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채린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서현주를 언니라 부르고 그녀를 이모라 부르는 황축복에게 일단 뭐라 하진 않았다.그녀가 서현주를 보며 말했다.“고마워.”서현주가 차분하게 대꾸했다.“고맙긴. 축복이 잘 챙겨. 절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아이를 잃어버리면 정말 위험해.”연채린의 눈에 경멸이 스치더니 턱을 치켜들고 쏘아붙였다.“알아, 나도. 잘난 척 훈수는.”서현주가 연채린, 연승재, 그리고 연유준 세 사람의 얼굴을 차례로 살피다 연유준의 얼굴에서 시선을 멈췄다.연유준이 여기서 서현주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보다가 이내 분노에 찬 눈빛으로 황축복과 서현주를 번갈아 보았다.아이가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나쁜 아줌마!”그러더니 다시 황축복을 가리켰다.“넌 배신자야.”연유준이 분노를 못 이겨 씩씩거렸다. 어느새 얼굴까지 붉으락푸르락해졌다.겁을 먹은 황축복이 연채린이나 연승재 뒤로 숨은 게 아니라 서현주의 뒤로 몸을 숨겼다. 그 행동에 서현주의 의심이 더욱 커졌다.연채린이 연유준을 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연유준, 조용히 해.”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민 연유준이 연채린의 손을 붙잡고 매달렸다.“고모, 저 아줌마가 우리 엄마 괴롭힌 나쁜 아줌마라고 고모가 그랬잖아요. 저 아줌마 싫어요. 보기 싫단 말이에요.”서현주가 생각에 잠긴 눈으로 연채린을 쳐다봤다.연채린의 얼굴에 아주 잠깐 당혹감이 스쳤지만 이내 당당한 기색을 되찾았다. 그러고는 턱을 치켜들고 연유준의 말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그저 뒤로 끌어당겼다.“황축복, 이리 와. 이제 가야 해.”황축복이 서현주를 한번 올려다본 뒤 느릿느릿 서현주의 옆을 지나 연채린에게로 걸어갔다. 아이가 옆에 오고서야 연채린이 말했다.“미안. 우리 유준이가 워낙 솔직해서 말이야. 어른이 애랑 따지는 건 아니겠지?”서현주가 뭐라 하기 전에 황축복이 돌연 목소리를 높였다.“언니는 나쁜 사람 아니에요. 언니가 저 구해줬단 말이에요.”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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