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지금은 일단 잘난척하게 놔둬.”“하하하, 지금 저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좀 웃기네.”이혜숙이 모든 지분을 서유정에게 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서민아의 표정이 얼마나 다채로울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이제 시간도 늦었는데 돌아가자.”송지민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어차피 손님들도 많이 떠났으니 계속 여기 있어봤자 재미없어.”두 사람은 잔을 내려놓고 이혜숙에게 인사한 뒤 호텔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주희정은 서유정이 자신들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떠나려 하자 화가 나서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여보, 잘난 우리 딸 좀 봐요. 부모인 우리를 전혀 존중하지 않아요. 세상에 이런 딸이 어디 있어요?”남들이 듣고 웃을까 봐 주희정은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지만 말투에 가득 담긴 분노는 도저히 감출 수 없었다.서민형은 미간을 찌푸린 채 서유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지금 가장 중요한 건 민아가 서경 그룹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거야. 서유정은 원래 저런 애니까 아무리 화를 내봤자 소용없어.”그는 이미 마음을 비우고 저런 딸은 없는 셈 치기로 했다.어차피 서유정의 말도 맞았다. 서유정을 키우지 않았으니 그녀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었다.주희정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날 망신 주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저런 불효녀를 낳았는지!”“됐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 시간에 차라리 민아 데리고 사람들에게 인사나 해.”...호텔을 떠나 돌아가는 길에 서유정은 박수환의 메시지를 받았다.[집에 왔어요?]서유정은 입술을 달싹이며 답장을 입력했다.[네, 가는 중이에요. 지민이가 데려다주니까 걱정하지 마요.][알겠어요.]마침 신호등 앞에서 차를 세운 송지민이 고개를 돌리니 서유정이 살짝 입꼬리를 올린 채 진지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게 보였다.“누구랑 채팅 중이야?”서유정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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