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워하지 말고 네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 봐. 너도 용기를 내야지.”강혜인의 말에 서현주는 피식 웃었다.“너 지금 많이 한가해 보인다? 여기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좀 나눠서 할래?”“에이, 됐어. 나도 바빠 죽겠거든.”강혜인은 서류를 들고 능글맞게 웃으며 사무실을 나갔다.서현주는 다시 고개를 숙여 데이터를 들여다보다가 잠시 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사무실 안의 소파를 바라봤다.안요한이 그녀의 사무실에 있을 때면 대부분 그 소파에 앉아 일을 하곤 했다.딱히 할 일이 없을 때는 다리를 꼬고 앉아 게임했고 손님이 있을 때면 자연스럽게 서현주의 옆에 서서 보조했는데 그 때문에 여러 번 그녀의 비서로 오해받기도 했다.서현주의 머릿속에 예전의 장면들이 하나둘 떠올랐고 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문 두드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들어오세요.”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진강준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서현주는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앉으세요.”그녀는 진강준의 맞은편에 앉으며 물었다.“무슨 일로 오셨어요?”진강준은 깔끔한 정장 차림에 금테 안경까지 쓰고 있어 한층 더 온화하고 단정해 보였다.“이번에 현주 씨와 협업에 대해 이야기 좀 해보고 싶어서 왔습니다.”“말씀하세요.”진강준은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저희 강성 금융 그룹이 해외 시장 확장을 준비 중인데 현재 쓰고 있는 금융 소프트웨어로는 고객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내부 논의 끝에 우리 나라 중심으로 기존 기능은 물론, 신규 수요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금융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여러 소프트웨어 회사를 검토해 본 결과, 서 대표님의 회사가 조건 면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서 대표님께서 협업에 관심이 있으신지 여쭙고 싶어서요.”진강준은 곧바로 비서에게 눈짓했고 비서는 구체적인 요구 사항이 담긴 서류를 서현주 앞에 놓았다.“여기에 세부 조건이 정리돼 있습니다. 한번 보시죠.”서현주는 서류를 받았다.“네,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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