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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돌이킬 수 없는: Kabanata 341 - Kabanata 350

505 Kabanata

제341화

그러나 강시연은 갑자기 그날 밤의 사고를 떠올리며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그렇게 공교로울 리가 없었다.그녀는 머리를 흔들며 마음속의 당황함과 불안을 억누르려고 노력했다.서아름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난 그냥 하는 말이니까 마음에 담아두지 마.”“나 괜찮아.”강시연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머릿속의 엉망진창인 생각을 떨쳐버렸다.곧 서아름의 친구들도 도착하니 분위기가 확 달아올랐다.강시연은 귓가에 들리는 재미난 이야기에 빠져 조금 전의 일을 잠시 까먹었다.어쩌면 주스를 너무 많이 마셔서인지 그녀는 속이 좀 안 좋아서 서아름의 귀에 대고 목소리를 낮췄다.“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그러고 나서 강시연은 가방을 들고 떠났다.귀청을 찢을 듯한 록 음악이 귓전을 울렸다.그녀는 얼굴을 찌푸리고 술집 끝에 있는 화장실로 가서야 그 시끄러운 소리가 조금 줄어들었다.강시연은 손을 씻고 밖으로 나와 막 서아름을 찾으러 돌아가려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형, 대체 무슨 일이에요?”“얼마 전엔 제가 연락해도 나오지 않더니 요즘은 매일 자리를 마련해요? 대체 무슨 일인지 말해봐요. 애들이 많으니 어쩌면 해결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그러게요. 형, 저번처럼 술을 많이 마시지 마요. 너무 무서웠어요.”...모두가 저마다 한마디씩 했고 진수혁은 그들 사이에 앉아 온몸의 기운이 가라앉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시연은 발걸음을 뚝 멈추고 귀신에 홀린 듯 제자리에 서 있었다. 그녀는 떠나지 않고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지금 시간에 병원에서 심하은을 돌봐야 하는 거 아니야?’강시연이 의문스러워하고 있는데 남자의 쉰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내가 어떻게 하면 장인어른과 친해질 수 있을까?”진수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그 냉엄한 얼굴에는 혼란이 가득했으며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잠깐, 룸 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그들은 모두 부유한 집안의 자제들로 어릴 때부터 정략결혼 상대가 정해졌으니 이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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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진수혁은 기억이 돌아왔는데도 왜 아무렇지 않은 척 그녀의 곁을 따라다녔을까?그렇게 생각하자 강시연의 눈빛은 순간 싸늘해졌고 두 손은 분노로 가늘게 떨렸다.커다란 배신감이 몰려왔다.그때 갑자기 곽지훈이 소리를 질렀다.“형수님 오셨어요?”진수혁은 즉시 고개를 돌려 기뻐하며 성큼성큼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여보, 나 찾으러 왔어?”그는 강시연이 자신을 걱정할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짝 하는 맑은소리가 나더니 룸 전체가 순간 고요해졌다.강시연은 손을 거둬들이고 혐오감을 감추지 못했다.“여보라고 부르지도 마요. 당신은 자격 없어요.”최근에 진수혁이 기억을 잃은 일 때문에 그녀는 죄책감을 느끼고 또 마음이 약해져 그가 집에 묵는 것을 허락했다.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사기였다.강시연은 냉담한 표정으로 진수혁의 경악하는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돌아서려 했다.그러자 진수혁은 즉시 그녀의 손을 잡고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말했다.“시연아, 대체 왜 그래? 아침 일은 내가 설명할 수 있어. 나와 심하은은 단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끊어졌다.“그만!”강시연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차가운 표정으로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진수혁 씨! 연기 그만 해요. 우리가 예전에 어땠는지 잘 알잖아요. 당신과 심하은의 거지 같은 일들은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으니까.”말이 떨어지자 진수혁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그제야 강시연이 갑자기 이렇게 크게 반응하는 이유를 알았다.“내가 전에 기억을 잃은 건 사실이야. 하지만 일부러 숨기려 했던 건 아니야...”그는 마음이 약간 혼란스러워 두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서둘러 설명했다.다만, 강시연의 인내심이 완전히 소진되어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손을 뺐다.“기억을 회복하셨으니 이제 진 대표님을 방해하지 않을게요.”그녀는 진수혁에게 빚진 것이 없었다.“시연아, 잠깐만...”남자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지만 강시연은 걸음을 재촉하며 남자의 시야에서 금세 사라졌다.