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가장 가까운 배신: Bab 11 - Bab 20

100 Bab

제11화

고영훈이 차 문을 열었을 때, 운전석에는 선명한 핏자국만 남아 있었고 아내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순간, 온몸을 덮치는 불안과 공포에 고영훈의 얼굴이 굳어졌다.“얼른 찾아!”그가 목소리를 높여 경호원들에게 명령하자, 송서윤이 고영훈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던 경호원들은 즉시 모두 흩어져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한편, 송서윤은 눈을 뜨자 하얀 천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서윤 언니, 드디어 깨어났구나!”안소영이 손을 꼭 잡으며 감격에 겨워 말했다.“언니, 축하해! 임신이래! 이제야 고생 끝, 행복 시작이네.”송서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손을 조심스럽게 아랫배에 얹었다. 꿈만 같던 일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바로 고 대표님께 전화해서 이 좋은 소식 알려드릴게!”안소영이 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하지만 송서윤의 표정은 단숨에 어두워졌다.“아니, 소영 씨. 이 아이... 지워줘.”순간, 그녀의 눈에서 모든 빛이 사라졌다.‘하필 이런 때, 신이 내게 이런 장난을...’안소영은 너무 놀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서윤 언니, 언니가 얼마나 간절히 바랐던 아기인지 알아?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내가 다 봐왔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아기를 포기하겠다는 거야?”송서윤은 창백한 얼굴로 멍하니 안소영을 바라봤다.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안소영 너머의 허공을 응시하는 눈빛이었다.그녀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고영훈은 이 아이의 아빠가 될 자격이 없어.”절대로 배신하지 않겠다던 고영훈, 그는 허연수를 아진시에서 내보내지도 않았고 그녀와 잠시 떨어지자마자 또 허연수를 찾아갔다.이런 남자에게 또한 생명의 아빠가 될 기회를 줄 수는 없었다.안소영은 충격에 휩싸였다.‘설마... 병원에서 떠도는 그 소문이 사실인 건가? 고 대표님 이름이 다른 여자가 낳은 아이의 친부로 등록돼있다는 게... 설마 정말 언니를 배신하고 불륜에, 게다가 혼외자까지 낳은 거야?’송서윤은 안소영의 복잡한 표정을 읽고는 자기 때문에 곤란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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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송서윤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것조차 역겨워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이제 28일만 더 버티면 돼. 정말 얼마 안 남았어.’고영훈은 송서윤이 잠든 줄 알고 아무 말 없이 침대 곁에 앉았다. 그리고 차가운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았다.깊은 밤처럼 어두운 눈동자에는 차오르는 감정이 금방이라도 넘칠 듯 고여 있었다.정지욱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형수님이 정말 알았다면 조용히 있을 분이 아니잖아요. 진작 이혼 얘기 꺼내고 형님 곁을 떠났을 거예요.’송서윤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고요하게 누워 있었다.‘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괜한 걱정을 하는 걸까...’고영훈은 부드럽게 속삭였다.“여보, 넌 절대 내 곁을 떠날 수 없어. 내가 지켜줄 거야. 절대로 널 아프게 두지 않을 거야.”그의 다른 손이 조심스레 송서윤의 아랫배 위에 올랐다.따스한 온기가 퍼지자, 송서윤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그녀는 오래전부터 심한 생리통에 시달렸고 고하준을 낳은 뒤로는 더 심해졌다.