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 문 앞에 멈춰 선 정경란이 먼저 말을 건넸다.“우리가 방해한 건 아니지?”서지혁이 대답했다.“들어오세요.”그제야 두 모녀가 안으로 들어왔고 심연정은 정경란의 뒤편에서 다소 민망한 기색을 띠고 있었다.두 사람은 들고 온 선물을 한쪽에 내려놓았다. 정경란은 곧바로 지난 일에 대해 해명하는 대신, 먼저 아기를 살폈다.그 나이대 어른들이 다 그렇듯, 핏덩이 같은 아기를 보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모양이었다.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하얗고 예쁘네. 애가 참 예뻐.”그녀는 하시윤을 바라보며 덧붙였다.“하시윤 씨를 닮았군요.”하시윤이 의례적인 인사를 건넸다.“그래요?”“조금은 닮았어요.”정경란은 말을 마치고 옆에 있던 서정우를 보았다.“정우야, 몸은 좀 어떠니?”곁에 앉아 있던 서정우가 대답했다.“힘들어요.”정경란이 안쓰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이제 다 왔어. 동생도 태어났으니 정우 너도 금방 나을 거야.”그러더니 주머니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아기의 속싸개 위에 올려두었다.“아기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큰돈은 아니지만 내 정성이니 받아둬요.”하시윤과 서지혁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는 뒤를 돌아 심연정을 불렀다.“연정아, 이리 와.”심연정이 두어 걸음 앞으로 나섰다. 표정이 아주 불편해 보였다.정경란이 미간을 찌푸리며 나무랐다.“오기 전에 내가 뭐라고 했어? 지금 그런 표정 짓고 있을 때가 아니야. 할 말 있으면 제대로 하고, 뭘 설명해야 할지 네가 더 잘 알 거 아니야.”심연정은 심호흡을 한 뒤에야 입을 열었다.“하시윤 씨, 어제 일은 나한테도 책임이 있다는 거 인정해요. 내가 당신을 밀쳐서 넘어진 거니까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질게요. 하지만 당신을 일부러 해치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럴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요.”그녀는 억울한 듯 덧붙였다.“그리고 정말로 누군가 내 발목을 낚아챘어요. 안 그랬으면 난 중심을 잡고 서 있을 수 있었단 말이죠.”하시윤이 믿지 않을까 봐 겁이 났는지 그녀는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