룸 안의 분위기는 침울하고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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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대표님, 일어나셨어요? 상담소에 중요한 손님이 오셔서 대표님께서 직접 나서야 할 것 같아요.”오지원의 감격한 목소리가 저쪽에서 들려왔다.강시연은 순식간에 정신이 들었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30분만 기다려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를 마친 후 거울 앞에 있는 자신의 붉고 부은 눈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비록 아직 그 중요한 고객을 만나지 못했지만 오지원의 말투로 보아 상대가 강성에서 어느 정도 지위가 높을 것 같았다.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그녀는 주방에서 몇 개의 얼음을 찾아 눈꺼풀에 대고 블랙커피를 마셨다. 부기가 빠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일련의 준비를 마친 후 강시연은 즉시 내려가 자신의 자전거를 타고 새 상담소로 향했다.잠시 후.강시연이 막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문 앞에 서 있는 오지원이 보였다. 그녀는 강시연을 향해 흥분하여 손짓했다.“손님은?”오지원은 그녀의 옆에서 걸으며 말했다.“이미 VIP실로 모셨어요. 아마 대표님도 아는 사람일 거예요. 성신 부동산의 오종혁 대표예요.”강시연은 어리둥절해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놀라며 물었다.“그 사람이 어떻게 우리 상담소를 알고 찾아왔죠?”성신 부동산은 업계 선두주자였다. 5년 전만 해도 강성의 갑부는 줄곧 오종혁이었다.후에 부동산 업계가 불황을 겪으며 강성 갑부 자리는 진수혁이 차지하게 되었다.그런 거물이 어떻게 새로 개업한 그녀의 상담소를 알고 찾아왔을까?강시연은 갑자기 궁금해졌고 얘기를 나누며 어느새 VIP실에 도착했다.시선이 마주친 30~40대 중년 남자는 굳은 얼굴로 무표정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쪽이 강시연인가요?”오종혁은 눈앞의 젊은 여성을 위아래로 살펴보면서 마음속으로 그녀의 능력에 의문을 품었다.겉치레만 번지르르한 장식품일까 봐 걱정했다.다만 지인의 전폭적인 추천을 생각해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즉시 떠나지 않았다.강시연은 곧 책상 앞에 가서 종이와 펜을 꺼내 언제든지 기록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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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희망의 불씨가 순간 꺼졌다.사실 오종혁의 편견을 탓할 수도 없었다. 그가 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만난 한의사나 서양 의사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나이가 많고 경험이 풍부한 교수급이었다.눈앞의 사람은 너무 젊어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이미 이런 시선에 익숙해진 강시연은 별다른 설명 없이 조용히 치료 방안을 기록하고 있었다.30분 후.그녀는 비로소 고개를 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일단 최면을 한 번 걸어 드릴 테니 푹 주무세요. 계속 잠을 못 주무시면 안 되니까요.”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누적된 수면 부족은 뇌 신경 발달을 훼손하고 심지어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한참 동안 말을 이어가던 강시연은 갑자기 멈추더니 말했다.“하지만 최면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의 불안증세를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오종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잠만 잘 잘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곧 강시연의 지휘 아래 오종혁은 휴게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 맑은 여자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맑은 샘물처럼 귀속으로 파고들어 매우 듣기 좋았다.“지금부터는 제 말대로 하셔야 합니다. 일단 심호흡하세요. 긴장을 푸시고 지금 앞에 초원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30분 후, 최면이 끝났다.강시연은 이마의 땀을 닦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종혁은 이미 침대에 누워 호흡이 점차 안정되어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그녀는 살금살금 문을 열고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오지원의 빛나는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왜 그래요?”“선배님은 정말 대단해요. 제 최면술은 언제 선배님의 발꿈치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강시연은 가볍게 웃고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열심히 공부하면 나중에 나를 능가할 수 있어요.”