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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애걸복걸! 도련님의 고백: บทที่ 161 - บทที่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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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만만하지 않아

하시윤은 서지혁의 뜻을 바로 알아채고는 웃음을 흘리더니 옆에 놓인 접시를 집어 들었다.“이렇게 조금만 집었어?”서지혁이 대답했다.“응. 이 사람 러브 스토리 들으려고 빨리 돌아왔지.”그는 손에 힘을 조금 더 주며 물었다.“말해봐. 예쁜 여자 몇 명이나 아는 건데? 그중에서 우리 와이프는 몇 번째로 예뻐?”하시윤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우리 와이프라...그 말이 왜 이렇게 따갑게 꽂히는지.그녀는 일회용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그런데 접시에 담긴 고기를 몇 입 만에 다 먹어 치우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조금 더 가져올게.”서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다녀와.”근처에 있던 모닥불과 바비큐 그릴 앞에는 이미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줄을 끝까지 서도 고기가 남아있지 않을 게 뻔해서 하시윤은 조금 더 멀리 있는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그러다 중간에 몇 번 뒤를 돌아봤다.멀리서 보니 서지혁과 그 남자는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다정한 친구 사이 같았다.하시윤은 서지혁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었으니까.그래서 마음 놓고 조금 더 멀리 갔다.다른 모닥불 앞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지만 아까보다는 짧아 보였다.그래서 하시윤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몇 분 기다린 끝에 순서가 왔고 그녀는 접시 2개에 고기를 넉넉히 담았다.돌아서 돌아가려는 순간, 옆에서 누가 그녀를 불렀다.“언니.”하시윤은 걸음을 멈췄다.그제야 조금 떨어진 곳에 비키니를 입은 여자 4명이 다가오는 게 눈에 들어왔다.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처음 보는 얼굴은 아니었다.어제 바닷가에서도 봤고 오늘 시내에서도 마주쳤던 사람들이었다.근처 테이블은 이미 꽉 차 있었다. 그런데도 여기 서 있는 걸 보면 일부러 하시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뻔했다.하시윤이 물었다.“무슨 일이죠?”그중 아현이라는 여자가 웃으며 다가왔다.“아무 일도 없는데요.”그녀는 고개를 돌려 정확하게 서지혁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점심에 봤는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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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안 돼

서지혁이 돌아오자 하시윤은 기타 치던 남자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그 남자, 혹시 결혼했거나 여자친구 있는 거 아니야?”서지혁은 혀를 차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직접 얘기해 주고 싶었는데. 어떻게 알았어?”그는 접시를 내려두고는 티슈로 손을 닦았다.“결혼했대.”여기로 온 것도 출장 때문인데 일이 예상보다 빨리 끝났는데도 그는 일찍 돌아가지 않았다.딱 봐도 가정에 성실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 아내도 밤마다 그가 어디 있는지를 확인한 것 아니겠는가.조금 전에도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남자는 받지 않았다.그러다가 아내 쪽에서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지 연속으로 전화가 쏟아졌다.남자는 처음에 애써 덤덤한 척하다가 점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시윤은 눈썹을 치켜들며 물었다.“그다음에는 어떻게 됐어?”서지혁이 말했다.“그거야 뻔하지. 내 앞에서 꼼짝도 못 했어.”사실 그가 크게 두려움을 느낄 이유가 없었다. 정말로 하시윤에게 번호를 물어본 일이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서로 증거가 없는 상황이니 대충 넘길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너무 겁을 먹고 있었다. 서지혁이 그의 휴대폰을 빼앗자 도로 빼앗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일이 커질까 봐 두려운 모양이었다.덕분에 서지혁은 손쉽게 그를 정리할 수 있었다.서지혁이 말했다.“그래도 여기서 망신 안 당하게 했잖아. 그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지.”서지혁은 사람이 없는 곳으로 찾아가 남자의 아내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그리고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했을 뿐, 말을 덧붙이거나 꾸며내지는 않았다. 상대가 알아서 상황을 판단할 테니까.그 남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나중에 다시 전화를 돌려줄 때 말을 더듬느라 설명도 제대로 못 했다.서지혁이 말했다.“들어보니까 애도 둘이나 있더라고. 예전에도 실수를 한 적 있었는데 그때 무릎 꿇고 빌어서 기회를 줬대.”그런데도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다니.하시윤은 곧바로 하병우를 떠올리더니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남자들은 왜 그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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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왜 헤어질 생각만 해

