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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Chapter 1321 - Chapter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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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1화

사실 서현주가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식당으로 들어와 안요한이 있는 룸으로 향했다.안요한의 말대로 그들은 비즈니스 때문에 모였다.안요한이 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고 급히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오는 길에 서류를 검토했던 그는 도착한 후에야 이번 협력 대상에 신씨 가문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신씨 가문 대표로 신가영의 부모와 신가영이 나와 있었다.그는 할아버지 안정수가 ‘정성 들여’ 만든 자리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하지만 이번 만남은 엄연한 공무였기에 딱히 거절할 명분이 없어 철저히 공적인 태도로 일관하기로 마음먹었다.원래는 룸에 도착하자마자 서현주에게 상황을 보고할 생각이었으나 룸 안의 통신 상태가 너무나 좋지 않았다. 서현주에게 보낸 메시지가 번번이 전송 실패로 떴다.그렇게 십여 분이 지나서야 겨우 신호가 복구되었다.신호가 정상화되자마자 안요한은 서현주가 보낸 메시지와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붙여둔 경호원의 보고를 확인했다.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안요한은 즉각 서현주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해명했다. 서현주로부터 괜찮다는 답을 듣긴 했지만 마음이 놓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란해졌다.‘이런 우연이 다 있다고? 경연에 식당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 여기서 만나다니.’경호원이 보내온 사진을 살피던 안요한이 서현주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소태현을 발견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사진을 전송하며 지시했다.[조사해 봐.]식사 자리에서 협력 프로젝트에 관한 대화가 절도 있게 오갔다. 오직 공적인 얘기뿐이었고 그 외의 사담은 일절 섞이지 않았다.이번 프로젝트는 안씨 가문이 주도하는 사업이었기에 안요한이 핵심 사항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짚어낸 뒤 발언권을 넘기고 그들의 논의를 조용히 경청했다.신가영의 부모는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협상에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몰아붙였다.뜻밖인 건 신가영이었다. 안요한에게 집착하던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그녀 역시 진지하게 협상에 참여했다.안요한이 말수가 적긴 해도 한마디 한마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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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말을 마친 신가영이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안요한의 얼굴을 응시했다. 안요한이 그녀의 말을 듣고 혹시라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하여 지켜본 것이었다.그녀는 쿨하고 아무렇지 않은 사람처럼 보이도록 애써 차분함을 유지했다.안요한의 얼굴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한없이 침착하기만 했다.“그래. 좋네.”그의 눈빛이 솔직했고 말투가 차분했다. 마음에도 없는 듯 그저 가볍게 툭 던진 한마디였다.이렇게 가볍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신가영을 마음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녀의 진심 또한 무시했기 때문이었다. 하여 신가영이 뭐라 하든 상관이 없었다.신가영이 애써 유지하던 겉모습이 하마터면 무너져내릴 뻔했다. 두 눈에 숨길 수 없는 슬픔과 억울함이 스쳐 지나갔지만 곧 그 감정을 덮어버렸다.그녀가 심호흡하고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말했다.“이렇게 대답할 줄 알았어... 그냥 좋네가 아니라 아주 좋네겠지.”신가영이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안요한과의 거리를 벌렸다. 그러고는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안요한, 넌 나한테 어울리지 않아.”이 한마디를 아주 또박또박 말했다.“나한테 어울리지 않는 건 너라고.”안요한은 여전히 태연했고 예쁜 두 눈도 지극히 차분했다.“그래. 난 너한테 어울리지 않아.”신가영이 이를 악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앞으로는 내 시간을 모두 일에 쏟을 거야. 그게 내가 진짜로 해야 하는 일이니까. 남자만 믿어선 안 되더라고. 통장 잔고 숫자만이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 이젠 더 이상 너한테 매달리지 않을 거야. 