그녀는 잠시 진수혁의 일을 잊고 계속 일에 몰두했다.그래야만 헛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하루 종일 강시연은 거의 쉬지 않고 여섯 명의 환자를 상담했다. 해가 거의 저물자 밖에서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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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시연 씨? 무슨 일이에요?”곧 휴대폰 너머로 나지막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종혁 대표님이 오늘 우리 상담소에 진료받으러 오셨는데 정훈 씨가 소개했다고 해서요.”강시연은 생각하다가 감격스러워했다.“우리 상담소가 강성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불안정해요. 정훈 씨가 인맥을 뚫어줘서 고마워요.”상대방은 가볍게 웃었다.“별말씀을요. 저는 단지 오 대표님께 시연 씨를 소개했을 뿐이에요. 그분의 인정을받는 건 당연히 시연 씨의 뛰어난 능력에 달렸죠.”한정훈의 말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로웠다.그러나 강시연은 남에게 신세 지는 버릇이 없어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혹시 오늘 저녁 시간 되세요? 제가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요.”새 상담소의 위치도 한정훈의 도움을 받아 결정했으니 그녀는 남자에게 받기만 하는 것이 조금 부끄러웠다.“좋아요. 그럼 이따가 봐요.”한정훈은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두 사람은 약속 시간과 장소를 상의한 후에야 전화를 끊었다.밤이 깊어지자 달과 별이 뜸해졌다.강시연이 미리 레스토랑 앞에 와서 앉자마자 한정훈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오늘은 제가 한턱 낼 테니 정훈 씨가 드시고 싶은 거 다 시키세요.”그녀는 호기롭게 손을 흔들며 웃으며 말했다.한정훈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메뉴를 훑어본 다음 강시연이 좋아하는 요리를 몇 개 주문했다.종업원은 주문을 받고 빠른 걸음으로 떠나 주방으로 돌아갔다.“방금 통화하면서 까먹고 못 물어봤는데, 오 대표님 지금 상태가 어떠세요?”한정훈은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뭔가 떠오른 듯 말을 이었다.“시연 씨가 대답하기 어려우면 화제를 바꿔도 돼요.”그는 이 업계가 환자들을 위해 비밀을 숨기고 지킬 권리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기억했다.강시연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리며 얼버무리듯 말했다.“큰 문제는 아니지만 앞으로 좀 번거로워요.”두 사람이 말하는 동안 식탁에는 다양한 맛있는 요리가 올라왔고 공기 중에는 음식의 향기가 가득했다.강시연은 급해서 말했다.“정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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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내가 알아보니 정훈이는 괜찮은 아이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기 전에 서둘러야 해.”“아빠. 우린 그냥 친구 사이예요.”강시연은 어쩔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설명했다.그러나 강민석은 전혀 듣지 않고 계속 입을 열었다.“그래. 알아. 친구부터 시작해서 감정을 키우는 것도 좋지. 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그 녀석하고는 빨리 헤어져.”강시연은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딱 벌렸다.“난...”“그래. 난 먼저 가서 쉴게.”강민석은 갑자기 돌아서서 별장 안으로 들어갔고 굽은 뒷모습은 생각보다 많이 늙었다.그녀는 문득 생각났다. 눈앞의 사람은 감옥에서 7~8년 동안 머물렀으니 이미 예전의 그 건장한 아버지가 아니었다.강시연은 아버지와의 논쟁을 포기했다. 자신과 한정훈의 관계를 떠나 이혼에 관한 일은 확실히 서둘러야 했다.진수혁이 기억을 되찾았으니 마음이 약해질 필요는 없었다.“여보세요? 조 변호사님. 저예요.”강시연은 주소록에 있는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예전에 강성 그룹 법무부에서 일하다가 전업하여 이혼 사건을 전담하는 변호사가 되었다.“시연 씨, 무슨 일 있어요?”“제가 전에 변호사님께 이혼에 대해 문의했는데 그 합의서 사라졌어요. 혹시 다시 보내주실 수 있을까요?”2년 전, 그녀가 강성을 떠날 때 이혼 합의서를 진씨 가문 저택에 남겼다. 진수혁이 지금까지 거론하지 않은 거로 보아 아마 버렸을 것이다.조 변호사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말했다.“물론이죠. 근데 아직도 이혼하지 않으셨어요?”강시연은 입술을 앙다물었다.“상대방이 원하지 않아요.”사실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7년간의 결혼 생활에서 진수혁은 늘 그녀를 냉대했고 심하은과도 복잡하게 얽혀있었다.그녀는 두 사람을 이루어주기 위해 마침내 떠나기로 했는데 오히려 진수혁이 이혼을 원하지 않고 그녀를 따라 용성으로 갔다.대체 왜일까?남자의 정복욕이 작용한 걸까? 아니면 이혼당하는 것이 부끄러운 걸까?