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SUV가 정문 앞에 조용히 멈춰 섰다. 곧이어 문이 열리자, 건장한 체격의 정장 차림 남성 두 명이 차례로 내렸다.“사모님,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고 대표님께서 보내신 경호팀입니다. 앞으로 사모님의 모든 이동은 저희가 전담하여 보호해 드릴 예정입니다.”예상치 못한 등장에 소예지는 잠시 멍해졌다.‘이한 씨가 보냈다고?’며칠 전, 고이한이 화학공장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그녀는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 사건을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강준석뿐이었으니까.고개를 살짝 끄덕이긴 했지만 소예지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정말 나를 보호하려는 걸까? 아니면 감시하려는 걸까?’‘설마 나랑 강 선배 사이를 의심하는 건 아니겠지?’그날 오후, 소예지는 윤혁의 사무실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윤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윤 선배, 그 표정은 뭐예요?”소예지가 웃으며 물었다.“너, 만점 그걸 도대체 어떻게 받은 거야?”팔짱을 낀 윤혁은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아, 그 평가 시험 말씀하시는 거예요?”소예지는 멋쩍은 듯 미소 지었다.“넌 정말, 사람을 계속 놀라게 만든다. 소 교수님께서 너를 이렇게까지 키워놓으셨을 줄은 정말 몰랐어. 자, 이제 이 교수님 사무실로 가자.”소예지는 마음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시험을 통과했다는 건 곧, 그녀가 ‘조기 졸업시험’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다는 의미였다.이성열의 사무실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그는 그녀의 시험지를 직접 검토했는지 꽤 깊이 있는 평가를 내렸다.“보아하니, 소 교수의 지도력이 탁월했군. 덕분에 우리가 오랜만에 조기졸업 시험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게 됐지. 준비 잘하게나.”“저는 학부 졸업 후 바로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려고 합니다.”소예지의 말에 윤혁이 웃음을 터뜨렸다.“넌 정말 사람을 한 방에 놀라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 성적만 충분하다면 그냥 석사 연계 과정으로 갈 수도 있겠는데?”이성열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나도 찬성이야.”“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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