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라가 갑자기 국내에 상주하기로 한 데에는 분명 단순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 터였다.최수빈의 마음도 순간 무겁게 가라앉았다.에라의 얼굴에 떠오른, 이미 다 이긴 사람 같은 미소를 바라보자 불안함은 한층 더 짙어졌다.그러나 최수빈은 아무렇지 않은 척 주민혁의 팔짱을 끼고는, 아무런 동요도 없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그럼 에라 씨, 국내에서 일 잘 풀리시길 바랄게요.”“좋은 말씀 고마워요.”에라는 미소를 지은 뒤, 다시 주민혁을 바라보았다. 목소리에는 묘하게 유혹하는 듯한 자신만만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주 대표님, 전 저희 두 회사의 협력에 대해 아직 더 이야기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진 자원은 주상 그룹에도 분명 필요할 겁니다. 특히 신에너지 분야의 핵심 기술은 말이죠. 캐셔 그룹이 줄 수 있는 건, 주 대표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 거예요.”주민혁은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빛에 온기라곤 전혀 없었다.“협력의 전제는 진정성입니다. 에라 씨에게 그게 없다면 더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에라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가 잠시 굳었다. 그러나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표정을 수습했다.이내 그녀는 커피 한 모금을 가볍게 마신 뒤, 잔을 놓으며 손끝으로 벽을 톡톡 두드렸다.그러고는 웃는 듯 웃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진정성이라면, 당연히 있죠. 주 대표님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게 좋을 거예요. 며칠만 지나면 마음이 바뀌실지도 모르니까요. 어떤 기회는 한 번 놓치면 다시는 오지 않는 법입니다.”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최수빈을 훑었다. 그러다 다시 주민혁을 향해 시선을 돌리며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주 대표님은 똑똑한 분이잖아요. 누구와 손을 잡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인지, 당연히 아실 거라고 믿어요.”말을 마친 에라는 주민혁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여유롭게 몸을 돌려 걸어갔다.식탁을 지나칠 때는 일부러 마카롱 하나를 집어 들고, 두 사람을 향해 턱을 살짝 치켜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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