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윤은 서지혁의 뜻을 바로 알아채고는 웃음을 흘리더니 옆에 놓인 접시를 집어 들었다.“이렇게 조금만 집었어?”서지혁이 대답했다.“응. 이 사람 러브 스토리 들으려고 빨리 돌아왔지.”그는 손에 힘을 조금 더 주며 물었다.“말해봐. 예쁜 여자 몇 명이나 아는 건데? 그중에서 우리 와이프는 몇 번째로 예뻐?”하시윤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우리 와이프라...그 말이 왜 이렇게 따갑게 꽂히는지.그녀는 일회용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그런데 접시에 담긴 고기를 몇 입 만에 다 먹어 치우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조금 더 가져올게.”서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응, 다녀와.”근처에 있던 모닥불과 바비큐 그릴 앞에는 이미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줄을 끝까지 서도 고기가 남아있지 않을 게 뻔해서 하시윤은 조금 더 멀리 있는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그러다 중간에 몇 번 뒤를 돌아봤다.멀리서 보니 서지혁과 그 남자는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다정한 친구 사이 같았다.하시윤은 서지혁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었으니까.그래서 마음 놓고 조금 더 멀리 갔다.다른 모닥불 앞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지만 아까보다는 짧아 보였다.그래서 하시윤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몇 분 기다린 끝에 순서가 왔고 그녀는 접시 2개에 고기를 넉넉히 담았다.돌아서 돌아가려는 순간, 옆에서 누가 그녀를 불렀다.“언니.”하시윤은 걸음을 멈췄다.그제야 조금 떨어진 곳에 비키니를 입은 여자 4명이 다가오는 게 눈에 들어왔다.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처음 보는 얼굴은 아니었다.어제 바닷가에서도 봤고 오늘 시내에서도 마주쳤던 사람들이었다.근처 테이블은 이미 꽉 차 있었다. 그런데도 여기 서 있는 걸 보면 일부러 하시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게 뻔했다.하시윤이 물었다.“무슨 일이죠?”그중 아현이라는 여자가 웃으며 다가왔다.“아무 일도 없는데요.”그녀는 고개를 돌려 정확하게 서지혁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점심에 봤는데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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