앞으로는 그냥 평범한 친구로 지내자.”“우리 사이의 일은 부모님께도 확실히 말씀드릴게. 그러니 더 이상 나랑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않을 거야. 너희 할아버지 쪽은... 네가 직접 말씀드려. 나랑은 상관없는 분이니까.”안요한의 차분한 시선이 그녀의 붉은 두 눈을 스쳤다가 이내 짧게 대답했다.“알았어.”신가영이 밀려오는 씁쓸함을 참으면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마지막인데 악수 한 번 하자. 이제부터 우린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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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진인화가 딸의 등을 다독였다.“잘했어. 이건 잘된 일이야. 확실히 매듭지었으니 이제 앞만 보고 가자. 일 열심히 하다 보면 더 좋은 사람이 나타날 거야.”신정혁도 한마디 보탰다.“그래. 울고 싶으면 실컷 울어. 하지만 딱 이번뿐이야. 다시는 안요한 그 녀석 때문에 눈물 흘려서는 안 돼. 알겠니?”신가영이 진인화의 손에서 티슈를 받아 눈물을 힘껏 닦아냈다. 울먹이면서도 턱을 치켜들고 붉게 충혈된 두 눈으로 쳐다보며 말했다.“알아요. 다시는 안 울어요.”진인화는 신가영이 마침내 이 지독한 짝사랑을 끝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대견하다는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았다.“마음을 정리한 건 잘한 거야.”그런데 신가영이 갑자기 이를 악물고 말했다.“정리한 거 아니에요. 이제부터 밀당할 거예요.”그 말에 신정혁과 진인화가 동시에 멈칫했다. 진인화가 조심스럽게 딸에게 물었다.“밀당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신가영이 입술을 깨물었다. 콧소리가 섞인 맹맹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엄마, 내가 요한이를 좋아한 세월이 얼만데요. 걔가 다른 여자랑 있는 꼴을 절대 못 봐요. 마음을 접으려고 몇 번이나 다짐했는데 도저히 포기가 안 돼요...”진인화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어젯밤에 우리한테 요한이랑 확실하게 말하겠다고, 다 내려놓겠다고 한 건 뭐였어?”신정혁 또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신가영이 붉은 두 눈으로 단호하게 대답했다.“그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어요. 큰 물고기를 낚으려면 멀리 내다봐야죠.”진인화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그럼 아까 들어가서 요한이한테 뭐라 한 거야?”신가영이 코를 훌쩍이며 입술을 깨물었다.“그냥 평범한 친구로 지내자고 했어요. 그렇게라도 안 하면 앞으로 계속 날 피할 테니까요. 자꾸 나를 피하면 요한이의 마음을 다시 얻을 기회도 없잖아요.”신정혁과 진인화는 그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깨달았다. 두 사람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딸의 결정을 늘 존중해왔던 그들이었기에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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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그렇다 한들 어쩌겠는가? 딸을 워낙 아끼는 진인화였기에 결국 딸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진인화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신가영의 이마를 콕 찔렀다.“넌 정말 어디로 튈지 몰라서 도무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구나.”신가영이 배시시 웃으며 진인화의 팔을 붙잡고 흔들었다.“엄마 아빠도 나랑 약속 하나 해요.”신정혁이 껄껄 웃었다.“우리도 임무가 있어?”그녀가 오만하게 턱을 치켜들었다.“당연하죠.”신정혁이 딸바보답게 다정한 목소리로 답했다.“뭔데? 우리가 어떻게 협조해주면 되는데?”“안씨 가문에 갈 때 할아버지께 나랑 요한이에 대한 얘기를 다시는 꺼내지 마세요.”진인화가 의아해했다.“그게 무슨 뜻이야?”“그러니까 더는 할아버지께 우리 결혼 얘기 하지 마시라는 거예요. 내가 포기한 척했으니 엄마 아빠도 같이 포기한 척해줘야 해요. 연극은 완벽하게. 무슨 말인지 알겠죠?”신가영의 말이 꽤 일리가 있었다.“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요한이가 나를 거부하는 건 어쩌면 우리가 너무 몰아세워서 그런 것일 수도 있어요. 이번엔 우리가 포기하는 척해서 요한이의 경계심을 풀어야 해요. 그래야 날 피하지 않을 거고 성공할 가능성도 있어요.”신정혁과 진인화는 사랑하는 딸의 요구를 들어주는 수밖에 없었다. 진인화가 다시 신가영의 이마를 콕 찌르며 못 이기는 척 답했다.“알았어. 더는 재촉하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신가영이 배시시 웃으며 진인화의 팔을 꼭 껴안고 흔들었다.진인화가 덧붙였다.“네가 그 열정을 회사 일에 쏟았더라면 나랑 네 아빠 이렇게까지 걱정하진 않았을 거야.”신가영이 허리를 곧게 펴고 도도하게 턱을 치켜들었다.“걱정하지 마세요. 당분간은 일에만 전념할 거고 요한이 근처에는 얼씬도 안 할 거예요. 일단 요한이를 피하면서 방심하게 만든 후에 나중에 다시 접근할 생각이거든요.”진인화가 달리 방법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못 말려, 정말...”