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렸을까.최수빈이 새우를 좋아한다는 건 분명 다른 여자의 취향일 텐데.할머니는 곧장 주민혁을 나무랐다.“네 아내 좀 더 챙기고 아껴라. 맨날 일에만 파묻혀 있지 말고.”주민혁은 묵묵히 마치 모범적인 사위라도 되는 듯 차분히 대답했다.“네.”식사가 중반쯤에 이르렀을 때, 할머니가 불현듯 최수빈을 보며 물었다.“수빈아, 영희 3주년 제사도 곧 다가오지? 준비는 하고 있니?”젓가락을 움켜쥐고 있던 최수빈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녀가 가장 사랑하던 외할머니, 허영희.할머니와는 소꿉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평생을 의지한 친한 친구였다.그런 존재를 먼저 떠나보내고 이제 3주년을 맞이한다는 건 최수빈에게도 특별한 의미였다.옛 풍속에 따르면 3주년은 망자의 영혼이 세상과 완전히 이별하고 조상으로 들어서는 때라고 했다.그래서 이전 제사보다 훨씬 더 성대하고 정중하게 치러야 했다.“네, 준비하고 있어요.”오늘 이렇게 자리를 만든 것도 사실은 그 일을 상의하기 위해서였다.“조례랑 같이 챙겨. 혼자 하려다간 아이들까지 돌봐야 해서 벅찰 거야.”순간, 최수빈의 뇌리에 전생의 기억이 스쳤다.외할머니 제삿날, 주민혁은 해외 출장을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다.하지만 뒤늦게 모든 사실을 알았다.그건 출장이 아니라 박하린을 만나러 간 거였음을.외할머니는 최수빈의 삶에서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기에 그녀는 결코 홀로 그날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이번 생에도 주민혁은 어차피 빠질 거라 여겼다.그리고 사실 그와 얽히는 것조차 원치 않았다.“괜찮아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식사가 끝난 뒤, 최수빈은 할머니 앞에서 굳이 주민혁과 함께 집으로 가는 연극은 하고 싶지 않았다.“회사에 일이 있어서요. 저 먼저 가야겠어요.”“무슨 일이야? 얘, 넌 수빈이를 못살게 굴고 있는 거니?”할머니의 의심 섞인 시선이 주민혁에게 향했는데 아직 모르는 것 같았다.최수빈이 이미 주상 그룹에서 사직한 지 오래라는 것을.이내 주민혁은 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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