생리 기간이 되면, 고영훈은 약을 챙기고 조용히 배를 마사지해 주고 다정하게 곁을 지키곤 했다.그 모든 다정함이 이제는 송서윤에게 독처럼 스며들어 가슴을 저며냈다.말하지 못할 고통만 남은 채, 송서윤은 고요히 잠이 들었다.눈을 떴을 때는 어느새 SUV 뒷좌석에 누워 있었다.차는 고하준의 유치원 근처에 멈춰 있었고 그녀의 가방은 바로 옆에 놓여 있었다.송서윤은 핸드폰을 꺼내 안소영에게 전화를 걸었다.병원에서 있었던 일이 신경 쓰여 혼자 있을 때 꼭 물어보고 싶었다.몇 번 신호가 가도 받지 않아 결국 전화를 끊었다.오후 4시 30분, 고하준이 하원할 시간이었다.고영훈은 아들을 데리러 간 모양이었다.멍한 머리를 식힐 겸 차에서 내려 산책하려던 그때, 익숙한 두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덤불 너머로 그들의 모습을 발견했다.고영훈은 무표정하게 서 있었고 허연수는 고하준이 앞에 쪼그려 앉아 손수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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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내가 직접 서류를 처리했으니까 내가 제일 잘 알지. 이름은 고민지야. 근데, 이 얘기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하지 마.”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송서윤의 손에서 휴대폰이 힘없이 바닥으로 미끄러져 떨어졌다.“서윤 언니? 듣고 있어? 서윤 언니!”안소영의 다급한 목소리도 더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마음속에 차오르는 충격과 절망이 그녀를 삼켜버렸다.‘그동안 아이를 갖기 싫다고 했던 사람이었잖아. 어떻게 또 다른 아이가 있을 수 있지...’수많은 기억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어머니를 잃은 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 속에서 그녀는 늘 ‘가족’이라는 지붕이 생기기를 갈망했다.결혼 후, 주희영의 기대에 따라 임신 준비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둘만의 세상이 싫지 않았다.“둘만의 세계가 뭐가 어때서? 결혼했다고 꼭 아이가 있어야 해?”“그럼 우린 왜 결혼한 거야?”함께 웃고 장난치고 언제나 마지막에는 그가 속삭이듯 말하곤 했다.“너랑은 평생 떨어지고 싶지 않아. 너는 내 사람이니까,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거야.”고하준을 낳던 날, 하루 종일 진통에 시달리다 마침내 아들을 안게 되었을 때, 고영훈은 병실 문 앞에서 밤새 무릎 꿇고 그녀만을 기다렸다.하지만 출산 후, 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 실려 갔을 때 그는 고하준을 품에 안지도, 얼굴조차 보려 하지 않았다.오히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서윤이가 이 아이 때문에 잘못되면 이 아이는 고씨 가문에서 쫓겨날 줄 알아.”가문 어른들은 아이를 더 원했고 주희영 역시 대놓고 때로는 은근히 손녀를 바랐다.송서윤도 딸을 갖고 싶어 또다시 임신을 준비했다.하지만 이번에도 고영훈은 완강했다.“여보, 아이는 둘째치고 당신 몸이 먼저야. 누구도 당신 건강보다 소중하지 않아. 하준이 하나면 충분해. 그 아이가 효도하면 좋은 거고, 아니면 축구팀을 만들어도 소용없지.”그녀가 끝까지 고집을 부리자, 그는 국내에서 가장 실력 있는 산부인과 의사를 찾아 그녀 곁에 붙여주었다.1년 만에 다시 임신 소식을 들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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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드디어 그 숨 막히던 소용돌이에서 벗어났어!’송서윤은 잠시 기쁨에 잠겼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랫배의 경련에 그 자리에서 몸을 제대로 펼 수조차 없었다.그제야 깨달았다.‘난 혼자가 아니잖아. 아직 이 아이가 내 뱃속에 있는데...’하지만 그녀는 뱃속의 아이마저 원하지 않았다.그 순간, 커다란 손이 불쑥 그녀의 배 위로 뻗쳐왔다.본능적으로 손을 밀쳐내며 낯선 남자의 손길에 경계했지만, 고개를 들어 마주한 얼굴은 다름 아닌 고영훈이었다.‘고영훈이... 왜 여기에?’비행기 안, 예상치 못한 그의 등장에 송서윤은 얼어붙었다.‘어떻게 늘 이렇게 나를 찾아내는 걸까?’