신가영의 요구대로 신정혁과 진인화는 곧바로 안씨 가문을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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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안정수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두 눈에 탐탁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진인화가 말을 이었다.“가영이가 어르신께 죄송하다는 말씀도 꼭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동안 어르신 걱정하게 해드리고 귀한 시간을 낭비하게 해드려 정말 면목이 없대요. 이제 요한이한테 여자친구랑 헤어지라고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가영이는 어르신과 요한이가 가영이 때문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걸 원치 않아요. 가영이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어요.”안정수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가영이가 정말로 그런 말을 했어?”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요한과의 결혼을 위해 직접 안씨 가문으로 찾아왔었다. 그때도 안요한이 아니면 안 될 것처럼 굴었다.진인화가 안정수의 속내를 꿰뚫어 봤다.“어르신, 요즘 젊은 애들 마음이라는 게 하루가 다르게 변하잖아요. 어제는 죽고 못 살 정도로 사랑하다가도 오늘은 서로 쳐다보기도 싫어지는 게 요즘 애들이에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가영이는 아주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지금 이 시간에도 회사 사람들과 회의하며 프로젝트를 논의하더라고요. 이번 일로 전혀 상처를 받지 않았어요.”“가영이 이젠 정말 마음을 정리했어요. 더는 요한이가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시키지 않겠대요. 이미 요한이한테도 명확히 말했고 요한이도 동의했어요. 아이들끼리 이미 얘기가 끝난 이상 우리 어른들도 그 뜻을 따라줘야지 않겠어요? 오늘 찾아뵌 건 아이들의 혼담을 이쯤에서 없던 일로 하자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입니다.”“어찌 됐든 가영이가 먼저 마음을 바꾼 셈이니 이번 일은 우리 신씨 가문이 어르신께 빚을 진 것으로 치겠습니다.”안정수의 얼굴이 더욱 심하게 일그러졌다.그는 신가영이 자라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고 신가영이야말로 그의 유일한 손주며느리 감이라 생각했다.진인화의 말에 안정수는 마음을 놓기는커녕 오히려 화가 치밀어 올랐다.신가영처럼 근본이 있고 참한 아이를 안요한이 제 발로 차버린 꼴이었다.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더니 결국 신가영이 마음을 접고 떠나고 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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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곧이어 안정수의 호통이 뒤따랐다.“이 망할 놈아, 또 무슨 짓을 벌였어?”이번 달에만 벌써 세 번이었다.안요한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날아오는 지팡이를 받아냈다. 그러고는 성큼성큼 다가가 지팡이를 안정수의 손 옆에 내려놓은 뒤 1인용 소파에 앉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안정수를 올려다봤다.안정수가 눈을 부릅뜨고 안요한을 매섭게 노려보자 안요한이 물었다.“왜 그러세요?”안정수가 티테이블 옆에 놓인 몇 개의 선물 상자를 가리키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것들 다 가영이네 부모가 가져온 거야.”안요한은 이미 들어올 때부터 그것들을 발견했다. 안정수가 이토록 화를 내는 이유도 대략 짐작했다. 그가 덤덤하게 말했다.“그럼 그분들이 저랑 가영이의 일에 대해 말씀드렸겠네요. 잘됐네요. 제가 직접 말씀드릴 필요도 없고. 하지만 저도 이 말씀은 꼭 드려야겠어요. 저랑 가영이 이제 완전히 끝났습니다.”안정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빌어먹을 놈, 이게 너의 태도야?”안요한이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긴장을 풀었다. 그리고 두 팔을 들어 머리 뒤에 괴면서 나른하고 여유로운 자세를 취했다.“할아버지, 양측이 합의한 일인데 제 태도가 뭐가 중요합니까? 제가 가영이한테 무슨 소리를 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마세요. 요 며칠 걔 얼굴도 본 적이 없으니까요.”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안정수가 두 눈을 부릅떴다.“네놈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있어? 얼굴을 못 본 건 네가 가영이를 피해 다녀서 그런 거 아니야? 가영이가 아무리 널 좋아한다고 해도 네가 이렇게 무시하는데 어떻게 버티겠어? 신씨 가문에서도 널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했어. 네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 것 같아? 아직도 네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설령 잘못을 깨닫는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 상대측에서 직접 찾아와 모든 것을 정리했으니 이젠 돌이킬 여지가 전혀 없었다.