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은 긴 회상에서 겨우 빠져나오듯 정신을 차렸다.이람이 그날 일을 꺼내지 않았다면, 제헌은 정말로 잊고 살았을 것이다.정확히 말하면, 전혀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그날 제헌의 기분은 이미 바닥이었다.정확히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어차피 제헌에게 기분 좋은 날은 드물었고, 그에게는 그저 쇠털같이 많은 날 중 하루였을 뿐이다.그래서 크루즈를 몰고 바다로 나갔다. 바람이라도 쐬어야 할 것 같았다.초반엔 시원한 바람 맞으며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그때 물속에서 이상한 움직임이 보였다.제헌이 기억하기로, 이람은 하얀 옷을 입고 있었고, 물속에서 필사적으로 팔을 저어 허우적대고 있었다.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지만, 이미 팔다리에 힘이 풀려 절망에 가까운 몸짓이었다.제헌은 생각할 틈도 없이 그대로 바다에 뛰어들었다.이람을 끌어올렸을 땐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제헌은 곧장 응급처치했다.여자가 눈을 뜨는 순간, 차갑고 투명한 눈이 제헌을 바라봤다. 얼음같이 차갑던 그 시선이 곧 서서히 녹아들었다.그때 제헌은 생각했다.‘내가 건져 올린 이 여자의 눈 속에... 달이 있는 것 같아.’한 줄기 달빛이 바람을 몰고 와, 제헌의 그늘진 마음을 훅 날려버린 것만 같았다.그 후 제헌은 이람을 병원까지 데려갔다.사람의 생명을 구한 날이었으니, 그날은 드물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그럼 뭐 어떡하겠어. 내가 그런 쓰레기는 아니거든. 죽어가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제헌은 비웃듯 말했다.“당신, 그거 하나 때문에 나를 좋아하게 된 거야?”이람은 제헌이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깔보는지 알고 있었다.그래도 부정하지 않았다.“응. 난 당신한테 첫눈에 반했어.”제헌은 대답을 잃었다.“전에 말한 적도 있었는데? 당신 또 잊었지?”이람의 입에서 실소가 나왔다.제헌은 이람이 했던 말들을 단 한 번도 마음에 담아둔 적이 없었다.그러나 어차피 옛날이야기까지 꺼낸 김에, 제헌도 이상하게 태도를 흐리지 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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