떠난다는 해방감은 온데간데없고 남은 건 끝없는 두려움과 불안뿐이었다.‘괜찮아. 아직 28일이나 남았어. 내겐 모건이 있잖아...’고영훈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녀를 품에 안았다.숨이 막히도록 가까이 끌어안은 채, 송서윤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그녀만의 향기를 들이마시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여보, 드디어 찾았어.”차가운 액체가 그녀의 목덜미를 타고 옷깃 안으로 흘러내렸다.송서윤은 길게 속눈썹을 떨며 고개를 들었다.눈앞에 선 고영훈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고영훈이 우는 모습을 본 건 이번이 두 번째였다.첫 번째는 결혼식 날, 그리고 두 번째는 고하준이 태어나던 날이었다.그의 여동생 고영은의 말에 따르면, 출산 당일 송서윤이 산고에 시달리던 그 시간에고영훈은 병원 복도에서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고 했다.처음엔 그냥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려는 농담인 줄로만 알았다.하지만 지금, 고영훈의 어두운 눈동자에 맺힌 물기는 조급한 그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그는 정말로 송서윤이 자신을 떠날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차가운 눈물이 송서윤의 쇄골을 타고 가슴까지 미끄러져 내렸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심장 위에 손을 얹으며 흔들리는 감정을 애써 다잡았다.모건이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고영훈이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네가 갑자기 사라지면 아마 미쳐버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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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허연수를 해외로 내보내라고 했잖아! 그런데 어떻게 하준이 유치원에서 너랑 같이 있었던 거야? 오늘 밤,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서윤이 손이 아니라 내 손에 죽게 될 줄 알아! 나도, 네 여동생도, 사위도, 손녀도 절대 널 용서 못 할 거다!”고영은이 파일을 받아 들고 사진을 확인하다가, 손에 들고 있던 파일을 바닥에 내던지며 놀란 얼굴로 입을 틀어막았다.“오빠, 설마... 언니한테 진짜 나쁜 짓 한 거야?”송서윤은 힘겹게 고영훈의 품에서 벗어나려 애썼지만, 그의 크고 단단한 손이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강하게 끌어안는 그의 힘에 떠밀려, 결국 송서윤은 그를 바로 마주 보게 되었다.이름을 코드 이름으로 부르던 그 사람이 누군지, 이제는 너무 잘 알 것 같았다. 그 사람만이 가능했다.서윤이 유치원에서 쓰러진 걸 단번에 CCTV로 확인하고 멀리서도 경호원이 확인한 영상을 바꿔치기할 수 있는 능력자라면 그 사람뿐이라고 생각했다.고영훈의 짙은 눈동자와 마주쳤을 때, 그 속마음을 아무도 알 수 없었다.그때까지 조용히 잠들어 있던 고하준이 소란에 깨어났다.그는 부스스하게 차에서 내려, 바닥에 흩어진 사진을 하나하나 주워들었다.“할머니, 왜 나랑 연수 이모 사진을 버리는 거예요? 연수 이모, 곧 외국으로 떠나서 앞으로 못 보는데... 이건 우리의 마지막 사진이에요.”고하준은 한 움큼의 사진을 품에 안고 조용히 눈물을 쏟았다.주희영은 다가가 고하준을 다독이며 물었다.“하준아, 연수 이모가 유치원에 온 건 너 보려고 그런 거였어? 그런데 네 아빠는 왜 거기 있었니?”고하준은 한참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연수 이모랑 약속했거든요. 오늘 하원할 때 이모가 데리러 온다고 했어요. 놀다가 실컷 놀고 집에 오기로 했는데... 아빠가 와서 연수 이모를 쫓아냈어요.”그 말을 듣고 모두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주희영은 한결 밝아진 얼굴로 말했다.“그랬구나, 역시나 오해였네.”고영은도 얼굴이 조금 풀리더니, 남편 여준기를 힐끔 보며 말했다.