안요한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았다.“전 이 결과가 꽤 만족스러운데요?”안정수의 목소리가 더욱 무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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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이런 말들을 안요한은 이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안정수가 안요한을 걱정해서 하는 말임을 잘 알았기에 중간에 말을 끊지 않고 묵묵히 끝까지 경청했다.안정수가 말을 마치고서야 안요한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현주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화를 미치면 뭐 어때요? 해결하면 되죠. 전 이미 마음의 준비도 다 끝냈어요.”안정수의 눈빛에 허탈함과 무력감이 스쳤다.“네 얼굴을 좀 봐. 이러고도 완벽하게 숨겼다고 생각하는 거야?”안요한이 얼굴을 만지며 능청스럽게 웃었다.“제 얼굴이 왜요? 더 잘생겨졌나요?”안정수가 기가 막힌 듯 혀를 찼다.“며칠 전에 서현주가 납치됐던 거 네가 입 다물면 내가 모를 줄 알았어?”안요한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가 이내 가볍게 말했다.“결국 아셨네요. 사실 별일 아니었어요. 하룻밤 만에 무사히 돌아왔고 저도 별로 다치지 않았고요.”안정수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하려는 요점이 바로 이거다. 서현주가 연씨 가문 사람들과 얽혀 있는 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마찬가지야. 계속 서현주 옆에 있으면 너도 결국 연루될 수밖에 없어. 네 얼굴에 생긴 그 멍 자국들을 봐봐. 그러고도 내 앞에서 큰소리가 나와?”“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요, 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납치범도 그리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니라 하룻밤 만에 금방 해결했어요. 그리고 이건 현주 잘못이 아닙니다. 현주도 피해자예요.”안정수가 안요한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수술실에 들어갈 정도로 크게 다쳐봐야 정신을 차리겠어? 화근은 미리 제거해야지. 제발 정신 좀 차려. 서현주는 시한폭탄이야. 언젠가 너까지 집어삼킬 폭탄이라고.”안요한이 피식 웃었다.“상관없어요. 전 그 사람 남자친구니까 당연히 감당해야 할 몫이에요.”“지금 제정신이야?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이 할아버지는 어떡해?”안요한이 차를 한 잔 따라 안정수의 앞에 놓았다.“할아버지, 그런 말씀 하시기엔 아직 너무 일러요. 그리고 왜 이렇게 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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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시간을 계산해보니 안요한과 서현주가 교제를 시작한 지 고작 몇 달밖에 안 되었다. 젊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한창 좋을 시기였다.이 시기에는 주변에서 억지로 갈라놓으려 할수록 사랑에 불이 더 붙는 법이다. 시간이 흘러 감정이 조금 옅어지면 굳이 나서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헤어질 수도 있으니 너무 몰아세워서도 안 되었다.안정수가 지팡이를 짚고 몸을 일으켰다.안요한이 부축하려 다가가자 안정수가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따라오지 마. 네놈이랑 더 있다간 화병으로 병원에 실려 갈 것 같으니까. 그러면 넌 또 서현주한테 가서 구구절절 설명해야 할 거 아니야.”안정수의 분노 섞인 말에 안요한이 헛웃음을 지었다.“할아버지, 저...”안정수가 홀로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며 다시 한번 손을 저었다.“따라오지 말래도. 좀 쉬어야겠어.”안요한은 결국 제자리에 멈춰 서서 멀어져 가는 안정수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몇 걸음 옮기던 안정수가 멈춰 서더니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안요한에게 말했다.“이 문제로 합의를 보긴 그른 것 같구나. 대신 회사 일만큼은 내 요구대로 해.”안요한이 자세를 바로잡고 대답했다.“말씀하세요.”“회사는 결국 네가 물려받게 될 거야. 네가 서현주랑 만나든 말든 상관하진 않겠으나 무조건 일이 우선이어야 해. 서현주 때문에 회사 일을 소홀히 하는 건 절대 용납 못 한다. 회사를 제대로 경영해야 한다는 걸 명심해. 만약 내 눈에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그땐 두 사람을 바로 갈라놓을 줄 알아.”“알겠으니 걱정하지 마세요.”안정수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안요한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안정수에게 서현주와의 관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회사가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것을.