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지는 회의실 화장실로 향했다.여자 화장실 칸에 들어가기 직전, 그녀는 하정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채 30초도 안 돼서 받지 않는 전화는 뚝 끊겼다.시간을 보니 하정훈이 한창 일할 시간이 맞았다. 바쁜 게 틀림없었다.송남지는 서둘러 메시지를 입력하고 전송했다.갤러리 홍보를 위해 박재용과 방송에 동반 출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메시지 끝에, 송남지는 귀여운 이모티콘 하나를 덧붙였다.[정훈 씨, 이건 단순히 프로그램 협조일 뿐이에요. 방송 특성상 시청자들이 저희를 커플로 엮어 부르는 일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셨으면 해요. ]송남지는 혹여 그가 부담을 느낄까 염려 섞인 말을 덧붙였다.[다른 적임자가 있었다면 당연히 사양했을 일이에요. 그러니 부디 안심하세요. 그리고 요즘 많이 바쁘신 거 알지만 식사 거르지 마시고 건강 꼭 챙기세요. 감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시고요...]더 이상 말을 이어가면 잔소리처럼 들릴 것 같아 송남지는 서둘러 문장을 매듭지었다.‘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말이 많았지?’스스로도 생경한 모습에 그녀는 거울 속 자신을 향해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마음을 가다듬고 회의실로 돌아가자, 이미 출연 건은 기정사실화된 듯한 열기가 감돌았다.“관장님은 워낙 이미지가 깨끗하셔서 박재용 씨 옆에 서기만 해도 그림이 살 거예요. 선남선녀 구도가 형성되면 팬덤은 알아서 따라올 거고 그럼 재스민의 홍보 효과도 극대화될 겁니다.”송남지는 여전히 프로그램 출연에 망설이고 있었다.그래서 결국 이 상황을 타개할 다른 제안을 던지기로 했다.“저는 민 실장님 이미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혹시...”민지현은 곤란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관장님, 제 외모 칭찬은 감사하지만, 제 스케줄을 보시면 아마 그런 제안은 못 하실 거예요.”민지현이 전체 아트 팀 운영을 맡고 있기에 처리할 일이 태산 같은 건 송남지도 잘 알고 있었다.어쩔 수 없이 송남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좋아요, 그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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