“내가 뭐랬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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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주희영은 달걀 하나를 고영훈의 얼굴에 조심스레 올려주었다. 그녀는 송서윤을 단 한마디도 나무라지 않았다.“아내한테 맞는 집은 맞을수록 복이 들어온다더라. 내일 회사에 멍든 얼굴로 출근하면 직원들이 한바탕 웃겠네.”겉으론 너스레를 떨었지만, 주희영의 속마음은 달랐다.‘허연수, 내 아들 뺨 맞게 만든 주범이지. 이미 해외로 내보냈으니 다행이지만, 그래도 절대 용서 못 해. 영훈이가 주던 카드도 당장 끊어버려야지. 외국에서 고생 좀 해봐야 두 번 다시 방자하게 굴지 않겠지.’여준기는 식사를 마치고 여아린, 고하준과 함께 놀아주러 자리를 떴고 고영은은 말없이 자리에 남아 곁을 지켰다.“너희 이번에 다시 들어와서 산다며? 은영이네도 오랜만에 다 같이 지내보려고 일부러 시간 맞춰 들어온 거야. 며칠은 여기서 푹 쉬고 갈 테니, 일 좀 미뤄두고 매일 저녁 한 끼는 꼭 일찍 들어와서 함께 식사해. 알겠지?”주희영은 말하며 송서윤의 접시에 은근슬쩍 생선을 집어주었다.“아린이랑도 이럴 때 많이 어울려. 또래랑 어울리면 아이 복이 더 잘 들어온다잖니.”그러면서 자연스레 송서윤의 아랫배를 바라보았다.“어린 애들이 주는 기운은 무시 못 하는 거야.”언제나처럼 주희영의 말엔 또다시 임신에 대한 은근한 압박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송서윤은 아무런 반응 없이, 냉담하게 그 말을 흘려들었다.10년 가까이 시어머니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던 자신이었지만, 오늘만큼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 채 그녀를 완전히 외면했다.주희영은 그런 송서윤의 변화에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다시 송서윤의 그릇에 생선을 올려주었다.“서윤아, 며칠 뒤면 혜정이 기일이지? 올해 제사는 특별히 준비하고 싶은 거 있니? 없으면 평소처럼 내가 챙길게. 혜정이도 하늘에서 네가 예쁜 딸 낳는 모습 지켜보려고 준비하고 있을 거야.”그 말에 송서윤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온순하고 다정하던 그녀의 눈빛이 이젠 얼음장처럼 차갑고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그 서늘한 시선에 주희영조차 등줄기에 소름이 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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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당연히 하준이 하나뿐이지, 너희에겐.”주희영은 한순간 말을 멈추었다.언제나 한결같이 이성적이고 침착하던 얼굴에 처음으로 미세한 균열이 비쳤다.송서윤은 그 위선적인 가면을 당장이라도 찢어버리고 싶었다. 어느새 손끝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그때, 고영훈이 조용히 나섰다.“엄마, 저랑 서윤이... 보육원에서 하준이 동생 입양을 하기로 했어요. 이제 우리 집에 하준이만 있는 건 아니게 될 거예요.”“그래서 그랬구나?”주희영은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속으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며들었다.‘혜정이 그 성질을 내가 몰라? 남편 외도 한 번 알게 되자마자 이혼서류 한 장 남기고, 밤사이 애 데리고 아진시로 떠난 그 당돌함을 모를 리 없지. 서윤이는 혜정이 판박이지. 아직 별일 없는 걸 보니, 모르는 모양이네.’속으로 혼잣말하다 겨우 안도했다.“엄마, 이제 서윤이한테 둘째 얘기 그만하세요. 그 일 이후로 서윤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시잖아요. 다시는 그런 일 겪게 하고 싶지 않아요.”고영훈의 단호한 말에 주희영도 더는 할 말을 잇지 못했다.“알겠다. 입양할 아기는 이름이 뭐니? 이미 만났어? 언제쯤 할머니도 한번 볼 수 있겠니?” 정작 이름은커녕, 아직 입양 아이의 얼굴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문득 고하준이 팔짱을 낀 채 찍힌, 그 단발머리 여자아이 사진이 떠올랐다.‘설마 그 아이가 고민지일까?’“보육원에서 앨범만 보내줬어요. 아직 직접 만난 적은 없고, 곧 만나보고 서윤이가 괜찮으면 입양을 추진하려고요.”고영훈이 최대한 담담하게 답했다.“이름은 아직... 저도 못 들었어요.”