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안정수도 그를 믿고 사사건건 개입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안정수가 위층으로 올라간 뒤 안요한도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주방에서 나오던 도우미가 젖은 손을 닦으며 물었다.“도련님, 점심은 안 드시고 가세요?”안요한이 발걸음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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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천천히 생각해.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서현주가 고민하면서 말했다.“그럼 난... 난...”안요한이 응접 구역의 1인용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에서 웃음이 흘러넘칠 것만 같았다.“뭘 원하길래 그렇게 오래 고민해?”“방해하지 말아요. 아직 생각 중이니까.”안요한이 피식 웃었다.“그래, 그래. 천천히 생각해.”“이번 주말에 잘생긴 남자랑 데이트할래요.”서현주의 말에 안요한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잘생긴 남자? 웬 잘생긴 남자?”“말 그대로 잘생긴 남자죠. 요한 씨 쪽에 잘생긴 남자 있어요? 없으면 셀카 사진 안 보내줄 거예요.”서현주가 누구를 가리키는 건지 말하지 않아도 뻔했다.안요한의 두 눈에 웃음이 짙어졌다.“당연히 있지, 있고말고. 그것도 아주 끝내주게 잘생겼어. 마음에 쏙 들 거야.”서현주가 의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정말요? 만약 내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해요?”안요한의 눈빛이 순간 깊어졌다.“만족하게 될 거야.”그녀가 나직이 중얼거렸다.“그건 모르죠.”안요한이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앉아 천장을 올려다보며 숨을 내뱉었다.“그럼 물건부터 확인해 볼래?”서현주가 물었다.“어떻게요?” 안요한이 가볍게 웃었다.“잠깐만 기다려.”그러고는 전화를 끊더니 곧바로 영상 통화를 걸었다.신호가 가는 동안 안요한이 휴대폰 화면을 거울 삼아 옷매무새와 머리를 정돈했다. 그리고 가장 멋있는 자세를 취하고 미소를 장착한 채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통화가 연결되자 서현주의 아름다운 얼굴이 화면에 나타났다.배경을 보니 여전히 사무실이었다. 턱을 괸 채 아주 진지하고도 생각이 많은 눈빛으로 안요한을 빤히 바라봤다.안요한이 짐짓 엄숙한 표정으로 헛기침했다.“어때요? 마음에 드십니까, 대표님?”서현주가 엄격하고 까다로운 눈길로 그의 얼굴을 훑었다. 눈썹에서 콧날로, 다시 입술로 시선이 옮겨졌다. 그러다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가 웃으면서 장난기 섞인 표정으로 재촉했다.“빨리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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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안요한이 한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아주 천천히 두 번째 단추를 풀었다.서현주는 턱을 괸 채 그의 손가락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내렸다.단추 두 개가 풀리자 안요한의 의도적인 움직임에 따라 깃이 살짝 벌어졌다. 매끄럽게 잘 빠진 쇄골과 어깨 라인이 통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을 받아 은은한 빛을 내뿜었다.그녀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묘한 눈빛으로 쳐다봤다.안요한의 몸을 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알고 지낸 5년 동안 안요한의 복근을 본 횟수만 해도 열 번은 족히 넘었다.지금 생각해보니 안요한이 아무렇지도 않게 상체를 드러내고 나타났었다.처음 몇 번은 서현주도 안요한에게 좀 가리고 다니라고 주의를 주었지만 안요한은 괜찮다며 오히려 마음껏 보라고 했다.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서현주도 어느새 익숙해져 버렸다.하지만 이제 와서 곰곰이 되짚어보니 안요한이 그녀 앞에서 복근을 드러낼 때마다 옆에 아무도 없었다.서현주는 그제야 그 의중을 알아챘다. 일부러 서현주의 앞에서 복근을 노출한 것이었다. 서현주를 유혹하려고 말이다.연인 사이가 되고 나서야 서현주는 예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안요한의 행동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서현주가 입맛을 다셨다. 생각할수록 안요한에게 음흉한 면이 있는 것 같았다.자주 본 몸이라 해도 지금 같은 상황은 처음이었다.단추 사이로 드러난 쇄골이 남자의 섹시함을 극대화했다. 정교하게 재단된 셔츠 아래 감춰진 남은 부분이 보는 이로 하여금 더 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했고 심지어 남은 단추들을 직접 풀고 싶을 정도였다.서현주가 고개를 까딱이며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치켜세웠다.안요한의 손이 서서히 아래로 내려가 세 번째 단추에 머물렀다. 서현주의 눈길도 그를 따라 움직여 곧게 뻗은 그의 손에 고정되었다.그가 단추를 매만지며 서현주에게 눈썹을 까딱였다.“대표님, 더 보실래요?”서현주의 시선이 위로 올라가 안요한의 얼굴에 머물렀다.“이것밖에 안 보여줬는데 어떻게 확인해요? 직업정신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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