서지혁은 미간을 살짝 좁히더니 말했다.“인준이한테 물어봐. 나 회사에 없는데 나한테 물어봐서 무슨 소용이야?”그 말에 하시윤은 눈을 뜨고 그를 바라봤다.서지혁은 그녀를 등진 채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고 한 손에는 휴대폰, 다른 손은 침대 끝에 짚고 있었다.심연정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리고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하시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몸을 일으켰다. 불편함을 참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었다.“지혁 씨, 그... 심연정 씨랑...”서지혁이 고개를 돌렸다.“응?”하시윤이 말했다.“지혁 씨네 집안 사람들은 왜 그렇게 심연정 씨를 좋아해?”서지혁이 다시 앞을 보며 말했다.“우리 엄마가 딸을 좋아한다나 뭐라나. 마침 심연정이 마음에 들었나 봐.”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하시윤은 쉽사리 믿지 않았다.아무리 딸을 좋아한다 해도 결국은 자기 자식이 아닐 텐데 말이다. 그런데 성문영은 자기 아들보다 심연정을 더 아끼고 있지 않는가.정작 서지혁이 뭘 원하는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느낌이었다.하시윤이 다시 물었다.“두 집안에서 같이 하는 프로젝트가 많아?”서지혁이 짧게 대답했다.“많지.”많으니까 두 집안이 아예 정략결혼으로 관계를 단단히 만들려는 거겠지.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계산도 있겠네.”서지혁은 대답하지 않았다.하시윤이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런데 뭐, 심연정 씨가 지혁 씨 좋아하잖아. 그래도 서로 영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니까 앞으로는...”“서로 마음이 있다니.”서지혁이 말을 끊었다.“내가 좋아하지 않는데 무슨 마음이 있다는 거야.”하시윤은 이불을 끌어 올려 목까지 덮었다.“그럼 지혁 씨는...”하시윤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지금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어떤 말도 함부로 꺼내기 어려웠다.서지혁은 그녀가 묻고 싶은 걸 아는 듯 말했다.“거절했어.”거절 안 한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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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남을 생각 한 적 없어?

그들도 멀어지자 하시윤은 다시 손을 내려놓았다.그때 서지혁의 웃음소리가 들려서 하시윤은 고개를 돌렸다.“왜 웃어?”서지혁이 말했다.“어제 물어보려고 했는데 까먹었어. 저 사람들이랑 무슨 얘기를 한 거야?”그 말에 하시윤은 어제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특히 자기가 입으로 뱉은 그 말까지 말이다.‘그걸 어떻게 말해. 죽어도 말 못 하지.’그래서 재빨리 앞으로 걸으며 말했다.“지혁 씨가 마음에 든다고 했어. 우리랑 같이 놀아도 되냐고 해서 내가 안 된다고 했지.”“그게 다라고?”서지혁이 따라붙으며 말했다.“안 믿어.”그러고는 덧붙였다.“아, 나 오늘 그때 너한테 고기 잘라주던 직원 봤거든. 어제 바로 옆에 있었으니까 당연히 기억하겠지? 이따가 가서 물어봐야겠다.”하시윤은 미간을 찌푸렸다.“나한테 고기를 주던 사람이 누군지까지 기억해?”“난 원래 기억력 좋아.”서지혁이 태연하게 말했다.“조금 있으면 알겠지.”하시윤은 코웃음을 쳤다. 아까 그가 한 말을 그대로 돌려줬다.“나도 안 믿어.”둘은 계속 앞으로 걸었다.공원은 그리 멀지 않아 걸어서 몇 분이면 도착할 정도였다.사람도 거의 없어 한적했다.근처에 정자가 하나 있어 하시윤은 그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햇빛 너무 세다.”그녀는 자리를 한번 두드리며 말했다.“여기 앉아.”정자 앞 화단에는 꽃이 가득했다.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색이 너무나 예뻤다.하시윤은 자연스레 본가에 있는 화단이 떠올랐다.심연정은 하시윤이 그 집에 들어간 지 이틀째 되는 날에 화단에 있는 꽃들이 얼마나 값비싼지, 그걸 관리하는 데 드는 돈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꽃들을 가꾸는 데 드는 비용이 일반 가정의 몇 년 치 생활비에 맞먹는지를 그녀에게 알렸다.이런 데서는 돈을 안 아낄 정도로 잘사는 집안이라고 은근하게 과시하고 싶은 말투였다.하지만 하시윤은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돈이 부족하지 않으니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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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기세로 눌러버려