송서윤도 궁금했지만 더 이상 캐묻지 못하고 혹시 고하준이 알고 있나 싶어서 이따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이후로도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송서윤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시선은 자연스럽게 맞은편에 앉은 고영은에게로 옮겨졌다.평소라면 수다스러운 고영은이 오늘따라 유난히 조용했다.결혼 후에도 집에 오면 자매처럼 붙어 앉아 끊임없이 이야기를 쏟아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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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고영은의 결심만 선다면 이런 결혼에서 벗어나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다.이제 이 일은 더 이상 송서윤과 상관없는 문제였다. 그녀 역시 더는 끼어들 생각이 없었다.그런데 그때, 주희영의 차가운 목소리가 서재를 가득 채웠다.“나는 너희 이혼, 절대 허락 못 한다. 너는 고씨 가문의 하나뿐인 딸이야. 그런 네가 자기 결혼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밖에서 얼마나 비웃겠니? 그리고 넌 여씨 가문의 안주인이기도 해. 너는 가문의 권력과 지위, 재산을 손에 쥐고 자식들의 미래를 닦아줄 사람이야. 그게 바로 너의 책임이고 너의 명예를 이어가는 길이야. 그깟 어디 내세우지도 못할 여편네 하나 때문에 이렇게 상심하고 흥분하다니, 정말 실망스럽구나.”고영은은 충격에 휩싸인 채 바닥에 주저앉았다.설마 이런 말을 친엄마 입에서 직접 듣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엄마, 여준기가 저를 배신했다고요! 내 마음에 대못을 박았는데, 그걸 그냥 참으라고요?”고영은의 울음 섞인 외침에도 주희영의 표정은 더 냉정해졌다. 그녀는 딸을 일으켜 세우며, 한층 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가 네보고 참고 살라는 게 아니다. 뭐가 진짜 중요한 건지 제대로 보란 소리야. 네 뒤에는 고씨 집안이 있잖니. 여준기가 네 오빠 투자 받으려고 눈치만 보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야지. 엄마가 그 여자 정리하게 만들 테니, 이혼 얘기는 다시는 꺼내지 마라.”“엄마, 그 여자는 이미 여준기 아이까지 가졌어요. 공식 석상에도 대놓고 데리고 다니고, 스스로 ‘작은 사모님’이라고 불러요. 이게 엄마가 말하는 체면이에요?”고영은은 끝내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눈가가 벌겋게 달아올랐고 눈물이 쏟아졌다.하지만 주희영은 오히려 침착하게 말했다.“네가 아린이 하나만 낳았으니, 만약 그 여자가 아들을 낳으면 그 애까지 데려와 같이 키우면 돼. 여준기도 할 말 없을 테고. 그 여자가 ‘작은 사모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도 괜찮아. 여씨 집안의 안주인 자리는 네가 지키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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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주희영은 자신이 이혜정을 험담하는 말을 송서윤이 들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얼굴이 잠시 굳어졌다.하지만 곧, 고씨 가문의 안주인이라는 자존심이 그녀의 표정을 다시 붙잡았다.그 자존심은 결코 누구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오만함과 함께, 그녀의 얼굴 위에 서늘하게 드리워졌다.“서윤아, 이 일까지 네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몸이 안 좋으면 방에 들어가서 쉬어.”주희영의 목소리는 한결 부드러워졌지만, 송서윤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고영은의 결정을 기다렸다.그 차가운 태도에 주희영은 결국 고영은을 향해, 전보다 훨씬 날 선 어조로 말했다.“영은아, 너도 더는 서윤이 피곤하게 굴지 말고, 오빠한테도 이 일 귀띔하지 마. 내가 알아서 처리할 거야. 여준기한테는 내가 직접 헤어지라고 할 테니, 그 여자애도 정리될 거야. 네가 그 애 키우기 싫다면 그 문제도 엄마가 해결해 줄게. 신경 쓰지 마. 그러니까 다시는 이혼 얘기 꺼내지 마라.”