이 떨려 하마터면 서류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땅에 떨어뜨릴 뻔했다.그는 눈을 비비고 자신이 잘못 보지 않았음을 확인하자 마음이 갑자기 바닥으로 가라앉았다.‘망했어! 시연 씨는 여전히 이혼할 생각이야. 이제 어떡하지?’그는 손에 든 이혼 합의서를 보면서 차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악재가 잇따랐다.“뭐요? 한 대표님이 스캔들이 났다고요?”“어느 한 대표님이요?”“최근 신도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정 그룹 대표요. 듣자 하니 키도 크고 잘생긴 데다가 돈도 많대요. 그런데 여자친구가 생겼다니.”장도영은 눈꺼풀이 펄쩍 뛰며 고개를 숙여 휴대폰 화면에 뜬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았다.강시연과 한정훈이 마주 앉아 있는데 서로 가까이 붙어 있었다. 사진을 찍은 각도에서 보면 두 사람이 키스하는 것 같기도 했다.삽시간에 공기가 굳은 것 같았다.하늘이 무너졌다!장도영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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