성문영은 얼굴을 굳힌 채 아들의 이름을 또박또박 불렀다.“서인준.”그리고 낮게 말했다.“태도 똑바로 해. 시비 좀 걸지 말고.”하지만 서인준은 품에 안은 서정우를 토닥이며 차가운 목소리로 받아쳤다.“엄마, 저 진짜 궁금해요. 엄마는 왜 그렇게 심연정 씨를 좋아해요? 형이나 저보다도 더 챙기잖아요.”그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뭔가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요? 도무지도저히 이해가 안 돼서 그래요.”심연정은 얼굴이 화끈해져서 손끝까지 굳어버렸다.“인준아.”성문영이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서인준은 단호했다.“헛소리 아니죠. 누가 봐도 뻔히 보이는 건데.”그러고는 심연정을 흘끗 보며 이어 말했다.“진짜 궁금해서 그래요. 혹시 심연정 씨가 엄마 친딸이고, 저랑 형은 어디서 주워 온 건 아니죠?”“서인준.”성문영의 목소리가 갑자기 치솟았다.서정우는 깜짝 놀라 움찔하더니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겁먹은 표정이 그대로 드러났다.서인준은 바로 아이를 품에 감싸 안고는 물러서지 않는 목소리였다.“왜 이렇게 소리를 질러요. 제가 틀린 말이라도 했어요?”성문영은 숨이 가빠질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심연정은 황급히 성문영을 부축하며 말했다.“어머님, 괜찮으세요?”그리고 서인준을 향해 돌아섰다.“인준아,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그녀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어머님이 나 어릴 때부터 봐왔는데 나를 예뻐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 우리 아빠도 너랑 지혁이를 더 챙기지 않았어? 나 그걸로 뭐라고 한 적 있어?”말투는 꼭 투정을 부리는 아이를 달래는 것 같았다.“왜 이 나이에 질투를 해?”“하긴.”서인준이 말했다.“심연정 씨 아버지는 저랑 제 형을 친아들처럼 챙겨주셨죠. 오히려 친딸인 당신한테는 무심했고. 참 이상하네요.”그는 고개를 돌려 성문영을 바라봤다.“어떻게 된 일이에요? 엄마, 솔직하게 말해보세요.”성문영은 눈을 부릅뜨며 손가락을 떨면서 그를 가리켰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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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이게 나라고?

밤에 잠들기 전에, 서지혁은 본가에 영상통화를 걸었다. 가정부가 받지 않자 곧바로 서인준에게 다시 걸었다.거의 끊어질 즈음에야 통화가 연결됐다.서인준은 자기 방에 있었고 이미 잠들 준비를 마친 듯 보였다.서지혁이 물었다.“정우 잤어?”“응, 잤어.”서인준이 대답했다.“오늘 상태 괜찮아서 낮에 오래 놀았거든. 그래서 저녁에 금방 잠들었어.”서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위층으로도 영상 걸어봤는데 아무도 안 받더라.”“무음 모드로 해놓았나 보지. 정우 재우면 늘 무음으로 해놔.”서인준이 설명했다.“정우 자면 늘 무음 모드더라고.”서지혁이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그냥 정우 얼굴 못 봤더니 좀 걱정돼서.”그러고는 다시 물었다.“집에 별일 없지?”서인준은 순간 멈칫했다.“없어. 무슨 일이 있겠어?”옆에서 누워 있던 하시윤이 그 말에 몸을 돌렸다.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앉은 서지혁은 표정이 진지했는데 마치 집안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업무 보고라도 듣는 사람처럼 미간을 좁히며 화면을 보고 있었다.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물었다.“기분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서인준은 한참 동안 침묵을 유지하더니 갑자기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기분이 안 좋을 리가 있겠어? 하루하루가 신나 죽겠는데.”그는 헛웃음을 몇 번 더 흘리고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췄다.“그런 건 왜 묻는 거야? 형은 밖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나는 회사에서 온종일 뼈 빠지게 일하잖아. 회의하다가 오늘 아빠한테 제대로 혼났어.”이를 꽉 문 듯한 목소리였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아주 제대로 망신당했어.”서지혁은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 다음에 또 그러면 그냥 안 하겠다고 해. 걱정 마. 결국 아빠가 먼저 져주실 테니까.”서인준이 말했다.“나 그러면 죽어.”그러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됐어, 그만 얘기해. 생각만 해도 피곤하니까.”서인준은 곧 화제를 돌렸다.“형수님은 뭐 하고 있어?”서지혁은 하시윤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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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마음에 걸리다