너무나 무심하고 권위적인 말투에, 고영은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맺혔다.“엄마, 난 엄마의 꼭두각시가 아니야. 여씨 가문에 보내져서 자리만 채우는 인형도 아니고.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할 거야. 난 이혼할 거야!”주희영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너, 여준기랑 이혼만 해 봐라. 난 너 같은 딸 없는 셈 칠 거야. 고씨 가문에 다시 돌아올 생각도 하지 마. 우리 집안에서 내쳐진 여자, 두 번 다시 얼굴 볼 필요 없어.”마침내, 주희영이 모든 인연을 끊겠다고 선언했다.고영은은 자신이 이렇게도 버려질 수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아 눈물을 쏟으면서도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그래요, 오늘부터 난 엄마 딸 아니에요. 아린이도 더는 외손녀 아니고요. 제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지금 당장 아린이 데리고 나갈 거고 여준기랑 반드시 이혼할 거예요. 뭐든 감수할 테니까 엄마야말로 신경 쓰지 말아요.”고영은의 상처와 단호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송서윤이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주희영을 향해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영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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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난 우리 오빠가 절대 언니를 배신할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어. 그래도 부부로 산 세월도 있고, 아린이도 있으니까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었는데... 끝까지 엉망진창이네!”고영은의 눈빛에는 차가운 원망이 서렸다. 그녀는 고영훈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오빠, 여준기가 결혼한 몸으로 바람피우고 대학생 여자애를 집에 데려다 살게 하더니, 공식 석상에도 당당하게 데리고 나가더라고. 스스로 ‘작은 사모님’ 이라 부르게 하더니 애까지 임신시켰어. 그 어떤 것도 용서할 수 없어. 나는 그 사람이 가진 거 하나도 남김없이 내놓게 할 거고, 아린이 양육권도 절대 못 갖게 할 거야. 이제 두 번 다시 그 인간 얼굴도 보기 싫어. 평생 용서하지 않을 거야!”고영은이 피눈물 섞인 목소리로 여준기의 죄를 하나하나 쏟아낼 때, 송서윤은 뼈에 사무치는 공감과 함께 가슴이 저렸다.누군가의 배신과 절망, 그건 곧 송서윤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하지만 정작 고영훈은 아무런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모든 게 남의 일인 양, 그저 차분하게 바라볼 뿐이었다.더는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조금만 더 머물면, 자신도 모르게 고영은처럼 모든 걸 폭로하고 이 집안과 끝장을 내고 싶어질 것 같았다.‘영은이와 달리, 내게는 고영훈 같은 오빠도 없어. 이 남자가 만든 감옥 안에서, 나는 언제나 혼자였지...’송서윤은 조용히 로비에서 걸어 나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때, 등 뒤에서 고영훈의 무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람 데려다 여씨 가문에 넘겨. 여 회장한테 전해. 사흘 안에 여준기 명의 재산 다 정리하고 아린이 양육권도 포기한다는 조건으로 협의서 가져오지 않으면, 여씨 가문은 끝장난다고.”송서윤이 계단을 오르다 고개를 돌리니, 별장 밖으로 끌려 나가는 여준기가 보였다.입에는 테이프가 붙어 있었고 경호원들이 질질 끌고 가는 내내 고영은은 단 한 번도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차가 멀어지고, 별장이 조용해지자, 고영은은 결국 고영훈의 품에 안겨 오열했다.송서윤은 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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