강시연은 양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심호흡했다.“만약 제가 양육권을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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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한편, 진한 그룹.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매우 무겁고 침울했다. 저마다 잔뜩 겁을 먹고 감히 들어가서 업무를 보고하지 못했다.“장 비서님, 대표님 오늘 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 저렇게 열이 올랐어요?”“그러게 말이에요. 인사팀 직원은 서류 날짜를 잘못 써서 대표님께 온갖 욕설을 다 들었어요.”“망했어요. 난 못 들어가겠어요. 장 비서님이 좀 도와주시면...”기대에 찬 그들의 시선과 마주치자 장 비서는 어이가 없었다.‘참, 나라고 대표님이 안 무서운 줄 알아? 다만... 대표님의 현재 상태는 분명 시연 씨와 관련이 있을 테니 두 사람이 잘되게 해달라고 절에 가서 빌기라도 해야 하나? 그러면 직장생활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장도영이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프런트 데스크에서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다.“장 비서님, 대표님 택배가 왔는데 와서 가져가세요.”“네. 잠시만요.”장도영은 별생각 없이 택배를 받았고 표면에 로펌의 이름이 적혀 있는 걸 보고 조금 이상하게 생각했다.택배를 열고 보니 ‘이혼 합의서’라는 다섯 글자가 눈에 띄었다.장도영은 동공이 움츠러들고 두 손이 떨려 하마터면 서류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땅에 떨어뜨릴 뻔했다.그는 눈을 비비고 자신이 잘못 보지 않았음을 확인하자 마음이 갑자기 바닥으로 가라앉았다.‘망했어! 시연 씨는 여전히 이혼할 생각이야. 이제 어떡하지?’그는 손에 든 이혼 합의서를 보면서 차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악재가 잇따랐다.“뭐요? 한 대표님이 스캔들이 났다고요?”“어느 한 대표님이요?”“최근 신도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정 그룹 대표요. 듣자 하니 키도 크고 잘생긴 데다가 돈도 많대요. 그런데 여자친구가 생겼다니.”장도영은 눈꺼풀이 펄쩍 뛰며 고개를 숙여 휴대폰 화면에 뜬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았다.강시연과 한정훈이 마주 앉아 있는데 서로 가까이 붙어 있었다. 사진을 찍은 각도에서 보면 두 사람이 키스하는 것 같기도 했다.삽시간에 공기가 굳은 것 같았다.하늘이 무너졌다!장도영은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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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사무실 안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장도영은 생각하다가 휴대폰을 꺼내 실시간 검색어 뉴스를 열었다. 지금 말하지 않아도 눈앞의 사람은 나중에 보게 될 것이다.차라리 전부 알려주는 것이 나았다.“대표님, 그리고 이것도 시연 씨에 관한 뉴스입니다.”장도영은 휴대전화를 건네주며 한마디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제 생각에 이건 촬영 각도의 문제인 것 같아요. 요즘은 불량기자들이...”쓱!장도영이 말을 다 미치기도 전에 맑은소리가 들렸다.진수혁은 어두운 얼굴로 손에 쥔 이혼 합의서를 찢고 입가에 냉소를 머금었다.“왜 이렇게 급히 이혼을 원하는가 했더니 다른 새끼에게 자리를 내주는 거였어.”남자의 나지막한 쉰 목소리가 한 글자 한 글자 울려 퍼졌다.“내가 허락할 것 같아?”그는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기 전에 한마디 했다.“오늘 회의 일정은 모두 미뤄.”그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사무실을 떠났다.장도영은 그 자리에 서서 머리가 질끈 아팠다.‘이게 다 무슨 일이야?’큰길에서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 어느새 심리 상담소 입구에 도착했다.“안녕하세요, 혹시 예약이나 접수 하셨나요?”오지원은 컴퓨터를 조작하며 관례에 따라 물었다.곧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상대방은 이를 갈며 말했다.“강시연을 만나러 왔어요.”“대표님은 지금 바쁘니 잠시만...”오지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이미 그녀를 지나 상담소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전에 상담소에 온 적이 있는 진수혁은 강시연의 사무실 위치를 알고 있었다.펑 하는 큰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강시연은 어젯밤에 잠을 설쳐서 미간을 문지르고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마자 꿈속의 남자가 화가 나서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여긴 어쩐 일이에요?”진수혁은 성큼성큼 다가와 여자의 손을 덥석 잡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난 오면 안 돼? 왜? 네가 남자친구랑 데이트하는 데 방해되나?”남자가 힘을 빼지 않아 강시연은 손목뼈가 아파졌다.