두 번째 도시에서 며칠 머물다가 과일만 봐도 질릴 즈음에 서지혁은 여행지를 또 바꿨다. 이번에는 곧장 비행기를 갈아타고 북쪽 끝자락 도시로 넘어왔다.공항에서 나올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다.호텔에서 보내준 차량에 올라타자 하시윤이 물었다.“여긴 아침저녁 기온 차가 많이 커요?”운전기사가 말했다.“그렇게 큰 편은 아니에요.”그 말은 곧 평균 기온이 낮다는 뜻이었다.창문이 살짝 열려 있어 바람이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서늘했다.호텔에 도착해 체크인까지 마치고 나니 피곤이 확 몰려왔다.하시윤은 먼저 샤워하고 바로 잠들었다.서지혁은 바깥에서 통화를 마치고 방에 들어왔는데 불이 모두 꺼져 있어 잠시 멈칫했다.커튼이 쳐져 있는 방은 칠흑 같았다.휴대폰 불빛을 비춰 침대로 다가가자 이미 깊게 잠들어 있는 하시윤을 발견했다.“시윤아?”서지혁이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벌써 잔 거야?”하시윤은 방해받기 싫다는 듯 몸을 돌리며 중얼거렸다.“시끄러워.”서지혁이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았다.“밥도 안 먹고 잤네. 배 안 고파?”하시윤은 흐릿한 목소리로 말했다.“안 먹어….”긴 이동에 하시윤은 지쳐 있었고 서지혁도 그런 그녀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아침 일찍부터 출발했고 기나긴 여정 끝에 도착했으니 피곤하지 않은 게 더 이상했다.잠시 고민한 뒤 서지혁은 조심히 물었다.“그래도 조금 먹고 자는 게 낫지 않나? 밤에 배고프면 깨.”그가 가까이 다가와 말하자 하시윤은 생각도 하지 않고 손을 휘저었다.“저리 가.”서지혁은 한숨을 삼켰다.“너 요즘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한참을 기다린 후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챙기고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다시 들어왔을 때 하시윤은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었다. 아무리 불러도 깨질 않았다.결국 그는 룸서비스를 불러 간단히 음식을 주문했다.다 먹고 나니 이미 한밤중이었다.창가에 서서 도시를 내려다봤는데 불빛은 있어도 해변 도시처럼 화려하지는 않았다.차도 적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훨씬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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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정우 방에는 못 들어가게 하세요

다음 날, 두 사람은 택시를 타고 강가에 도착했다.섬은 강 한가운데 있어서 배를 타야 들어갈 수 있었다.서지혁이 표를 사러 간 동안, 하시윤은 강가에 서서 기다렸다.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이 계속 흔들려서인지 하시윤은 갑자기 어질어질해지고 속도 미묘하게 울렁거렸다.서지혁이 두 장의 표를 들고 돌아왔다.“다 샀어.”10분쯤 기다리자 배는 강 가운데에서 천천히 다가왔고 하선한 뒤 검표가 시작됐다.둘은 거의 마지막에 올라탔는데 배가 흔들리자 하시윤은 저도 모르게 서지혁의 팔을 잡았다.서지혁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이쪽으로 와.”앉을 자리는 이미 다 차 있어 둘은 난간 쪽에 서서 손잡이를 붙들었다.그런데 잠시 후, 하시윤은 얼굴을 확 돌리며 서지혁 품에 파고들었다.“잠깐만. 잠깐만, 지혁 씨.”서지혁이 깜짝 놀랐다.“왜 그래?”하시윤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야 목까지 울컥 치밀어 오르는 울렁거리는 느낌을 간신히 눌러 삼켰다.“나 뱃멀미하나 봐.”서지혁은 그녀를 강가를 등지게 세우고는 자신의 품에 기대게 했다.“강물 보지 말고 그냥 눈 감아. 이러면 좀 낫지?”하시윤은 눈을 감고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었다.“좀 나아졌어.”그래도 여전히 속이 뒤집히는 건 비슷했다. 뱃멀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서지혁이 그녀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었다.“곧 도착해. 조금만 참아.”섬은 강가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몇 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다.배가 멈춰 서자 하시윤은 거의 달리다시피 뛰어내렸고 서지혁이 그 뒤를 급히 따랐다.“천천히 좀 다녀.”땅을 밟고서야 하시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아, 토할 것 같아.”서지혁은 그녀를 부축해 옆에 있는 나무 아래에 데려가고는 손에 든 물병을 따서 건네주었다.“물 좀 마셔.”하시윤은 단숨에 반병을 비웠다.“이제 살겠다.”서지혁은 좀 놀란 얼굴이었다.“뱃멀미를 이렇게 심하게 했었어?”하시윤은 고개를 저었다.“글쎄. 나도 뱃멀미를 이렇게 심하게 할 줄은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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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얼마나 됐어?

