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란은 요즘 고지행이 기쁘게 혼례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칼에 베이는 듯 아팠다.신의곡 전체가 등불을 달고 화려하게 혼례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정작 신부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사랑해 온 지행 오라버니가 다른 여자와 혼인하려 하는데, 그녀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적어도 자신이 어떤 여자에게 졌는지는 알아야 억울함이 풀릴 것 같았다.그리고 그녀는 그 여자가 백진아라고 직감했다!하지만 아무리 캐묻고 울며 소란을 피워도, 곡주와 고지행은 끝내 신부가 누구인지 말해주지 않았는데, 마침내 기회를 잡았다. 곡주의 서재 장롱 안에 숨어, 숨결을 감추는 귀식단까지 먹은 뒤,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고 진상을 알게된 것이었다.백진아가 아이를 낳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한발 물러나, 평처라도 되겠다고 했다.하지만 고지행은 거절했다.그녀는 다시 한발 물러나, 첩이 되겠다고 했다. 그저 지행 오라버니의 아이를 남겨주고 싶다며 말이다. 하지만 고지행은 여전히 거절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평생 백진아만 사랑하겠다고, 백진아 한 사람만 원한다고, 그녀에게 조금의 속상함도 주지 않겠다고 했다.도대체 왜?‘왜 어려서부터 오라버니와 함께 자라며 깨끗하고 순결을 지켜온 내가... 한 번 시집갔고, 다른 남자와 혼약도 했고, 아이까지 가졌고, 심지어는 이제 아이를 낳을 수조차 없는 백진아에게 밀리는 거지?’그녀의 가슴은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파왔다. 힘없이 문턱에 주저앉아 문틀에 머리를 기댄 채, 빛과 그림자가 뒤섞인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눈 앞이 점점 흐릿해지며,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한 사람은 하늘을 보며 멍하니 있고, 한 사람은 머리를 감싸 쥔 채 울었다.잠시 후, 한참을 울고 난 능란이 눈물을 닦고 일어나며 말했다.“예전의 당신은 지행 오라버니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친구였던 사이에, 지금 그와 혼인하는 건 그에게 불공평한 일입니다! 나중에 기억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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