그녀는 안색이 살짝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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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강시연은 차갑게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진수혁 씨, 재밌어요?”진수혁은 한편으로 그녀가 한정훈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자신은 계속 다른 여자와 인연을 끊지 못하고 있었다.그녀의 눈가에 혐오감이 스쳐 지나갔고 마침 진수혁이 이를 포착했다.사방의 공기가 마치 굳은 것 같았다.그는 입술이 터진 곳을 핥았고 은은한 피비린내가 퍼지기 시작했다.“나와 이혼하고 싶어?”진수혁의 눈빛은 어두웠고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이번 생은 불가능해. 내가 허락하지 않아. 당시 네가 먼저 강요해서 한 결혼이란 거 잊지 마.”말이 떨어지자 강시연의 안색이 순간 창백해졌다.머릿속에 지나간 장면이 떠올랐다.학창 시절, 그녀는 진수혁에게 첫눈에 반했고 그 후로 그의 뒤만 쫓아다녔다. 결혼해서도 집안의 크고 작은 일에만 전념했다.마치 불나방이 불에 뛰어드는 것처럼 몸을 던졌다.다만 지금, 그녀는 후회하고 있었다.“후회해요.”“뭐라고?”진수혁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차갑게 물었다.“방금 한 말 다시 한번 말해봐.”“그러니까...”강시연은 심호흡을 하고 진지하게 말했다.“지금 후회한다고요.”사무실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진수혁은 차갑게 웃더니 여자의 손목을 잡고 와락 자기 품으로 끌어당겼다. 얇은 입술이 그녀의 귀에 살짝 닿자 따뜻한 콧김이 피부에 내려와 온몸이 짜릿해졌다.“절대 불가능해.”그는 이를 악물고 말을 내뱉으며 두 손도 멋대로 움직였다.강시연은 눈을 부릅뜨고 두려움에 떨며 눈앞의 사람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미쳤어요? 여긴 내 사무실이에요.”진수혁이 쳐들어왔을 때 문을 닫지 않았으니 언제든지 누군가가 이 장면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여기까지 생각한 강시연은 저도 모르게 입구 쪽을 향해 바라봤고 온몸이 팽팽해졌다.그러나 눈앞의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이 순간, 강시연은 마침내 예전에 얌전하고 순종적이었던 남자가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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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진수혁은 그녀의 얼굴 옆의 잔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고 나지막이 말했다.“뭘 하려는 게 아니야. 널 강요할 생각은 없어. 일단 방에 가서 좀 자.”강시연의 다크서클이 가득 내려앉은 것으로 보아 요즘 새 상담소 일로 바빠 오랫동안 잘 쉬지 못한 것 같았다.그녀는 의심스러운 듯 남자를 쳐다보더니 그가 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긴장된 마음이 서서히 풀렸다.“미친놈.”강시연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진수혁의 옆을 지나 성큼성큼 위층으로 걸어갔다.펑 하고 방문이 닫혔다.이어서 열쇠를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진수혁은 고개를 들고 닫힌 문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편, 방에서 강시연은 휴대폰을 꺼내 서아름에게 현재 상황을 보고했다.곧이어 서아름이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려왔다.“그거 미친놈 아니야? 걱정 마. 내가 반드시 널 구해낼 방법을 찾을게!”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에야 전화를 끊었다.강시연의 긴장된 신경도 점차 풀리고 기왕 온 김에 휴식을 취하려 했다. 마침 지금 다른 일도 할 수 없으니 잠을 자는 것도 좋았다.그녀는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았고 어느새 깊이 잠들었다.어둠이 슬그머니 내렸다.휘영청 밝은 달빛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내려와 집 안으로 스며들어 은빛 찬란한 빛을 내렸다.강시연은 잠결에 침대 옆이 갑자기 움푹 들어간 것을 발견했고 곧이어 은은한 차가운 향기가 느껴졌는데 매우 익숙했다.“당신...”그녀가 얼굴을 찡그리고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남자가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겼고 넓은 손바닥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두 사람은 서로를 안고 잠이 들었다. 진수혁은 일을 마친 듯 양미간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 품속에 안긴 그녀의 온기를 느끼자 텅 빈 마음이 채워지는 것 같았다.“너 안 건드리니까 계속 자.”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시연도 확실히 졸려서 곧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다음 날 아침.하늘가에 희뿌옇게 밝아오고 따스한 햇볕이 얼굴에 내리쬐고 있었다.강시연이 천천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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