서지혁은 전화를 끊자마자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가려 했다.딱 봐도 서인준에게 전화를 걸려는 눈치였다.하시윤이 그의 옷자락을 덥석 붙잡았다.“지혁 씨.”그녀는 고개를 들어 서지혁을 바라봤다.“우리 돌아가요.”하시윤이 말했다.“아무래도 정우가 걱정돼서요.”가정부 말로는 서정우가 그날 기절할 만큼 울다가 토하기까지 했다고 했다.한밤중 내내 울다 자기를 반복했으니 겁을 잔뜩 먹은 게 분명했다.그래서 서지혁이 영상 통화를 걸어도 가정부는 도저히 받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아이가 자고 있다고 거짓말조차 할 수 없었다.영상 통화가 연결되면 화면이 스치기만 해도 아이 상태가 어떤지 그대로 드러날 게 뻔했기 때문이니까.하시윤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알진 못했다. 하지만 얘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조여 왔다.그래서 직접 눈으로 정우가 멀쩡한 걸 확인하기 전에는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서지혁이 잠시 그녀를 내려다보더니 잠시 뒤에 말을 꺼냈다.“알겠어. 오늘 비행기 알아볼게.”그러다가 말을 덧붙였다.“직항은 없어. 중간에 갈아타야 해.”서지혁은 하시윤이 긴 이동 때문에 힘들어할까 봐 걱정하고 있는 중이었다.하시윤이 말했다.“당일에 출발해서 당일에 도착하는 걸로 사. 하루를 넘기는 것만 아니면 돼. 난 괜찮아.”다 큰 어른이 이 정도 고생쯤이야 뭐 대수겠는가. 정 피곤하면 집에 가서 하루 푹 자면 끝이니 특별히 신경 쓸 문제도 아니었다.서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돌아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시윤은 안방 쪽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무슨 말을 나누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서지혁의 목소리가 확 높아졌다.“그때 왜 말을 안 했어?”그 한 문장만 또렷하게 들렸다. 그 뒤로는 소리가 뚝 끊겼다.밤에 짐을 정리하고 있을 때, 성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서지혁은 거실에 앉아 있었고 방문을 열어둔 상태라 하시윤은 두 사람의 대화를 또렷이 들을 수 있었다.“제가 충분히 양보했잖아요.”잠시 후, 서지혁은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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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눈치챘어?

가정부는 처음에 사양하며 말했다.“이런 건 괜찮아요. 왜 저한테까지 선물을 사 오셨어요?”하시윤은 그녀의 손에 다시 쇼핑백을 쥐여주며 말했다.“비싼 것도 아닌데요. 그냥 예뻐서 샀어요.”그 뒤로 가정부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오늘 정우 상태가 좀 어떻던가요?”점심에 환승하는 공항에서 영상 통화를 했지만 그때는 서정우가 곤히 잠들어 있어 제대로 얼굴을 보지도 못했다.하시윤은 침대 옆에 앉아 조심스레 서정우의 작고 말랑한 얼굴을 쓰다듬었다. 아이는 전보다 살이 빠진 것 같았다.가정부가 말했다.“요 며칠은 괜찮았어요. 다만 그날 좀 놀래서 이제는 어르신이랑 사모님만 봐도 움찔하는 정도예요.”말을 마치고 가정부는 한숨을 쉬었다.“그날 어르신도 화가 많이 나서 사모님을 불러다 한참을 꾸짖었대요.”하시윤에게 선물을 받아서 그런지 가정부는 술술 털어놓았다.그녀는 말을 이었다.“어르신은 원래 심연정 씨를 엄청 예뻐하셨어요. 도련님이 아프기 전에는 두 집안에서 대표님과 심연정 씨를 이어주려고 노력했었죠. 그런데 대표님이 끝까지 반대했고 그 스트레스로 어르신은 병원에 몇 번이나 실려 가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도련님 때문에 사모님을 꾸짖은 거잖아요. 어느 정도 입장을 내놓으신 거죠. 아무리 심연정 씨를 예뻐한다고 하더라도 도련님보다 앞세울 수는 없다는 뜻이죠.”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일도 있었군요.”한효진의 몸이 약한 건 집안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감기만 걸려도 온 가족이 난리가 났는데 화가 나서 병원에 실려 갔을 정도면 그야말로 집안이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가정부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그때 대표님이랑 심연정 씨 사이가 정말 안 좋았어요. 둘이 정원에서 언성을 높인 적도 있고요. 대표님이 어르신이 아끼던 화분을 몇 개나 깨트렸거든요. 심연정 씨는 올 때마다 울고 갔고요.”그때 집안 분위기는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었다고 한다. 서로 눈만 마주쳐도 분위기가 살벌해졌으니까.가정부는 침대에 누운 서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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